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 세트 - 전6권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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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장르 소설은 지금이야 다소 활발하게 출간되고 또 많은 독자들이 생겨나게 되었지만 사실 아직까지 장르소설을 국내 문학계에서 마이너리그라고 할 수 있다.아직도 본격 문학이라고 자부하는 순 문학측에선 장르 문학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며 장르 문학 작가 역시 한수 아래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그래선지 장르 문학을 하려는 젊은 작가들이 다소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주변에서 그들의 재능을 아껴서 오히려 말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미국등 선진국에선 오히려 장르 문학이 훨씬 더 활발하게 발표되고 국내에 베스트셀러라고 번역되는 많은 작품들의 대부분은 장르 문학인데 아직까지 국내에선 그닥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장르 문학중 가장 활발한 쪽은 바로 판타지 문학이 아닌가 싶다.국내 판타지 소설은 많은 작가들이 많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워낙 급조된 작품이 많다보니 아쉽게도 오히려 국내 판타지 소설의 전반적 평편을 낮추지 않나 싶다.

 

이런 국내 판타지 문학의 선두 주자이자 최고봉이라고 한다면 아마 누구나 이우혁을 손꼽지 않을까 여겨지는데 이우혁은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인 90년대에 PC통신을 퇴마록을 쓰기시작하면서 『국내편』, 『세계편』, 『혼세편』, 『말세편』 열아홉 권 완간까지 누적부수 1000만 부에 육박하는 명실 공히 한국 판타지의 대가로 우뚝 서게 된다.

퇴마록이 한창 인기를 얻을 즈음 이우혁은 한국형 판타지를 쓰겠다고 선언하면서 왜란 종결자를 쓰는데 그 이후 쓴 작품이 바로 치우 천왕기로 왜란 종결자도 그렇지만 치우천왕기도 국내 판타지 소설의 대부분이 주로 서양의 세계관을 본딴 판타지 소설-예를 들면 엘프니 드래곤이니 나오는..-인 것과는 달리 한국적 정서와 세계관이 담겨있는 한국형 판타지란 특색이 있는데 아무래도 한국 판타지 문학의 1세대이자 국내 판타지 문학의 1인자란 자부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우혁의 치우천왕기는 우리 역사와는 일단 관계가 없는 치우란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치우천,치우비 형제를 주인공을 하고 있다.

치우는 중국의 신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로 사기, 국어,산해경, 상서등 춘추·전국시대 이후의 여러 서적을 통하여 전해지는데 신농의 치세 말기에 세상이 혼란스러워지자 치우가 가장 포악하여 반란을 일으키자 황제 헌원이 신농을 대신하여 군대를 일으켜 치우를 탁록에서 잡아 죽였다고 한다.

치우는 중국의 몇몇 소수민족의 시조로 알려졌는데 국내에선 규원야사와 환단 고기에서는 치우를 환웅의 부하(부족장) 혹은 배달국 14대 환웅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국내 역사계에선 이를 위서로 판단하고 있어 인정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 이우혁은 이런 고서를 바탕으로 치우천왕기를 썼다고 생각되는데 특히 환단고기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여겨지는데 환단고기에서 중국의 고서 내용과는 반대로 치우가 헌원에게 승리했다고 저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치우천왕기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치우천이란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어 소수의 병력으로도 다수를 이길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를 시기하는 주변 인물들이 그의 뛰어난 능력을 경계하고 겁을 내어 갖은 방해 공작을 펼치서 죽음의 목전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를 위험을 반복한다.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가장 아끼는 동생, 치우비와 주신의 친구들, 그리고 다른 부족의 친구들까지 항상 함께 하기에 그 모든 역경을 물리치고  결국에는 주신의 자오지 환웅이 된다.치우천은 각각의 문화를 지키면서 상대를 인정하며 공존하는 세상을 원하는 평화주의자였지만 천하를 지나족의 발 아래에 두련느 헌원과 부딪칠 수 밖에 없고 탁록대전에서 헌원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치우 천왕기는 중국과 한국의 고서에 나오는 전설과 신화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스펙터클한 작품이 되었기에 그간 국내 자가들이 쓴 서양계통의 판타지 소설과는 달리 이른바 한국형 판타지로 우뚝 솓아오를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그건 아마도 엘프나 드래곤 같은 것이 아닌 도깨비는 물론이고 풍백과 우사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등이 등장함에도 마치 새로운 것을 보는냥 신선함과 커다란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카린산의 추격전이나 공상 전투,탁록 대전의 전투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삼국지를 능가하는 듯한 생생한 전투 장면과 적은 병력으로 다수의 적을 물리쳐야되는 치우천의 전략은 웅장하면서도 세밀하고 정교해서 정말 읽는 동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무서운 흡입력을 있다.

하지만 이런 전투 장면만이 있다면 치우 천왕기가 그토록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얻을순 없었을 것이다.이 책속에는 전투 장면외에도 달달한 러브라인이 형성되는데 치우천은 소녀와 맥달 중 누구와 인연을 맺을 것인지,동생 치우비는 형의 라이벌인 공손헌원의 딸, 공손발과 맺어질 수 있을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그리고 과연 치우천의 병은 낳을지, 치우천이 동생 치우비와 도움을 받아 주신의  한웅의 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도 상당한 흥미롭다.

 

치우천왕기는 오래전에 9편까지 나왔던 작품이다.하지만 작가와 출판사간의 사정으로 인해 결국 끝을 맺지 못하다가 드디어 6권으로 다시 나왔다.치우천왕기를 다시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재미가 새록 새록 되살아 나는데 이미 구판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좀 아쉬울것이 6권만 살것인지 아니면 6권 세트로 살것인지 고민해야 된다는 점일 것이다(나역시도 풀빛판 4부작 듄 10권을 가지고 있어 황금가지판 듄을  5~6부만 구입했는데 함께 진열하니 영 어색하다)

 

치우천왕기에는 치우라는 전설적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러다 보니 독자들에 따라서는 치우가 과연 한국인의 조상인지하는 갑론을박과 더불어 치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은 역사계를 성토하는 분위분위 있는 것 같다.그런 판단은 책을 읽는 각작의 몫이겠지만 치우천왕기가 우리 고대사를 독자들에게 재조명시키고 관심을 갖게한 것은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논란을 떠나서 이 책은 한마디로 너무 재미있다.재미있기에 그리고 서양의 판타지가 아닌 한국형 판타지라는 점에서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단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떤 대단한 한국형 판타지가 국내 작가들에 의해 쓰여질지 모르지만 치우천왕기는 그동안 국내 작가들의 손에 쓰여진 판타지 소설의 최고봉이자 한국형 판타지의 최고봉이라고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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