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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 사월의책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상당히 오래된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두 학문간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하고 있다.이 두 학문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문외한들만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두 학문에 종사하는 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자신들의 학문이 최고라고 여긴 인문학자들의 자아도취를 자연과학자들이 비판했다면 현재는 복잡다단한 과학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 매우 고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이기 생각하기 때문인데 학문을 하는 사람들끼리도 그렇게 여기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두 학문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일반인들의 경우에 자연 과학에 대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고 인문학의 경우에도 19세기까진 인문학자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책을 저술했다면 현재는 동료 연구자들끼리만 보는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용어로 책을 저술해서 두 학문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워졌단 생각이 든다.
이처럼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서로 별개의 학문으로 괴리되어 있고 일반인들은 두 학문이 다 어렵단 생각에 알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 두 학문을 접목해서 일반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는 책을 저술한 이가 있으니 바로 브뤼노 라투르이다.
알라딘의 저자 소개에 의하면 브뤼노 라투르는 현대 과학과 인문학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는 ‘과학인문학’의 창시자이자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기술학자.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경계를 허물고 가로지르는 하이브리드 사상가로서, 사물을 정치활동의 주체로 새롭게 정의한 그의 시각은 현대 정치철학과 과학철학, 사회이론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처럼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한 퓨전 학문인 과학 인문학의 창시자로 할수 있는 브뤼노 라투르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과학인문학 편지란 책을 저술하는데 첫번째 편지에 나오듯이 이 책은 저자가 처음부토 이 책을 쓰겠다모 마음먹고 쓴 책은 아니다.
코펜하겐 기후 변회회의에서 세계가 몰락한다는 암담한 주장을 하는 일부 생태학자들의 종말론과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믿어야 한다는 낙관적인 눈부신 미래 사이에서 선택의 혼란을 겪은 한 여대생의 질문에 대해 편지로 답변하는 것에서 시작되어 총 6편의 편지로 마무리 되고 있다.
첫 번째 편지 -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두 번째 편지 - 과학기술의 미궁 속으로
세 번째 편지 - 이것은 왜 과학이 아니란 말인가
네 번째 편지 - 과학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기
다섯 번째 편지 - 무엇을 할 것인가?
여섯 번째 편지 - 과학인문학이 그리는 하이브리드 세계
<첫번째 편지.사진속의 저자 모습을 보니 이 책의 내용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만든다>
책속에서 저자는 플르타크 영웅전에 나오는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에서 과학과 전쟁이 분리되어있는 것처럼 사후에 각색되었지만 실제 과학과 전쟁은 매우 밀접한 관계이며 경구피임약의 예에서 보듯이 과학자와 페미니스트 사업가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 사람들이 힘을 합쳐 논란 많은 피임약을 만든것에 볼수 있듯이 과학과 정치와 사회가 서로 분리 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인문학적 교양이 깃들지 않은 과학은 과학은 위험하며 과학 없는 인문학은 개코 원숭이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을 하는데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과학 기술을 신봉해 괴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비판을 연상케 한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인문 편지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쉽게 저술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건 석학으로 그 자신이 쉽게 썼다는 이야기고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내가 읽기에는 상당히 벅찬 내용이 많단 생각이 든다.
현대는 과거와 여느때와 달리 과학 기술의 발달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첫장의 코펜하게 기후 협약회의에서도 나오듯이 절대적 진리의 신봉자들이라고 생각되는 과학자들도 한가지 사항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할 적에 일반인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특히 각 개별 집단이나 국가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불확실하고 전문가들도 끈임없이 논쟁하는 사항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도 힘도 없는 개인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는 더욱 불확실하기에 브뤼노 라투르에게 질문한 여대생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나처럼 안개가 잔뜩 낀 미궁 속을 헤매는 기분일 거란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런 일반인의 혼란을 풀어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저자의 광범위한 과학과 인문학의 지식이 결합되서인지 읽는사람이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인지 뒤로 갈수록 읽기가 더욱 힘들어 진다.
처음 이 책을 읽을적에는 현대 기술과학이 파생시킨 복잡한 문제에 대한 저자가 아주 명쾌한 해답을 줄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가만히 보니 저자는 해답보다는 해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여겨진다.하지만 그 해답을 찾는 방법 역시 단 한번 이 책을 읽는다고 찾아지진 않는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과학이란 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어느 한쪽의 손을 드는 형식으로 단순히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흑백 논리의 생각에서 벗어나 과학이 가지는, 관계를 맺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포괄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자연과학에 종사하는 이들이 서로의 학문적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서 필히 읽어야 될 책이 아닌가 싶다.또한 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보다 쉽게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두 가지 학문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일반인들이라면?? ㅎㅎ 그런 분들이라면 이 책은 단 한번 읽고 훅 던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끈기있게 세번 네번 정도 읽어야 저자가 말하려는 참뜻은 조금씩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