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낸다는 건 한국대표시인 시선 1
황동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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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살아낸다는 것은 이른 아침 눈부시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것일까? 신록의 잎새사이로 허공을 타고 귓청을 때리는 산새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삶의 비밀에 대한 의문의 불꽃 하나 터트리는 것일까? 80인생을 살아오며 그는 젊음의 열정과 사랑의 시절을 지나고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며 사회현실과 민주주의에 대해 노래하고 중년의 시기를 지나면서 좀 더 다채로워진 사물과 자연에 대한 관심의 시기를 거쳐서 불교와 기독교적 진리가 만나는 삶의 통찰 속에 서 있기도 한다.  

  말의 아름다움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 속에 생겨나는 무늬들을 아름답게 수놓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왜 그의 마음을 거쳐 나오는 글들은 하나하나 마음 속에서 살아 가슴속의 꽃을 피워내는 것일까? 시인이란 이런 사람들일까? 즐거운 편지를 지나서 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삶이라는 터널은 사람들을 이렇게 바꾸는 것일까? 인생의 길을 걷다가 문득 뒤돌아봐지는 삶의 언덕 위에선 꽃이 피고 꽃씨가 날린다. 바람을 타고 제 인연의 길을 따라 날리다 문득 어느 둥지에 보금자리를 펴면 새로운 인생의 문은 열리고 또 새로운 꽃이 핀다. 삶을 산다는 것은 꽃을 피워내는 일일까? 일상의 시간들이 지층처럼 쌓여서 어느 순간 세월이라는 앨범 속에 구분되어지면 인생의 흔적들이 한 권 두 권 쌓여서 책장이 되는 것일까?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시인에게 어떤 것일까? 언어의 길을 거쳐서 그의 변해가는 마음 속의 일들이 다시 언어라는 집을 지으면 우리는 그 언어를 쫓아 그의 인생을 가늠한다. 독자 하나하나의 삶과 관이 덧붙여져 그만의 독특한 빛깔과 무늬로 시인의 독자 하나하나의 가슴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것일까? 인생이란 자신의 가슴에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자연들이 더욱 깊어지고 그렇게 우주를 닮아가는 것일까? 문득 석양에 지는 노을빛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견디기 힘들었던 실연의 상처들이 점차 추억이란 이름으로 변색되어 아름다워지는 듯한 것.....기나긴 여행 뒤에 방안에서 몸을 뉘이며 마음의 평안함과 행복을 누리는 것...그것이 다시 언어로 정리된다면 이 또한 인생의 길이 되는 것인가? 바람따라 흐르다가 한 점 흔적없이 흩어지더라도 무엇하나 붙잡을 것 없는 삶 앞에서 나는 어떤 식으로 나이들어갈 것인가?  

  물음은 길이되고 또 물음으로 이어진다. 끝없이 이어진 물음으로 삶은 구성되고 어느덧 묻던 그 물음이 알수없는 사이에 문득 희미해져가는 것...마음 속에 알고 모르고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언제나 걷던 이 거리가 문득 새로워지고 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무엇이 전혀 몰라지게 되는 것...모르지만 모르지 않는 것...나이지만 나같지 않은 것...나와 너의 구분이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그 마음의 빛깔 속에 세상이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스며들고 그렇게 나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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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15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인의 시을 읽으며 삶을 아는 듯, 모르는 듯 합니다.
저는 위안을 받습니다. 격려도 많이 받습니다. 달팽이님


달팽이 2010-05-1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짧은 글이 마음에 더욱 깊이 스며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사님의 코멘트도 그러합니다. 속으로 소화시켜야 할 일들이 숙제처럼 남는...

라로 2010-06-03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멋진 책 소개 감사드려요~.

달팽이 2010-06-04 13:1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나비님. 맞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