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묵이 자신의 책 중 가장 추천하는 책으로 <검은 책>을 꼽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작가란 무엇인가](파리리뷰)를 보며 그의 언급들을 들으니 왜 그랬는지 알겠다.

흠모하던 보르헤스 + 칼비노 + 중국, 인도, 페르시아 구전 이야기의 알레고리를 프루스트 식으로 조합 + 다다이스트들의 콜라주 + 추리소설 플롯 + 미국에 살면서 그 문화에 대한 흥취 = 실험주의

이걸 알고 접근하는 것은 이 책에 대한 반감을 낳을까, 더 큰 궁금증을 낳을까?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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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4-11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검은 책을 읽었는데요 두권 읽는데 근 보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정말 어렵게 읽었습니다. 무슨 미로를 헤메이는 듯 하구요.
역시 소생이 불초해서 그러겠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모르겠구요..

어쨋든 이야기가 겉으로는 집나간 아내를 찾는 이야기인데,
끝에 찾았는지 못찾았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어쨋든 아...어려워요..

AgalmA 2015-04-11 12:28   좋아요 0 | URL
이슬람 마니아답게 파묵책 열심히 독파하고 계시군요^^ 저도 파묵의 야심찬 책이라 벼르고 있는데, 왜 늘 독자들 버겁게 2권을 내서는 ㅜ
 

§

오르한 파묵 다섯 번째 소설 <새로운 인생> (1995) 첫 줄 어느 날 나는 책 한 권을 읽었고, 내 인생의 전체가 바뀌었다.”라고 쓰게 만든 소설!

[작가란 무엇인가] (파리 리뷰)에서, 파묵은 <소리와 분노> 펭귄 영어판과 터키어 번역판을 비교해서 읽었다고. 파묵의 화자와 시점 다양화의 촉발이 어디서 왔는지 짐작된다포크너의 시점 변화들은 정말 예술! 우리 집에 <소리와 분노>가 있어 기쁘다ㅜㅜ

 

ㅡAgalma

 

 

 

 

 

 

 

 

 

(내친 김에 <소리와 분노> 소설 첫 문단도 옮겨본다)

울타리 틈 구불구불한 꽃자리 사이로 그들이 치는 게 보였다. 그들이 깃발 있는 데로 오고 있었고 나는 울타리를 따라갔다. 러스터가 꽃나무 옆 풀 속에서 뒤지고 있었다. 그들이 깃발을 뽑았다. 그리고 그들이 치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들이 깃발을 도로 놓고 테이블로 갔다. 그리고 그가 치고 딴 사람이 쳤다. 그러더니 그들이 계속해서 갔고, 나는 울타리를 따라갔다. 러스터가 꽃나무에서 왔고 우리가 울타리를 따라갔고 그들이 멈췄고 우리가 멈췄고 러스터가 풀 속에서 뒤지는 동안 나는 울타리 사이로 보았다.
"어이, 캐디." 그가 쳤다. 그들이 목초지 저쪽으로 건너갔다. 나는 울타리를 붙들었고 그들이 딴 데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Agalma 첨언-‘깃발과‘울타리’가 온 문장 가득이다!(번역이 좀 수상쩍긴 하지만) 포크너는 일상적으로 보이는 듯한 상황을 굉장히 낯설게 하는 재주가 있다! 자, 이제 당신도 자신의 부엌이나 베란다를 낯설게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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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매초 새롭게 세팅되는 인생 아니던가요
    from 공음미문 2016-12-25 09:15 
    ● 인간은 선천적인 전도사이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2007년 끝머리에 오르한 파묵 <새로운 인생>을 읽었다. 제목이 시기와 맞아떨어져서라기 보다 첫 문장 때문이었다. "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되는 글을 꿈꾸었다는 생을 했다. 어떤 책은 한 개인의 연상과 치밀한 우연과 사건들 속에 접전을 벌인다. 나도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네오 2015-04-11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크너 이 첫구절 정말 이상하지 않던가요?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안나지만,,,소리와 분노,,계속 이런식으로 진행했던것으로 알고 있는데,,왜 이런 말이 있잖아요,,포크너의 스타일,시점, 난해함, 캐릭터를 따라하면 노벨상 받을 수 있는 확률 확 올라간다고요~ 파묵 진짜 ㅋ

AgalmA 2015-04-11 12:40   좋아요 1 | URL
진짜 이상해요. 이 책은 원서로 읽은 분 얘기를 좀 듣고 싶더군요. 책이 얇으면 직접 봐볼까 할텐데ㅎ; 포크너 특유의 장문도 아니고 이건 다 단문인데도 기이하니 참 알 것 같으면서도 모호한 내용; 포크너 단편은 안 그렇던데, 장편은 정말 ˝미로 개장했는데, 들어 올래?˝ 이러는 기분-,-;

AgalmA 2015-04-1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크너를 제대로 보려면, 파묵처럼 원서로 봐야될 거 같아요. 다 읽고 나면 노벨상 도전? ㅎㅎ

네오 2015-04-11 16:56   좋아요 0 | URL
노벨상 도전? 한다고요 ㅎㅎ

AgalmA 2015-04-11 16:58   좋아요 0 | URL
일단 저는 원서 안 볼 거니까 탈락입니다ㅎ 한글 읽기도 바빠요ㅋ
 
지하로부터의 수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12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계동준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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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비법서로 감춰 놓기 위해 지금의 내 발언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첫 번째로 권하고 싶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철학과 문체가 가장 강렬하게 잘 보이는 책이기 때문이다. 제법 소설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도스토예프스키의 영향이 얼마나 많은 작가들에게 전파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 문체도 상당한 침식 작용이 들어와 있다. 이 책을 두고 심심찮게 내용이 어렵다고들 하는데-최소한 이 책은 번역문제는 아니다-그렇기에 더 읽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당신은 내가 이 소설을 왜 읽고 있지?’ -> ‘나는 소설을 왜 읽는 것일까그간의 독서를 되돌아보게 될 것이며(안 하면 안 되는데;) 오기가 아니라 어떤 반성과 공부의 자세로 -> ‘도스토예프스키는 결국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하며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포기하지 마요!).

이 말은 스포일 것도 같지만(입이 간지러워 말하겠다; 메롱), 다 읽고 나면 결국에’ 라는 없으며, 한 줄 한 줄처음부터모든 걸 말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로써 말하는 문학론이며, 이 책 전체 내용인 인간론이다.

 

듣는 자가 원하지 않았던! 스포를 알려줬으니, 좀 아까워하며 쓸만한 정보도 전하겠다.

이 책의 첫 두 줄 …… 나는 자체적 <Agalma가 뽑은 Best 서문>에 넣었다. 이미 그런 시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왜 하려고 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나는 소설을 쓸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고, 모방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기존의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신도 이미 알고 있는, 어떤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잊고 싶지 않아도 대부분! 향기조차 없이 사라진다는 것을. 그것은 인생의 불가항력이자 문학의 불가항력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인간이고, 문학은 계속된다.

■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인간이다. 생각건대, 간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지하로부터의 수기』,  제1부 지하실, 첫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어쩌면 이제부터 강박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첫 문장에 대해서. 이미 그러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슬쩍 같이 웃으면 될 일이다. 앞에서는 그럴듯한 걸 거론해 대지만, 사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문학은 혁명의 깃발이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져 있는 부끄러움과 병적인 것에 대한, 인간 탐구이자 집착임을. 지금 이 말도 현상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결론적으로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저 첫 문장처럼 작가는 혁명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시대를 가장 앓고 있는 병자이며, 그의 글은 유언에 더 가깝다. 죽은 작가에게서 독자인 우리가 느끼는 바로 그것, 말이다. (*작가-병자설 어떤 철학자(블랑쇼? 벤야민?)가 한 걸로 아는데, 기억이 안 난다-,-a)

나는 작가란 특권적인 직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런 식으로 강요받았고 학습되어 있지만,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작가가 있다면 흠……. 그렇게 생각해도 속으로만 생각하면 다행이고(위선적이지만). 자신을 영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을 '쥐'로, 카프카는 '두더지'로, 로트레아몽은 너무 많아! …… 그렇게 말해왔다. 베르베르가 '개미'를 찾았듯이 당신도 당신의 벌레들과 짐승들을 찾게 되겠지. '고양이'를 선점한 나쓰메 소세끼에게 많은 이들이 분노할지도 모르겠다. 이럴 땐 동물도감과 곤충도감을 많이 본 사람이 유리한 걸까, 흠……. 아 참, 사물도 있었지. 천운영의 '바늘' 같은. 많네, 뭐. 걱정 없겠어.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그랬으면 한다. 어째서 내가 인간인가를, 어째서 너도 인간인가를 알 수 있는, 제법 괜찮은 길이라고 생각한다(돈은 없고 책만 잔뜩 있는 형국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은 글쎄,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다. 물론 과학자보다는 작가가 더 쉬워 보여서 선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ㅎ 도스토예프스키는 이성과 과학을 믿지 않았다. 그것을 행하고 거기서 결론을 도출하는 자가 다름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입장에 반대하고 그것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도스토예프스키보다 훨씬 고달파야 할 것이다. 이론의 집착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를. 결론에서 끊임없이 달아나기를. 건투를 빈다.   

 

 

 

 

§§

창밖에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고, 내가 널어놓은 단 하나의 빨래는 비를 맞고 있었다.

나는 이쯤에서 그만 말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언제가 끝인지 모르는 미완의 끝이다. 언제나처럼.

 

ㅡAgalma

 

 

 

 

 

 

 

그리고)

 

빵이 다 탔다. 글 쓸 때는 뭔가 알아낸 것처럼 말하지만, 꼴 좋다~

여러분~~~~이런 Agalma를 믿으면 안되는 겁니다!

제 빵 간수도 잘 못하는 녀석. 어휴.

 

 

 

 

 

 

 

 

하나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을 끌어내게 마련이다. 이것이 모든 의식과 사고의 정확한 본질이다.

인간은 항상 어디에서나, 그가 누구이든 간에, 절대적으로 이성과 그의 이익이 지시하는 대로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욕구, 가장 거친 것이라 할지라도 당신 자신의 변덕, 때때로 심지어는 광기에 달하는 당신의 몽상, 바로 이것이야말로 모든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이익 중의 이익이며 이것 때문에 모든 체계들과 이론들은 끊임없이 와해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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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4-04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작가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데 말이죠.작가란 그렇고 그런 존재들이더라구요. 로쟈는 책소개에서 멋진 글발을 자랑하며 신을 언급했는데, 전 구루라 추앙받는 그녀가 개인적으로 젤 멋졌다죠~^^

AgalmA 2015-04-04 22:17   좋아요 0 | URL
일부(라고 굳이 언급하며) 작가들, 시인들 기타 등등 보통 사람들보다 더 소갈머리, 인정머리 없는 거 잘 알죠ㅎ
작가란 무엇인가 읽어보고 싶긴 한데, 남들 다 읽고 판 다 털렸을 때 한 번 읽어보려고요. 읽을 책은 언제나 무궁무진;;
 

 

 

 

 

 

 

 

 

 

 

 

 

 

 

 § 친구가 친구에게

볕도 진자리에 빨래를 탈탈 털어 널면서 를 생각했다. 날씨 없는 근심 같은 것이었다

앉아서  펼치는 것 또한 시집(詩集)이었다.

일본어에 문외한인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OO의 소재(所在)를 묻는다.

한자(漢字)라도 알면 나을 텐데, 그러게 미리 공부 좀 해 두지 그랬나.

나라고 별 수 없어 면박을 준다. 어진 친구는 그러게, 그러게 헤헤 거리며, 날이 좋다고 허실비실 웃는다. 나 또한 허실비실 웃으며, 내가 집안에서 를 읽는 이유가 자네가 나랑 안 놀아줘서 그러 거 아니냐며, 맘 편히 호통도 친다. 친구는 약조(約條)가 안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노력해보겠다며 봄꽃처럼 전화를 끊는다.

허무룩이 창밖을 보다가 다시 책을 내려다보다가, 나도 한자와 씨름 중인 걸 떠올린다. 친구는 친구인 게다, 하며 페이지를 넘긴다.

 

 

 

 

 

 

 §§ 김수영이 나에게 

며칠 전에 나는 (안 읽은) 책이 좀 많습니다 VS (잘못 읽은) 책이 좀 많습니다 VS (읽다 만) 책이 많습니다... 의 빅 매치를 생각해 보았는데, 오늘은 (잘 못 읽은) 책이 발견되었다.

김수영의 시집 두 권(1980년대, 2000년대)을 비교해 보고 있었던 것이다.

 

◆ 행갈이가 예전 책이 더 좋은 시 - 가령 <나의 家族> - 바뀐 6연의 행갈이가 영 마뜩찮다. 앞뒤 연을 비교해보면 암만해도 예전 게 더 좋은 것 같다.  개정판에 이 詩 개정에 대한 언급이 따로 없어 답답하다.

 

 

 

 

◆ 그 시대를 살지 않아 짐작만 하는 시 - 이건 나만 알겠음ㅎ

◆ 개정판에서 한자가 꼭 병기(竝記) 되었어야 할 시어와 시들 

   - 가령 동리->洞里같은. 한자일 때 더욱 명확한 것.

   - <엔카운터 誌>는 관용(寬容)과 방어작전(防禦作戰)이 유일하게 들어간 한자였는데, 한글로 표시해버려서 뇌관이 빠져버린 느낌.  

◆ 새삼 김수영을 되짚게 된 한자들 -

보다 食母를 더 호명한 자.

汽笛을 들으며 奇績을 바랐던 시인.

그래서 自由理由를 나란히 두고 形態를 요구했으며, 侮辱을 되돌려주기 위해 그토록 確實을 호명하고 憎惡하고 發惡하며 絕望했던 것.

民主黨은 그때나 지금이나 시인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 이름을 바꿔 수치를 가리지도 못하는 알량한 배짱.

◆예전 시집에 없는 추가된 시 <아침의 유혹>, <판문점의 감상>

 

 

 

§§§ 내가 나에게

이런 등속을 헤아리며, 완벽한 시인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책 또한 없는 것이구나, 했다.

읽는 책에 따라 변덕스럽게 바뀌는 내 문체를 내려다보며 魔鬼라고 중얼거린다.

내 문체를 바라보며, ​

“이런 것들이 정돈될 가치가 있는 것들인가

누이야

이런 것들이 정돈될 가치가 있는 것들인가

<김수영,  누이의 방, 1961.8.17.>

그렇게 ​내 문체를 바라보며, 소용돌이가 몰려온다.

나는 아무래도 최대한 그러려고 여기 앉아 있는 것이리라. 교수(絞首)를 당하기 위하여.

 

 

 

​ㅡAgalma

 

 

 

 

 

 

※ 개정판엔 없는 김수영 부록들 - 김수영의 어린 모습은 언제나 짐작이 안되었다. 런닝소년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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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0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30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걀부인 2015-03-30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맘껏 동감합니다요. 저 역시 지금 책을 써야하는데 매일 이런 시덥잖은 글을 쓰고 있어서.. 그냥 죽여버리고싶을때가 많아요.

AgalmA 2015-03-30 21:05   좋아요 0 | URL
달걀부인님 죽지 마세요!!! 그럼 제가 누굴 달걀부인님이라 부른단 말입니까ㅎ 어감이 정말 좋단 말입니다!

네오 2015-03-3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民主黨이라면 지금의 그 당요? ^^

AgalmA 2015-03-30 21:48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
자유당과 민주당 시절ㅋ

네오 2015-03-30 21:51   좋아요 0 | URL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니고요? ^^

AgalmA 2015-03-30 21:54   좋아요 0 | URL
민주당 의원들 팟캣 나와서도 여전히 민주당이라고 말실수 하던걸요ㅎ 아직 새정치민주연합 정체성을 인정 못하신다는 프로이트적인 말실수 되시겠습니다ㅎㅎ

네오 2015-03-30 21:59   좋아요 1 | URL
그래서 그들은 ˝모욕을 되돌려주기 위해 그토록 확실히 적을 호명하고 증오하고 발악하며 절망했던 것.˝ 아닌가요? ^^

AgalmA 2015-03-30 22:00   좋아요 0 | URL
다른 분들을 위해 번역을ㅎㅎ 누군가 그럴 지도 모른다 했더니 네오님이 당첨이군요

네오 2015-03-30 22:02   좋아요 1 | URL
저는 단지,,,,의원님들의 생각이 이런게 아닌가 살짝 언질을 한것뿐인데요^^

AgalmA 2015-03-30 22:04   좋아요 0 | URL
네, 그 뜻이 있으리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ㅎ
생각해보니 재밌네요. 이거 어디가서 또 써먹어봐야겠어요 ㅎㅎ
내가 쓰고 내가 자뻑인가;

네오 2015-03-30 22:07   좋아요 1 | URL
새정치민주연합 당명 보고 즉각적으로 신성로마제국이 생각났음요,,신성하지도 로마도 아닌 것이 제국이라니요 ㅋ 자뻑,,유체합체화법인가요? ^^

cyrus 2015-03-30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수영 시집 구판은 처음 봅니다. 개정판과 큰 차이가 있군요. 시집을 읽는데 한글한문 병용이면 읽기가 힘들어요. 시 읽는 특유의 느낌이 싹 사라집니다. 한문을 해석하는 데 시간을 허비해야 됩니다. 민음사에 나온 정지용 시집도 마찬가지에요. 한글한문 병용에 발표 당시 옛말을 그대로 살려서 출판된 것이라서 시를 읽는데 머리가 아픕니다.

AgalmA 2015-03-30 21: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한글한문 병용은 마치 옛시조 읽는 기분이ㅎ;;
이상시집 이승훈 시인이 낸 구판도 있는데, 한자 때문에 정말 미춰버릴 지경ㅋㅋ 산 지 10년도 넘었는데, 여직 다 못 읽었어요;;제발 김수영처럼 번역물을 내어다오 합니다. 이미 나왔나a;;

수이 2015-04-01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희 시집도 좋아요. 아갈마님 읽으셨을 거 같은데_ 시 이야기 나오니까 뜬금없이 ㅎㅎㅎ

AgalmA 2015-04-01 01:58   좋아요 0 | URL
시 편식이 또 있어서 의외로 안읽은 시인들도 꽤 있어요. 이상희 시인은 처음 들어요. 검색해도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데, 제목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클라이스트 상, 휴고 발 상, 브레머 문학상 수상 등의 수식 다 필요없고, 모든 작품이 주옥같은 책.

소장을 강권합니다.

품절이 자주 되는 책이었는데, 개정판으로 아주 아름답게 등장해서 반갑습니다.

 

(정말 멋진 부분은, 안 읽은 독자분들의 감상에 누가 될까 밑줄긋기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책의 첫 단편 <붉은 산호> 마지막 부분은 누구든 강타당할 거라 생각합니다. )


 

 

 

 

 

 

 

 

 

 

 

 

 

 

 

헌터가 앉아 있는 벤치 앞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쓰러진다. 녀석은 발을 꼼지락거리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헌터는 자리를 옮겨 앉는다.

(…………)

"한 가지만 더, 한 번만 더 묻고 싶어요. 대답해 주세요, 네?" "알았다." 헌터는 소녀의 작고 흥분한, 그리고 불안한 입이 있을 법한 위치를 찾아 문과 벽 사이 틈새에 대고 대답한다. "할아버지가 왜 여기 사는지 알고 싶어요. 뭐 때문인지 말해 주실 수 있나요?" 헌터는 문틈에 얼굴을 기댄다. 틈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온다. 차가움. 그는 눈을 감고 말한다. "떠날 수 있으니까. 매일 원하면 언제든지, 가방을 싸서 문을 닫고 가면 되니까." 소녀는 가만히 있다가 말한다. "어디로요?" 헌터는 곧바로 대답한다. "그건 아무 소용없는 질문이야." 문을 대고 누르는 기운이 약해진다. 비닐 외투가 서걱거린다. 소녀는 일어선 것 같고, 문틈으로 들어오던 차가운 바람은 사라진다. "예, 알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라." 그는 소녀가 날이 밝기 전에 녹음기와 그의 음악과 함께 이곳을 떠나리라는 걸 안다.
ㅡ 유디트 헤르만 「헌터 톰슨 음악」

그는 마치 집을 사면서 눈도 같이 산 것 같았다.
ㅡ 유디트 헤르만 「여름 별장, 그 후」

사람들이 사물을 보는 것은 언제나 처음이고 또 한 번뿐이라는 사실이 마리는 안타깝다.
ㅡ 유디트 헤르만 「카메라 옵스큐라」

그 고기는 밧줄에 묶여 제일 높은 가지에서 삐거덕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것은 환각처럼, 악몽처럼, 끔찍하고 이해할 수 없는 통보 같았다.
ㅡ 유디트 헤르만 「오데르 강의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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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3-27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그 정도?

AgalmA 2015-03-27 18:55   좋아요 1 | URL
자신있어요. 괜히 샀어 생각되시면 저를 이웃에서 추방하세요;;

수이 2015-03-27 18:55   좋아요 2 | URL
오케이_ 4월에 지릅니다~^^

[그장소] 2015-03-27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5월로....줄서볼래요.

AgalmA 2015-03-27 21:28   좋아요 1 | URL
저를 추방할 이웃이 늘어나는 일이 아니길; 설마!
이 책 제목 때문이 아니라 여름에도 좋아요ㅎ

[그장소] 2015-03-27 21:29   좋아요 1 | URL
말 그대로..설마!!^^ 내가 한표는 지켜줄테니..걱정마요.부동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