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읽었던 <느린 희망>은 쿠바여행기였다.
여행이라는것 자체가 이방인의 눈이라는 근원적인 한계를 가지기에
 그 사회를 총체적으로 보기에는 참 힘든 일이다.
누구나 자신의 안경으로 자신이 보고싶은 것이 먼저 들어오고 많이 보이게 된다.
단적으로 최근에 읽은 쿠바여행기가 두개다.

 

 

 

<느린희망> 과 <원더랜드 여행기>
이 두사람이 여행한 나라가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 두 여행기는 참 다르다.
<원더랜드 여행기>야 사실 굳이 쿠바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책속의 쿠바는 그냥 가난하고, 대신에 사람들은 순박하고, 가끔 사기꾼 같은 인간들도 꽤 많고....
뭐 쿠바라는 나라가 특별하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느린희망>에서 유재현씨가 본 쿠바는 전혀 달랐다.
쿠바라는 나라라고 해서 왜 문제가 없겠냐만은
그래도 지금의 쿠바는 내겐 참 부러운 나라였다.
우리보다 훨씬 못살아도 교육과 의료의 투자에서는 우리나라와는 쨉도 안되는 나라!
국민의 행복을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발끝도 따라가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데 이번에 또 저 <느린희망>덕분에 <황해문화 가을호>에 실린 부탄 여행기를 읽게 되었다.

알라딘에는 <황해문화 가을호>는 안뜨네...
그냥 여름호 이미지로 대신한다. ㅠ.ㅠ

 

 


어쨋든 부탄이란 나라 하면 옛적에 읽었던 여행기가 잠시 떠오르고 또  불교의 나라이기도 하고...
영화 <컵>에서 봣던 축구하는 스님들
그리고 그 스님들이 월드컵에 대해 설명하자 아주 높은 스님이
"아니! 다 큰 어른들이 왜 공 하나 갖고 싸운다냐?"라던 기억이 웃음과 함께 스치는 나라다.
히말라야 산맥 아래 왠지 아주 조용할 것 같은 나라....
근데 이번 여행기를 읽고는 부탄에 대해 아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탄에서는 국민총생산 GNP보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아래 서구의 GNP 중심의 성장논리가 아닌 국민들의 행복을 중심에 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19쪽)

저자의 말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국가 정책에 현실적으로 반영되는냐 하는 것일텐데..

실제로 부탄은 1960년대까지는 공교육이 존재하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모든 국민에게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 교사와 공무원의 순환근무가 실시된단다.
의료 역시 당연히 무상으로 제공되고....
부탄의 정부예산의 18%가 바로 교육과 보건에 할당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재원을 어디에서 마련하느냐였는데 바로 전력의 수출이다.
부탄은 히말라야지역 다른 나라보다 풍부한 강수량과 높은 고도차로 인해 엄청난 수력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이것들을 개발해서 이웃나라로 수출한다.
그런데 이 자원의 개발도 국민의 행복과 환경의 보존을 위해 댐을 설치하지 않고 강의 흐름을 그대로 이용하는 전력을 채택하고 잇다.
관광산업 역시 연간 관광객의 수를 제한하여 부탄의 문화와 전통,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자연환경 보전에 관한 부탄의 철학과 정책은 세계최고순준이라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히려 숲이 늘어나고 있는 나라
헌법으로 '숲을 최소한 전 국토의 60%는 영원히 유지하여야 한다'고 명시하는 나라
이러한 환경보호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를 국가에서 보상해주는 나라

이런 나라를 우리보다 못산다고 할 수 있을까?
쿠바, 부탄 작은 나라이지만 오히려 큰 나라이다.
그들의 행복한 실험이 부디 성공하기를....
그리고 그 실험이 지구촌 곳곳에도 퍼져나가기를....
내 나라가 제발 이런 마인드좀 배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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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12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탄의 국민총행복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신선했어요. 희미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참 좋은 책 소개, 잘 보았습니다.

마노아 2006-10-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신선하고 감동적이에요. 그리고 부럽네요.

하늘바람 2006-10-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지금 우리나라의 어수선함과 불안함과는 참. 달라요

바람돌이 2006-10-1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중요한건 지금 당장이 아니라 국가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하는거겠지요. 어찌보면 부탄은 아직 자본주의라는 괴물에 완전히 잡아먹히진 않았기에 저런 생각들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쨌든 부탄이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노아님/네 부럽죠. 저도요. 이민은 받아줄래나? ^^ 그래도 이민보다는 내가 살고 있는 이나라가 저 나라들 처럼 되는게 더 좋겠죠. ^^
하늘바람님/뭐 저 나라들이라고 고민이나 문제가 없겠습니까만, 그래도 고민의 질적 수준이 다르다는 생각은 자꾸 드네요.

코마개 2006-10-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부탄을 다녀온 저 부르주아는 누구란 말인가? 부탄은 관광객 수를 제한해서 체류일당 700달러인가 내야해요. 담배의 판매와 흡연이 금지된 나라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책 한번 보시면 부탄에 대해서 잘 알수 있을 듯.

국경을넘어 2006-10-1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탄이라는 나라 참 재미있네요. 전기, 숲, 국민총행복...

파란여우 2006-10-1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탄에 가면 부탄가스로 밥은 못 해먹겠죠?
아아, 이런 멋진 글에 이런 저질의 댓글을!
용서하세요. 바람돌이님, 제가 요새 바람을 너무 많이 마시나봐요....

바람돌이 2006-10-13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700달러까지는 아니고 성수기에는 200달러, 그외의 기간은 165달러랍니다. 근데 이 돈에는 숙박료, 최소한의 식사비용, 교통비 및 가이드 서비스 비용을 미리 지불하는거라네요. 그러니까 싼 건 아니지만 부르주아라고 할 것 까지는.... 하긴 뭐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르조아라고 해야 될지도 모르지만.... ^^
저도 전 국토가 금연이라는데는 정말 놀랐어요. 그것도 따지고 보면 국민행복과 맞닿아 있는걸지도 모르겟네요. ^^ 저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란 책은 전에 봤어요. 사실 이 글을 읽기 전에 제가 아는 부탄에 관한건 전부 그 책에서 읽었던 게 다였거든요. ^^
폐인촌님/재미있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근데 또 지나치게 문명화된 저같은 사람을 거기다 데려다 놓으면 잘 살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결론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저런 마인드를 배워 다시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몽상을 한다지요. ^^
파란여우님/부탄가스로 밥을 해먹을 수 있는지 어떤지는 어디에도 안나와있던데... 근데 그거 소지하고 비행기를 탈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부탄에서는 사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앗 저도 바람을 너무 많이 마시나봐요. ^^;;
 

오늘은 간만에 저녁을 여동생네 집에 가서 먹었다.
하지만 얻어먹으러 간 건 아니고 평소에 늘 밥을 얻어먹는 내가 오늘 봉사한 날이었다고나 할까?
김밥재료를 한 가득 사가서 김밥을 열심히 말았다.  나 혼자....
모처럼 친정어머니랑 여동생이랑 나랑 세 모녀가 아이들과 함께 맛나게 먹었다.
근데 내가 열심히 김밥을 말고 있는동안 친정엄마는 잠시도 가만히를 안 있는다.
내내 빨래 개고, 아이들 어지른 것 치우고, 설겆이하고....
하긴 언제나 그렇다.
가끔 우리집엘 와도 뭔가 일거리가 보이기만 하면,
아니 안 보여도 찾아서 한다.
그러지 말고 딸집에 왔으면 앉아서 좀 쉬라고 해도 이게 뭐 일이냐 하시며 늘 움직이신다.

근데 우리 시어머님
아주 가끔이지만 우리집에 오시면 정말 아무것도 안하신다.
뭐 그게 불만은 아니다.
시어머님이 자주 오시는것도 아닌데 모처럼 아들집에 와서 앉아서 계신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손주들이랑도 놀고....
게다가 평소 시댁에 가면 시어머니가 나를 부려먹느냐 하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일하고 와서 피곤한데 늘 앉아서 쉬어라 하신다.
말로만 그러시는게 아니고 정말로 막 부엌에서 내쫒으시며 당신이 직접 밥이며 설겆이며 다 하신다.
평소 잠시도 가만히 못있으시고 늘 움직이신다.
내가 궁금한 건 그렇게 움직이시며 뭔가를 하시는 분이 우리집에 오시면 정말 가만히 잘 앉아 계신다는거다.

근데 우리 친정엄마도 보면 같이 간적은 몇번 안되지만
남동생네 집에 가면 딸집에 간 것 같이 일을 많이 하시지는 않는다.
한 50%정도랄까?

이게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차이인가?
난 그냥 뭐 이정도로 생각했었다.

근데 오늘은 궁금해서 그냥 친정엄마 한테 여쭤봤다.
왜 아들집에 갔을때랑 딸집에 갔을때가 다르냐고.....
그랬더니 울 엄미 말씀하시길....

"며느리는 어려워서 그렇지. 며느리 살림인데 막 뒤지는 것 같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서 그런거다."

갑자기 우리 시어머니가 이해가 되었다.
비밀이 풀린거라고나 할까?
시어머니도 내가 어려우셧던 거구나....
내가 시어머니가 어려운만큼 말이다.

사람의 관계란 참 미묘하고도 조심스럽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달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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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1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렇게 생각하니 더 이해가 잘 갑니다. 어머니 멋져요^^

꿈꾸는섬 2006-10-1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래요. 친정엄마 여기저기서 일거리 찾으시는데 시어머니는 안그러시죠. 며느리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안 그러신 분들도 꽤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어머님이랑 비슷하시네요^^

바람돌이 2006-10-12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저도 꽤 나이도 먹었고 이제쯤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더라구요. ^^뭐 모든 시어머니가 그런건 아니겟지만 그래도 이제 더 잘 시어머님이 이해가 가네요.
꿈꾸는 섬님/님의 어머님도 비슷하신가요? 시어머니 잘 만난 행복한 며느리라고 해야겟죠? ^^

책읽는나무 2006-10-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부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민이를 주말마다 우리집에 데려다주고 일요일에 다시 데려가는 일을 계속 반복하시는 울친정엄니! 우리집에서 정말 한시도 가만히 안앉아계시더라구요.엄마가 오시면 또 청소하실까봐 아무리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아도 엄마 눈에는 지저분해보이는지 쓸고,닦고 하십니다. 심지어는 베란다바닥도 걸레질을 하셨다는~~~ㅡ.ㅡ;;
돌아가신 시어머님도 친정엄니보다 더 깔끔하신 성격탓에 항상 쓸고,닦고 하셨더랬죠..예전에 시누이네집에서도 항상 쓸고,닦고,버리고 하시는 것을 보았었는데 우리집에서는 안그러시더군요..
전요 어떤 생각을 했었냐면요! 울엄마는 주방용품을 엄마가 일일이 정리해서 치워주시는데 왜 어머님은 정리를 안해주실까? 혹시 귀찮아서? 며느리물건 함부로 건드리기 싫어서? 이두가지를 놓고 고민했지만 전 전자쪽에 가깝다고 생각했었어요.
헌데 님의 어머님 말씀을 듣고 보니 후자쪽이 맞군요!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껄~~ 후회가 이네요..ㅡ.ㅡ;;
헌데 울친정엄니는 곧 결혼할 동생네집에 가서도 열심히 청소하고 오시던데..ㅎㅎ
올케가 불편해 할 수 있으니 그만하라고 해야겠군요. 시어머님이 열심히 청소를 하는 모습을 마음편히 앉아서 바라볼 며느리는 또 없을 것이라고봐요..그죠?
시어머님이 청소하시면 며느리도 같이 거들어야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흐를지도?
그래서 어쩌면 시어머님들은 며느리를 생각해서 가만히 앉아주시는지도 모르겠군요...ㅋㅋㅋ

그러고보니 인사가 늦었네요...잘 지내시죠?..^^;;

바람돌이 2006-10-12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오랫만이예요. 부비부비... ^^
요즘 쌍둥이들은 잘 크고 있겟지요. 얼마나 예쁘게자랐을까 보고 싶어요. ^^
우리도 나중에 더 나이가 들면 지금 어머님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겠지요.(에구 그러고 보니 저는 아예 시어머니가 될 기회가 없네요. ㅎㅎㅎ)

하늘바람 2006-10-12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엄마들은 정말 왜그럴까요 저희엄마도 아프면서도 설걷이에 모든 하려고 합니다. 가만 있어 엄마가 해줄게. 그래도 지금은 하실 수 있을 정도니 다행이지만 달을 도와주지 못할 만큼 늙으시면 얼만 슬플까 싶어요.

세실 2006-10-1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두 그 생각했어요. 시엄니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똑같은데 괜히 냉장고 열고 그러면 며느리 흉 본다고 생각하겠지? 하시고, 청소하고 싶어도 며느리가 청소 안해서 흉 본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안하실껄요~~
아무래도 며느리는 며느리인가봐요!
근데 울 엄마는 왜 울집에 오셔도 청소 안하시는거지????

Mephistopheles 2006-10-1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우에 따라서는 "시"자만 들어가면 경기를 일으키는 며느리들도 존재한다고 하더라구요..^^

바람돌이 2006-10-1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어머니들은 그게 참 슬플거 같아요. 너무 나이들어서 오히려 자식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 안그래도 된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해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수 없나봐요. 저희 양가 어머님들도 두집다 경제적으로 어려우시니 자식들 도움 받는거에 어찌나 마음을 쓰시는지 가끔 민망하답니다.
세실님/님은 벌써 그런 생각을 알고 계셨단 말입니까? 역시 고수!!! 세실님 어머님은 왜 딸집에서도 청소를 안하신다구요. 음 전 오히려 바람직한 어머님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메피스토님/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도 한때는 "시"자만 들어가면 경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머리가 지끈 지끈 한숨이 푹푹하는 며느리였어요. 뭐 그게 싫어서 아무것도 안하겠다. 절대 안가겠다 이런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정말 힘들더라구요. 지금도 시집 문화에 적응안되는 부분 많구요. 그냥 시간이 흐르면서 좀 무뎌지고 그러려니 해지는 부분이 많아지는거같아요. ^^

sooninara 2006-10-1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저희같은 어린것들은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친정엄마가 오시면 하두 청소를 하셔서 이젠 오시기전에 제가 대충 치워요. 그래도 오시면 구석구석...ㅎㅎ 집마다 다 상황이 똑같아서 흥미롭네요.

바람돌이 2006-10-1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의 맘이란게 대충 다 비슷할 것 같아요. 근데 제 주변에 보면 안 그런 어머님들도 가끔 계십니다. 뭐 전에는 진짜 공주병 친정어머니땜시 속상해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
 

왠만해서는 정말 왠만해서는 난 두권의 책을 같이 읽지않는다.
뭐 자료를 뒤적이는걸 책 읽는걸로 치지 않는 한에서....
일단 한 번 시작하면 그 책 다 읽을 때까지는 다른 책엔 눈도 안돌리는 형이다.
그리고 일단 읽기 시작한 책은 정말 개판이 아니고선 끝까지 읽는 편이고....
약간의 편집증 증세같기도 하고....

근데 요즘 본의 아니게 두권의 책을 같이 읽고 있다.
일단 학교에서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보는 책.

   <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중국편>
 이 책 정말 무지 크다. 거기다가 당연히 무겁기까지....
평소 집에서 내가 책 읽는 자세를 생각하면 집에서 보는 건 절대 무리다.
거기다 들고 왔다 갔다 하다가는 팔뚝에 관절염 생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일단 학교에 갔다두고 보고 있다.
추석 전에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서 반 정도 봤었는데 추석연휴가 딱 끼었다.
집으로 가져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추석 연휴에 무슨 싶어 그냥 뒀다.
근데 추석 연휴 끝나자 마자 도대체 왜 이렇게 바쁜거야?
비는 시간엔 밀려드는 업무에 줄 서 있는 업무에 이 번 주 내내 시간이 날 것 같지 않다.
거기다 생각보다 진도도 별로 잘 안나간다.
생각했던 것 보다 글자가 많은 것!
거기다가 모든 이름에 한자가 빠진건 정말 치명적이다.
마오쩌뚱, 저우언라이, 천두슈 정도까지는 봐주자. 뭐 워낙에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니까...
근데 그 외에 무수히 나오는 이름들을 중국어 그대로 발음하면 도대체 이 인간이 누구야 싶다.
그 때마다 검색하면서 짜증 만땅이다.
번역자나 출판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흥 쳇!!!

집에 와서는 이것 저것 가벼운 책들을 든다.
근데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

 발터 뫼르스의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이다.
푸른곰 선장이 워낙에 인상적이었던 관계로 처음의 그 신선함은 조금 떨어진다.
아직은 상상력의 파워도 푸른곰선장에는 못미치는 것 같고.....
푸른 곰 선장은 완전 열광이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재밌다.
근데 이게 또 분량이 장난 아니다.
보다가 잠드는게 태반이다.

이래 저래 두꺼운 책을 둘씨이나 붙잡고 있는건 정말 성미에 안맞다.
갑자기 조바심에 허덕인다고나 할까? ㅠ.ㅠ

근데 저 다큐 세계사 중국편 보고 나면 영국편도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시간이 좀 날 것 같은 12월로 미뤄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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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0-10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다가 자꾸 끊기는거 너무 싫어요. 일단 10월 11월 본격적으로 우리 아그들 입시와 성적처리 기간인지라 거의 시간이 안날것 같군요. 아무리 그러셔도 이어서 읽을 수 있는 12월로 넘기겠어요. ^^ (사실 지금 중국편도 중간 중간 끊기면서 읽으니 전체적인 흐름 파악이 제대로 안된다는.... 역시 머리 나쁜걸 탓해야겟죠? ^^;;)

이매지 2006-10-1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흐름 끊길 것 같아서 루모는 미뤄두고 있어요. 중간고사 끝나면 보려구요^^;

바람돌이 2006-10-1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루모는 뭐 나은편이예요. 전 시험 전이 오히려 한가하던데.... 시험 끝나고 나면 더 바빠요. 업무가 성적처리라나 뭐라나..... ^^

urblue 2006-10-1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편의 사진만 꼼꼼하게 보았습니다. 히히. 글은 언제 읽을지 몰라요.

바람돌이 2006-10-11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사진만 보면 3분의 2는 본 것 같은데요. 글은 사실 좀 지루하고 평이하더라구요. 뭐 그냥 개설서 정도라고나 할까요? 가끔은 좀 서양인 독자를 위한 서술이 낯선 부분도 있고요. ^^ 하지만 사진은 정말 멋지죠. ^^
 
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커면서 큰 상처없이 크길 바라는건 모든 부모들이 소망이자 어른들의 소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 그런 큰 상처가 생겨버렸다면....
그것도 유아 성폭행이라는 어마어마한 상처가....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매일 TV뉴스는 그게 남의 일이 아님을 전해준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아마도 내가 자식을 그것도 딸을 키우기 때문이리라....
이야기는 소설이라고 얘기하기에는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아이에게 상처가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아이가 넘어져 무릎이 까졌다고 그 상처를 잊게 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많이 아팠지 다독거리며 약을 발라주고 아이를 달래줄 것이다.
마음의 상처라고 해서 다를까?
감추고 없었던 것으로 기억의 저편에 묻어버리고 한다고 한 번 생긴 상처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상처는 상처대로 드러내어 대면하게 하고 약을 발라주고 치료해준다면
희미한 흉터는 남겠지만 그 상처는 그런대로 아물어 갈 것이다.
마음의 상처라고 해서 다를까?

작은 유진의 할머니가 유진에게 하는 말은 힘들더라도 상처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가르쳐준다.
"니가 그 일을 기억 못해서, 느이 식구들은 영영 그러길 바랬지만 나는 내내 걱정이었다. 늙어서 노망난 것도 아닌데 파릇파릇하니 자라는 것이 지가 겪은 일을 기억 못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단다. 다 알구, 그러구선 이겨내야지. 나무의 옹이가 뭐더냐? 몸뚱이에 난 생채기가 아문 흉터여. 그런 옹이를 가슴에 안구 사는 한이 있어두 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이겨낼 기회를 박탈하는건 어른의 몫이 아니다.
그 상처를 이겨내는건 아이들의 몫이겟지만,
어른 역시 상처를 이겨내야 하면 아이들의 그런 과정을 도울 의무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아프고 힘겨웁다 할지라도....

어쩌면 한편에서 무식해보이고 별 교양없어 보이는 큰 유진의 부모가 그러했던 것 처럼 말이다.
아이보다 먼저 부모가 고통을 회피해버리려고 하는건
아무리 아이를 위한 길이라 변명해도 역시 어른 자신이 고통을 대면할 용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부모는 용감해야 한다.
또한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용감해야 한다.
책속에 여성운동가로 나오는 유진의 남자친구 건우의 엄마와 같은 위선은 아이들 두번 죽이는것일게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부모들이 꼭 한 번 읽었으면.....
우리 아이들이 약간의 도움만 받는다면 얼마나 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알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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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리디아는 할머니와 함께 꽃을 가꾸고 채소를 가꾸기를 좋아하는 소녀다.
자칭 원예사로서 긍지도 대단한 소녀다.
하지만 아빠의 실직은 리디아가 더이상 할머니, 부모님과 살기 힘들게 만들고 다른 도시의 외삼촌 댁에 잠시 맡겨지게 된다.
하지만 전형적인 동화속의 씩씩한 여주인공인 우리의 리디아는 불안감 조차도 기대로 바꿔가며 자신의 상황을 꿋꿋하게 받아들인다.

아직 어려운게 뭔지를 알턱이 없는 우리집의 복받은 녀석들은
"왜 아빠 엄마랑 살 수 없어?"
"엄마 실직이 뭐야?"
"직장이 없으면 같이 살수 없는거야?"라며 도저히 이해안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기야 이렇게 어린 녀석들이 이해할 리가 없지.....

드디어 외삼촌이 사는 도시에 도착한 리디아....
리디아의 불안은 이제 커다란 기차역의 한구석에 조그맣게 혼자 동그마니 그려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곧 외삼촌의 동네에 도착하고..
테라스마다 꽃을 가꾼 마을의 모습은 리디아의 마음을 밝게 해준다.
환경의 변화에 지나치게 절망하는건 어쩌면 오히려 어른들이지 않을까?
아이들은 어디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내고 적응하고 그 생명력이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이제 리디아의 희망은 잘 웃지 않는 외삼촌을 웃게 만드는것이다.
우리집 아이들도 이게 제일 궁금한가보다.
"엄마 외삼촌이 왜 안웃어?"
이건 좀 난감하다.
이 녀석들 주변에 잘 안웃는 무뚝뚝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지들만 보면 항상 웃는 사람들 뿐이니....
안 웃으면 그냥 화났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인지라....
한참을 골똘히 생각해도 대답할 말이 안떠오른다.
"외삼촌이 왜 안웃는지는 엄마도 잘 모르겠어, 아마 리디아도 잘 모를거야.
그래도 웃는게 좋지? 아마 그래서 리디아는 외삼촌을 기쁘게 해주고 웃는 모습을 보고싶은가봐"

리디아의 외삼촌 웃게 만들기 작전은 황량한 건물 옥상을 꽃밭으로 만드는 것.
이 장면에서 책을 보는 아이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책을 들고
"아빠 아빠 이렇게 지저분한 옥상이 이렇게 예쁘게 변했어"라며 소리지른다.
아마도 리디아는 외삼촌을 기쁘게 하기 전에 우리 아이들을 더 기쁘게 해주나 보다.

마지막 장면에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리디아를 기차역에서 꼭 끌어안는 외삼촌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꼬마 소녀 리디아의 기적이 바로 이것이었겠지....
마지막 표지에 보면 이제 리디아는 다시 할머니와 정원을 가꾼다.
바구니에는 꽃씨와 함께 외삼촌에게서 왔을지도 모를 편지들도 가득하다.

처음에는 편지글의 형식이라 아이가 잘 이해할까 하고 걱정되었지만 그건 그냥 기우였다.
아이는 리디아의 정감어린 말투와 그림들에 폭 빠져 버렸으니....

아이에게 "우리도 이제 봄이 오면 같이 꽃씨를 심을까?"라고 말해줬다.
아주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의 모습에 리디아의 모습이 겹친다.
아름다운 것을 가꾸고 그것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라는 리디아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바라고 키워야 할 아이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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