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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평점 :
강남몽이라 뜻을 풀이하면 강 남쪽의 꿈이란 뜻이다.얼핏 들으면 마치 장자의 호접몽을 연상시키는 제목이다.
대한민국에서 강남이란 어떤 뜻을 가지는 것일까? 대한 민국의 제일 부유층이 많이 산다는 강남의 한 귀퉁이-비록 지번상으로는 강남이지만 강남 주민들은 아무도 강남 주민으로 쳐주지 않는곳- 옥탑방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강남이란 곳의 의미가 무척 궁금해진다.
어떤이들에게 강남은 부유한 신분의 상징일테고,어떤이들에게는 이미 지나간 부동산 대박의 신화가 깃든 땅이고,중 고등학생 어머니들에게는 자식들을 이른바 하늘위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빗을 내서 아파트를 사든 정 안되면 전세라도 살아야 되는 곳일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홍대가 클럽이 있는 젊음의 거리였다면 90년대 강남은 대한 민국 젏은이들라면 한번은 가봐야 되는 나이트가 있는곳,압구정 오렌지로 대표되는 이른바 젊은의 거리였고 지금은 룸싸롱으로 대표되는 온갖 환락이 있는 곳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중의 한분인 황석영이 이런 강남에 대해 그 나름대로 조사하고 예리한 메스를 가해 독자들에게 보여준 소설이 바로 강남몽으로 황석영의 강남몽은 작가 스스로 여러 지면에서 밝혔듯 필생의 작업 가운데 하나로 일찍부터 구상해온 '강남형성사'를 황석영 특유의 필력과 실험정신으로 완성을 이룬 작품이라고 알라딘에서 소개하고 있듯이 상당히 디테일한 면이 많아서 마치 한편의 다큐를 보는 느낌을 들게하면서도 상당히 쉽게 술술 읽히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강남몽을 쓰면서 저자인 황석영은 강남 개발사중에 가장 수치스럽게 감추고 싶은 부분인 삼풍 백화점의 붕괴를 이야기의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경 서초구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사건으로, 건물이 무너지면서 1438명의 종업원과 고객들이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으로 수 많은 재산상, 인명상 피해를 끼친 대형 사건이었다.삼풍 사건은 당시 삼풍 건설 회장이던 이준(소설에서는 김민으로 바뀌었지만 여전이 이름은 두자임)이 상가로 예정되었던 단지에 시공사(우성 건설)의 붕괴 위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설 회사를 통해 4층짜리 건물을 5층으로 확장하고 공사비 용을 착복하기위해 자재마저 제대로 안써 건물이 붕괴된 어찌보면 당연히 일어나야 될 사고였다.
이 사건은 성수 대교 붕괴와 마찬가지로 당시의 갖가지 비리 상황(흔이 말하는 졸부와 뇌물을 수수한 비리 공무원의 유차관계)이 얽히고 섥힌 아주 추악한 모습이 까발려지는 순간으로 88 올림픽이후 선진국으로 나간다고 자부하던 대한 민국과 그 핵심이라던 강남의 본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이후 우리는 곧 IMF라는 엄청난 파고를 맞게 된다.
이 같은 현대사의 숨기고 싶은 모습으로부터 황석영은 강남몽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화류계 출신으로 일약 강남 사모님으로 발 돋음한 박선녀,만주 헌병 끄나풀 출신으로 어찌해서 미군과 선이 닿아 부동산 부자가 된 김진,우리가 흔히 보는 유약하고 자신의 이권만을 챙기는 전형적인 인텔리 출신의 심남수,서진 룸살롱으로 대표되는 당시 환락가로 막 성장하고 있던 강남에서 이권 투쟁을 벌이던 폭력배들의 전형을 보여주는 홍양태,이른바 광주 대단지 폭동과 연계되어 있는 하층민을 대표하는 임정아를 주인공으로 씨줄 날줄을 교묘히 엮어서 강남의 추악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겨주고 있다
강남몽은 실제 단 한권안에 3.1운동 시절부터 대한 민국의 자본주의 발전해가던 95년까지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대한 민국의 근대사안에 숨어있던 진실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작가 자신의 응축된 이야기로 묘사하고 있어 일견 우리 가슴속에 훨씬 더 진실되게 다가 오고 있는 작품이다.솔직히 강남몽이란 작품 단 1권만으로 기나긴 근 현대사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몇권을 더 썼으면 어땧을까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강남몽을 읽고 개인적으로 느낌 단점은 이 책을 보면 어딘선가 읽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느 점이다.일견 한편의 다큐를 보는 느낌과 더불어 요즘 TV에서 하는 자이언트를 소설로 읽는 느낌이 든다는 것으로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솔직히 수많은 드라마와 소설에서 이미 나와 있다는 점일 것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현재 신동아측과 표절 의혹으로 공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신동아 기사에 의하면 신동아 조성식 기자가 써낸 책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의 내용 중 10여 군데를 작가 황석영의 소설 ‘강남몽’이 표절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황석영은 “작가적 관점에 따라 어떻게 취사선택되며 완성도를 높이느냐는 그야말로 작가의 능력 여하에 달린 것”이라며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주장은 작가의 고유 영역까지 침해하는 어불성설”이라고 밝히면서 “출처를 밝히는 데 소홀했던 것은 작가로서 불찰이었으나 이것을 표절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말했다고 하니 표절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조성식 기자의 책을 참고한 것을 틀림없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황석영이 이러한 표절 시비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여겨진다.그리고 작가인 황석영이 좀더 강남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했으면 더 좋은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쥔장 할아버지는 이른바 강남 토박이다.막걸리 한잔을 같이 마실때마다 듣는 말이 강남이 개발하기 전 허허 벌판 논밭일 당시부터 똥지게를 지고 거름을 주며 농사를 했던 때를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현재 강남을 보면서 과연 몇 십년전에 여기가 논 밭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질 않을 수 없다.
쥔장 할아버지는 사람이 없어 몇 채 밖에 없는 집끼리 새끼줄에 깡통을 매어 도둑이 들면 서로 흔들어 도둑을 함께 쫒았다는 이야기와 갑자기 강남 개발이 불면서 일자 무식한 촌민들을 부동산 개발업자와 복부인들,사기꾼들이 몰려들어 허파에 바람을 들게 해 땅을 팔아먹게 한 이야기,그리고 갑자기 돈이 쏟아지자 이른바 룸살롱등과 아가씨들이 진출해 갑자기 졸부가 된 강남 토박이들을 홀랑 벗겨먹고 폐가 망신한 이야기들을 아주 재미있게 들려주곤 했다.
그리고 신사동에서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강남의 고층 스카이 라인중에서 왜 영동 시장부근(논현역과 신논현역 사이)가 왜 80년대에는 제일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개발이 안되고 있는지도 이야기 해주셨다.(실제 이 지역의 건물주들은 강남 토박이와 그 자손들인데 높은 빌딩을 질 돈은 없고 그렇다고 땅을 팔기는 싫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강남에 거주하는 이른바 2류 혹은 3류 주민들에 대해서도 60년대 및 70년대 개발과 맞불려 청계천이나 영등포등지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어떻게 강남에 왔다가 성남등 경기도로 쫒겨났는지에서도 말씀해 주셨다.
아마 황석영 작가 여러 지면에서 필생의 작업 가운데 하나로 일찍부터 구상해온 '강남형성사'라고 말했지만 솔직히 좀더 많은 자료를 검토했어야 만 하고 이런 강남 토박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강남몽을 저술했다면 아마 현재 보다 더 생생하고 사실적인 강남에 대해 이야기가 만드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황석영 작가가 어서 표절 문제를 훌훌 털어버리고 좀더 다양한 자료를 취합하여 강남몽을 대하 장편으로 만들어 토지 못지않은 근 현대사를 아우르는 소설로 개작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