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과 산나물에
어머니의 상차림은
가난한 예절이다
달빛은 몇몇 안 되는
집에 여유를 주고
논두렁길
밭두렁길
밤도 잃고 더위도 잃게
쥐불 놓아
까마귀 눈처럼 초롱한
아이놈들
달 속에 불을 지피고
도망쳐 온 둥근 달은
아이들 가슴속에 오래
새겨져 달보다 큰
부럼 깨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