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살인사건 - 파일로 반스 미스터리 2
S.S. 반 다인 지음, 이정임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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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인은 포우 이래 영국에 치우쳤던 추리 소설의 물줄기를 미국으로 방향으로 바꾼 작가로 유명한데 그의 작품이 이처럼 미국 독자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병상에 저자가 2천권의 세계 각국의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비교 분석한 결과와 다른 추리소설과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는 치밀한 구성과 현학적인 문체와 다른 추리 소설에는 없었던 다양한 지식혹은 지적 내용에 있지 않나 싶다. 

에드거 앨런 포우를 시조로 하여 미국에서 발생했던 미스터리 소설이 에밀 가보리오에 의해프랑스에 계승되고 이어서 영국에서 코난 도일을 통해 커다란 발전을 이루면서 통속적인 오락물이 아닌 지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소설로 승화되었던 것에 비해서 미국에서는 비록 몇몇 추리 작가들의 작품이 나왔지만 그에 버금갈 만한 본격적인 장편이 나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런 때에 논리적이면서도 심리 분석이란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을 들고 나온 반 다인과 괴팍하면서도 현학적이고 예술적 취미를 가진 주인공 파일로 번스란 캐릭터 역시 미국 독자의 흥미를 끌어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카지노 살인사건은 파일로 번스가 나오는 여덟번째 사건으로 국내에선 해문출판사에서 처음 번역된것으로 알고 있다.반다인의 장편소설이 겨우 12편임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살인사건은 1934년 미국에서 간행된지 70년만에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어 나오게 되는데 그의 명서에 비해 너무 늦게 번역되지 않았나 싶다.

카지노 살인 사건의 내용은 뉴욕 맨해튼의 오래된 저택 중에는 '미국의 몬테카를로'라 불리며, 상류층 인사나 자제들이 즐겨 찾는 킨케이드 카지노를 배경으로 3건의 미심쩍은 독살 음모가 발생한다.이에 파일로 반스는 음모의 주동자를 찾아 나서지만 독살 증세를 보이며 죽어간 피해자의 몸 어디에도 독약은 발견되지 않는다.하지만 번스는 미궁에 빠진 사건의 해결을 위해 대학 연구실과 실험실을 오가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카지노 살인 사건은 1930년대 환락과 쾌락에 빠진 미국 상류 사회의 문화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데 당시의 시대상을 알게 해주기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간 반다인의 전작가 약간 그 성격을 달리하는데 전작들에서 번스가 주로 인간 군상의 심리 분석에 바탕을 두면서 연역적 추리를 하고 있다면-그래선지 마지막 해결도 약 2%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는 주요 범행 수법이 독이다 보니 번스가 의학,독물학,화학지식을 발휘하며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일 것이다.

 

카지노 살인사건까지 읽으면서 한가지 느낀점은 파일로 번스 시리즈도 후기로 갈수록  번스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초 작품인 벤슨 살인사건의 경우 글 말미에 번스는 사건 현장 5분만에 범인을 알았다고 할 정도여서 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로 완벽한 사람이었지만 후기에 갈수록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수사를 벌이고 때론 위기에 빠질 정도로 나사 하나 빠진 모습을 보이면서 약간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독자에 따라서는 인간적이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반스답지 못하다는 생각에 약간 아쉽단 생각이 든다.

파일로 번스는 어는 순간에라도 나르하면서도 탐미적이고 유유자적하면 거만한 상류층 탐정으로 항상 어려운 말을 내뱉으면 자신보다 지적 수준이 낮은 사람을 깔보는 듯한 모습을 싫어하는 이들도 많단 생각이 들지만 그런 모습이야말로 번스의 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카지노 살인 사건은 번스 시리즈의 후반 6부작중의 하나로 전반 6부작보다는 다소 못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역시 썩어도 준치라고 파일로 번스는 파일로 번스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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