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말에 첫 글을 썼으니까 살아온 이력이 적지 않게 녹아 있다.
물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닉네임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또 다른 나인 것도 분명하다.
때론 솔직하게 때론 온라인의 특성에 기대어 연결된 알라디너들과의 인연은 반짝거리는 추억이 되기도 하였고, 일부분으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뉴스거리는 늘 많았지만, 그 중에 10가지씩이나 고르는 일은 늙어가는 뇌에 대한 가혹행위에 가깝다.
나의 서재를 돌이켜 보면 아마도 기억에 근접하지 않을까 하여 둘러보았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1. 알라디너의 순환
서재 초반에 교류가 있었던 분(닉네임)들의 사라짐과 새로운 분들의 등장이라 하겠다.
최근에 다시 근황을 얘기하는 분도 있지만, ‘내 글’과 ‘내가 남긴 댓글’의 자취는 마치 유물처럼 남아있다.
짧거나 혹은 길지만 얕은 관계망의 한계를 이겨낸 지인들이 그래서 더욱 고맙다.
이분들은 어디 갔지.
평범한 여대생(yes24가면 만날 수 있다 ㅎ)
정군, 깍두기, panda78, 딸기, 바람구두, 가을산, 숨은아이, 날개, 자명한 산책
그 외 다수..
2. 서재 시스템의 개편에 따른 이용 행태
타인의 블로그 게시글을 쉽게 퍼 갈 수 있었던 시절은 다수를 논쟁으로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았고,
뉴스 기사 같은 저작권 처벌이 강해지면서 [펌] 글이 대폭 사라졌다.
초기에는 주간 순위에 들면 5천원씩 주는 제도 때문에 온갖 글들이 경쟁적으로 올라왔었으며,
받은 혜택을 돌려주는 개개인이 벌이는 이벤트도 자주 있었다.
이벤트 사례) ㅎㅎ
http://blog.aladin.co.kr/biometrics/category/1496623?communitytype=MyPaper
http://blog.aladin.co.kr/biometrics/2383549
3. 트위터 이전의 파도타기
이슈에 민감한 몇몇 헤비 유저들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했다.
노무현, 이명박 정권 내내 수 많은 이슈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나 할까.
적절함과 과잉, 때론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다양한 사람들 덕에 뛰쳐나가거나 해서 집단 린치 또는 특징인냥 보여지는 면도 있었다.
그 외 성격테스트, 무슨 무슨 테스트는 여러 사용자들에게 쉽게 전파되는 단골 메뉴.
4. 진보적 색채, 그것이 마케팅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
희한하게도 진보적 색채를 가진 사용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편이(었)고, 그것이 곧 알라딘 온라인 서점의 특징이 되어 인문, 사회과학 서적의 마케팅이 좀 더 눈에 띄는 면들이 있었다. 마치 알라딘 서점이 진보적인 매체처럼 역할을 일부 하였는데, 그것은 곧 알라딘의 목줄이 되어 비정규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떻게 끝났나? )
5. 사람은 바뀌어도 반복되는 논란
단군도 울고 가실 중복서평이라던가, 마일리지, 땡쓰투, 알사탕 같은 금전적 이득에 관한 공정성 및 확대개편 같은 것들을 문제 삼는데, 요즘은 이슈가 되질 않는다.
6. 알라딘과 알라디너의 공생과 진화(?)
과거 동네 서점이 맡았던 지역 커뮤니티를 온라인에 일부 옮겨 놓은 면이 있다고 본다. 인적 네트워크와 이슈 공유와 확대, 재생산, 도서 출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온라인 서점의 기대 효과가 아니었다. 단지 유통비를 줄여서 책을 싸게 구입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놀라운 면이기도 하다.
소비자의 권리, 생산자로의 혜택이 매출과 어떻게 연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라딘은 알라디너의 목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은 하이드님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알라딘 진화의 4할은 하이드님의 DNA였다고 봄 ^^
7. 리뷰어, 소비자와 생산자의 구분을 넘어서다..
워낙 유명하셔서… 로쟈, 파란여우… 두 분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창작활동은 출판시장의 한 획을 그었다.
8. 블로거 베스트셀러
오프라인 서점과는 차별화 된 목록, 가끔 대어를 낚아 올리기도 하기 때문에 나름 유심히 보고 있다. 단 몇몇의 파워 블로거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 일장일단.
9. 알라딘 중고서점의 문어발 확장
이건 개인 관심사인데, 과연 출판 시장에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반값 할인과 더불어 출판 유통의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본다.
(꼭 새 책만이 답은 아니겠지만 )새 책 유통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출판은 위축되고 유통만 커지다가 오그라들까 우려된다.
10. 20대의 청춘은 가고 아빠의 시대가 오다.
이게 가장 핫하지 않을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