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 - 우리가 균열을 내면 빛은 들어오고, 벽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이응준의 문장전선 1
이응준 지음 / 반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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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대 정부 내내 통일문제는 실종되었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 독일을 방문한 후 느닷없이 '통일은 대박이다'란 발표가 나왔다. '대박'이라는 용어 속에 마치 무슨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한 그리 유쾌하지 않은 느낌도 느낌이지만 과연 누구에게 대박인가? 하는 물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은 지금 북한에서 살고 있는 2500만 인민들에게도 과연 그러한가? 하고 묻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일대박론은 북한을 식민지화하려는 남한의 자본에게 딱 들어맞는 그런 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국가의 사생활'이라는 저자 이응준 님의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 책은 통일한국을 준비하고 대비하는 우리들에게 통일이 극심한 고통이자 비극일수도 있다는 관점을 던져주기 때문이고 그것은 문학적 상상력을 빌렸지만은 그 어떤 통계자료보다 더욱 현실감이 있으며 근거가 있는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북한을 자본주의화해서 식민지화하려는 생각 외에는 어떤 준비도 없는 남한이 그런 의도로 준비없이 통일이 느닷없이 주어지게 될 때 한반도는 되돌일킬 수 없는 21세기 인류사의 비극적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이 근거가 있는 스토리가 된다.

 

  동서독의 통일만을 봐라봐도 우리는 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골치아프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우선 북한의 그 많은 군대는 어떻게 할 것이며 그 많은 당간부와 학교 행정체제들을 어떻게 재편하고 흡수할 것인가? 그들을 모두 자리에서 내쫓은 다음에 남한의 인력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극단적인 폭동사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남북한의 서로 다른 일제 청산의 문제,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한 심판의 문제, 경제력의 격차를 통합하는 문제 등 수많은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이해없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통일에 대한 순순한 상상은 우리 사회를 혼란속으로 가져가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중국사회의 일부가 되는 것에 대한 남한의 공포 또한 어찌할 것인가? 주성하 박사의 말대로 중국이 30년간 키우다가 분리독립되어 한국과 다시 하나가 될 정도로 중국정부가 어리석은가? 그것은 우리 만의 순수한 상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영토와 자원을 확보한 중국이 그리 허술하게 체제관리를 할 것이라는 우리의 상상 말이다. 결국은 남한과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의 자존심을 존중한 상태에서 경제통합을 서서히 이루어가면서 통합의 준비를 하는 것만이 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사회가 미리 온 미래인 '탈북자들의 문제'를 보다 통일이라는 큰 관점에서 풀어내어야 하고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 들어온 이주노동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통일은 대한민국 미래의 절대절명의 문제이다. 제 3세계로 다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번영의 시대로 갈 것인가? 의 갈림길이다. 그래서 보다 큰 비전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부는 당이 어떻든 계파가 어떻든 시대사적 소명을 인식하고 일관성있고 지속가능한 통일 정책을 통해 우리의 유일한 번영의 미래사회를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독도 문제, 이어도 문제, 나아가 21세기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번영 문제 등이 통일을 기점으로 도약의 기회가 되기도 공멸의 비극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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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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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한국을 떠난다. 왜? '한국이 싫어서' 왜?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자신은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라고 느껴서...한국은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키고 그 속에서 다른 동료를 딛고 서야만 성공하는 사회이고 사회적 약자일수록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받는 것을 견뎌내야 하고 또 대한민국이라는 전체만 신성시하고 아끼고 위하고 나머지 국민에게는 관심이 없는 나라이고 그래서 대한민국으로 위해 소모품처럼 살다가 언젠가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마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나는 잘 살아갈 수가 없어서 호주로 이민을 떠난다.

 

  "사람은 가진 게 없더라도 행복할 수 있어. 단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 없으면... 그런데 한국에서의 삶은 가진게 조금 있어도 더 많이 가져야 하고 그래서 자꾸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 커지는 사회야 나는 이런 곳에서 내 미래를 행복하게 영위할 자신이 없어. 그래서 한국에서의 익숙한 불행보다 낯선 곳에서의 행복을 선택하는 거야. " 현재 가진 것에 대한 미련이 없는 노마드 청춘은 이렇게 한국을 떠나 살 수 있다. 물론 이 조차도 언어능력이 되고 어떤 상황에서든 극복하고 살려고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호주에서의 삶이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한국인 부부에게 사기 비슷한 걸 당하고 어려운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쓰는 간이침대에서 편한 수면을 방해당하고 외국인 체류자에게 보이는 바깥 시선을 견디면서 살아야 하고....그러면서도 낯선 행복이 주는 자유로움은 한국에서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맛볼 수 없는 황홀이었을 수도 있다. 여성으로서의 한국인의 삶은 적령기가 되면 결혼해서 출산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도 맞벌이를 해야 하고 가족과 친족의 형식 속에 숨막히는 역할들을 다 해야 하고 그렇게 그저 그렇게 나이들어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세월호든 국가적 재난에서 국민은 국가로부터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신의 노후도 보장받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사회. 그 사회로부터 받는 배신감은 이 곳에서의 삶을 더욱 싫게 만든다. 어린 학생들이 아무 잘못없이 재난을 당해도 그를 구하지 못하는 나라. 국가를 위해 살다가 희생당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국가, 아직도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유골과 넋은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뜻있는 민간단체에 의해 그나마 초라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들이 보살의 마음으로 이 세상에서의 그들의 역할을 하려했기에 그런 대우에 관심조차 없을테지만...이런 국가는 그 자신의 복을 잃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떠나기 전에 한 번은 이 조국이 외세에 의해 유린당했을 때 목숨바쳐 이 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무언가 가슴 속 꿈틀거림이 인다. 조국이 그들에게 해 준 게 아무것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 모두를 버렸던 사람들....그들 앞에 드는 죄의식은 무엇일까? 그저 이 나라가 싫다고 나가서 살기에는 그들에게 조국이란 이름은 너무나도 절실하고 갈망하는 그 무엇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그 분들이 남긴 이 나라에서라도 사람들이 떠나고 싶어하는 사회적 이유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이 사회가 젊은 청춘들에게 더 자유롭고 살기좋은 곳으로 떠나게 하는 배출요인이 있다면 사회가 그것을 보다 인간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회의 미래세대가 보다 살기좋은 사회로 만들어가는 데 주인공같은 이민자의 행동이 교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가 그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래도 조금 노력하면 이 곳에서도 단란한 행복을 꽃피울 수 있다고 느끼게끔 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이 책은 성공한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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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15-09-13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녹색 passport에 대한민국 국민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하는 ( 비슷한 ) 문구가 있는데 , 이걸 볼 때면 그래도 내 나라지 하는 뭉클한 마음이 들때가 있어요. ㅎㅎ 점점 태어난 나라를 떠나 살아갈 나라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듯 싶어요.

이 책 관심이 있었는데 , 함 읽어봐야겠네요.

달팽이 2015-09-1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나 반갑습니다. 몬스터님.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 저는...
 
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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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미연방수사국에서 25년간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한 고도로 훈련된 스파이와 지능범죄자를 수사하여 진심을 꿰뚫는 수사관으로 명성을 날린 조 내버로의 관찰의 기록이다. 거짓말탐지기라고 불리우는 그는 인간의 의사표시는 말보다는 표정, 제스처, 몸동작, 얼굴, 그리고 마음의 비언어적 표시가 70%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어릴 적 타국에서 살아온 그는 본능적으로 언어를 습득하기 전 사람들이 표현하는 몸의 동작을 통해 그의 의사표시를 알아내야만 했고 이는 후에 미연방수사국의 수사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그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감정, 의도, 생각들을 읽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뇌는 '지휘통제센터'로서 인간의 모든 행동을 통제한다. 단순히 머리를 긁는 것으로부터 복잡한 논리적 사고를 거치는 것에까지 뇌의 통제나 명령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적다. 미국의 뇌 선구학자인 매클린은 인간의 뇌는 '파충류 뇌', '포유류 뇌', 그리고 '인간의 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서 '포유류 뇌'라고 부를 변연계가 우리들의 비언어적 행동을 이해하는 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생각하고 느끼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몸의 언어는 변연계 반응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변연계란 뇌의 특정부위가 아닌 뇌의 가운데를 연결하는 여러 부위를 일컫는다. 변연계는 환경에 대해 생각없이 반사적이고 순간적으로 반응한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대한 진정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변연계는 '정직한 뇌'이다.

 

  변연계는 자연계의 한 종으로서 인류의 생존을 책임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정지, 도망, 투쟁의 세 가지 반응으로 구성된다. 위험을 느끼는 정지하고 멈춰서 해결되지 않으면 도망하고 도망할 데가 없으면 투쟁한다. 얼굴이든 손이든 다리든 제스처이든 그를 통해 비언어적 지시가 의미하는 바를 공부하고 오랫동안 관찰하다보면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의지가 읽히기 시작한다. 그러나 유의할 점이 하나 있다. 그 어떤 비언어적 태도에 관한 이 책의 방향도 어떤 사람에게 짧은 시간 동안 바로 적용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다리를 거두어들인다고 해서 마음이 수축되는 것도 아닐 수 있으며 팔짱을 낀다고 해서 위협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명확한 의식적 뇌로서 사람들을 기만하려는 행동들은 파악할 수가 있다는 점은 기억하면 좋을 듯하다.

 

  동공의 확대와 축소는 순간적인 파악을 통해 그의 마음 상태를 드러내어 주고  순간적이고 즉각적인 말에 다리는 정직하게 반응한다. 우리는 그것이 뇌의 사고인지 변연계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나온 행동인지 구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특정하게 패턴화된 행동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그것을 통각하는 인지, 메타인지가 아닐까? 

 

  그보다는 마음이 깨어 그 사람에 대한 전적인 행동들을 즉각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많다. 비언어적 행동이 차지하는 많은 의사소통방식 역시 마음이 만들어내는 장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는 다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의도와 감정으로 생겨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변연계를 통해 전달되는 지 알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마음상태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으로 우선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 관찰하는 자의 마음상태가 어지러운데 어떻게 관찰이라는 것이 일어나겠는가? 중림적인 태도란 자신의 마음이 비워져서 상대방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에 거울처럼 투명하게 비치게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실수없는 진정한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 그리고 생각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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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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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넓다'를 아주 기분좋게 읽은 나는 '서울은 깊다'라는 제목에서 끌렸다. 비록 대한민국의 수도이기는 하지만 내가 거주한 것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보아도 된다. 즉 어떤 거리와 건물과 지리를 이야기하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적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서울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역사 속의 어떤 이야기들이 내 눈을 통해 가슴을 자극시킬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서울은 그 피상적인 느낌과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그 이름으로도 너무나도 익숙했다. 바로 이렇게 익숙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낯섬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들게 만들었다.

 

  조선의 역사와 더불어 서울은 우리나라의 500년 수도로서의 첫 출발을 하였다. 우선은 그 어원부터인데 '새벌'로 새로운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다. 서울의 동서남북과 보신각이 유교의 인의예지신에서 왔고 그런 의미에서 유교의 도시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왕 중심의 사회를 바랬던 이방원이나 그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신권 중심의 정치를 바랬던 정도전이나 모두 유교중심의 질서를 세우려했다는 점에서는 함께 하였다.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수도였던 만큼 한국사를 관통해간 거대한 사건들은 서울을 비켜가지 않았다. 왕조의 흥함 속에서도 서울은 함께 했고 왕조의 쇠퇴와 몰락의 길에서도 서울은 함께 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경성의 모습으로 일제식 건물과 문화가 쏟아져 들어왔는가 하면 6.25 동란으로 인한 파괴와 피해를 고스란히 간직하여야 하였다. 1950년대부터 고달픈 경제개발이 시작되고 80년대 후반이 되어서 대한민국 모든 지역의 영양분을 흡혈귀나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시작하였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서울은 괴물로 변하고 말았다.

 

  이런 서울에도 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민초들의 삶과 정과 애환이 깃들여 있었고 선비들의 정신도 있었고 정자문화의 풍류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권력을 향한 의지와 피비린내도 진동했다. 시대에 따라 땔감을 해서 먹고사는 직업도 있었고 뱀을 잡아서 팔아 먹고사는 계층도 존재했으며 근대에 와서 물장수도 등장했다. 복덕방도 이 시기에 등장하며 새로운 직업으로 화려하게 무대 위로 올라왔다. 특히 이 책에 실린 서울의 근대 모습 사진은 내가 처음 접하는 아주 귀한 자료처럼 보인다. 서울이 복잡한 건물들로 가득 메운 곳이 아닌 한적하고도 여유로운 공간 속에 가로수길도 흙길도 그리고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던 아낙들의 모습도 청계천에 몸을 담그며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도 모두 친근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서울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한 권의 책이 우리 나라의 수도 서울을 조금은 정이 붙게 만들어 준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현상의 블랙홀로 대한민국 사람으로 나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처럼 기회의 땅이기도 하고 착취의 공간이기도 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빠른 시간의 블랙홀이기도 한 이 공간 서울,  이 곳을 시대의 창을 통해 바라보니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사가 새롭고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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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 사랑하지만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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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은 변함없는 동서고금의 주제다. 그러나 과연 그 누가 상처없는 완전한 사랑을 할까? 사랑은 생물학적인 시작을 출발점으로 해서 심리적인 갈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결국은 정리되는 과정을 밟는다. 때에 따라서 한 생을 관통하는 운명적 사랑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뭇 다른 사랑의 스토리를 각자는 쓰게 될런지도 모른다. 세상의 사람들은 사막에서 물을 찾듯 그렇게 사랑을 갈구하지만 정작 그 '사랑'으로부터 가장 큰 상처를 받는다.

 

  자아존중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그 원인이 어떠하건 간에 그들이 안정적인 정서감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간관계면이나 조직관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며 특히 사랑의 짝을 찾고 사랑하는 데서도 그런 문제점이 지속된다. 자존감의 문제는 허세적으로 자아도취감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상대방에 무조건 맞추어주려고 하면서 자아도취를 얻으려고 하는 데서 나타난다. 주로 전자는 남자에게서 후자는 여자에게서 자주 나타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결국은 그것이 자아라고 하는 마음 속의 집착이 불러낸 현상의 여러가지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런 나르시시즘을 가진 남자나 여자가 누군가와 만날 때는 그 관계가 지속될수록 갈등이 생기고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공감하고 교류하기보다는 자신만을 들여다보고 자기중심적인 자아에만 촛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허세적 나르시시즘의 여자와 열등감 나르시시즘의 여자가 만날 때는 불꽃이 튀는데 이는 주로 상대방의 억압적 기제가 잘 짝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가 지속될수록 서로를 파탄으로 몰아가게 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자신의 업장대로의 인연을 만나는 것이다. 그 인연이 선연이면 좋은 쪽으로 변화시켜가겠지만 악연이 되면 서로의 업장을 부풀려 더욱 악연으로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만다. 이런 자아에 대한 집착에 빠진 자가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문제를 스스로 고쳐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두 사람 모두가 부정적 업장으로 만나 함께 관계를 지속해나갈 때 생긴 갈등은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두 사람 모두의 관계개선의 의지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아도취감에 빠져 있고 그것이 인생의 훈습으로 고착화된 사람에게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말의 의미가 쉽지 않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이나 비난 또는 자신에게 하는 말들이 단지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로 각색되어 보이고 그것이 자신의 자존감을 침해하지 않도록 방어기제를 만들어 마음 속으로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패를 치게 되면 관계는 어떤 식의 개선도 어려워보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는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뀐다고 개선되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이 된다.

 

  따라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9가지 법칙을 저자가 대안으로 내놓는 것도 이것을 관계의 법칙처럼 받아들여 무조건 행동화시킬 때에만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아니면 마음을 닦아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투명하게 업장을 비워내는 방법 밖에 없지 않을까?

 

  관계의 '공진화'를 추구하라. 공진화란 함께 생활하는 연인이 서로 개인적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니 커플의 담합이라 부르는 이는 두 사람의 애정과 파트너쉽을 높이는 관계맺기라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심리전문가가 절대적인 인간은 아니지만 허세적 자기도취자를 남편으로 둔 보완적 자기도취자의 경우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관계개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므로 파트너를 동참한 심리코칭이 전제되어야만 건강한 관계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유의할 것이다.

 

  솔직한 대화를 시도하라. 자신이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감정의 침해를 받았는지를 그리고 그로 인한 자신의 감정상태가 어떤지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또는 말을 솔직히 듣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개선이 이루어진다. "여기서는 당신에게 중요한 일에 대해 말하고 당신의 욕구를 표현하라. 당신이 상대방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는, 혹은 그러기를 원치 않는 경계를 분명히 설정하라. 상대방이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할 때 적극적으로 방어하라.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을 머릿속으로 맘대로 해석하지 말고 직접 물어봐라.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발전시켜라. 조작, 복수, 시기를 피하라."

 

  둘만의 '마법의 주문'을 만들어라. 행동을 중단해서 파괴적인 행동을 피하는 절대의 말을 약속하라.

 

  평가가 아닌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라.

 

  함께 하는 삶의 모습을 그려라.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라.

 

  내면의 생명력을 발견하라.

 

  질문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접점을 찾아라.

 

 

  다음의 아홉가지 저자의 9가지 법칙을 행동습관화하면 관계가 최악을 갈등으로 치닫게 되지는 않을 것이고 더욱 파트너쉽이 공감과 이해 속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에 대한 이해없이, 자신의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림없이, 이 모든 것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강요의 부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에 대한 체험이 없다면 어찌 스스로 마음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의 포커스는 "내면의 생명력을 발견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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