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과 산나물에

어머니의 상차림은

가난한 예절이다

달빛은 몇몇 안 되는

집에 여유를 주고

논두렁길

밭두렁길

밤도 잃고 더위도 잃게

쥐불 놓아

까마귀 눈처럼 초롱한

아이놈들

달 속에 불을 지피고

도망쳐 온 둥근 달은

아이들 가슴속에 오래

새겨져 달보다 큰

부럼 깨무는 소리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6-12-0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마귀 눈처럼 초롱한
아이놈들"

시어가 이쁩니다.



달팽이 2006-12-0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제가 보름달인듯 하여 하나 올려봤습니다.

파란여우 2006-12-0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름달을 바라보며 요새 좀 슬픕니다.
제 얼굴이 완전히 그 모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에 등장하는 논두렁, 밭두렁 비추는 보름달은 너무 아름답군요^^

달팽이 2006-12-06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슬픈 일이 있는지...
설마 살쪘다는 일 정도로
슬픈 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