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침에 눈을 떠 처음보는 사람이 너라면...







  “한 점의 빛이 떠오르니, 한 세상이 펼쳐진다.”

멀리서 해가 뜨고 있다.

아직 그렇게 눈부시지는 않은...

그 빛은 아직 가시지 않은 어둠의 한가운데를 뚫고 들어와 또 다른 하루를 밝히고 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빛이다.




  소 

 

 

 

 

 

 

 

 

 

 

 

 

소년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소녀를 내려보고 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니 방금 눈을 뜬 듯한 한 소녀의 얼굴과 만나게 된다.

아직 눈이 부신 듯 왼손을 이마 위에 올려 놓고 쏟아지는 햇살을 피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열린 입속에서는 상쾌한 웃음이 ‘사랑의 세레나데’처럼 흘러나오고 있는 듯하다.

오른손은 길게 늘어뜨려진 그녀의 금발 위에 제멋대로 놓아두고

편해보이는 드레스를 치켜올리며 왼쪽 다리를 세우고 있다.

젊음과 아름다움의 다리가 새벽 햇살 속에 빛난다.

테라스에 놓인 하얀 기둥 두 개에 스민 빛들이 기둥의 명암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손에 잡힐 듯한 질감을 느끼게 한다.  



  주고 받는 두 눈빛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성인이라고 하기엔 아직 소년과 소녀티를 벗어내지 못했고

소년과 소녀라기엔 그 몸의 굴곡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육체적으로는 이미 남녀의 모습을 갖춘 두 사람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속세의 욕정에 물들지 않은 듯한....

그래서인지 주고받는 두 눈빛에 욕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지극히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그러나 또 그 눈빛을 사랑의 감정이라 아니할 수도 없다.

사랑을 하면서도 존재에서 우러나는 크나큰 사랑...그것은 우정과도 같다.  



  Maxfield Parrish(1870~1966)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 이상주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을 그린 국보급 화가이다.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운 풍경과 사람을 그렸으며 빛과 색채를 다루는 그의 독특함을 사람들은 ‘Parrish Blue'라고 불렀다. 그는 리디아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55년동안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었고 그 우정 속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녀가 죽고나자 그는 그림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때는 봄일 것이다.

테라스의 기둥을 따라 내려오는 무성한 잎새들과 그 사이를 가득히 채우고 있는 꽃들....

아마 한창의 봄일 것이다.

봄의 야외테라스에서 맞는 아침.

그 첫 세상의 눈길이 사랑하는 이의 눈길과의 마주침이라...

내가 바라는 행복한 하루의 시작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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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달팽이님

이쁜 그림입니다. 하하


달팽이 2010-09-0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몇 점을 구입하였습니다.

실제로 보는 그림은 색채와 질감이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미국국립박물관에 있는 크롬특수인쇄를 사용한 귀한 그림이

어떤 인연으로 저에게 왔습니다.

기쁩니다. ㅎㅎ

라로 2010-09-0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y break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귀한 그림을 얻으셨다니 기쁘시겠어요~.^^
저도 제가 바라는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마침 오늘 아침에 라디오를 듣는데
좋은 음악과 함께 행복한 아침을 맞으라는 멘트를 하더군요~.
음악이 함께하면 더 좋을것 같죠?^^
거기에 그림,,,와 환상적이에요~.^^

달팽이 2010-09-08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즈음 저의 취미가 그림입니다.
책도 좀 읽고 그림도 몇점 사는데...
가끔 이렇게 그림을 앞에두고 한참을 바라보면...
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 합니다.
이야기가 그림과 나 사이에 생겨 이렇게 그림에 대한 나만의 설명으로 덧붙여지기도 합니다.ㅎㅎ
물론 음악도 곁들여지면 더욱 좋겠죠?
다만 지금은 그림에 몰입하는 것이 더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