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을 따라 출근하며 바라본 을숙도는 짙은 안개에 쌓여있다.
하늘빛을 흡수한 회색빛 구름은 하늘과 강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경계가 흐려진 을숙도는 마치 침묵의 바다위에 떠 있는 천공의 섬같다.
저 곳은 신선이 사는 세계이다.
오직 하늘로 날개를 펴는 새들만이 그곳에 다다를 수 있다.
마음 속으로 난 길을 따라 오늘 나는 그리운 고향으로 간다.
그 곳에서 내 고된 영혼을 누이고 싶다.
이 생에서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생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싶다.
남은 마음이 남은 인생을 빚어갈 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내가 오늘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도 저 짙은 안개를 가르며 태양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