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한잔에늦지

저녁이란이런거야

예기치못한곳에서

그냥걸어들어간곳

그런맘알아주는것

 

                   - 연성 -

 

시윤이입에넣은밥

입밖으로뱉어내네

잠에서갓깨어나니

목이말라그런거야

물을벌컥들이키네

 

                  - 용욱 -

 

 

돌아와누운집좋아

부모께드린전화속

어짜든지잘살아라

마음엔온통눈물뿐

벽자국만얼룩지네

 

                  - 연성 -

 

그대울고있는이밤

날씨따라흐려지네

하늘은어찌이리도

무심하게날저물어

이밤을더욱늘이나

 

                  - 용욱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둔이 2005-06-1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있는그대로 살아보자
생각말고 몸이 앞서는 기운을 따라
그곳이 마음에 들든지 말든지
그냥 부딪혀 들어가 사람 만나고
만나는 사람만 있고 나는 없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보자
예 그러세요 라는 말 몇마디만으로
그의 인생을 다 들추어내는 그곳에 앉아
막걸리 몇잔을 더 마셔본들 그게
술이 취하는 것이냐 인생이 그리운 것이냐
공장띠기여인네에게 말한번 거는 것이
샬롱의 양주 몇잔 마시는 일보다
더 살가운 일인지 어떤지 그러나
그런 날은 홀로라도 참을 수 있지
돌아와 똑 같은 이불의 무게를 덮고
내내 밤을 지새우는 이 질긴 날
하여 새로이 출발할 수 있는 아침의 힘
그것이다 하루밤이 무슨 무게가 있든가
무게없이 지내는 밤의 하루가 나는 더좋다
살 수 밖에 없는 골목길을 걸어내려와
기름에 구운 찌짐과 막걸리
오늘 하루 공장너머로 그 뿌연 햇살로 익는
가끔 읽은 책 없이 그냥 사는 사람으로
퇴근길에 씽씽하게
출출한 빈속을 챙긴다
안면도 없이 만나는 그들과 나의 하루에 낑겨서
나같이 않는 나의 삶을
하루 하루 그냥 탁 들어마신다 나는.

파란여우 2005-06-16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꿀럭~
숯불고기 맛이 나는 햄 두 조각에 맥주 서너잔.
어둔이님은 어둔 밤 어느 골목길에서 마시고 계시는지,
달팽이님은 무심한 하늘보시며 옛시인의 시를 읽고 계실까
파란여우는 맥주 한 잔 들이붓고 이현주님의 시를 읽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과분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잔 술 마시고 취한 목소리로 드리는 겁니다.
흉보시지 마세요.
다 이렇게 사는 거라고 하셨잖습니까.

달팽이 2005-06-1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는 막걸리와 맥주를 폭탄주처럼 섞어마시고 도미노처럼 쓰러져 누웠답니다..
때로는 술에 내가 무너지도록 마셔보는 것도 괜찮군요...
물론 오늘은 아주 힘든 하루가 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작은 선물로 여우님의 깊은 마음을 받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이로군요...

어둔이 2005-06-1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한알을 내려놓는데
오년이 걸렸다

-나희덕 사과밭을 지나며 일부

우리는 우리의 몸을 내려놓는데 몇년이 걸릴까
내려놓아보아야 알겠지만
마음을 내려놓으면 몸은 따라 저절로 내려놓아진다는
소문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늦은 밤 게팍한 세상살이에 마음 짐이 무거운 우리
그 마음짐은 무엇을 내려놓아야 따라 놓아질까?
어떤 날은 그것 내려놓고 싶어서 인사불성의 술을 마시는 날도 있다
어제는 나나 달팽이 파란여우에게도 그런 날이었을까
취하지도 않는 술을 몇잔 마시고 내려놓고 싶었던 마음
그 마음의 짐이 무척이나 무겁게 보인다

그 마음짐을 집어들어 내려놓기 얼마나 걸릴까?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하면
고생끝에 복터이는 십승지의 땅으로 파란여우의 집
잘 옮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달팽이 2005-06-1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는 술을 마시다 문득
생각나는 얼굴이 있다
그 얼굴 떠올리며
살며시 달아오르는 가슴 있다
때로는 술을 마시다 문득
듣고 싶은 목소리가 있다
귓전에 살며시 와닿아
온몸으로 번져가는 그런 소리
때로는 술을 마시다가 문득
내가 술을 마시나 술이 날 마시나 할 때 있다
나를 묶은 인연 밧줄 모두 풀어놓은 그 자리서
한없이 홀가분해져 구름인듯 앉은 자리 있다.

그런 술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잔을 들어 꺽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