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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김현근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5월
평점 :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이 있다.어려운 형편의 집안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에게 쓰는 용어인데 60~70년대만 해도 흔하게 사용되었던 말이다.좀더 정확히 말하면 시골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고시에 합격하는 출세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예전에는 정말 사교육 하나 없이(뭐 60~70년대에 과외받는 집 자식은 정말 부잣집 자식뿐이었다),하교 공부와 열심히 해서 서울대를 갔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그래서 시골 마을 어귀에 뉘집 자식 서울대 들어 갔다가 플랭카드가 붙어 있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용 자체가 없어졌는지 아니면 개천이 모두 사라졌는지 주변에서 이 말을 듣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해진 것 같다.요즘 흔히 경제 양극화다,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졌다,20%의 사람이 80%의 부를 소유한다는 말을 어디서나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현재 대한 민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부모의 경제적, 사회적 차이를 자신의 재능만으로 도저히 뛰어넘기가 어려워진 시대가 된 것 같다.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꿈을 펼칠 기회조차 가지기 어려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꿈조차 꾸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실제로도 예전과 달리 현재 서울대 신입생중에 부모의 직업이 하류 계층인 부류와 시골 출신 부류는 차츰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요즘 선행학습이다 사교육이다 말들이 많은데 이제는 영어 유치원마저 부모의 영어 실력을 테스트해보고 원생을 뽑는 시대다.즉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뒤 받침되지 않으며 이제는 대한 민국에서 출세 코스라고 불리우는 하늘(SKY) 대학에 입학이 불가능한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부모들은 자식 과외하나 더 시키기 위해 아버지는 야근을 자처하고 어머니는 마트에서 계산하는 분들이 비일비재한 형편이다.
그럼 부모가 가난하면 자식을 성공할수 없는 것일까? 부모가 가난하다면 자식도 가난해야 되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강하게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책이 있으니 바로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1987년 부산에서 태어나 월 수입 60만원도 안되는 가정 형편속에서 과외나 학원같은 사교육은 전혀 받지 못하면서도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하여 '삼성 이건희 해외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미국 최고의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 수시 특차로 합격한 기적적인 성공을 이룬 김현근이란 학생(뭐 이책이 2006년도에 간행되었으니 지금은 아마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을가 싶다)이 쓴 일종의 청소년 자기 계발서이다.
이 책의 내용은 IMF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교육 한 번 받지 못한 저자가 지금 한창 유행하고 있는 자기 주도형 학습을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미 스스로 준비하면서 중학교 배치고사 1등 준비부터 시작하여 과학영재학교 입시,과학영재학교에서의 3년간의 노력,삼성 이건희 해외 장학금, 미국 유학 준비에 이르기까지 준비과정의 노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린 나이의 저자가 과연 이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저자의 자신의 미래에 대한 준비와 노력을 참 경탄스러운데 솔직히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식에게서 바라는 가장 모범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책은 많은 청소년들이 필이 읽어봐야 하는 책일 것이다.주입식 과외나 학원 교습이 아닌 자기 주도형 학습으로 스스로 노력만으로 자기의 꿈을 달성한 저자는 요즘에 보기 드문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아마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식들에게 이 책을 한권 정도 읽으라고 구매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치밀한 준비와 노력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지만 솔직히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뭐랄까 19세 밖에 안된 저자가 낸 책(초등학교 4학년부터 프린스턴 입학때까지 내용을 기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상업적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제목조차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니 과연 얼마나 가난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저자는 IMF때 아버지가 실직해서 어머니가 버는 60만원으로 생활해 갔다고 쓰고 있다.이런 가정 형편속에서도 스스로 분발하고 노력한 저자를 칭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시 상황은 그 외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어렵던 시기였다.
물론 저자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보다 더 어려운 형편에 있던 이들이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초등학교 4학년부터 프린스턴에 입학할때까지 상황을 보면 마치 한편이 영웅에 관련된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서 좀 부담스러운 느낌을 받는다.특히 프린스턴에 가기위해 봉사활동을 벌이면서 수녀님께 추천서를 받고 황우석 교수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결국은 추천서까지 받은 주도면밀함을 보면서 학생으로서의 느낌보다는 프로의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부모들의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 이 책을 자식들에게 권하고 그중에는 이 책의 저자인 김현근형을 자신의 롤 모델로 삼을 중고등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와 같은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이 과연 그 학생에 있어 절대적으로 도움을 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문득 드는 데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 김현근에게 당연히 박수를 쳐야 겠지만 대한 민국의 모든 학생들이 김현근화하는 것은 반대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미국의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는 갈라잡이로서 좋은 교본이 될거란 생각이 든다.하지만 공부에 취미없는 학생들에게 권했다간 오리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다.솔직히 김현근같은 학생이 실제 존재하냐면서 하고 말이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