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은
죽음
유월의 울타리엔
붉은 선혈이 터지고
그들의 피로 물든 세상이
세상을 밝힌다.
몸이 더욱 붉어질수록
세상은 더욱 흐릿해지고
잎이 한 장 피어날수록
생명의 불씨는 꺼져간다.
삶을 태우며 피우는 사랑에
나는 생명의 절실함을 배운다.
다시 오지 않을 이 곳에서
나는 우주의 단 한 번 뿐인
저 선혈의 외침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