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셸 셔먼은 '피아노를 마스터하려면 먼저 우주를 마스터해야 한다'고 했다.
피아노 선율에 이 우주를 담아내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람쥐의 빠른 움직임도,
바람에 쓸리는 나뭇잎도.
냇가를 흐르는 물소리도
석양의 지는 노을도 선율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의 행복함도
이별의 쓰라림도
첫사랑의 아름다웠던 기억도
그대를 가슴에 품고 마냥 행복했던 시간들도
뱃전에 흔들리는 그녀의 손을 잡고 건너는 떨림도
그녀의 경쾌한 웃음소리도
동심원처럼 소리없이 번져가는 그녀의 미소도
선율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율은 사람의 영혼을 울리어야 한다.
피아노를 달리는 두 손은 건반만 두드려서는 안된다.
청중의 영혼도 함께 두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 선율은 중복되어서는 안된다.
가장 필요한 선율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내어야 한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마지막 부분이 중복적이고 불필요한 부분이 용두사미격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우리들은 우리 인생을 담을 피아노를 만들어야 한다.
나에게 그 피아노는 무엇인가?
나에게 그 호로비츠는 과연 무엇인가?
그 안에 내 인생이 넉넉히 담길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