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고 지는 바람따라 청매꽃잎이

눈처럼 내리다 말다 했다.

바람이 바뀌면

돌들이 드러나 생각에 잠겨 있는

흙담으로 쏠리기도 했다.

'꽃 지는 소리가 왜 이리 고요하지?'

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답했다.

'고요도 소리의 집합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

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시는가,

왁자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시는가?'

'노래하며 질 수도....'

'그렇지 않아도 막 노래하고 있는 참인데.'

말없이 귀 기울이던 불타가 중얼거렸다.

'음, 후렴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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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3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요~

달팽이 2006-03-0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

파란여우 2006-03-04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가니까 동백꽃이 툭툭 집디다.
가슴속의 눈물도 따라서 툭툭 떨어지던데...
여기서는 왜 소리가 안난다하는지...
삶은 심오하고
꽃도 심오하구려...

달팽이 2006-03-0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의 마음에 툭툭 지는 눈물이 있어
동백꽃이 툭툭 졌나봅니다.
혹시 세상도 툭툭 흩어지고 떨어지지는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