400곡이 넘는 음악을 작곡하고, 클래식, 록, 재즈, 아방가르드, 일렉트로닉, 이탈리안 포크뮤직 등 장르를 넘나들며 시대를 관통할 정도로 감명 깊은 곡을 만들어낸 음악가가 100명은 넘을까. 반드시 넘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그가 78세에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처음 받았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취임 기념 연주회‘를 가졌다는 부클릿 설명은 얼마나 남루한가. 누가 누구에게 영광인지! 반기문보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더 기억될거다!
어떤 이는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을 흔한 대중음악으로 들을 지 모른다.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의 말은 찬사가 아니라 정확함이다.
˝경이로운 작곡가의 완벽한 재능과 창조력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은 비단 영화 분야만이 아닙니다. 그의 음악은 여러 장르의 음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감정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며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
파스칼 키냐르는 《음악 혐오》(2017, 원저 1996)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작품opera이란 자유로운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행하는 모든 것은 어딘가에 매여 있다. 슬픔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프랑스어로는 souci(근심)라 말한다. 그것이 술독 바닥의 찌끼다. 포도주의 시신이다.˝
나는 저 문장을 오래 되읽었다.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이 우리 감정을 깊게 찌르는 것은 그가 인간의 감정을 잘 파악한 음악가이고 자신도 감정과 창작의 고통에 매인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아서다. 모든 창작과 예술과 마찬가지로 음악도 즉흥성이 아니라 정확성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앨범 수록곡 모두 당연히 훌륭한데 곡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별 한 개 뺐다.
Ennio Morricone - Metti una sera a cena - Uncut Version - Metti Una Sera A Cena (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