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습니다.

칠검 七劍 (Seven Swords, 2005) 
감독 서극(徐克)  |  개봉 2005.09.29

저는 주로 영화를 혼자 보는 편인데, 옆지기가 무술 영화(무협 영화가 아니라 무술 영화!)를 좋아해 무술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는 같이 보곤 합니다.

평일 저녁 이른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시네코아 극장 저녁 6시 20분에 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은 저희 두 명 빼고 단 두 명. 그들 두 명 중 여자 분이 동행인 남자에게 이렇게 농담하더군요. “자기를 위해 내가 여기 빌렸어.” 흐음, 우리만 없었으면 딱 그렇게 될 뻔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자막까지 다 보며 앉았는데, 다음 회를 보러 온 여성 관객 두 명이 들어와서는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뭐야, 우리 여기 전세 낸 거야?” ^^ 이 영화 인기가 그렇게 없었나 했는데, 집에 와서 TV를 켜니 축구를 하고 있더군요. 아하, 이란하고 월드컵 대표팀이 축구 경기를 하는 바람에 영화관에 사람이 없었구나.

하지만, 영화 보고 나서 느낀 바로는, 사람이 없을 만하다는 것이었어요. 축구 때문이 아니라도. 중국의 자연을 배경으로 잘 찍은 영화는 사실 배경만으로도 볼거리가 되긴 하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의 피가 난무했는데, 엄청난 살육이 자행되고 마을 사람들이라곤 촌장의 딸(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 무슨... ‘방’이었는데. 욱방?)과 아이들만 남았는데, 영화가 이렇게 허무하게 긍정적으로 끝나도 되는가요!

무엇보다, 칠검 하나하나의 개성이 살아나지 않았어요. 일곱 사형제 중 첫째 초소남(배우 견자단)과 둘째 양운총(배우 여명이 맡음)만 부각되었지요. 원래 천산에서 수련하던 사형제가 아니라 마을에서 구원을 청하러 천산에 갔다가 사형제가 된 다섯째 지방(배우가 최진영 닮았더군요 ^^)와 여섯째 원영(배우 양채니)은 많이 나오긴 했는데 검의 개성과는 잘 연결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초소남과 조선인 여자 녹주(김소연)의 로맨스는 그래도 그 절박함이 느껴지는데, 원영이 느닷없이 양운총에게 매달리는 건... -.- 원영은 씩씩하고 당찬 아가씨인데, 극 중의 비중에 비해 캐릭터의 성장 과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초소남 역할을 한 이 배우만 멋있었지요. *.*

    


싸울 때 긴 머리는 거추장스럽기만 할 텐데, 멋과 카리스마를 위해 그 불편을 감수하고 머리를 길러주시는 센스! 이 영화에서 생동감 있는 인물이라고는 이 사람뿐이었어요! 몸에서 서리서리 배어나는 고독!

견자단(甄子丹, Donnie Yen), 이란 이 배우는 그동안 <신용문객잔>이나 <영웅> 등 무협영화에 꽤 자주 나왔다는데, 지금까진 제가 얼굴을 제대로 못 봤네요. 1963년생이라니 중견 배우로군요. 영화 속에서 초소남과 녹주는 조선말(한국어)로 대화하는데, 초소남의 대사는 물론 성우가 더빙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초소남이 조선말을 하는 장면에는 초소남의 얼굴 정면이 잘 안 나옵니다. ^^ 몇 번 나오는 장면에서는 대사와 입 모양이 잘 들어맞아서, 보기에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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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10-13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로같습니다.. 남성이 보기에 별로 멋지지 않은디요? ㅎㅎ

릴케 현상 2005-10-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명보 닮았네요 보기 나쁘진 않네요
인터넷에 보니 한국에서40분 분량을 잘랐다던데 정말인가요?

물만두 2005-10-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칭기즈칸이 생각나는 건 왜이런지^^;;;

숨은아이 2005-10-1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어머나, 영화 속에서 얼마나.....! 저는 확 꽂혀버렸는데요? ^^ 실은 저 김수로도 좋아해요. ㅎㅎ 하지만 김수로보다는 훨 무게감이 느껴졌어요.
산책님/윽, 40분이나 잘랐대요? 어쩐지 좀 허술하더라.
만두 언니/칭기즈칸은 안 봐서... ^^;

라주미힌 2005-10-1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건... 소리나는 칼 ㅎㅎㅎㅎ

숨은아이 2005-10-1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저는 그 칼을 든... 이 남자! ㅎㅎㅎㅎㅎㅎ

瑚璉 2005-10-1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견자단, 이제는 중견배우지요. 신용문객잔(이 영화에서는 좀 아니지만요) 정도는 보실 만 합니다.

숨은아이 2005-10-1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피부가 비슷하더라구요. ^^
호정무진님/역시 아시는군요. ^ㅂ^ 신용문객잔이랑 영웅, 다 봤는데요, 무협 영화엔 워낙 사람이 많이 나와 주인공 말고는 얼굴을 기억 못 한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생각이 안 나요. -.-

chika 2005-10-1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웅에서는요 초반에 나온다더군요. 비올 때 싸우던 장님 무사!! 아시겠죠? ^^

숨은아이 2005-10-1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어렴풋이... 그때도 참 멋지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근데 치카님도 칠검 보셨어요? 그런가 봐요. 좋아라~ ^ㅂ^/ (영화 별로라고 말해놓고 좋아하기는... ㅎㅎ)
 

자신 없으면 그냥 가만히나 있던지.. | 조혈모세포(골수) 나눔 경험담 등등
2005.10.01

 

어제 아침 방송에서 장기기증(전체적으로 조혈모 세포 기증인 것 같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기증 서약을 하고도 실제 기증을 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많다는 것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지, 기증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해 의사는 단호히 말한다.

실제 기증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기증 서약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환자를 또 한번 죽이는, 희망을 빼앗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어떤 남자 아이는 조혈모세포 유형이 맞은 사람이 5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와 그의 부모 그리고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얼마나 기뻤했을까 ?  위와 같은 일이 있더라도 설마 5명 모두 기증 의사를 철회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설마는 현실이 되었다. 5명 모두가 다 철회했다는 것이다(다행히도 그는 일본 사람으로부터 기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단다).

어떤 이는 기증 등록자가 기증 의사를 철회하여 결국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는 그 때문에 삶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고 한다. 그런 일을 지켜본 부모 마음은 어땠을까 ? 외동 아들이라는 것을 이유로 수술을 극구 반대한 부모가 말렸다는 것이 철회의 이유라고 한다.

위와 같은 일도 있는 반면 대부분의 기증자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기증한다. 그들이라고 모두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을까 ? 그들이라고 모두 부모의 반대가 없었을까 ? 그럼에도 그들은 선택한다. 잘 했다고 말한다. 기뻐한다. 그리고 환자를 오히려 걱정한다.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면서 이런 저런 특혜 제도를 만든다. 그렇다면 왜 위와 같은 장한 일을 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특혜 제도도 만들지 않는 걸까 ? 특혜를 바라고 그런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말도 새겨들을 만하다. 모두가 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러나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

딴데로 흘렀지만, 기증 의사를 밝힐 때는 이미 자기 의사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이다.

그렇다면 냉정하고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것이지 즉흥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연락처가 바뀌면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카드명세서 수령지 주소 변경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미리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국가의 도움을 받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기증 의사가 있는 사람은, 단단히 마음먹지 않고서 섣불리 기증 서약을 하지 말고, 설사 부모가 반대한다하더라도 충분히 설득하고 스스로 판단에 따라야 한다(솔직히 부모가 반대한다는 말은 핑계가 아닐까 하는 괜한 생각도 든다. 부모 말에 단 한번도 반대하지 않았나 ? 아니라면 즉 부모 말이라면 꾸벅 죽는 사람이라면 애초부터 부모 말을 듣고 할 것이고 서약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핑계 아니냔 말이다).

장기 기증만이 나눔의 모두는 아니다. 헌혈도 좋다. 후원금도 좋다. 자원봉사도 좋다. 아니면 마음만이라도 좋다. 그렇지만 좀 더 신중하게 신중하게 하자. 기분으로 하지 말자. 자칫 상대방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트랙백 주소 : http://blog.daum.net/cyseok71/tb/3266526

 

  • 마주보며말하기 2005.10.01 19:12:19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제목이 거슬린다..그래도 그냥 두기로 했다...그 방송을 보는 순간의 느낌이니까...그리고 글에 담긴 사정이라면 거슬릴 것도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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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1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게 할 수 없는 것이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인데... 이럴때마다 안타까워요...

숨은아이 2005-10-1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포 유형이 맞아 기증할 수 있는 기회가 참 얻기 힘든데 말이죠.
 



리를 지켜봐 주는 어른들이 있어서 좋았어. 학교에 일찍 와서 운동장을 배회해야 하는 리에게 깃발 다는 걸 도와달라고 하신 프리들리 아저씨, 날짜가 임박해도 어린이 작품집에 낼 글을 못 쓴 리에게 아직 24시간이나 남았다고 글을 쓰라 하신 닐리 선생님, 리의 글을 기억해준 안젤라 배저 선생님, 그리고 리를 자극해준 헨쇼 선생님. 무엇보다 아빠랑 이혼했지만 리에게 신경질을 내지 않는 엄마, 어른이 되지 못해 엄마와 이혼했지만 리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또 리와 엄마를 만나려고 일부러 돌아가는 길을 택한 아빠. 어릴 적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일기를 더 열심히 썼을 텐데.

하지만 리가 나중에 도시락을 훔쳐 먹은 아이랑 친구가 되면 좋겠어. 이제 리는 도시락 도둑 따윈 잊어버리겠다고 했지만, 훔쳐 먹은 그 아이가 리에게 다가와 고백하고, 왜 그랬는지 설명하고, 용서받고, 화해해서 둘이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

(원서에 그림이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나라 화가가 그림을 그려선지 아이들 얼굴이랑 표정이 친숙하구나. 풍경 그림은 어린이 책치고는 어두워서 좀 어렵지 않나 싶지만, 사람의 표정 그림은 정말 좋아.)


헨쇼 선생님께 - 보림문학선 03 | 원제 Dear Mr. Henshaw (1983)  
비벌리 클리어리 Beverly Cleary (지은이), 이승민(그림), 선우미정 (옮긴이) | 보림 

정   가 : 8,000원
출간일 : 2005-03-10 | ISBN : 8943305559
양장본 | 150쪽 | 223*152mm (A5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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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10-10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도 일기를 쓰는데,,ㅎㅎ

숨은아이 2005-10-10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오오. @.@ 전 게을러져설라무네...

물만두 2005-10-1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안친한 책이군요 ㅠ.ㅠ

숨은아이 2005-10-1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후후, 동화책인걸요.
 

무릎 뒤편, 그러니까 무릎을 구부리면 다리 뒤쪽에서 오목하게 들어가는 부분을 오금이라 한다. 중학교 다닐 때였나, 가만 서 있는 친구 뒤로 다가가 자기 무릎을 굽혀 그 친구의 오금을 콕 박는 장난이 한때 유행했다. 오금을 뒤에서 건드리면 순간 휘청하게 된다. 그래서 잘 서 있는 사람의 오금을 뒤에서 박듯이, 어떤 사람의 허점을 공박하여 꼼짝 못 하게 하는 것을 “오금을 박다”라고 한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는 “누군가 모순된 얘기를 하거나 언행이 불일치할 때 그 허점이나 잘못된 점을 들어 따끔하게 공박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게 단단히 이르거나 으르다.”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오금(을) 박다「관용」 「1」큰소리치며 장담하던 사람이 그와 반대되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에, 장담하던 말을 빌미로 삼아 몹시 논박하다. ¶마침 그는 공 노인에게 오금을 박기에 충분한 공 노인의 행적이 생각났던 것이다.≪박경리, 토지≫§ 「2」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게 단단히 이르거나 으르다.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싶었으나, 이런 때에도 자유스러운 동작에 오금을 박는 어떤 악랄한 것이 있었다.≪최인훈, 가면고≫§


오금은 평소에 잘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오금이 떨어져야 걸어다닐 수 있고, 오금이 받쳐주지 않으면 서 있을 수도 없다. 좀이 쑤셔서 가만 앉아 있지 못하고 나가 놀고 싶으면, 다리를 차분히 놓아두지 못하고 오금을 들썩이게 된다. 또 팔다리를 굽히고 앉아 일이나 공부에 열중하다가 팔다리를 뻗어 기지개라도 켜려면, 오금이 쭉 펴져야 한다. 그래서인지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니 “오금”이란 말을 쓴 관용 어구가 꽤 많다.


오금아 날 살려라「관용」 몹시 급하게 도망칠 때 온 힘을 다하여 빨리 뛰어감을 이르는 말.

오금에 돌개바람 들다[차다] 「관용」 오금에 돌개바람이 들어 가만 있지 못하고 둥둥 떠다닌다는 뜻으로, 침착하게 한곳에 있지 못하고 들떠서 마구 설침을 이르는 말.

오금에서 불이 나게「관용」 다리를 너무 자주 놀려 마치 불이 날 것 같다는 뜻으로, 무엇인가를 찾거나 구하려고 무척 바쁘게 돌아다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오금(을) 걸다「관용」 『북』 남에게 공연히 트집을 잡다. ¶“만만하게 에미라구 퉁명스럽게 오금을 걸고 대들면 어떻게 하잔 말이냐?” 어머니의 음성은 약간 높아졌다.≪동틀 무렵, 선대≫§

오금을 꺾다「관용」 『북』 「1」팔다리를 굽히다. ¶그는 이슬 내린 논두렁에 잠간 오금을 꺾고 앉았다.≪석개울의 새봄, 선대≫§ 「2」기세나 기분 따위를 가라앉히다. ¶배거북이가 매를 맞은 것만 분해서 여전히 우중에게 앙갚음을 한다고 철없이 날뛰는 것을 오금을 꺾어 주저앉힌 것도 구룡갑이였다.≪높새바람, 선대≫ §

오금을 떼다「관용」 「1」걸음을 옮기다. ¶홍이는 뭐라 말을 하려 했으나 입이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발도 붙어 버린 듯 오금을 떼어 놓을 수가 없다.≪박경리, 토지≫§ 「2」『북』아기들이 걷기 시작하다. ¶그들은 한 고향에서 오금을 떼고 자란 데다가 다시 만난 뒤로 그들 사이는 더욱 가까와졌다.≪선대≫§

오금을 못 쓰다「관용」 「1」몹시 마음이 끌리거나 두려워 꼼짝 못하다. ≒오금을 못 펴다. ¶워낙 돈이라면 오금을 못 쓰는 무뢰배들인지라 ….≪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2」『북』'오금을 추지 못하다'의 북한 관용구.

오금을 못 펴다「관용」 =오금을 못 쓰다〔1〕.

오금을 묶다「관용」 『북』 해내야 하는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꼼짝 못하게 되다. ¶급한 일들이 그의 오금을 묶어 놓았다.≪선대≫§

오금(을) 박다「관용」 「1」큰소리치며 장담하던 사람이 그와 반대되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에, 장담하던 말을 빌미로 삼아 몹시 논박하다. ¶마침 그는 공 노인에게 오금을 박기에 충분한 공 노인의 행적이 생각났던 것이다.≪박경리, 토지≫§ 「2」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게 단단히 이르거나 으르다.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싶었으나, 이런 때에도 자유스러운 동작에 오금을 박는 어떤 악랄한 것이 있었다.≪최인훈, 가면고≫§

오금을 추지 못하다「관용」 힘이 빠지거나 병이 들어 몸을 가누지 못하다.

오금을 펴다「관용」 마음을 놓고 여유 있게 지내다. ¶기말 보고서를 내고 나서야 비로소 오금을 펼 수 있었다. §

오금이 굳다「관용」 꼼짝을 못하게 되다.

오금이 꺾이다「관용」 『북』 기세나 기분 따위가 가라앉다.

오금이 들뜨다[들썩하다]「관용」 『북』 '오금(이) 뜨다〔1〕'의 북한 관용구. ¶한경식이는 그러지 않아도 읍내에 들어가면 나올 줄 모르는데 나날이 번창하는 료리점을 보고 오금이 들떠서 견딜 수 없었다.≪두만강, 선대≫ §

오금(이) 뜨다「관용」 「1」침착하게 한곳에 오래 있지 못하고 들떠서 함부로 덤비다. 「2」마음이 방탕하여 놀아나다. ≒오금이 밀리다.

오금이 묶이다「관용」 일에 매여서 꼼짝 못하게 되다. ¶학생들은 시험 때문에 오금이 묶여 다른 일은 생각지도 못한다.§

오금이 밀리다「관용」 =오금(이) 뜨다〔2〕.

오금이 붙다[얼어붙다]「관용」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아니하다.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간난 할멈은 제법 나돌아 다니길 잘했다. 가만히 있으면 오금이 붙어 운신을 못하게 될 것이기에 그런다는 것이다.≪박경리, 토지≫§

오금이 쑤시다「관용」 무슨 일을 하고 싶어 가만히 있지 못하다. ¶아이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오금이 쑤셨지만 부엌에서 일하시는 어머니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금이 저리다「관용」 저지른 잘못이 들통이 나거나 그 때문에 나쁜 결과가 있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다. ¶형수한테 갖다 주라는 돈으로 술을 마시고 있자니 목에 힘을 주어도 자꾸만 오금이 저려 왔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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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0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금이 저립니다 ㅠ.ㅠ;;

숨은아이 2005-10-0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저런... ㅠ.ㅠ

돌바람 2005-10-0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금이 쑤셔요.
"영화라도 보고 싶어 오금이 쑤시지만 아직도 자고 있는 꼬맹이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책읽는나무 2005-10-05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금이 그오금이었습니까?
전 여적 다른 곳이 오금인 줄 알았더랬어요!
이런 무식한....ㅠ.ㅠ

숨은아이 2005-10-0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어서 오금을 떼고 나가셔야지요. ^^
책나무님/에헤헤, 도움이 되어 다행이에요. 팔꿈치 안쪽의 오목한 부분은 팔오금이라고 한답니다.
따우님/몰랐던 걸 부끄러워 말고 이제 알게 된 걸 기뻐하시오.(엄청 거만한 말이다... -.-)

숨은아이 2005-10-0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내가 왜 이렇게 거만한지 모르겠수. -.-;;

숨은아이 2005-10-0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그런가요? 저, 저런! (ㅠ_ㅠ)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사전]에는 북조선에서 쓰는 말을 많이 소개한다.
일본식 한자어나 외국어를 적절히 우리말로 풀어낸 표현이
북한에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북한에서 쓰는 말이라는 걸
표시해주면 좋을 텐데. ^^ 그냥 처음 듣는 말이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북한에서 쓰는 말이란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 본 꾹돈이란 표현도 북조선에서 쓰는 말인데,
말 그대로 “꾹 찔러주는 돈”이란 뜻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사전]의 지은이는
요즘 뇌물을 촌지(寸志)라고들 하는데,
사실 촌지란 ‘마음속에 지닌 자그마한 뜻’으로 매우 아름다운 뜻인데,
‘검은 돈’을 ‘촌지’라는 점잖은 말로 표현하는 것은 말과 글에 대한 모독이라며,
촌지 대신 꾹돈이라고 쓰자고 한다.
물론 아예 꾹돈도 없는 세상이 되어야겠지만...

드림셈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번에 나누어서 주고받는 셈을 말한다.
말하자면 “할부”다. 드림셈은 북한 말은 아니고 남쪽에서도 전부터
쓰던 말인데, 사실 나는 처음 들어 보았다.
일본식 한자 표기로 어감도 좋지 않은 ‘할부’보다는
드림셈이라고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드림셈을 몇 번으로 나누어 언제까지 갚을지 흥정하는 일은 드림흥정이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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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9-28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림셈은 어떻게 나온 건지 연상하기가 어렵네요

숨은아이 2005-09-2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에 댕기를 드리다, 창문에 커튼을 드리우다, 할 때 뭔가를 늘어뜨리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어감으로 늘어뜨려서 나누어 셈한다고 해서 나온 말 아닐까요?

조선인 2005-09-2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정말 괜찮은 표현들이네요.
꾹돈 받는 놈들 다 영창에 보내야해. 히히히

chika 2005-09-2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꾹돈. ㅋㅋ (조선인님 말에도 한표요~ ^^)

어룸 2005-09-2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촌지가 그런 아름다운 뜻이었단 말씀임까?!! 아아...정말 안타깝네요...ㅠ.ㅠ
꾹돈도 드림셈도 참 맘에 드는데...정말 실생활에서도 활용했으면 좋겠어요^^a

숨은아이 2005-09-2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흐흐, 꾹돈 주는 놈들도 역시...
치카님/드림셈에도 관심 기울여주시옵~
투풀님/네, 그래서 촌지를 촌심(寸心)이라고도 한대요. 속으로 품은 작은 뜻...

릴케 현상 2005-09-28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넘 고차원적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