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은

죽음

유월의 울타리엔

붉은 선혈이 터지고

그들의 피로 물든 세상이

세상을 밝힌다.

몸이 더욱 붉어질수록

세상은 더욱 흐릿해지고

잎이 한 장 피어날수록

생명의 불씨는 꺼져간다.

삶을 태우며 피우는 사랑에

나는 생명의 절실함을 배운다.

다시 오지 않을 이 곳에서

나는 우주의 단 한 번 뿐인

저 선혈의 외침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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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6-06-0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월이면내혈관속
붉은장미를꺼내다
넝쿨처럼인연자라
징한사랑에엉키다
장미가시에 찔리다

파란여우 2006-06-0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동사거리를 지나
율목교회 뒷담장을 돌면
낡은 붉은벽돌 건물 인천시립도서관
지금은 폐허가 된 그곳에 한창 가방들고 출입을 하던
그 6월에 넝쿨장미 눈부시다 못해 서럽도록 빨개서
도서관 격자 창문 밖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달팽이 2006-06-05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없는장미로다
상처투성이가슴도
무상한인연이로다
땅에코박고울다가
문득코가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