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의 작업실>을 리뷰해주세요
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지음, 김상민 그림, 김선규 사진 / 푸른숲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속감의 족쇄로부터 풀려나기 위해 예술 체험이 필요하다고 강의하는 나에게 어떤 공무원이 물었다. "왜 벗어나야 합니까?"라고. 그런 사람을 두고 젊은 날의 황동규 시인이 이런 시를 썼다. "다들 망거질 때 망거지지 않는 놈은 망거진 놈뿐야." (188쪽) 

'왜 벗어나야 합니까'와 '벗어나고 싶은데 벗어날수가 없어요'의 거리는 얼마쯤 될까?
그리 멀지는 않을듯...
국가 민족같은 거대영역에서부터 직장과 가정같은 일상의 영역까지 우리는 항상 어딘가에 소속되어있고 그 소속에서 오는 의무를 괴로워하고 그러면서도 소속되지 못해 또는 소속에서 벗어날까봐 두려워하고....

그런 일상과 소속의 삶의 쳇바퀴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분을 느낀다면 김갑수라는 이 남자의 공간을 살짝 엿보자.
지하 30평 홀을 온전히 자신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어버린,
커피와 음악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공간 줄라이홀이다.
커피는 원두가 아니라 아예 생두를 손수 갈고, 커피를 끓이기 위한 온갖 장비들이 즐비하다.
그래도 음악에 비하면 커피는 아무것도 아니다.
음반의 양에도 기가 질리지만 더한건 이게 무슨 미친짓이냐 싶은 온갖 오디오장비들.
그것만으로도 팔아치우면 한 밑천 마련하겠다 싶은 용도도 알아듣기 힘든 온갖 기계들.
오로지 맘에 드는 소리 하나 만나겠다고 하는 투자에는 기가 질릴 정도다.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사치냐고 퉁명스런 비죽임이 먼저 새어나올만도하다.
세상은 너도 나도 생존경쟁에 휘둘려 미쳐 돌아가고, 온갖 시대를 거꾸로 거스르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이 시대에 말이다. 
이런 책 쓰면서 그정도 비아냥은 감수해야지 싶기도 하다.

근데 그 알아듣기도 힘든 그의 이야기에 왜 자꾸 마음이 끌리는걸까?
그의 표현대로 '열정적 소수"의 삶에 대한 동경일까?
아니면 내 맘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감히 풀어보지 못한 욕망을 그가  실현하고 사는 데 대한 대리만족인걸까? 

사실 누구에게든 물어보라.
자신만의 온전한 동굴같은 공간 하나쯤 안 갖고 싶은 인간 있는가?
온전한 자신으로의 회귀 그건 본능에 가까운 인간 욕망이다.
문제는 그것의 실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공간을 가지는것은 삶에 대한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고 여유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기서 여유는 경제적 심리적 여유 모두를 말한다. 

김갑수의 줄라이홀
누구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권리쯤은 있지 않냐고,
비일상의 공간이 또 다른 일상이 되는 곳에서 삶의 충족이 있는 것 아니냐고,
그의 공간이 말한다. 

나의 줄라이홀, 이 넒은 지구위에 딱 그만큼의 공간이 내게도 주어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교에서 애들하고 수업하다가 5분 일찍 마쳐줬어요.
같이 일식 보자고... 

이 시간이 딱 일식 절정시간하고 맞아떨어지네요. 

과학선생님이 썬팅지 빌려줬어요. 잘보인다고... 

아이들과 나가서 같이 보고 왔습니다. 

썬팅지를 통해 보니 초승달처럼 생긴 빨간 해가 선명하게 보이네요. 

실제로 일식본건 처음인지라 아이들도 저도 모두 모두 우와 우와 하면서 보고 왔어요. 

여러분들도 못보셨다면 빨리 나가서 보고 오세요. 

앞으로 또 일식을 보려면 20년도 넘게 기다려야 한답니다. ^^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웽스북스 2009-07-2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선팅지로 보면 진짜 짱이었겠어요.

바람돌이 2009-07-22 11:52   좋아요 0 | URL
진짜 짱이었어요. 역시 과학샘이 옆에 있으니 이런 것도 알아서 챙겨주시더군요. ㅎㅎ 집에서 봤으면 저 아마 왜 안보여 씨 하면서 제대로 못봤을걸요.

마늘빵 2009-07-22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봤어요. 인쇄실 필름 먹판 들고 가서 옥상 가서 보니, 노랗게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

바람돌이 2009-07-22 12:27   좋아요 0 | URL
어 저는 빨갛게 보이던데요. ^^

세실 2009-07-2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냔 눈으로 봐도 보입니다. 초승달 모양이 눈 부셨어요~~~
눈 버릴수도 있다기에 손으로 가리고 봤습니다. 참 선명하더라구요.
빨갛지는 않던데요~~~ 썬팅지가 빨간색인가? ㅎ

바람돌이 2009-07-22 14:26   좋아요 0 | URL
썬팅지가 빨간색 맞아요. ㅎㅎ 여긴 약간 흐려서 그냥 눈으로 보면 잘 안보이더라구요. 근데 썬팅지를 통해 보니 어찌나 선명한지.... ^^

무스탕 2009-07-2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흑... ㅠ.ㅠ
전요, 아침 9시 10분에 집을 나서서 운전해서 사무실로 가서 일하다 퇴근시간 되니까 12시 5분인거 있죠.. 엉엉엉~~~
애들 보라고 필름 하나씩 주고 나서긴 했는데 전 못봤어요. 엉엉엉~~~

바람돌이 2009-07-22 13:22   좋아요 0 | URL
전 반대로 우리집 애들은 아무도 못봤을거예요. 출근하면서 잊어먹고 있다가 다른 사람이 얘기해줘서 알았거든요. ^^

무해한모리군 2009-07-2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왜 아무도 저한테 이런게 있다는 얘길 안해줬을까요
보고싶은데 나도 보고싶은데 ㅠ.ㅠ

바람돌이 2009-07-22 14:26   좋아요 0 | URL
이런... 어떡하나요? 걱정마세요. 휘모리님 2035년인가 하여튼 또 한대요. ^^;;

가시장미 2009-07-23 00:27   좋아요 0 | URL
으흐 저도 못 봤는데...그리 오래 기다려야 하나요? -_ㅠ

울보 2009-07-2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도 보았고 저도류랑 보려고 하는데,
구름이랑 같이 와서,,
잘 못봤어요,,흑흑 저도 20년 기다려야 하네요, 류도 그때는 더 잘 보겠지요,,ㅎㅎ

바람돌이 2009-07-22 14:53   좋아요 0 | URL
아 위쪽에는 딱 그시간에 구름이 끼었다고 하더니... 저는 아이들과 따로 있어서 같이 못보여줬어요. 뭐 나중에 크서 보고싶으면 보겟죠. ^^

별족 2009-07-2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구름의 옅은 베일 덕에, 맨눈으로도 잘 봤어요. 하얀 낮달 같았어요. ㅋ

바람돌이 2009-07-22 15:59   좋아요 0 | URL
음 맨눈으로 보면 그럴것 같네요. 구름 베일 덕분에 잘 보이는 곳도 있고 먹구름때문에 가려버린 곳도 있고 그렇네요. ^^

2009-07-23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8 0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09-07-2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퍼요....ㅠ.ㅠ 저는 비오는줄 알았습니다....개기일식인줄도 모르고...

바람돌이 2009-07-28 02:39   좋아요 0 | URL
하늘이 잔뜩 흐려지는 것같긴 하더라구요. ㅎㅎ
 
밑줄 긋는 여자 -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
성수선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그녀의 책읽기는 잰체하지 않는다.
어려운 책을 들이밀며 너 이것정도는 읽어야지 않겠어라고 윽박지르지 않는다.
그저 책과 그녀의 일상이 만난다. 그녀의 일상속에서 책들은 어떨땐 관계맺기이며, 어떨땐 공감이며 그리고 위로이다.
그녀의 말은 바로 옆에서 친한 친구를 앉혀두고 수다를 떠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런 수다는 너와 나의 공감이며, 나 또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였음을 알려준다. 
아! 나도 참 외로웠구나 같은....

때로 그녀의 책읽기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감정들을 만나게도 한다.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고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위로를 받았는지에 대해 얘기할 때 '아 이 책에 이런 면도 있었구나'싶어 순간 놀랐다.
내가 <남한산성>을 읽으면서는 그저 그 어떤 결단도 내릴 수 없는 어느쪽으로 뛰어내리든 만신창이가 될 수 밖에 없는 역사적 상황속에서 고뇌하는 인간 군상을 보았을 뿐이다. 인조라는 왕과의 만남에서도 그의 고뇌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듯한 작가에게 우리의 아버지 세대에 대한 구차한 변명이라 여겼었다.
그러나 그녀의 얘기를 들으면서 아 이건 우리 아비 세대의 이야기만은 아니었구나.
회사라는 곳을 다니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이야기구나 같은....(내가 이 이야기에서 위로받지 못한 것은 아비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동시에 우아한 승진포기가 가능한 직장, 그럼으로써 자존심을 팔거나 굴욕을 견뎌야 하는 상황은 없어도 되는 내 직장때문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세상은 넓고 알아야 할 것은 여전히 많다. 타인의 고통이나 슬픔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것. 

그녀와 내가 같이 읽은 책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왜 나는 그녀의 말들에 그녀가 읽은 책들에 빨려들어갔을까?
그리고 왜 나는 그녀와 똑같이 위로받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을까?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말들에 하나하나 공감하며 나는 참 많이 위로받고 있었다.
갑갑하고 힘들때 친구와의 따뜻한 수다가 위로가 되듯, 책을 읽는 행위도 때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처음 알았구나...

그녀 덕분에 나도 아사다 지로를 읽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녀가 좋아한다는 아사다 지로를 나도 좋아할 지 어떨지 확신은 없지만 또 아니면 어떠랴.
아니어도 또 그걸로 족할테니....

뱀꼬리 - 아이들이 숙제한다고 앉은  틈을 타 잠시 책을 들었다. 처음에는 짬짬이 나는 짜투리 시간을 모아 읽을 작정이었다.
근데 너무 재밌어서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아이들 숙제는 끝나고 놀아줘 놀아줘 하는데 엄마 이것 좀 보고를 연발!! 결국 내가 이 책을 다 보고야 우리 아이들은 저녁밥을 먹을 수 있었다. ㅠ.ㅠ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09-07-2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수선님 이죠.
바닷가에서 이 책 읽으며 참 행복했고, 빠져들었습니다.
아사다 지로는 저두 찜^*^
그나저나 바람돌이님 방학이죠. 아 부러워라~~

바람돌이 2009-07-22 11:53   좋아요 0 | URL
지난번 책도 좋았지만 이번 책이 더 좋더라구요. 수선님 진짜 멋져요. ㅎㅎ
방학이긴 한데 방과후수업때문에 계속 학교 나옵니다. 지금도 아이들 한 시간 자율학습 하는거 감독하면서 댓글쓰고 있다죠. ㅠ.ㅠ

글샘 2009-07-23 09:27   좋아요 0 | URL
헐~ 한 시간 자율학습... 후덜덜덜~~~
무섭고 소름끼치는 일입니다. ㅠㅜ
왜 중학생까지 저래야 하는 건지.,....

하늘바람 2009-07-2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전 별 생각없었는데 님 리뷰읽고 보관함가야겠단 생각했어요.

바람돌이 2009-07-29 00:33   좋아요 0 | URL
책 이야기도 재밌지만 그보다는 읽다보면 맘이 따뜻해지는 그런 책입니다.

2009-08-01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4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느날 멕시코로부터 날아온 신종플루!
세계화의 힘은 지주를 반바퀴 돌아 이 쬐끄만 나라의 남쪽 크트머리 땅에까지 뻗치다. 

우리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그것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40여명...
그 학교엔 나의 조카가 다니는 학교이고,아픈 아이들이 사는 아파트는 내 여동생이 사는 곳이다.
학교는 급작스레 조기 방학을 했고 인근 학원들 모두 방학을 앞당겼으며 유치원도 조기방학에 들어갔다.
관내인 해아의 유치원도 조기방학. 그리고 해아가 너무나 기대해마지 않았던 캠프는 8월로 연기! 

동생네 아이들은 아직은 괜찮다는데 같은 아파트안에 있는 조카 친구중 하나는 지금 감기증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걱정이란다.
신종플루 환자가 생기고 난 이후 변화.
일단 일주일에 2-3번은 가던 이모집 방문 중지.
그 아파트는 엘리베이터를 탈때 이제 모두 마스크를 쓰고 탄단다.
놀이터에서 놀던 그 많은 아이들은 모두 집안에 갇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동생과 조카들은 아직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돌아다니면 안될 것 같다며 집안에 갇혀지낸다.
그 천방지축인 녀석들이 집안에만 갇혀 있으면 정말 미치겠구만.... 

미지의 바이러스에 의한 지구멸망같은건 SF속에나 존재할거라고 믿던 시절도 있었지...
하지만 보라구.... 신종플루가 퍼지는 속도와 그 광범위함을, 그리고 그 무차별성을....
아! 아직은 아니지. 그래도 죽는건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거든....
하지만 다음은 뭐가 될지 누가 알까?
아직은 약도 있고 치료도 되는 신종플루에도 일상이 순시간에 뒤집혀버리는데....  

세계화가 겁나는 것일까? 전염병이 겁나는 것일까?
아니면 이 둘의 결합이 두려운 것일까? 답은 뻔하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5,6월에 읽었던 책들 

내게는 좋은 그러나 다른이에게는 어떨지 알수 없는 책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Banksy Wall and Piece 뱅크시 월 앤 피스-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뱅크시 지음, 리경 옮김, 이태호 해제, 임진평 기획 / 위즈덤피플 / 2009년 1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2009년 07월 22일에 저장
절판
뱅크시, 왜 이제야 내 눈에 띈거예요.
당신의 홈페이지를 즐찾에 넣으면서 클릭할때마다 기대를 안게 되었다고요.
100℃-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0원(1% 적립)
2009년 07월 22일에 저장
구판절판
이건 신파일지도 몰라... 내가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세상이 거꾸로 돌면 신파가 부활하는건 당연할지도 몰라.
남미 인권기행- 눈물 젖은 대륙, 왼쪽으로 이동하다
하영식 지음 / 레디앙 / 2009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09년 07월 22일에 저장
절판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남미의 오늘, 때로는 그 불안마저도 부러운 지금...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 민주화 속의 난민화, 그 현장을 가다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9년 2월
15,900원 → 14,31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9년 07월 22일에 저장

유재현씨의 책은 언제나 기대이상!
내가 몰랐던 그러나 알아야 하는 아시아. 우리들의 오늘을 보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