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경영 - 4차 산업혁명과 파괴적 혁신 대우휴먼사이언스 22
홍대순 지음 / 아카넷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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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은 '파괴적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돌파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아트경영(예술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1부에서는 왜 아트경영인지에 대해서, 2부에서는 아트경영의 실천에 대해 제시한다.

 

저자는 우선 경영과학 시대가 지고 아트경영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경영과학의 시대에는 투입 자원(노동, 자본, 토지 등의 물리적 유한 자원)을 늘리면 늘릴수록 규모의 경제와 진입장벽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핵심으로 하는 논리와 분석에 기반한 경영관리법의 시대였다. 인간에 대한 인식도 일하는 대상으로 보았으며 외적 동기를 부여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아트경영은 이와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투입 자원(상상, 감성)으로 경험과 설렘, 심미를 지향하며 효율보다 효과를 중시한다. 인간을 주체로 보기 때문에 외적 동기보다 내적 동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왜 지금에 이르러서 아트경영이어야 할까?

 

그것은 기계가 인간보다 더 뛰어나고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P.31) 즉 기술의 진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서 창조와 파괴적 혁신의 핵심으로 주체로서의 인간의 대변혁이 필요해졌다. 고객의 가치라는 관점에서도 이제는 감성적 가치와 심미적 가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감성이란 무엇인가?

 

미국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골먼은 감성지능을 "우리 자신의 감정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감정을 잘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정의내렸다.(P.37) 예술에서는 '맞고 틀리다'의 관점이 아닌 '다르다'의 관점이 핵심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차이를 인정하게 된다. 이것은 기업경영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감성지능이 빈약한 조직에서는 성과가 높고 동기부여가 잘 되기 어렵다.

 

예술은 아이러니하게도 '의도적인 비효율의 극치'라고 볼 수 있는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의도적인 비효율의 극치'가 혁심과 창의의 원천이다. (P.40~41) 예술 창작 과정의 노하우를 경영에 접목한다는 것은 새로운 상상과 관점이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 지식을 습득하고 교양이나 인문학적 지식이 아니라 창작 과정을 기업경영에서 활용하라는 것이다. 융합과 통섭이 강조되는 시대에 예술과 경영의 접목은 또다른 혁신이다. 저자는 예술과 인문 특강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창작 과정에서 무엇을 차용해서 제품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조직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얻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과거에는 협동, 근면심이 있고 경험과 기술력이 중요시되는 개미형 인재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개성과 창의력, 전략과 자선 준비를 통한 두뇌 집약적 거미형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시대에 '진정한 파괴적 혁신'은 심플경영에서 온다. 심플경영은 그냥 단순함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본질에 초점을 맞추고, 본질에 위배되는 불필요한 것은 모두 제거하는 매우 준엄하고도 담대한 경영철학이라고 보아야 한다. (P.53) 또한 사회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가치에 기반한 심플경영은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해답과 일의 의미를 제시함으로써 내적 동기를 유발한다. 심플경영, 다시 말해 '단순함'이 필요하고 이것은 예술에서의 '추상'이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다.

 

예술은 사람의 감성뿐만 아니라 인지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예술을 통해 집중력과 동기가 향상되는데 이는 지속적인 집중력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예술은 조직 구성원의 동기 부여와 감성지능을 극대화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예술적 요소를 도입하면 창조적 충돌을 경험하며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기업의 전략수립, 개발, 제조, 판매와 같은 기업 의사결정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에 침투해 기업의 경영 혁심, 기술 혁신을 이루어가는 것이 예술적 개입이며 진정한 아트경영인 것이다.'(p.96)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기업경영에 있어서 예술의 적극적 개입이 일어나 파괴적 경영 혁신을 일으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것이다.(p.98) 기업경영에서 예술적 개입으로 일어나는 영향은 크게 여덟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다르게 보고 생각하기 2. 활성화 3. 조직원들의 협업 및 소통 4. 조직 구성원 자기 계발 5. 조직적 차원 개발(조직 문화, 리더십 업무 분위기 등) 6. 업무에 있어서의 예술적 방식 접목 7. 관계의 변화 8. 전략적, 운영적 영향이 그것이다.

 

저자는 파괴적 혁신의 골등키로 예술적 자본을 이야기한다. 즉 미래사회에는 예술적 자본을 어느 기업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바뀔 것으로 본다. 예술적 자본은 감성과 긍정 정서의 파괴력, 몰입과 일의 즐거움, 조직을 춤추게 하는 내적 동기 부여, 혁신의 원천인 창의를 말한다. 위대한 예술창작에서 관찰은 창의의 처음이고 기업경영에서 관찰은 혁신을 유발한다.

 

워커가 아닌 아티스트가 되라고 한 저자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본다. 점점 더 복잡해지고 변수가 많은 요즘, 예술이 기업경영에 접목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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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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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에디션으로 구입한 책이라 책 표지가 인터넷 정보와는 다르다. 예약 판매할 때 구입하고, 지난 주 서울 올라가는 기차에서 오고 가며 읽었다. 잠시 내가 있는 곳을 떠나 하루를 보내고 온 그날의 일정도 여행이라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차가 출발하자, 나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그는 나를 2005년 12월의 어느날,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데려갔다. '추방과 멀미'에서 작가는 '중국'을 방문하며 겪은 에피소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기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작가와 같은 연배의 내 대학 선배도 같은 이유로 중국을 다녀왔고, 그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같은 이야기인데도 역시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같은 여행이라도 각자가 보고 듣고 느낀 게 따로 있기 때문이다.

"자기 여행을 소재로 뭔가를 쓰고 싶다면 밑에서부터 주문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때론 동행 중에서 따라 시키는 사람이 생기고, 그 인상적인 실패 경험에 대해 두고두고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 누군가는 그걸 글로 쓸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기는 작가가 겪는 이런저런 실패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 (p.18)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읽어간다.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에서 작가는 "나는 호텔이 좋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행지가 정해지면, 제일 먼저 교통편을 알아보고 그 다음엔 숙박을 정한다. 나는 길게 떠날 수 있는 여유가 아직은 없어서 짧게 짧게 다니는 편이고 아직은 어린 아이와 함께 동행하기 때문에 '호텔'을 선호한다. 작가는 모르는 이들로부터 거부당하지 않고 안전함을 느끼는 순간을 그리워하는 자신의 경험이 호텔이라는 장소로 이끈다고 말한다. 또한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p.65).

책을 읽는 동안 기차는 동대구를 지나 대전을 향하고 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동안 나는 작가의 이야기에 계속 빠져있을 것이다. '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져왔지만 궁극적으로는 '작가'와 '소설쓰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에서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바야르의 이야기를 빌어 '비여행' 또는 '탈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때마침 며칠 전에 읽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니 반가웠다. 그가 말하는 비여행, 탈여행이 어떤 것을 말할 지 살짝 짐작이 가는 것이다. 김영하 작가는 <알쓸신잡>을 '탈여행'이라고 보았다. 믿을 만한 정보원을 시켜 여행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다.(p.113) "내가 직접 경험한 여행에 비여행, 탈여행이 모두 더해져 비로소 하나의 여행 경험이 완성되는 것이다.(p.117)

'노바디의 여행'에서는 작가가 작가가 된 후의 마음을 보여준다. "여행을 거듭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작가는 '주로 어떤 글을 쓰'는지를 굳이 설명해줄 필요가 없는 이들, 즉 그 글을 읽은, 다시 말해 독자에게만 작가라는 것을." (p.168) 작가는 '여행'이 '소설'과 많이 닮아있다고 말한다. 이주와 여행의 관계는 현실과 소설의 관계와 같고, 여행과 소설이 우리를 집중시키는 면이 같다. 그리고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인간이 여행을 꿈꾸듯 독자는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읽는 이유와도 같다.

서울역에 도착했을 즈음에 나는 책을 덮었다. 자를 대고 밑줄도 그었다. 여행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김영하 작가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 덕에 책을 읽는 내내 그의 목소리로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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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3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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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이런 저런 전시도 몇 번 다녀왔다. 그런데도 클림트에 관한 궁금증은 더 많아지고, 더 알아보고 싶고, 그의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미술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교양 서적이 많이 도움이 된다. 알고 보면 다르게 보인다는 말은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인 듯하다.

작년에 도쿄도미술관에서 했던 뭉크전을 보고 이곳에서 다시 클림트전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꼭 보러 가야지 했는데 벌써 그 때가 다가오고 있다. 그거 보러 도쿄까지 가냐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항공권을 미리 특가로 구입해놓았기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가서 전시를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다.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공연전시가 수도권에서 이루어지므로 지방 사람인 나는 서울 가나 일본 가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클림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지만, 전시 관람을 앞두고 한 권 더 읽기로 마음 먹었다. 아르떼에서 나온 클래식클라우드 '뭉크'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 시리즈로 골랐다. 오스트리아 빈, 아터 호수, 이탈리아 라벤나에 이르는 클림트를 따라가는 여행이다.

 

클림트는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화가로서의 나를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가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남긴 그림과 그의 활동,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 화가로서의 클림트, 인간으로서의 클림트에 관해 우리는 이야기할 수 있다.

저자는 클림트의 삶에서 ‘세기말’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빈’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화가들과 달리 클림트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고 평생을 빈에서 보냈다. 예술 사조가 변하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던 시기였지만 빈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빈 최고의 역사화가인 한스 마카르트가 사망한 후 클림트와 에른스트, 프란츠 마치가 함께 설립한 예술가 컴퍼니에 기회가 오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들이 그린 부르크 극장의 천장에는 세 사람이 관객으로 등장한다. 나는 화가들이 가끔 그림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사실적이고 정확한'그림을 그려야 했기 때문에 모델이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모델이 많지도 않아서 자신들이 각각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역사화로 젊은 나이에 유명해진 클림트는 성공이 보장된 삶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외치며 빈 분리파를 결성한 것이다. 빈 분리파는 클림트가 회장을 맡았다. 그들은 빈의 역사주의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예술의 바람을 빈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가하면 이때 쯤 빈 대학의 천장화를 의뢰받게 되는데, 의학, 법학, 철학을 맡게 되었다. 클림트는 빈대학이 원했던 그림이 아닌 자신만의 철학과 사상이 담긴 그림 스케치를 내놓는다. 결국 빈 대학의 천장화는 그려지지 못했고, 스케치는 흑백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저자를 따라 클림트의 흔적을 따라가다보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게 된다. 자신을 드러내거나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존재감은 작지 않았던 듯하다. 끊임없이 예술적 변화를 시도하는 그의 옆에는 에밀리가 있었다. 클림트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부른 사람도 에밀리라고 하니 비록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하지만 않았지만(클림트의 사생아가 열 네명이나 된다고 한다) 가장 사랑했던 연인이었음에 틀림없다.

클림트하면 생각나는 그림이 황금빛이 화려한 '키스'이다. 빈 국제공항의 벽면에도 클림트의 '키스'이미지가 있다고 하니 빈을 대표하는 화가라고 증명하는 듯하다. 나는 '키스'도 좋아하지만 그가 그린 '생명의 나무'도 좋아한다. 이 그림이 식당의 벽면장식화였다는 것은 부끄럽게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그린 초상화들을 본다. 유난히 화려하게 느껴졌었는데, 그러고보니 그 초상화의 모델보다 주변의 것들이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클림트의 그림 전시를 보러 가기전에 클림트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훑어보기 위한 책이었다. 작품 소개도 어렵지 않고, 그 작품을 그리던 당시의 이야기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클림트라는 화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알고 싶다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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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생각력을 키우는 독서교육 - 4차 산업혁명시대 생각력이 자본이다
김지영 지음 / 바이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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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과 관련된 책이 나오면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있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시대 생각력이 자본이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제는 부제일 뿐 전반적인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독서교육에 대한 내용이다. 혹시 이 책을 선택한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와 관련된 내용은 기대하지 말고, 독서교육의 필요성과 어떤 독서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은지에 관한 내용에 관심 있는 분들이 선택하기 바란다.

 

독서 습관을 위해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TV대신 책을 놓아주는 환경이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의 본질이다. 독서의 본질은 읽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간절하게 하는 것이고 책 읽는 행위가 즐거움인 것이다.

첫 번째는 '답게' 사는 본보기를 통한 교육환경으로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기보다 부모답게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기다.

두 번째는 엄마품 사랑이다. 초등고학년 아이들이 책을 안 읽어서 걱정을 하거나, 어릴 때는 많이 읽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안 읽어서 걱정이라는 부모들에게도 책을 읽히려는 노력보다 엄마 품에 안고 책 읽어주기를 제안한다. 엄마 품 사랑이 채워진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책 읽는 모습이 본보기가 되어 책 읽는 습관이 형성되지만 책이 엄마 품을 빼앗아 버리게 된 아이는 책이 싫어진다.

P.21~28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독서의 본질을 알고 거기에 접근하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의 본질이란 내적동기, 즉 내면으로부터의 간절함과 즐거움을 말한다. 사람에게 주어지는 동기는 외적 보상이 주어지는 외적 동기와 내적 보상이 이루어지는 내적 동기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어떤 일에서나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보다 우선한다. 그렇다고 외적 동기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엄마'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엄마'라는 직업 의식을 가지라며 엄마는 집안일을 하는 주부의 역할보다 우선으로 자식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가사'와 '육아'에 관해 저자와는 좀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는 엄마들은 독서를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만 독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이야기하는데, 자녀 교육을 엄마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엄마'라는 단어의 사용이 '부모'의 역할을 '엄마'로 한정짓는 것 같아서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엄마'라는 단어를 '부모'라는 단어로 대체하여 읽었으면 좋겠다. 물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부모'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 관심 있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은 '만화 읽는 아이'에 관한 내용이다. 나 역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학습만화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장점은 활용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첫 번째 부분적 제한과 허용을 활용한다. 두 번째 만화의 장점과 단점을 미리 알려주어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만화책에 줄글 설명 부분은 꼭 읽도록 했다. 세 번째 만화책 읽기는 휴식이라고 인정하기다. 네 번째 만화책과 관련한 영화나 줄글 책을 찾아주기다. 다섯 번째 문학책을 읽어주어라. 여섯 번째 만화책을 읽고 대화를 꼭 나누어라. (p.81~83)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공부도 잘 하는 아이, 똑똑한 아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는 책 읽기가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즉, 독서+성적은 아니라는 말이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생을 대리경험할 수 있고,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해결방법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살아가는 데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 독서를 성적향상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의 내용이 하나의 주제 아래 탄탄하게 묶여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각 장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산발적으로 쏟아놓은 느낌도 있다. 정독보다는 발췌독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취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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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8
유성혜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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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해 지식이 있거나,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전시회는 가능하면 찾아가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보는 것을 즐기지만, 보고 난 이후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누군가는 내게 봐도 모르는 데 왜 보러가냐고 한다. 나는 보는 것 자체가 좋다. 나의 감상을 유려한 문장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작품을 보는 시간, 작품과 함께 있는 공간, 그런 것이 좋다.


이 책은 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르즈 중 한 권이다. 저자는 노르웨이에서 10년을 살면서 곳곳에서 만나는 뭉크의 흔적과 작품을 통해 뭉크의 일생을 소개한다. 얼마 전에 도쿄에서 하는 뭉크전을 관람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때 본 작품들을 떠올렸다.

뭉크는 그림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림 하나하나가 모여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어떻게 배치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뭉크의 연작들은 이런 공간의 역할이 클 것이다. 그림의 배치나 공간 활용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다음에 전시를 보러 가게 된다면 이제는 그런 부분도 눈여겨 볼 생각이다.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뭉크가 남긴 많은 글 가운데 그의 예술을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내는 문구이다. 뭉크는 당시 대부분의 화가들처럼 풍경이나 사물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았다. 다시 말해, 대상을 관찰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 것, 자신의 기억을 그리려고 했다.
기억이란 감정과 생각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며, '기억을 그린다는 것'은 그림의 대상이 화가의 뜻대로 '해석'되고 '편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뭉크의 그림이 바로 그러했다. p.13

뭉크 하면 떠올리는 그림이 바로 '절규'일 것이다. 뭉크의 예술은 뭉크의 일생과 연관되어 있는데 평생 외롭고 고독한 삶을 보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뭉크 예술의 키워드' 10개를 볼 수 있는데, 죽음, 사랑, 불안, 절규, 여자, 외로움, 오스고쉬트란드, 초상화와 자화상, 생의 프리즈, 오슬로 강당 벽화가 그것이다. 뭉크의 '절규'에는 그를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들이 모두 녹아 있는 듯하다. 뭉크의 절규에는 뭉크가 느꼈던 불안과 공포가 그대로 드러난다.
 
책에서는 뭉크가 남긴 작품 외에 그가 쓴 노트의 글들이 많이 인용된다. 뭉크가 그림을 그릴 당시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어떠한 상황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이다.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드는 동안에도 수없이 많은 노트를 남겼다. 고흐가 그의 동생과 주고 받는 편지를 통해 고흐의 일생과 작품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듯이 뭉크의 노트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뭉크가 남긴 노트의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고흐가 떠올랐는데 고흐와 뭉크는 동시대에 살기는 했지만 서로 만난 적은 없다고 한다. 뭉크도 '별이 빛나는 밤에'를 그렸기 때문에 이 둘은 자주 비교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고흐의 작품과 콜라보한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뭉크의 작품과 그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노르웨이의 국민화가라고도 할 수 있는 뭉크지만, 사후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건립되는데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살면서 작업을 했던 에켈리의 작업 공간은 주택난 해결을 위한 개발 때문에 많은 부분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문화예술의 가치보다 개발이 더 앞서는 것은 여기나 거기나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 책은 뭉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어려운 미술 사조나 그림을 그리는 형식이나 기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뭉크와 친해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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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9-02-11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

하양물감 2019-02-1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오랫만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