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두었던 치료가 시작되었다.

우선 앞니 하나를 뽑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마취를 하고 잠시 후 부워서 감각이 없는 이를 의사는 뾰족한 송곳으로 이리 저리 힘을 주자 틱 하고 혀 위에 떨어진 이가 느껴졌다.

솜뭉치를 물고 집에 들어서서 책을 읽다가 점점 빠진 이의 감각이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이 하나 뽑은 곳도 예전에 있었던 자리라는 마음이 통증을 유발하고 비어있다는 허전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아, 오늘은 밥 먹기가 조심스럽구나! 하는 작은 걱정도 생긴다.

작은 이 하나도 이러할진대 몸착이 나에게 주는 두려움은 더욱 크다.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불편해서 어쩌나?

수술은 잘 될까? 하는 걱정도 든다.

그럴 때 가만히 생각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한다.

추석 연휴 여기 저기 오가며 몸따라 마음이 끌려 다녔던 내가

작은 이 하나 뽑고 이렇게 배운다.

자아라는 상에서 벗어나 참된 나에 대한 의문으로 향한 여정이

문득 이렇게 내면에서 시작된다.

뭘, 그리 앞날에 대한 걱정이 심한가?

지금 공부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것에 신경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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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20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되실 겁니다...

달팽이 2005-09-2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물만두님..

파란여우 2005-09-2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걱정마세요
달팽이-고마워요. 파란여우님..

달팽이 2005-09-22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