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궁전에서 노을을 봤어. 정말 감동적이더라... 

나에게 지나치게 관대했던 그 사람은 스페인을 가보고 싶어했던 나에게 이렇게 알함브라의 인상을 전해주었다. 거진 십 년이 흘렀나 보다. 나는 여전히 가보지 못한 알함브라 궁전의 낙조를 꿈꾼다. 

나에게 스페인은 눈물이다. 대학시절 힘겨운 시간들, 단짝친구와 스페인에 가는 꿈을 얘기하며 버티곤 했다. 왜 하필 스페인이었냐고 묻는다면, 우연히 제2외국어로 택한 그 언어에 대한 마력과 그냥 듣는 것만으로 가슴결에 물방울을 퉁기는 것같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한 막연한 이끌림이었다고밖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생살을 나눈 것 같이,가슴을 꺼내 펼쳐 서로 보여준 것 같이 교감했던 나와 절친은 이제 서로 각자 다른 길을 걷는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스페인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드문 드문 안부 전화를 타고 알함브라 궁전의 꿈은 각자의 길로 나뉘어 날아가 버렸다. 당연히 그녀와 함께 할 것이라고 꿈꾸었던 알함브라 궁전행은 아마도 홀로, 혹은 가족과 함께 하는 것으로 아니면 그마저도 아득히 먼 곳으로 밀려가고 말았다. 

노을빛으로 물든 조용한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나타나는 광장에는 오후 무렵이면 거대한 토파즈로 변하는 금빛 성당이 있다. 고성에 올라 밤의 전주곡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쓸쓸한 들판을 바라본다. 저 안쪽 언덕 위에는 누군가가 피워 놓은 빨간 모닥불이 희미하게 떨리고, 들판 위로 노란빛을 띤 꽃가루가 하늘거리며 날아다닌다. 도시는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고 교회에서는 저녁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도시는 꿈결 같은 분위기에 젖어든다...... 밤이 서서히 세상 위로 내려 앉는다. 소나무는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 망루에 둥지를 튼 황새들은 종루 위로 날아오른다...... 곧 달이 뜨면 온 세상이 은빛으로 물들어 가리라.
-p.24 

스페인의 여정에는 이 책을 반드시 가지고 갈 것이다. 로르카. 우리는 종교적인 동시에 세속적이어야 한다고, 모든 것을 보고 또 모든 것을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돋구었던 이 시인의 기행문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독자들의 몸에 화인처럼 눌러 넣는다. 죽어 있는 문자들은 시인의 초혼에 응답하여 이윽고 일어나 뚜벅뚜벅 책장을 걸어 나온다. 스페인 남부 카스티야, 안달루시아, 갈리시아 지방을 스승과 함께 여행한 대학생의 여정에 우리들은 무임승차하여 그가 불러주는 노래와 그가 그려주는 그림과 그가 읊어대는 시에 혼곤하게 취하고 만다. 문장 하나 하나를 자꾸 돌아가 되짚게 된다. 너무 예뻐서 너무 아까워서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 보고 어루만지게 된다.  

해가 뜨자 푸르스름한 빛이 감돌던 고요한 새벽하늘에 찬란한 빛이 퍼져 나가 알함브라의 오래된 탑들이 빨간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언덕 위의 하얀 집들은 상처 입은 듯 벌걿게 물들어 가고, 그늘진 곳은 초록빛으로 화사하게 반짝거린다.
-p.136 

시인이 붙잡아 펼쳐 준 알함브라의 여명은 그것의 낙조만큼이나 매혹적이다. 그가 돌올하게 서는 지점은 빨간 별처럼 빛나는 알함브라의 뒤에서 상처 입은 듯 벌겋게 물들어 가는 하얀 집들에 대한 응시다. 상처 입은 듯 벌겋게. 유럽의 마지막 이슬람 왕국의 찬연한 번영이 처절하게 이지러져 가는 지점에서의 그라나다에 대한 그의 묘사는 흘러가는 풍경을 우리의 몸에 심고 그 속에서 스러져간 생명들을 추모하는 하나의 경건한 제례같다. 

그의 풍경에는 눈물 흘리는 소리가, 빛깔을 계속해서 갈아 입는 슬픔이 뭉근하게 배어 있다. 시간이 훑고 지나가 그 무자비한 권력으로 모두 황폐하시키고야 말 그 유한한 아름다움을 더듬는 그의 모습은 그래서 하나의 삶의 은유 같다.  우리는 다 어쩔 수 없는, 어쩌지 못하는 것들을 더듬더듬거리며 삶을 살아 나가지 않는가.

그리스도교라 불리는 사람들은 절대로 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도리어 세상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의 상처를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가엾은 이들의 지친 영혼을 달래줄 뿐 아니라 그들에게 선을 알리고 평화를 전해야 한다.
-p.44 

로르카! 그는 자신의 글을 몸소 풍경으로 구현한다. 반파시스트 운동을 하다 고향 그라나다에서 프랑코 정권의 극우 민족주의자에 의하여 사살되어 서른 여덟의 청년의 모습으로 영원히 정지하게 된다. 그의 풍경은. 그리고 나의 인상은. 

이 책을 가지고 알함브라로 가는 그 날 아마도 마침표를 찍게 되지 않을까.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7-1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르카.

알함브라. 두 기억을 갖고 읽고, 음악 한 곡 남겨 두고 갑니다 :D


blanca 2010-07-11 09:59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이 제 페이퍼를 완성시켜 주시네요^^ 이 책도 바람결님 덕분에 읽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이거 기타로 연주하실 수 있으세요? 생각보다 쉽다는 의견이 있어서요^^ 저도 이거 때문에 클래식 기타를 배워보고 싶어요.

비로그인 2010-07-11 10:38   좋아요 0 | URL
아 제가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대학 고전기타동호회 할적에 왜 기타 많이 배워 두지 않았나 하는건데요.
당시에 선배들이 기타 하나 안치고 맨날 딴짓하는 저를 참 고맙게도 잘 받아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함브라.. 이게 저 트레몰로를 정확하게 치려면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압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제 기억으로는 카르카시 교본(?)에 있었던 것 같은데 당시 기타를 제일 잘 치는 사람들도 겨우 연주하곤 했었으니 말이죠..

클래식기타 저도 언젠가는 꼭 배우고 말겁니다. ^^

느린산책 2010-07-10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저에게 알함브라는 첫번째 로망이거든요.
알함브라 라는 단어만 나와도 무조건 구입입니다~ ㅎㅎ
워싱턴 어빙의 <알함브라>도 아주 환상적이었답니당^^

blanca 2010-07-11 10:00   좋아요 0 | URL
가슴뭉클님, 어빙의 <알함브라>를 찾아 보았는데 분량이 만만치가 않네요^^;; 이 작가 덕분에 지금의 알함브라궁이 복원될 수 있었다니 꼭 한 번 용기를 내보아야겠습니다. 가슴뭉클님 덕분에 어빙의 알함브라를 읽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0-07-1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권해주시는 책은 모두 품격이 느껴져요.
이 책도 당장 보관함에 담아가요^^
스페인!! 저도 정말이지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에요.

blanca 2010-07-11 10:01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이 책은 바람결님 서재에 갔다가 알게 되었어요. 프레이야님도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정말 한 줄 한 줄 줄그으며 읽에 되더라구요. 시인이 쓴 산문이 참 매혹적인 것 같아요. 번역의 한계를 넘어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어요.

2010-07-11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1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7-1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눈에 화악 그려지는 리뷰예요~. 저는 대학생 때 그리스 섬나라의 일곱 빛깔 바다를 그리 보고파 했습니다. 언젠가는 이루고 싶어요... 그런 꿈을 가진다는 건 참 좋아요~ 살고 싶게 하잖아요.

블랑카님,, 신랑들이 해외 여행을 내내 거부하면 우리 둘이 홀랑 떠날까요? ^^

blanca 2010-07-11 10:04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그리스 산토리니의 그 하얀 마을! 포카리 스웨트! 맞아요. 저, 거기도 꼭 가보고 싶어요. 어딜 가고 싶다고 꿈꾸는 것 참 좋은 것 같아요. 진짜 마녀 고양이님이랑 여행 떠날 날이 올 수도 있을까요?^^

stillyours 2010-07-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의 페이퍼를 천천히, 정성들여 읽었어요.
늘 그렇듯:)
그러고 나서 바람결님이 올리신 음악을 재생시키고 또 한 번 읽었답니다.
아직은 고요한 일요일 아침.
두 분 덕에 여행지에서 눈뜬 아침 같아요.

blanca 2010-07-12 12:32   좋아요 0 | URL
moon님, 감사합니다. 답글이 늦었습니다. 제 글 읽고 조금이라도 마음의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성들여 읽어주신다니 기분이 참 좋네요.

비로그인 2010-07-11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근래 읽은 가장 멋진 리뷰였어요, blanca님. ^^ 책 표지도 근사하군요. 여행서보다 이런 책 한권이, 보는 것보다 느끼는 여행을 만들어 주겠지요. 꿍하니 앉아서 일을 하다가, 저도 문득 스페인 남부의 거칠고도 고풍스러운 풍광을 그려봅니다..

blanca 2010-07-12 12:34   좋아요 0 | URL
Manci님, 어제 안그래도 커피숍에 갔다 옆에 아가씨가 여행 서적들 좌악 펼쳐놓고 행복해하며 읽는 모습 보니 또 부럽더군요. 그녀는 벨기에 관련 책들을 보는 것 같던데..

여행은 삶의 쉼표 같은 것 같아요. 한 번 갔다 오면 정말 마음에 시원한 바람 하나를 품고 돌아오는 것 같은 기분. Manci님 토지도 완독도 아주 멋진 여행을 갔다 오신 것과 같은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부러워할게요.^^

穀雨(곡우) 2010-07-1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 잠시 스페인어를 배웠어요. 영어보다 훨씬 쉽다는 선배의 꼬임에 빠져 언어는 뒷전이고 스페인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지요. 음...aqui llueve mucho.(여기는 비가 많이 왔어요.^^) como estas? (어떠세요?)
기억이 전혀 안나네요. 그때 배운 허접 스페인어로 제아이디 중 대표는 항상 siempre로 쓴다는...^^
블랑카님, 스페인, 알함브라궁전에 가시길 바랍니다. 리뷰가 바람처럼 마음을 내어 모네요. 쵝오..

blanca 2010-07-12 21:23   좋아요 0 | URL
곡우님, 우아, 여기는 비가 많이 왔어요,라를 기억하신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기억이 안나는데요^^;; 그렇죠. 정말 매력적이고 공부하는 만큼 앞으로 쭉쭉 나가는 맛이 있는, 제대로 구사해 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방학때 스터디도 해보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곡우님, 그렇죠. 이렇게 말로 뱉어 놓으면 꼭 이루어지더라구요. 그걸 노리기도 한거같구요^^

잉크냄새 2010-07-1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궁전이 클래식 기타 선율로 유명한 그 궁전이군요.
세상은 발디디고 싶은 곳이 넘쳐나는군요.

blanca 2010-07-13 16:48   좋아요 0 | URL
잉크냄새님의 여정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어젯밤에 가수 이상은이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얘기가 참 와닿더라구요.
 

 

좁은 집이 책 때문에 옆구리가 터지게 생겼다. 마녀고양이님 공주님께서 고이 보고 넘겨주신 영어책전집을 구실삼아
책장을 들여놨다. 삼 단의 아담한 책장에 그 책들을 잘 꽂아 놓고 아이의 다른 전집류도 좀 꽂아 놓고 슬그머니
내 책을 한 짐 떠메고 책장 앞에 앉아 꽂기 시작하자 마침 놀러온 여동생이 양심도 없다!고 저지한다.--;;
아이의 책장에 내 책을 슬그머니 꽂아 놓는 모습이 좀 염치없어 보였던지. 

그래서 다시 다 빼고 육아서만 다 모아 다시 꽂아 두었다. 결국 내 책이지만
이 책장은 암암리에 아이의 것으로 인식된 모양이니 교육에 관련된 것만이라도 일단 모아 정리해 주고,
동생의 귀가와 더불어 다시 여행서도 좀 꽂아 두었다.  

엄마의 서재, 엄마만의 책장, 이런 게 참 생소한 모습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남편을 위해 서재를 꾸며 주는 여자들은 보았어도 자신만의 서재를 가지겠다고 다짐하는 나의 모습은
조금 생경스럽고 뜨악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는 것 같다. 주제넘은 욕망일지라도 나는 그 꿈을 가지고 가련다.  

----------------------------------------------------------------------------------------------------------------

휴가를 다녀오고 아름다운 풍광을 똑딱이로 담으며 계속 한숨이 나왔다.
미적 감각이 전무한 나일지라도 내가 가지고 싶은 순간들,
느낌들이 솔솔 빠져나가는 맨들맨들한 이미지들이 나의 기술 부족이 아니라 카메라의 탓이라고 자꾸 여기게 된다. 

김영하가 상찬해 마지 않았던 그 롤라이35 같은 손 안에 쏙 들어오는
그러나 중량감 있는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싶다.
그런 카메라만 있으면 이미지가 난무하는, 그래서 그것들을 소중히 존중하지 않게 되는 이런 나의 사진들이 아니라,
현상해 보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그 도도하고 독특하고 묘한 느낌들을 가질 수도 있게 될 것 같다. 

물질에의 욕망은 언제나 사실 심리적 결핍을 구체적으로 물화시키는 것이상이 될 수 없다는 얘기를 떠올려 보며
나는 정작 롤라이 같은 카메라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카메라를 들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글을 쓰는 그의 삶을 동경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런 것도 같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7-07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전 저만의 서재와 저만의 책장을 가지고 있어요.
생경스럽고 뜨악한 것을 넘어서 아주 이기적으로 보인대도...난 그냥 이렇게 살래요.

blanca 2010-07-08 14:16   좋아요 0 | URL
마기님, 부러운 것 투성이에요^^ 맘껏 부러워하고 꿈꿀래용!

비로그인 2010-07-07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만의 서재. 그것이 왜 생소한 것이 될까요.. ^^

"자기만의 방" 그것은 어떤이를 불문하고 꼭 필요한 것은 아닐지요.

방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blanca 님의 눈길이 차곡차곡 쌓이는 그런 방에서 스며나올 그 글자들을 기대해 봅니다..

blanca 2010-07-08 14:18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버지니아 울프가 그랬나요? 여자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미혼때는 이해못했는데 왜 그런 얘기가 필요했는 지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깨달았어요. 나는 아닐거야,라고 했던 게 고대로 예외없이 다 겪게 되네요.

아주 이쁘고 아담한 서재와 그 서재를 가질 만한 능력을 키우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0-07-07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전체가 제 방입니다.
저희 신랑과 딸아이는 제 책을 빌려보고요. 제가 골라주곤 합니다. ㅋㅋ

블랑카님,, 아이의 책장 하나 마련하셨군요.. ^^

blanca 2010-07-08 14:20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덕분이에요. 지금 책장이 비어서 좀 이쁘게 채워서 실사컷을 올려보도록 할게요. 책을 빌려주신다고요 ㅋㅋ 제 남편은 하도 책을 접고 배를 쫙 펴고 늘여놓고 심지어 책 위에 아이스크림 막대기도 올려 놓고--;; 그래서 요주의 대상으로 제 책 접근 근지랍니다. ㅋㅋ

순오기 2010-07-0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없잖아요.ㅜㅜ 제목을 보곤 당연히 사진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자기만의 서재, 비록 주방 한쪽이라도 '나만의 방'을 갖는 당당한 여자가 되자고요.
우린 거실 전체가 내 방이고 내 서재고... 식구들이 같이 뒹굴지만 분명 내 서재라고요.ㅋㅋ

blanca 2010-07-08 14:2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원래 사진 올리다는 게 정신줄을 놓았는지 그냥 써놓고만 말았네요.^^;; 책장을 좀 채워서 사진도 올려볼게요. 순오기님 책장처럼 멋져 보여야 할텐데요^^

gimssim 2010-07-0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서재, 엄마만의 책장...아! 우리의 로망이 아닌가요?
blanca님 너무 상심마요. 세월이 가면 가질 수 있답니다.
한가지 방법은 서재에다 자신의 이름표를 갖다 붙이는 겁니다.
그리구서는 우겨야지요. 내 서재라구요.

blanca 2010-07-08 14:21   좋아요 0 | URL
중전님^^;; 이름표 그거 좋은 아이디어네요. 중전님 생각하면 자꾸 그 툇마루에 단아하게 엎드리신 모습이 어른 거립니다. 예. 믿고 기다려 볼게요. 세월이 가면 좋은 것도 많은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0-07-08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 저도 마찬가지에요. 제 책장으로 쓰고 싶었던 것들이 자꾸만 아이들 책에 밀려서 여기저기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어요.ㅠ.ㅠ
그래도 곧 아이들 크면 나아지겠죠. 저흰 책장이 거실에 있어요. 저도 저만의 서재를 갖는게 꿈, 지금 쓰고 있는 방은 서재라기엔 아이들의 장난감과 저의 책과 컴퓨터와 온갖 잡동사니들이 굴러다니고 있어요. 어서 아이들 자라서 장난감도 좀 정리하고 잡다구리한 것들 버리면 제 서재를 만들거에요.^^

blanca 2010-07-08 14:23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흑흑 동감합니다. 아이가 좀 커야 할 것 같아요. 버릴 것도 좀 버리고 확 뒤집어 엎어서 깔끔하게 만들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오겠죠?

2010-07-08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9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穀雨(곡우) 2010-07-09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대학졸업하고 취업하면서 책을 좀 등한시하다 결혼과 동시에 과감히 다 정리해 버렸어요. 그리곤 슬금슬금 끌어 모은게 어느새 거실한면을 오롯이 차지하더군요. 급기야는 거금을 들여 책장을 맞추고 밀어 넣어 버렸는데,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 딱 이거구나 싶더라구요. 저두 서재는 언감생심입니다. 가뜩이나 좁아서 그냥 이대로 온 집을 책으로 도배하는 날까지 쭉~~~ 하지만 블랑카님은 꼭 이루시길.....^^ 오랜만에 다녀 갑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blanca 2010-07-09 22:08   좋아요 0 | URL
곡우님, 저는 아마 대학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책을 등한시했던 것 같아요. 제가 방황한 시간들이랑 책을 멀리한 시간이 일치하는 걸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런 식으로 책을 사모으는는 것을 합리화하기로 했어요^^ 저는 오랫만에 육식을 좀 했더니 속이 또 불편하네요^^ 그래도 이 밤 아이도 자고 곡우님의 댓글을 읽으니 참 행복합니다.

穀雨(곡우) 2010-07-09 22:31   좋아요 0 | URL
저희집 아이들은 아직 멀뚱멀뚱 잠들 기색이 없네요. 연년생인데 딸래미가 동생이라서 오빠랑 늘 투닥투닥거리네요. 그래도 보고 있음 절로 웃음이 납니다.
근데, 넘의 살 드시고 불편하면 안 되는데, 따따시한 차라도 한잔 드시고 어여 주무시길...^^
 

찰랑이는 20미터의 인공호수 한가운데에 빛의 십자가는 발을 담그고 있었다. 그 십자가를 응시하며 결혼서약을 맺을 신랑 신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었다. 종교적 의미에서라면 그 십자가에는 젊은 예수가 지상의 인간들의 대속을 위하여 그 자신의 삶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지점이었다. 그 지점에서 다시 지상의 인간들은 유한의 존재에게서 무한의 가치를 기대하며 서로에게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개구리들의 악머구리 끓듯 울어대는 절창들이 약간은 음산한 배경음악이 되어 주었다.  



인공호수, 십자가, 그리고 신자석, 통로를 밝혀주는 촛불. 건축가 안도 다타오가
이것들을 통하여 말하고 싶어했을 것들과, 정작 우리가, 내가 느끼고 받아들였을 감흥들은
영원히 비껴갈지도 모른다.  종교적인 신성의 대목일 수도 있겠고, 삶과 인간에 대한 냉연한
관조나 응시일런지도 모른다. 자연과 인간의 삶과 인공물의 순간적인 조응을 얘기하고 싶어했을 수도 있을까.

저 십자가 위에서는 가장 장엄하고 비극적인 몰락이 일어났었다.
그러나 그 몰락의 지점에서 바로 인간들의 삶이, 그 새로운 이야기들이 시작되었다는 반전은
결국 진리의 중핵일런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해석은 맞다. 저 십자가를 응시하며
결혼서약을 하는 우리들의 행위는 이제 이해될 수도 있겠다. 

여기에 가기 전까지 이 책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 평론가 신형철이 온세계가 성공을 말할 때 문학은 몰락을 선택한 자들을 내세워 삶을 바꿔야 한다고 세계는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지칭했을 때, 그 자신에게 비평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하여 아름답게 말하는 일이라고 정의했을 때, 나는 비평이 창작에 대한 열등감을 고루하고 편협한 쪼개기와 버성긴 현학적 어휘와 빈약한 인용문의 짜집기로 호도되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정말이지 놀랍다. 읽지 않은 소설들과 읽을 턱이 없는 시들일지라도 그러니까 내가 알지 못하는 영애와 수철이의 사연들일지라도 그들의 굴곡많은 서사를 해석까지 곁들여 전해주는 중간자덕에 그들을 온전하게 알아내고 나와 통하는 지점까지 가게 되는 마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단순히 문학작품들을 해석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의 소설적 시적인 것들을 건져내어 그것을 때로는 높은 곳에서 조망하고 혹은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고 안보이던 것들까지 세세하게 짚어주는 역할까지 덤으로 하고 있다. 오히려 후자가 더 부각될 정도다. 그의 평론을 읽는 일은 그래서 나의 삶의 비평을 읽는 일과도 같았다.  

특히 사랑에 대한 통찰은 물론 라캉의 그것을 참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억해 둘만하다. 우리에게 사랑이란 대상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대상이상의 어떤 것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 즉 우리는 상대의 존재보다 더 큰 그 무엇을 길들이기 위하여 분투하며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름지어 부르게 되는 것이다. 이 명민한 평론가는 모든 명명은 어떤 실패의 흔적이라고 덧붙인다. 타자를 대상화하는 것이 실패한 사랑으로서의 욕망이라고 한다면 그 존재를 초월해 확장해 나갈 수 그 어떤 것에 경도되는 것, 심지어 그것마저 끊어낼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는 얘기다. 모순 같지만 이끌리는 얘기다. 그에게는 그래서 작별한다,는 능동의 동사가 사랑 앞에서 가능하다.  

"너는 안아도 안아도 다 안을 수 없어 너는 두근거리는 무한이야."(김혜순의 무한특보 중) 

그에게 있어 타인, 자아는 실재가 아니다. 타인의 타자성은 종국에 나의 자아상을 비추고 확장하는 조력물로서 폄하된다. '나'의 근원적인 욕망과 충동에 집중하고 타인의 그것은 무시해 버리고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집요하게 걷어내는 관계에 중독되어 있는 우리의 허를 찌르는 대목이다. 우리는 참혹하고 덜 아름다운 주체를 아프게 직시하고, 타인을 대상으로 소비하는 그 습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그는 강변하고 있다. 사회가 부여하는 외재적 습속이 아니라 스스로가 낳은 내재적 윤리의 규준에 근거하여 세계를 스스로 열어야 하고, 바로 그 길목에 문학이 자리한다고 그는 얘기하고 있다. 타인의 자장을 감지하고 그 속의 고통에 연루되는 것을 책임으로 인식하는 그의 모습은 바로 문학을 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닮아야 하는 바로 그 부분이고 또 문학이 떠맡아야 할 가장 긴요한 책무를 보여준다.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주체라고 부를 수조차 없다는 얘기다. 주체 이전에 먼저 타자가 있고, 존재론 이전에 우선 윤리학이 있다.
-p.165 

작품의 의미를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비평 작업이 텍스트가 '창안'하고 있는 어떤 '삶'의 위상을 진단하는 작업과 결합해야 한다는 그의 비평론은 그래서 지극히 윤리적이다. 결국 우리가 얘기하게 되는 것은 '삶'이다. 또한 삶이라는 것 자체가 타자와의 관계망 속에서 영위되는 한 그에 대한 얘기는 타자와의 엇갈림, 끌림, 어우러짐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래서 텍스트를 비평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녹아든다.  

삶의 좌표를 흔들고 몰락하여 새로운 장으로 뛰어드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문학은 시작된다. 그것은 삶으로 치환되어 해석되도 무방하다. 외형적으로 성공한 삶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 성공한 인생으로 상찬되는 사회에서 그 이면을 들여다 보고 참혹하고 덜 아름다워 때로는 외면하고 싶은 진리로 걸어들어가는 절절한 삶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매혹적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실재와 진리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 얆은 막을 투과해 들어오는 것들에 시선을 돌리며 이 책을 안내서로 가지고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섬 2010-07-06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매혹적이네요.^^ 추천 꾸욱~~

blanca 2010-07-06 18:33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특히 저 물의 십자가는 참 멋지더라구요. 저기로 아이가 갑자기 뛰어들어가는 바람에 식겁했습니다.--;; 이제 꿈꾸는섬님 왕자님들은 다들 건강해졌죠?

꿈꾸는섬 2010-07-08 00:53   좋아요 0 | URL
왕자님들 아니고, 현준왕자님과 현수공주님이에요.^^
ㅎㅎ 모두들 건강해요.^^

stillyours 2010-07-0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얼마 전 배수아 신작 읽고 나서 오늘 아침 <몰락의 에티카> 속 배수아 부분을 다시 펼쳐봤는데!
다시 읽어도, 아무데나 읽어도, 언제고 좋은 평론집. 참 드물고, 그래서 특별한.
블랑카님 페이퍼로 만나니 더욱 좋군요! 저도 추천!

blanca 2010-07-06 18:34   좋아요 0 | URL
아, 배수아 작품을 직접 읽고 다시 보셨군요. 부럽습니다. 원문을 알고 비평을 읽는 맛이 진짜겠죠? 그래요. 이 평론집은 정말 소장가치 백프로인 보기드문 책인 것 같아요. 단순히 글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정말 뭔가를 제대로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참 부럽더라구요.

stella.K 2010-07-0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능 읽어봐야 할 텐데...아쒸, 죽깠다!ㅠ

blanca 2010-07-06 18:35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ㅋㅋㅋ 천천히 읽으셔도 됩니다. 스텔라님께 꼬옥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조금씩 천천히 읽으시면 글쓰시는 데도 도움이 될 듯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0-07-0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실재와 진리에 대한 추구함을 가지고 있을지, 다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언뜻 스칩니다. ^^ 그런데 저 십자가 있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아름답고도 처연하네요~

blanca 2010-07-06 18:37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저는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플 수도 있잖아요.
저기는 북해도의 물의 교회입니다. 담에 꼭 한 번 가보셨으면 해요. 코알라양도 참 좋아할 것 같아요. 감동적이더라구요. 역시 저의 꼬맹이는 저 물로 뛰어들려고 금지선을 뚫고 들어가는 저력을 보여주어 안내원의 눈총을 한 몸에 받아주시더군요--;;

마녀고양이 2010-07-06 19:09   좋아요 0 | URL
분홍 공주님 사진 좀 올려보세요.. 아님 한번 델구 나오든지.
너무 귀여울거 같아요, 보고 싶어요. ^^
북해도 물의 교회.... 기억해두겠습니다.

blanca 2010-07-06 22:14   좋아요 0 | URL
마녀 고양이님, 분홍공주는 오늘도 야단맞고 흐느끼며 잠들었답니다. --;; 잘 나온 사진이 있으면 함 올려 보겠습니다.^^;; 참고로 남편과 같은 곰돌이과입니다. 이쁜 여우가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흑흑.

비로그인 2010-07-0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도 다다오. 복싱 선수였다가 서점 앞에서 우연히 책을 만나 건축가가 된, 그 분이 맞지요..?

그리고 말씀하신 그 비평에 대한 내용은 노스럽 프라이의 책 구절과 맞아 떨어지는 구석이 있는 듯해 반갑습니다.

오늘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blanca 님..^^

blanca 2010-07-07 20:33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이미 알고 계셨군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그의 독특한 이력도 참 생소하게 들리더라구요. 바람결님은 정말 모르는 분야도 없군요^^

아시마 2010-07-0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때로 블랑카님의 글에 대해서 말이죠, 쩜쩜쩜(...) 밖에 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오늘처럼.

보관함에 던져넣었어요. 다음 출장자를 기다립니다. ^^

blanca 2010-07-07 20:34   좋아요 0 | URL
아시마님...제가 써놓고도 나중에 읽어 보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는 지를 모를 때가 많던걸요^^;; 출장자! 한 번씩 어떤 책 보시는 지 올려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아시마님이 어떻게 생활하시는 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잠깐, 기다려 봐. 볼거야. 

휙휙 채널을 돌려대는 옆지기를 툭툭 치며 정작 내가 보려고 했던 것은. 

물론 잉글랜드와 독일의 16강전이 진심으로 궁금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중년의 알랭들롱을 연상시키는, 그 필드에서도 검은 가디건을 시크하게 받쳐 입고
검은 긴 앞머리를 흩날리며 작전지시를 하는 그 감독이었다. 

평론이란 고루하고 깐깐한 훈장이
'웅혼하다', '유현하다' 같은 진부하고 어려운 한자어로
똑같은 얘기를 은근슬쩍 공그르기 하는
졸림을 유발하는 독백이라 생각했던 이들에게(나포함) 

작품을 곱게 조물조물해서 그 결마다 배어 있는
작가의 숨결을 그러모아 우리의 진부하고 그날이 그날같은 삶의 여백에
하나하나 끼워넣어 다시 돌려주는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사려깊게 보여준 평론가 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를 읽다 칠백 페이지를 넘는 이 평론집의
매력에 취하여, 


그러나 이윽고 그가 아직도 아내의 밥이 아닌,
어머니의 밥을 먹고 있다는 고백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그 응큼한 마음과도 통한다. 

그렇다면
지독하게 예쁜 신입여직원의 프로필을 줄줄 읊던 

그 유부남 직원에게
갸가 남친이 있답니다,라고
바람을 좀 빼주자 

결혼할 남자는 아닐거야,라고
자위하는 그 모습에 경악했던
그 축축한 기억도 

결국 그와 나는 오십 보, 백 보 차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나는 응큼한 여자였다 보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0-06-2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이 그리 좋은가요?
평론집은 잘 안 읽게 되던데, 블랑카님 그리 말씀하시니 끌리네요. 으흠...

blanca 2010-06-28 15:45   좋아요 0 | URL
저도 평론집이 많이 팔렸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흑...이거 읽으면서 진짜 놀라고 있습니다. 다만 분량의 압박이-..- 지루하지 않고 줄그을 문장도 너무 많고. 의외로 재미있어요. 그런데 스텔라님! 우리 프레이야님과 함께 미녀 삼총사인 거예요? ㅋㅋㅋ

stella.K 2010-06-28 16:08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기님 말씀에 의하면 영광스럽게도 그렇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러면 우리 셋이서 막 서로 질투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야 경쟁이 돼서 미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겠어요?
서로 너무 좋아라하면 푹 퍼져서 안 되는데...
이거 클났습니다. 블랑카님을 질투해 말아?ㅋㅋㅋ

근데 정작 프레이야님은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요.ㅜ

비로그인 2010-06-28 16:00   좋아요 0 | URL
알아요 알아~~~
프레이야님도 알고계셔~~ㅋㅋ.

stella.K 2010-06-28 16:08   좋아요 0 | URL
엇, 그래요?ㅎㅎ

2010-06-28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6-2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미녀들이 응큼하기까지 하면 곤란한데요...
이 세상 남자들 다 채가려고? 하기사... 요즘 같아서는 다 가져도 될거 같기두 해염! ^^

blanca 2010-06-29 09:48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ㅋㅋㅋ 이건 단지 마기님이 추측하신 거에 불과하잖아요^^;; 응큼한 건 맞아요.ㅋㅋ

자하(紫霞) 2010-06-28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에다 응큼하고 세상 남자들까지 다 채가시면 정말 안됩니다.
전 설 곳이 없어요~

stella.K 2010-06-28 18:2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베리베리님, 걱정말아요.
세상엔 꼭 미녀만 잘 살라는 법이 없어요.
귀여운 사람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blanca 2010-06-29 09:50   좋아요 0 | URL
베리베리님 ㅋㅋㅋ 알고 봤더니 베리베리님이 초절정 미녀였던 거 아닐까요? 저는 단지 응큼하기만 하구요 ㅋㅋㅋ 이런 반전 있음 안되는데--;;

전호인 2010-06-2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조숙녀보다는 때론 응큼한 여자가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ㅎㅎ
요조숙녀도 나름의 매력은 있지만 그래도 나이먹어가면서 응큼해지는 것도 권할 만 하지요. ㅋㅋ
저도 응큼한 남자이고 싶어요.

blanca 2010-06-29 09:50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남자들은 본래 응큼한 거 아녀요? 긁적, 긁적^^;;

전호인 2010-06-29 15:31   좋아요 0 | URL
어휴.
본능은 있을지 몰라도 본래라는 것은 없습니다.
수컷의 본능?
써놓고 보니 이상하네.ㅜㅜㅋㅋ

루체오페르 2010-06-29 16:18   좋아요 0 | URL
성욕구에 관련해 남녀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면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대해서도 생각할것이 많죠,
남성이 여성보다 성욕구가 훨씬 많고 커서 문제도 많습니다, 성범죄뿐만 아니라 폭력,과격성으로도 이어지기에...그런데 나이가 들면 그 정도가 확 꺽인다고 하더군요. 비교해서 여성은 좀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요. 급격한 호르몬의 감소때문에 갱년기에 발열,우울등의 증상도 나타나고요. 산후우울증이 나타나는 이유중 하나가 몸을 꽉 채우고 있던 태아가 나가고 자리가 비면서 심적 공허감, 태아와의 정신적 유대유착관계를 증진시키고 행복과 모성애를 느끼게 하는 옥시토신의 급격한 감소 때문이죠. 10,20대 건강왕성한 남자라도 테스토스테론이 부족or억제면 여자보다도 무덤덤하고 고령이라도 넘치면 왕성하겠죠. 블랑카님의 댓글에 토를 다는게 아니라 블랑카님과 전호인님의 댓글을 보니 일반적인 인식이 떠올라서요. 남자들을 변태,음란하다고 무조건 백안시하는 심한 경우는 물론 극소수지만 너무 심하게 몰아대진 않았으면 하는 변명 아닌 변명,대변 아니 대변 이랄까요.ㅎㅎㅎ; 인류가 유지되온데는 이런 이유도 있는거 아닐까 싶네요.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에 성적인 여러문제로 소모되는 에너지를 원하는데 쓸수있다면 도움이 클텐데...알고보면 남자도 슬픈 동물입니다.^^; 호르몬에 좌우되는 우리의 육체..는 그렇다치고 정신까지 그런것보면 육체보다 과연 정신이 위대한건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아,무슨 말을 하는건지ㅋ 실례했습니다.^^;

ps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성이 있기에 인간이라면 지키는게 당연할걸, 참지못하고 성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에겐 이런것들이 절대 변명이 될수없죠. 저는 그들을 xxx 취급합니다ㅋ

stella.K 2010-06-30 10:47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존경합니다.
남자분이시면서 적확한 표현을 쓰시내요.ㅋㅋ(나도 응큼한가?ㅜ)

루체오페르 2010-06-2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고 유쾌한 페이퍼네요.^^
블랑카님과 몇분께서 독일 감독 이야기,칭찬 하셨던게 생각나서 보니 이런 것이...

http://www.youtube.com/watch?v=a52b0qvBQjU

빨간 약을 드시겠습니까? 파란 약을 드시겠습니까? ㅎㅎ

blanca 2010-06-29 14:52   좋아요 0 | URL
루체님! 저 완전 충격받았습니다. 흑흑. 그거 먹은 거 맞죠! 싫어졌어요--;; 파는 것 까지는 어떻게 해도 먹기까지 하는 건--;;

루체오페르 2010-06-29 16:31   좋아요 0 | URL
ㅎㅎ 빨간 약을 드셨군요!
저도 빨간 약 먹는걸 즐겨합니다.^^; 주소남기면 보통은 보실테고 블랑카님의 로망을 지키기위해 말것인가 고민했는데 왠지 죄송하네요.^^;

안그래도 해외에서 먼저 이슈가 됬는데 심리학적으로 불안할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발현된것 같다는 분석이 있더군요. 여튼...좀 충격 ㅋ; 뭐 그럴수도 있...나요?ㅎㅎ

2010-06-29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9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질 수 있는 곳에 닿을 수 없는 것들을 비비적대는 게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떤 장소든 이윽히 응시하게 되면 기시감에서든, 그곳과 관련된 추억에서든 삶을 물큰 베어물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릉 근처에 짬뽕이 맛난 중국집이 있다는 소문에 용감무쌍하게도 한창 자신의 걸음마능력 과시에 심취하여 있는 아이까지 데리고 물어물어 가게 되었다. 세계의 끝이 있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그럴듯한 지평선 대신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좁다란 계단길이 어서 올라와 보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시원한 짬뽕 국물에 별점을 매기는 와중에 아이는 벌써 하늘로 달음질치고 있었다.  

아이를 잡으러 간 엄마는 그 계단 끝에 펼쳐진 세상에 아연했다. 그 계단은 다시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있었고 좁다란 골목길에 아기자기한 삶들이 올망졸망 매달려 있었다. 마치 숨어 있는 엄지공주 동네 같았다. 그 골목 속에 뛰어들려는 찰나 아이는 또다른 곳으로 튀었고 오직 그 아이를 잡으러 다녀야 하는 중대 책무를 잊으면 안되는 어미는 아쉬움을 씹으며 그 동네를 떠났다. 

지금도 궁금하다. 그 숨어 있던 골목길의 사연들이. 

거기 사람들은 터널 아래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느리게 살았다. 어깨 높이의 담장 위를 올려다보면 채반에 무를 썰어 말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푸른 플라스틱 화분에 줄맞춰 심어놓은 고춧대엔 고추가 빨갛게 익어 매달려 있었다.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중 

아이는 절대 전진하지 않는다. 하나하나 다 참견해야 한다. 평상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도 기가 막히게 신기하고 골목길에서 열심히 훌라후프를 돌려대는 열 살 남짓의 언니한테도 한 몫 거들어 봐야 한다. 책을 읽듯 풍경 하나하나를 짚고 해독하려 한다.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하는 나에게도 그런 풍경들은 또다르게 흘러들어 온다. 예전에는 나와는 무관한 배경으로 그저 뒷걸음질치는 차창 풍경 같았던 그것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너무나 절절하게 들어와 박힌다. 그리고 그곳의 사연들이, 그곳의 삶들이 궁금해진다.  

 

그런 길들을 섬세하게 뷰파인더에 담고 넘치지 않을 만큼만 참견하고 또 거기서 얻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을 청랑하게 펼쳐 놓았다.  서울 통의동, 부암동, 청파동 만리시장길, 부산 문현동 안동네, 서울 상도동 밤골마을, 논산 황경읍 황산마을 등 이제는 사라져 가는 골목길을 온 몸으로 더듬더듬 읽어 나간 시인의 겸손하고 아늑한 얘기가 다사롭다. 읽고만 있어도 괜히 자꾸 마음에 물기가 차오른다. 

사람들이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 물건을 버리는 순간 자기 생의 한 부분이 휘발할 것이고 그러면 그 질량 만큼 외로워질 것이란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p.102 

나의 헛된 집착을 누군가가 이렇게나 명징하게 해석하여 합리화해 준다면 그 순간은 그 작가를 전적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런 작가가 바라 본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마다 매달려 있는 삶들은 그 자체로 각양각색의 인생의 은유 같아 묵직하다. 가벼운 책인 것 같으면서도 가슴께가 둔중해지는 까닭이다. 

시인은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지점에 골목을 들이민다. 신산하지만 고달프지만은 않고 약간의 처절함을 안고 있지만 너그러운 이 삶들도 이 시대의 마구잡이식 개발 논리 앞에서 몸살을 앓는다. 이 골목길들은 대부분이 스러져 가는 길목에 있다. 다만 다행인 것은 그것이 최종적 귀착점이 될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각종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존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이다.

통영 동피랑에는 '파고다 까페'가 있다. 어느 방문객이 마치 영화 속 '바그다드 까페' 같다고 한 칭찬을 '파고다 까페'로 해석한 귀가 어두운 구멍가게 주인 할아버지의 작명 덕택이란다. 바그다드 까페보다 이 파고다 까페에서 아이스케키 하나를 사들고 평상에 퍼질러 앉아 해가 홍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이 삶에서 그 순간 만큼은 정지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가져보면서.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6-2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되고 반들반들해졌지만...품위와 기품이 있는 아름다운 골동품같은 블랑카님의 글!

blanca 2010-06-24 15:27   좋아요 0 | URL
마기님, 그 골동품에 마기님의 댓글을 넣어 두겠습니다. 써놓고 보니 조금 간지럽네요^^;;

꿈꾸는섬 2010-06-2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 물건을 버리는 순간 자기 생의 한 부분이 휘발할 것이고 그러면 그 질량 만큼 외로워질 것이란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역시 시인이에요.^^

blanca 2010-06-24 15:28   좋아요 0 | URL
그죠, 그죠. 꿈꾸는섬님 원래 시를 잘 안 읽었는데 정말 시인은 소설가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그냥 쓴 문장 하나 하나가 다 예사롭지 않더라구요.

stillyours 2010-06-24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엊그제 이 책을 가만가만 쓰다듬으면서 읽었어요.
아득하고 고요한 느낌의 이 책과 블랑크님의 글이 정말 잘 어울리는군요:)

이야기와 기억을 품고 한 걸음 늦게 현재를 따라오는 길들 곳곳
사진들, 구절들, 그 느낌들이 짠-하게 남습니다.

blanca 2010-06-24 15:29   좋아요 0 | URL
moon님 찌찌뿡! 이 책을 읽으셨군요. 괜히 맘이 뭉클해지죠! 진짜 짠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6-24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혼자살다보니 저도 자꾸만 물건들에 정을 주게 되는거 같아요.

blanca 2010-06-24 15:30   좋아요 0 | URL
고고씽휘모리님에게는 따뜻한 오이지군이 있잖아요. 닉네임도 넘 이쁘고 달짝지근해요.

무해한모리군 2010-06-25 09:32   좋아요 0 | URL
여기가 내 공간이고 내집이라는 걸 확인시켜줄게 그 시시한 것들 밖에 없으니까요..
오이지군은.. 자기집이 있어요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6-24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사진이 이쁜 책이네요. 또 갖고 싶게 만드시네. 저런.

blanca 2010-06-24 15:32   좋아요 0 | URL
저 요새 또 책지름신 와서 엄청 쌓아놓고 있어요...이 책 참 좋아요. 저 딸애 어린이집 가면 이 책에 나온대로 골목길좀 가보려고 해요. 서울에 있는 곳부터.

2010-06-24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4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10-06-2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스케키 하나를 사들고 평상에 퍼질러 앉아 해가 홍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
시적인 표현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
해가 홍시처럼 떨어지는 것!
저도 보고 싶은데요.

blanca 2010-06-24 15:33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아직 제대로 석양을 보지 못했어요. 아니면 봤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나 봐요. 꼭 그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워낙 멀어서요--;;

순오기 2010-06-2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어우러진 블랑카님의 감성적인 글은 늘 감탄하게 만들어요.
무엇이든 버리지 못하는 제게도 합리화의 구실을 만들어주네요.^^

blanca 2010-06-24 15:3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맞아요. 저도 참 못버리겠더라구요. 특히 옷. 책. 조만간 결단을 내려서 정리좀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6-2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그다드와 파고다의 발음...재밌는 사연입니다.

blanca 2010-06-25 15:06   좋아요 0 | URL
노자님, 그죠! 할아버지가 바그다드를 모르시니 파고다로 해석하셨나 봅니다. 그 사연이 더 멋진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10-06-2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떠한 공간에 나를 세웠을 때 느껴지는 말 못할 기시감의 정체가
블랑카님의 글로 드러나는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님의 글이.^^
위의 인용구 102쪽의 글귀는 무릎을 치게하네요.
제가 그동안 버리지 못하고 꾹꾹 눌러재워두었던 것들을 요즘 대거 버리고 있어요.
아, 어쩜 그리도 재워뒀을까요. 버려야 또 신선한 것으로 채워진다는 걸 몰랐어요.
추억을 붙들고 있기보다 그것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줬어야 한다는 것도요.^^
모든 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놓치고 나면 벌써 달아나 버리는 바람같은 것들.

blanca 2010-06-25 15:04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잘 버릴 수 있는 것도 잘 살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맞아요. 어떤 물건을 버리면 그 물건에 얽힌 추억까지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우려. 저도 프레이야님처럼 버리지 못한 것들을 잘 정리해서 버리는 그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穀雨(곡우) 2010-06-2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면 난데없이 아주 오래전 기억이 불쑥 떠오를때가 있습니다. 그때 뜀박질하던 골목, 다닥다닥 붙은 지붕을 밑으로 구부다보던 야산의 기억. 모든 것이 아련하게 펼쳐질기도 한답니다. 아마 세월이 너무 빨라 공간의 깊이가 마음 속에 채워지기도 전에 변화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러니 항상 그때의 기억만 가득 추억으로 자리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공상에 잠겨봅니다. 감사...^^

blanca 2010-06-25 15:05   좋아요 0 | URL
곡우님, 저는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자꾸 예전 생각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아련해져요. 왜 그렇게 할머니가 옛날 저 세 살 때 얘기만 계속 했는지도 최근에 제 아이를 보면서 깨달았답니다. 이 때 바로 이 때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왜 지금에서야 깨달아야 하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 공상이 곡우님을 행복하게 한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10-06-2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트윗에서 '알라딘서재'에 블랑카님 글 소개해 놓은 글 보고...
블랑카님의 글은 블랑카라는 이름처럼 아름답죠?! 그랬더니....
으악 메피님이 스트리트 파이터의 블랑카를 검색해보라잖아요~~~
나 지금 이르는 거예요!
마기는 고자질쟁이!

blanca 2010-06-25 22: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마기님 저 쓰러집니다. 개그맨 블랑까도 있잖아요. 예전에 과장님이 저닉넴보면 자꾸 그 개그 연상된다고 바꾸라고 한 적도 있어서 뭐 괜찮습니다.--;;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이건 한 단계 위인데요. 메피님한테 따지러 갈까요?ㅋㅋ

비로그인 2010-06-27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저 아릿한 풍경은 또 누군가에겐 고단한 삶의 일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서울에 한해서 요새 각종 재개발(과연 그게 재개발인건지..) 로 이런 풍경들이 사라지는 것도 아쉽습니다.

blanca 님 올리신 글 읽으며 빨리 실행해야겠지만 올해 안에는 꼭 카메라 들고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음.. 비록 내 보기 좋아도 아무데나, 상처인지도 모르고 렌즈 들이대는 짓은 하지 않으려고요.

blanca 2010-06-28 15:19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마지막 대목 정말 중요한 곳을 짚어주셨습니다. 이 책에도 나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상대의 허락없이 그 삶을 피사체로 마구 잡아버리는. 타인의 삶을 한낱 구경거리로 치부하는 습속. 이런 곳까지 잊지 않고 챙기는 님의 배려가 놀랍네요.^^ 저는 내년쯤이면 조금 자유로워져서 서울 성벽탐험도 좀 나가고 창덕궁 자유관람도 좀 해보고 그럴 꿈에 부풀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