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의 고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5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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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도 대학의 물리학자인 유가와 교수가 활약하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국내에선 2006년도에 범인인 천재 수학자와 탐정인 천재 물리학자가 서로 두뇌 싸움을 벌이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처음 소개된바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원작 소설보다는 일드로 먼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를 접한바 있는데 국내에서 모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 한 바 있는데 히가시노 케이고의 탐정 갈릴레오시리즈를 원작으로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갈릴레오는 일본 방영 당시 24.7%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곤 하지만 추리 소설은 마이너리그로 취급하는 국내 문학계의 특성상 이 드라마 역시 소수의 마이너들만 방송을 봐서인지 재미있게 봐서 다시 재방해 주길 기대했지만 한차례 방영하곤 끝나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이른바 한국 문학의 변방지대인 장르 소설중에서도 추리 소설은 그나마 1.5군 대우를 받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일본이 추리 소설 대국의 경향도 있지만 일본어 번역이 쉬어선지 영미의 추리 소설보다는 일본의 추리 소설번역이 현재 국내 추리 문학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그래선지 한 두권으로 끝날줄 알았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도 어는새 5권이나 나왔는데 그 5번째 작품이 바로 갈릴레오의 고뇌이다.

추리 소설하면 미로와 같은 복잡한 구조,독자들을 속이기 위한 각종 트릭,게다가 혹 파일로 번스를 먼저 읽은 사람들이라면 아실 것 같은 현학적인 대사등이 나오는 장편들을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 책은 단편집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수 있다.5편의 단편만이 있기에 어느 편부터 먼저 읽어도 무방하고 혹 재미가 없다면 읽다가 휙 던져버려도 괜찮지만 읽다보면 끝까지 읽게 싶고 만드는 것이 히기시노 게이고의 내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추리 소설이란 작품은 참 리뷰쓰기가 애매한 작품이다.추리 소설의 특성상 범죄 트릭과 그 논리적 해결이 주류를 이르다 보니 조금만 잘못써도 스포일러를 밝히기 때문이다.그래도 안쓰면 거시기하니 알라딘의 책소개를 잠깐 인용해 보자.

1. 떨어지다
독신 여성이 아파트 7층에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을 둘러본 경시청 수사 1과의 여형사 우쓰미 가오루는 피해자의 연인이 범인이라고 직감하지만, 사건 당시 범인이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아파트 현관 앞에 있었던 사람들이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고 증언함으로써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데…..
첫 데뷔를 하는 단편에서 우쓰미는 구사나기의 소개장을 들고 유가와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유가와는 한사코 협조를 거절하는데 드라마에서보단 책에서가 좀 더 딱부러지고 논리적인 모습에 여자라는 핸디캡에 지지 않으려는 당찬 커리어우먼의 모습이 보여줘서 흥미롭다.

2. 조준하다
데이도 대학 이공학부 조교수로 재직할 당시 ‘메탈의 마술사’로 불렸던 도모나가 유키마사는 유가와 교수의 은사로, 지금은 뇌경색의 후유증 때문에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그를 좋아하던 제자들이 도모나가의 집에서 저녁 모임을 갖던 중 별채에서 화재가 발생해 도모나가의 아들이 사망하고 뒤늦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도모나가의 집을 찾은 유가와는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스승의 언동에서 수상함을 느끼는데….
이 편을 읽으면서 '탐정 갈릴레오'때보다 많이 인간적으로 변한 유카와를 엿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던 유가와 교수의 고뇌와 인간적인 모습을 볼수 있다.

3. 잠그다
유가와의 대학 시절 친구인 후지무라는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아내와 함께 펜션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어느날 펜션에 머물던 숙박객이 한밤중 객실을 빠져나와 계곡에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리지만, 후지무라는 객실이 밀실 상태였던 점이 의심스럽다며 유가와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
밀실 트릭이 나오는 작품으로 항상 등장하던 연구실이 아닌 한적한 야외의 펜션이라 더욱 색달라 보인다.

4. 가리키다
가족이 모두 여행을 떠난 후 홀로 집에 남아 있던 노부인이 강도에게 살해당하고, 현장에 있던 10킬로그램짜리 금괴와 함께 집을 지키던 개가 사라진다.용이자인 마세 기미코의 집 주변에 잠복해 감시하던 우쓰미 가오루는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기미코의 딸을 미행해 개의 사체를 찾아내는데….
다우징이란 초능력이 등장하는데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현상을 부정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오컬트나 심리현상 등은 전혀 믿지 않는
유가와 교수의 모습이 다시금 드러나는 단편이다.

5. 교란하다
어느 날 괴문서 한 통이 경시청에 배달된다. 그것은 소위 ‘살인 예고장’으로, 작성자는 자칭 ‘악마의 손’. 그는 자신이 무고한 시민을 희생시킬 것이며, 경찰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면 데이도 대학의 유가와 교수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말한다. 또 누가 진짜 천재 과학자인지 승부를 가리자는 말도 남긴다. 사건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던 유가와는 계속되는 살인과 자신을 강하게 의식하는 듯한 범인의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사건 현장으로 향하는데…….
아마도 개인적으론 갈릴레오의 고뇌의 5개 단편중 가장 비중이 높은 작품으로 생각된다.전작인 용의자 X의 헌신에 등장하는 천재 수학자의 대결을 연상시키는데 가외로 당찬 커리어 우먼인 우쓰미가 유가와 교수에게 부림(?)을 당하는 장면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드라마에선 사건해결을 위해서 매번 유카와 준교수의 실험실을 방문하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유카와 준교수와 연애 관계가 있다.'라고 알려져 있는데 물론,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계속 붙어다니다가는 혹 다음 작품에는 무슨 썸씽(?)이 발생하지 않을지 무척 궁금하게 한다.

존 딕슨 카하면 불가능 범죄의 거장으로 유명하다.세개의 관에서 그는 저 유며한 밀실 트릭에 대해서 강의하는데 그의 사후 불가능 범죄의 맥은 어찌보면 끊어졌다고 할수 있다.그런데 갈릴레오의 고뇌를 읽어보면 자연스레 존 딕슨 카가 떠오른다.마치 그의 대표적인 탐정 가디언 펠박사와 H.M 멜빌경이 생각나는데 유가와 교수는 그들과 달리 꽃 미남 캐릭터이지만 자연스레 앞의 두 탐정과 겹쳐져 보이는 것은 <갈릴레오의 고뇌>가 과학과 초자연적 현상을 이용한 범죄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것도 있지만 그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그것이 추리 소설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내공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갈릴레오의 고뇌의 단점은 아마도 시리즈 물이라는 것이다.앞서 작품을 읽지 못했다면 이 작품에 흐르는 뭐랄까 분위기등을 다 알 수 없기에 책의 즐거움을 다 느낄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재미있다.아마도 이 책을 읽었다면 다른 갈릴레오 시리즈도 또 읽고 싶지 않을까 싶다고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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