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던 날

생명의 정령이 날개를 펴던 날

가지 위에 새싹들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

대지위로 속삭이는 빗방울의 환호성

마음의 정원에 떨어지는 빗방울 거울 속엔

기억의 보물창고에서 끄집어낸

아름다운 삶의 영상들이 비친다.

젊은 날의 가슴뜀 그 속에선

나도 떨리고 세상도 떨렸다.

나를 떨리게 했던 마음 속의 그것이

오늘 또 나를 떨리게 한다.

생명의 울림 그 우주적 공명으로

나는 오늘도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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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17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떨리게 했던 마음속의 그것......
오늘 봄비 내리는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님이 말씀하신 떨리는 그것에 마음이 떨립니다.

어둔이 2005-03-1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비란 산천에만 내리는 것이 아니고
봄비란 나무가지나 머금은 벌판에게만 내리는 비가 아니다
사람들의 머리위로 그 마음안으로
스며드는 영혼의 봄비도 있다
그것이 세월의 감동이든지 아니면
희망의 떨림이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애잔한 생명의 눈빛이든지
마음으로 보면 이 세상 사소하게 흘러보낼 것이 무엇있으랴
햇살의 빛을 머금고 따스하게
때론 눈물처럼 때론 범벅이 된 콧물처럼 웃고 내리는
봄비가 희망인 것은 또 다른 생명으로 향하는
조용한 함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봄비에 얼굴을 묻듯
봄밤의 별로 눈을 가득 채우는 사람의 그 떨림으로
여우의 울음소리이 이토록 봄에 가깝고
어둔이 길을 가는 밤길 이토록 환하게 손짓하고 있으니
아아 봄비란 단지 머리로 맞을 것이 아니고
가슴을 대면하고 맞을 일, 한겨울의 추위에 언 심장을 녹힐 일이다

낯선바람 2005-03-1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비에 이끌려 들어왔다가 발자국 남기고 갑니다. 어둔이 님이 쓰신 '이 세상 사소하게 흘려보낼 것이 무엇 있으랴'는 말이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