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리디아는 할머니와 함께 꽃을 가꾸고 채소를 가꾸기를 좋아하는 소녀다.
자칭 원예사로서 긍지도 대단한 소녀다.
하지만 아빠의 실직은 리디아가 더이상 할머니, 부모님과 살기 힘들게 만들고 다른 도시의 외삼촌 댁에 잠시 맡겨지게 된다.
하지만 전형적인 동화속의 씩씩한 여주인공인 우리의 리디아는 불안감 조차도 기대로 바꿔가며 자신의 상황을 꿋꿋하게 받아들인다.

아직 어려운게 뭔지를 알턱이 없는 우리집의 복받은 녀석들은
"왜 아빠 엄마랑 살 수 없어?"
"엄마 실직이 뭐야?"
"직장이 없으면 같이 살수 없는거야?"라며 도저히 이해안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기야 이렇게 어린 녀석들이 이해할 리가 없지.....

드디어 외삼촌이 사는 도시에 도착한 리디아....
리디아의 불안은 이제 커다란 기차역의 한구석에 조그맣게 혼자 동그마니 그려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곧 외삼촌의 동네에 도착하고..
테라스마다 꽃을 가꾼 마을의 모습은 리디아의 마음을 밝게 해준다.
환경의 변화에 지나치게 절망하는건 어쩌면 오히려 어른들이지 않을까?
아이들은 어디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내고 적응하고 그 생명력이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이제 리디아의 희망은 잘 웃지 않는 외삼촌을 웃게 만드는것이다.
우리집 아이들도 이게 제일 궁금한가보다.
"엄마 외삼촌이 왜 안웃어?"
이건 좀 난감하다.
이 녀석들 주변에 잘 안웃는 무뚝뚝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지들만 보면 항상 웃는 사람들 뿐이니....
안 웃으면 그냥 화났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인지라....
한참을 골똘히 생각해도 대답할 말이 안떠오른다.
"외삼촌이 왜 안웃는지는 엄마도 잘 모르겠어, 아마 리디아도 잘 모를거야.
그래도 웃는게 좋지? 아마 그래서 리디아는 외삼촌을 기쁘게 해주고 웃는 모습을 보고싶은가봐"

리디아의 외삼촌 웃게 만들기 작전은 황량한 건물 옥상을 꽃밭으로 만드는 것.
이 장면에서 책을 보는 아이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책을 들고
"아빠 아빠 이렇게 지저분한 옥상이 이렇게 예쁘게 변했어"라며 소리지른다.
아마도 리디아는 외삼촌을 기쁘게 하기 전에 우리 아이들을 더 기쁘게 해주나 보다.

마지막 장면에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리디아를 기차역에서 꼭 끌어안는 외삼촌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꼬마 소녀 리디아의 기적이 바로 이것이었겠지....
마지막 표지에 보면 이제 리디아는 다시 할머니와 정원을 가꾼다.
바구니에는 꽃씨와 함께 외삼촌에게서 왔을지도 모를 편지들도 가득하다.

처음에는 편지글의 형식이라 아이가 잘 이해할까 하고 걱정되었지만 그건 그냥 기우였다.
아이는 리디아의 정감어린 말투와 그림들에 폭 빠져 버렸으니....

아이에게 "우리도 이제 봄이 오면 같이 꽃씨를 심을까?"라고 말해줬다.
아주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의 모습에 리디아의 모습이 겹친다.
아름다운 것을 가꾸고 그것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라는 리디아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바라고 키워야 할 아이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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