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메지”라는 말을 이렇게 소개했다.

메지 건축물에서 벽돌, 석재 따위가 이어 닿는 부분.
건축과 관련된 말은 일본말에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일제 식민지 이후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전통가옥인 한옥 대신 일본식이나 서양식 건물이 들어서면서부터다. 그런데 이처럼 일본말이 판치는 건축 현장에서 아직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토종 우리말 하나가 바로 ‘메지’다. 메지에는 주로 모새(가는 모래)에 시멘트를 많이 섞어 접착력이 좋게 한 ‘모르타르’를 바른다. 그 메지마다 야무지게 처리가 되어야 벽이 무너지지 않는다. 메지는 일의 한 가지가 끝나는 단락, 또는 일의 한 매듭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을 끝내어 해치우는 것을 ‘메지대다’라고 한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을 검색해 보니...


메지
01
「명」일의 한 가지가 끝나는 단락.

메지02
「명」『방』 '메주'의 방언(함경).

메지03 &일meji[目地]
「명」『건』 '사춤', '줄눈'으로 순화.

이렇게 나온다. -.- 건축 용어 중 용케 남은 토박이 우리말이라던 ‘메지’도 역시 일본말이란다. 다만 ‘메지’가 일의 한 가지가 끝나는 단락이란 뜻으로 쓰일 경우에는 우리말이 맞고, 또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 뜻인 ‘메지대다’도 그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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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8-2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복잡하군요...--a

숨은아이 2005-08-2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앗, 복잡하면 안 되는뎅... 엉엉. 좀더 쉽게 쓰지 못해 죄송해요.

물만두 2005-08-2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릴케 현상 2005-08-2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필자의 착각?

숨은아이 2005-08-2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역시 복잡한가요. ㅠ.ㅠ
산책님/그런가 봐요.
 
피아노의 숲 1
이시키 마코토 지음, 유은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숲에 버려져 소리가 나지 않는 피아노, 그러나 밤중에는 누군가 치는 피아노 소리가 숲을 울린다... 처음에는 미스터리 스릴러인 줄 알았다. ^^ 아니면 소년의 성장 드라마이거나. 성장 드라마인 건 맞는데, 진짜 피아노가 나오는 음악 만화였다. 2권쯤 읽을 때까지도 두 소년의 순수한 우정이 결국 경쟁과 대립으로 치닫는, 뻔한 구도려니 생각하고 별 감흥 없이 읽었다. 그러나 볼수록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격 설정이 절대 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고 조금씩 감탄하게 되었다.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삼은 만화나 드라마에서는 가난한 천재와 여건 좋은 수재의 경쟁을 흔히 볼 수 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도 높고, 좋은 여건에서 교육 받아온 수재는 보통 사람들의 선망을 받으며 승승장구한다. 그런데 평범한 가정마저 갖지 못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가 깜짝 놀랄 만한 재능을 선보이며 어렵사리 꿈을 이루어가고, 이 과정에서 수재는 이 불운한 천재를 시샘하고 질투한다. <유리가면>에서부터 봐온 설정이다. 왜 천재는 늘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숨어 있을까? 사실은, 일본이나 우리나라 사회에서 예술가로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에 걸맞은 주변 여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 꼭 부유하지는 않더라도 예술을 평소 즐길 정도는 되는 여유, 어릴 적에 재능을 알아보는 부모의 안목, 그런 바탕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천재가 나타나는 경우는, 있다 하더라도 극히 드물 것이다. 실제 세상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극중에서나마 우리 가운데 그런 특별한 존재가 나왔으면 하고 소망하는 게 아닐까?

9권까지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이 만화가 좋아졌다. 우선,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노력형 수재 야마미야 슈우헤이가 미운 아이가 아니라는 점이 좋다. 1, 2권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 이찌노세 카이에게 슈우헤이가 보여주는 우정은 눈물겹기 그지없다. 어릴 적의 순수한 우정이 성장하면서 미움으로 바뀌나(아, 뻔한 상상력...)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만화에서는 1등만이 전부가 아니다. 카이의 스승인 아지노 소우스케와 슈우헤이의 전범(典範)이 되는 아버지 야마미야 요우이찌로우, 두 사람의 관계는 슈우헤이와 카이의 관계와 똑같다. 야마미야 요우이찌로우가 아지노에게 느꼈던 열등감을 슈우헤이는 카이에게 똑같이 느낀다. 그러나 야마미야와 아지노는 적이 아니다. 야마미야는 아지노를 이긴 적이 없지만, 그렇다 해서 야마미야의 피아노 연주가 가치 없는 게 되지는 않는다. 야마미야의 연주에도 그만의 힘이 있고, 그만의 아름다움, 효능이 있다. 슈우헤이가 아지노를 동경하고 숭배하면서도 아버지의 피아노 연주를 받아들이는 장면은, 그래서 참 마음에 들었다.

또 콩쿠르에서 1등은 하지 못하고 2, 3등이나 특별상만을 받는 아이, 마루야마 다카코가 있다. 다카코는 처음 참가한 콩쿠르에서 카이의 독창적인 연주가 인정받지 못하자, 이에 저항하고자 여러 콩쿠르에 참가, 규격을 탈피해 연주한다. 1등은 하지 못하지만 다카코의 연주는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모든 사람이 1등만 하려고 하고 1등 외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면 이들은 더 피아노를 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슈우헤이의 아버지가 슈우헤이를 대하는 방식도 좋다. 아버지는 거만한 권위자가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 때문에 고민하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그 한계를 깨뜨리고자 노력하는 선량한 인간이다. 그는 아들에게 자기 방식을 강요하지 않으며, 자신의 경쟁심을 아들에게 대물림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찌노세 카이가 괴물이 아닌 점이 좋다. 카이가 천재라고 해도, 세 살 때부터 줄곧 버려진 피아노를 가지고 놀았다면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슈우헤이와 마찬가지로 “배운” 것이다. 규격에 맞춰 훈육되었느냐 스스로 자유롭게 습득했느냐, 그 차이가 두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갈라놓았을 뿐이다. 카이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두려워하고 경계하게 만들지 않는다. 카이는 열심히 노력해서, 성심을 다해 사람을 사랑하고, 자기 재주로써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

10권이 곧 나온다는데, 몇 권까지 이어질까. 너무 오래 기다리게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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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8-20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주신 날개님께 감사! ^^

로드무비 2005-08-2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너무 좋죠?
같은 작가 것으로 <좋은 친구들>이라고 있는데 너무 웃겨요.
그림도 끝내주게 재밌고요.^^

로드무비 2005-08-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렇게 생긴 책!

숨은아이 2005-08-2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로드무비님, 고맙습니다.

superfrog 2005-08-2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만화 왠지 별로..^^;; 어른도 아이 같은 그림체도 그다지 눈에 안 들어오고요. ㅎㅎ <하라다 소년사>도 좀 산만하고.
그래도 숨은님 리뷰는 좋아요..!

날개 2005-08-2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금붕어님, 뜻밖입니다....! 이 책이 별로셨다니....ㅜ.ㅠ 저는 너무너무 좋아하는 책이거든요~
여하튼.. 숨은아이님 리뷰 넘 좋네요~!!^^

깍두기 2005-08-20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5권까진가 나올때까지 봤는데 어느덧 9권인가 봐요. 완결될 때까지 참아야지.
만화는 그게 괴로워요ㅠ.ㅠ

숨은아이 2005-08-20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고마워요! 저도 이 만화 그림체가 쪼끔 더 섹시했으면 하는 소망이... ^^
날개님/헤헷, 말씀해주신 대로 두어 번 더 보고 돌려드릴게요. 고맙습니다!
깍두기님/그러게요, 한참 뒤에 보면 앞의 내용 다 까먹어서 다시 봐야 하고... 근데 8권, 9권이 아주 재밌습니다.
새벽별님/저도 슈우헤이가 좋아요. 그리고 9권 끄트머리에 나타난 사에도! >ㅂ<

바람돌이 2005-08-20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친구들과 같은 작가의 것이군요. 구해서 읽어봐야지... ^^

숨은아이 2005-08-20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은 그 작품을 먼저 보셨군요. 오...

superfrog 2005-08-21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맞아요!! 님이 딱 집으셨어요. 제 바람이 바로 그겁니다..흐흐..^^
가끔 이 작품, 다른 사람이 그리거나 만들거나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만화나 영화들이 있는데 이 <피아노의 숲>이 여기 속해요..^^ 소년만화에 아주 적절한 그림이라고나 할까..;;

숨은아이 2005-08-2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그래도 나름대로 귀엽잖아요. ^^

릴케 현상 2005-08-2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권까지 봤는지 기억이 안 나요-_- 우리동네 만화방 전멸해서 넘 슬퍼

숨은아이 2005-08-2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저런. -_-;
 



메르헨 전집의 [초콜릿 공장의 비밀]에 나오는 움파룸파 사람들.
시공주니어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따르면 움파룸파 사람들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지만,
아무튼 이 그림은 귀엽다. 펜선으로만 그렸는데도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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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5-08-17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꼭, 아프리카 피그미 족 아이들 같네.^^

하이드 2005-08-1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는 대략 중년 콧수염 아저씨들( 중남미계의) 로 나와서 대략 보기 괴로웠어요 -_-a

내가없는 이 안 2005-08-17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림 참 귀엽네요. 참, 저 시공사 책 읽었어요.
퀜틴 브레이크 그림이 단골처럼 들어가긴 하는데 이 그림이 훨씬 재밌네요.

숨은아이 2005-08-17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저는 저렇게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이 좋아요. ^^
하이드님/벌써 개봉했군요? *.* 흐음...
이안님/읽으셨군요. ^^ 시공사 책의 움파룸파 사람들은 개성(?)이 없어요. 쫑알쫑알.

줄리 2005-08-1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펜만으로 어떻게 저리 생생하게 아이들을 표현할수 있는지... 예술의 세계는 경이롭다고밖에 할수 없네요...

숨은아이 2005-08-17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저렇게 잘 그린 화가 이름이 책에 안 나와서 안타까워요. 누가 그렸는지 알 수 없어서...

woodpecker26 2006-05-3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랜만에 보는 저 그림 너무 반가워서 퍼갑니다.. 감사~^^
 

예전에 드라마 <대장금>에서 대사에 "단도리"라는 말을 써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장금이네 가족은 숨어 사는 처지인데
어린 장금이는 활달해서 글도 배우고 싶어하고 사내아이들이랑 잘 놀기도 한다.
자기 아빠가 군관 출신이란 소리를 입 밖에 내기도 한다.
아빠는 아이가 이쁘다고 봐주기만 하니,
장금이 엄마가 아이 입단속을 해야 한다며 "안 됩니다, 단단히 단도리해야 합니다."고 한 것이다.
"단도리"는 일본말이라고 한다. 나도 그때까지 미처 몰랐던 사실이다.
(그래서 제작진이 주의하겠다고 사과하기까지 했는데,
나중에 제조상궁 입에서 "단도리"라는 말이 또 나왔다. ^^;
작가랑 피디가 까먹었나 보다.)

"단도리"가 아니라 "단속"이 옳다고 하는데,
단속, 하면 음주 단속, 불법 영업 단속 등등 왠지 관에서 쓰는 말 같아서 거리감이 있다.
내 느낌에 "단속한다"보다는 "다잡는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다잡다
[--따]
〔다잡아, 다잡으니, 다잡는[-잠-]〕「동」【…을】

「1」다그쳐 단단히 잡다. ¶농부는 다시금 괭이를 다잡았다./아낙은 칭얼대는 아이의 손을 다잡으며 잰걸음을 놀렸다. 

「2」엄하게 단속을 하거나 통제하다. ¶반 아이들이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말썽을 피우니 소풍을 가면 아이들을 어지간히 다잡지 않아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3」들뜨거나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혀 바로잡다. ¶마음을 굳게 다잡다/동생은 며칠 남지 않은 시험을 위해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다./명훈은 자칫 약해질 것 같은 마음을 다잡으며 한층 목소리를 차게 했다.≪이문열, 변경≫

「4」단단히 다스리거나 잡도리하다. ¶일이란 처음부터 다잡아 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명수는 그렇게 해서 광표와 처음 충돌했다.≪한수산, 부초≫/당장 메어꽂을 듯한 기세로 상대방의 서슬을 다잡고 나더니 할머니는 사뭇 훈계조가 되었다.≪윤흥길, 장마≫

「5」어떤 사실을 꼭 집어내거나 다지다. ¶그 일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다잡아서 말하기가 어렵다.
(표준국어대사전)


뜻을 읽다 보니 "잡도리"라는 말이 나오는군. 그러고 보니 "단도리"라는 말을 널리 쓰게 된 것은
이 "잡도리"와 헷갈려서가 아닐까?


잡도리
[-또-]
「명」「1」단단히 준비하거나 대책을 세움. 또는 그 대책. ¶처녀는 표정이 일변하면서 드러누운 남자 편을 흘깃 곁눈질해 보더니 냉큼 일어설 잡도리를 했다.≪이문희, 흑맥≫

「2」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단속하는 일. ¶이번에 잡도리를 못하면 더 버릇없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3」아주 요란스럽게 닦달하거나 족치는 일. ¶매에 못 이기어 아무렇게나 대어 놓으면 또 잡도리가 시작되는 것이다.≪이무영, 농민≫

「4」『북』어떤 일을 하거나 치를 작정이나 기세. ¶아마 술집과 기맥이 통하는 포교 놈들이 트집으로 잡아다가 물건깨나 옭아낼 잡도리였나 봅니다.≪높새바람, 선대≫
(표준국어대사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 따르면 다잡이, 잡도리와 반대되는 말, 곧 "군대나 직장에서 아랫사람에게 엄한 감독을 늦추어 조금 풀어주는 일"은 "늑줄 준다"고 한다. "늑줄"은 "동여매었으나 좀 느슨해진 줄"(표준국어대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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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8-1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고 있던 말인데..단도리,,
입을 막는다,,그냥 간단하게 그렇게,,
전 어제 텔레비전에서 본 "바투"라는 말이 더 신기했습니다,
전 그런말 처음들어보았거든요,
그런데 그말뜻을 아는 학생이 있다는것이 더 신기했지요,
님덕에 요즘 좋은 말 많이알고 갑니다,

릴케 현상 2005-08-17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투가 티뷔에 나왔나요^^

조선인 2005-08-1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도리가 일본말이었군요. 몰랐어요. ㅠ.ㅠ
에, 또, 바투가 왜 신기하죠? 사투린가요? 아님, 바투도 일본말?

숨은아이 2005-08-1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오, 그래요? 전 바투 쥔다, 머리를 바투 깎아서... 이런 식으로 많이 들었는데... ^^ 세대공감인가 하는 프로그램에 나왔나 보지요? 50대는 자주 쓰는데 10대는 모르는 단어 찾는 거...
산책님/"바투"와 "티뷔"를 나란히 놓고 보니 마치 둘 다 외국말 같아요. 무슨 축구선수 이름인 양. ㅎㅎ
조선인님/바투는 표준어인데, 아마 지방에 따라 안 쓰는 곳도 있겠지요. 그래서 울보님이 모르시는 거 아닐까요.

미설 2005-08-17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도리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 왠지 일본어일것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다잡이라는 말을 애용해야 겠어요^^ 추천^^

숨은아이 2005-08-17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고맙습니다. 잡도리도 애용해주세용~ ^^

panda78 2005-08-1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말인 줄 모르는 일본말이 은근히 꽤 많더라구요. 단도리.. 안 쓸게요. ^^
싹쓸이도 일본말이라는 거 알고 놀랐더랍니다.

숨은아이 2005-08-17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머 말이라는 게 섞이고 변하고 하면서 풍요로워지는 거니까 일본말이라고 무조건 안 쓰자는 생각은 아니구요. 그치만 뜻도 분명한 우리말을 버리지 말자 이런 이야기지요. 그런데 "싹쓸이"는 일본말 아니어요. "싹 쓸어버리다"란 뜻의 우리말이어요.

울보 2005-08-17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도 그런프로 보세요,,네 맞아요, 그곳에서 나왔는데 님도 아신다고요, 그런데 난 왜모르는걸까?

panda78 2005-08-17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저번때 수암님이 올리신 페이퍼에 일본말이라고 나와있던데.. ^^a

숨은아이 2005-08-1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본 적 있어요. 매번 보진 않지만... 울보님 고향에서는 다른 말을 쓴 게 아닐까요. 저도 주로 어른들한테 들었으니까요.
판다님/그래요? 어찌 그런 일이... ^^a

진주 2005-08-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뉫! 울보님, 제 페이퍼에 <바투>란 말을 몇 번씩이 썼는디 제 페이퍼를 다잡아 안 보신게로군요오..(이거..제가 지금 어디서 행패랍니까? ㅎㅎ)
숨은아이님, 단도리는 확실하게 안 쓰도록 허것습니다.

숨은아이 2005-08-1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ㅎㅎ 고맙습니다.
 



1999년에 경실련 알뜰가게에서 거의 줍다시피 한 책들이 있습니다. 에이브(ABE) 전집 몇 권과 메르헨 전집 한 권, 그리고 웅진에서 나온 [호피 인디언 전래동화] 한 권. 그 전에는 이런 책들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재미있겠다 싶어 호기심에 샀는데, 최근 들어 서재 마실 다니다가 어릴 적에 에이브 전집을 읽으신 분이 꽤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집에도 명작전집이 하나 있긴 했는데, 그건 삼성당 거였나... 가물가물하네요. 우리집에 있는 것 말고, 친구 집에 놀러가서 다른 출판사의 명작전집도 꽤 여러 권 읽었는데, 그건 또 어디 거였나 기억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어문각? 계몽사?)



(책등 아래쪽에 있는 출판사 이름을 보니, 같은 에이브 전집인데 어떤 것은 학원출판공사에서 내고 어떤 것은 동서문화사에서 냈네요. 어찌 이런 일이. -.-)

경실련 알뜰가게는 아름다운 가게가 생기기 전에 문을 연 상설 재활용 가게예요. 1999년 신설동 전철역 근처 무슨 교원연수원인가 하는 곳의 한 귀퉁이에서 발견했지요. 거기서 멀쩡한 점퍼나 청바지를 1000원에 사들이곤 했어요. 기증받은 물품을 손질해 팔고는,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 돕는 데 쓴다고 했으니 아름다운 가게랑 설립 취지나 운영 방식도 같다고 봐야지요. 그런데 아름다운 가게 처음 생길 때, 자기네가 국내 최초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옆지기랑 저는 이상하다, 알뜰가게가 먼저 있었는데.... 했어요. 저렇게 전국적으로 조직을 갖춘 게 국내 최초란 뜻인가?

아무튼 메르헨 전집 한 권이 바로 [초콜릿 공장의 비밀]이에요. 로알드 달의 그 책이죠. 얼마 전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시공주니어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란 제목으로 번역해 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마 시공주니어에서는 원작을 완역했겠지요. 그래서 시공주니어 책을 구해, 제가 가진 메르헨 전집의 책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번역되었나 비교해 보고 싶은 생각이 났어요. 마침 연보라빛우주님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다른 책과 바꾸고 싶다고 하셔서, 그 책을 받았습니다.





두 책의 그림을 비교해 볼게요. 먼저 메르헨 [초콜릿 공장...]에서 찰리를 소개한 그림입니다. 책에 화가 이름을 밝히지 않아 불만스럽습니다만, 그림은 깊은 느낌을 줍니다.




시공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는 퀸틴 블레이크Quentin Blake라는 화가가 그렸는데, 가볍고 발랄한 느낌입니다. 




두 권에서 각각 찰리네 집을 어떻게 그렸나 보실래요?



왼쪽 것이 메르헨 [초콜릿 공장...]의 그림이고 오른쪽 것이 시공주니어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그림입니다.

문장만 보자면 메르헨 쪽 번역도 썩 좋습니다. 그림과 글이 잘 어울리고, 문장에는 나름대로 운율이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흔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납작한 직사각형 초콜릿을 “납작초코”라고 아주 적절히 번역한 게 마음에 들어요. 시공주니어 쪽에서는 “납작한 판 초콜릿”(11쪽)이니 “초콜릿 바”(29쪽)니 했는데 말이지요.그러나 메르헨 쪽에서는 앞부분에서 문장과 내용을 과감히 축약했네요. 이를테면 황금 카드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비슷한 반응을 보이잖아요. 그렇게 반복되는 부분을 생략했더군요. 그러나 찰리의 생일 장면부터는 빠진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움파룸파 사람들에 대한 것이에요. 메르헨 책에서는 움파룸파 사람들이 피그미족이라고 하거든요. 피부색도 초콜릿색이라고 나오고, 그림에서도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시공주니어 책에서는 그런 표현이 없습니다. 그냥 “난쟁이”라고만 하지요. 게다가 91쪽에서는 움파룸파 사람을 “발그스레한 하얀 피부에 머리카락은 황금빛이 돌았다.”고 합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사실 한 흑인 부족을 몽땅 데려다 공장 노동자로 삼는다...는 설정이 조금 불편했거든요. 나중에 인종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작가가 내용을 고치기라도 한 걸까요?

불편한 점은 다른 데에도 있었어요. 초콜릿 공장 사장인 웡카는 아이들이 질문할 때마다 면박을 주거나 무시한다는 점, 그리고 항상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이에요. 동화를 너무 삐딱하게 보는 걸까요? 하지만 그 점 때문에, 찰리 이야기가 애틋하고 흥미진진하면서도, 조 할아버지가 몹시 귀여우면서도,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지 못한걸요.

  찰리와 초콜릿 공장  | 원제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1964)
  | 로알드 달 Roald   Dahl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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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5-08-1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원서를 펴서 확인할까 말까 무지 망설이는 중입니다 ^^

내가없는 이 안 2005-08-15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페이퍼 잘 읽었어요. 저야 이렇게 비교해주시니 고마워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말이죠. 그렇지 않아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번에 샀어요. 오늘 확 읽어버릴까 봐요. ^^

숨은아이 2005-08-16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원서 갖고 계신가 봐요. 확인해주세요! 해주세요! ^^
이안님/확 읽어버리셨나 궁금합니다. ㅎㅎ

2005-08-16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8-17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받아 적었습니다. ^^
새벽별님/사진도 흐릿한데... 고맙습니다! 꾸벅벅벅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