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 - 우리가 균열을 내면 빛은 들어오고, 벽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이응준의 문장전선 1
이응준 지음 / 반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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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대 정부 내내 통일문제는 실종되었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 독일을 방문한 후 느닷없이 '통일은 대박이다'란 발표가 나왔다. '대박'이라는 용어 속에 마치 무슨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한 그리 유쾌하지 않은 느낌도 느낌이지만 과연 누구에게 대박인가? 하는 물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은 지금 북한에서 살고 있는 2500만 인민들에게도 과연 그러한가? 하고 묻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일대박론은 북한을 식민지화하려는 남한의 자본에게 딱 들어맞는 그런 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국가의 사생활'이라는 저자 이응준 님의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 책은 통일한국을 준비하고 대비하는 우리들에게 통일이 극심한 고통이자 비극일수도 있다는 관점을 던져주기 때문이고 그것은 문학적 상상력을 빌렸지만은 그 어떤 통계자료보다 더욱 현실감이 있으며 근거가 있는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북한을 자본주의화해서 식민지화하려는 생각 외에는 어떤 준비도 없는 남한이 그런 의도로 준비없이 통일이 느닷없이 주어지게 될 때 한반도는 되돌일킬 수 없는 21세기 인류사의 비극적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이 근거가 있는 스토리가 된다.

 

  동서독의 통일만을 봐라봐도 우리는 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골치아프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우선 북한의 그 많은 군대는 어떻게 할 것이며 그 많은 당간부와 학교 행정체제들을 어떻게 재편하고 흡수할 것인가? 그들을 모두 자리에서 내쫓은 다음에 남한의 인력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극단적인 폭동사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남북한의 서로 다른 일제 청산의 문제,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한 심판의 문제, 경제력의 격차를 통합하는 문제 등 수많은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이해없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통일에 대한 순순한 상상은 우리 사회를 혼란속으로 가져가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중국사회의 일부가 되는 것에 대한 남한의 공포 또한 어찌할 것인가? 주성하 박사의 말대로 중국이 30년간 키우다가 분리독립되어 한국과 다시 하나가 될 정도로 중국정부가 어리석은가? 그것은 우리 만의 순수한 상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영토와 자원을 확보한 중국이 그리 허술하게 체제관리를 할 것이라는 우리의 상상 말이다. 결국은 남한과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의 자존심을 존중한 상태에서 경제통합을 서서히 이루어가면서 통합의 준비를 하는 것만이 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사회가 미리 온 미래인 '탈북자들의 문제'를 보다 통일이라는 큰 관점에서 풀어내어야 하고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 들어온 이주노동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통일은 대한민국 미래의 절대절명의 문제이다. 제 3세계로 다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번영의 시대로 갈 것인가? 의 갈림길이다. 그래서 보다 큰 비전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부는 당이 어떻든 계파가 어떻든 시대사적 소명을 인식하고 일관성있고 지속가능한 통일 정책을 통해 우리의 유일한 번영의 미래사회를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독도 문제, 이어도 문제, 나아가 21세기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번영 문제 등이 통일을 기점으로 도약의 기회가 되기도 공멸의 비극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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