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 - 기후변화부터 자연재해까지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 플랜 서가명강 시리즈 11
남성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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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시리즈 11번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지구의 위기에도 희망은 있다. 그리고 단언컨대, 결국 희망은 '바다'에 있다."

재해는 인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자연현상이나 자연과정을 의미하며, 그것이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면 재해가 된다. 자연 재해를 일으키는 힘의 근원에는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지질 순환, 구조 순환, 암석 순환, 수문 순환, 생지화학 순환이 그것이다. 자연의 원리를 잘 알고 활용하면 자연 재해도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연재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기본 개념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재해 발생은 과학적인 평가로 예측할 수 있다.

둘째, 위험분석은 재해의 피해 효과를 파악하는 데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셋째, 재해와 물리적인 환경, 그리고 서로 다른 재해들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넷째, 과거에 재난을 일으켰던 재해가 이후에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

다섯째, 재해 피해는 줄일 수 있다.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재해과정, 발생 가능 지역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예측이 가능해지면, 인명이나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태풍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자연재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번하게 발생하는 홍수도 태풍에서부터 기인한다. 태풍은 강풍으로 바닷물을 섞어주는 역할을 하므로 정확한 예보를 위해서는 해양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최근에는 포항과 경주의 지진을 경험하며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쓰나미는 바다에서의 지진, 즉 지진해일로 거대한 파도를 일으켜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융복합하여 연구해야 한다. 자연과학적으로는 과거의 피해 사례를 조사하여 분석하고, 재해지도를 만들어 취약성 위험 분석을 해야 한다. 사회과학적으로는 재난 위험 금융과 보험을 설계하고 자연재해로 발생하게 될 2차 질병 확산을 분석하고, 대피효율성과 대비도를 향상시켜야 한다. 단순 통계와 사례 분석에서 더 나아가 재난 발생의 전조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고도화할 수 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듣고 있는 환경 관련 화제는 단연코 '기후변화'이다. 기후변화란, 인간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기후변화와 자연적인 기후 변동성으로 구분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현상과 달리 기후는 평균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날씨의 종합적이고 평균적인 특성과 변동을 의미한다. 자연적 기후 변동성(평균 30년이라는 평균값을 벗어나지 않는 기후의 움직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인 요인으로 더 이상 평균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 평균 기후 체계의 변화를 '기후 변화'라고 한다.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는 오늘날 지구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지표면의 온도 변화, 이산화탄소 농도, 해수면의 변화 등을 일으킨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과 극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해양 순환을 통해 지구 전체의 열 조절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해양 오염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배출을 줄이는 것이 제일이다. 해류에 의해 모여드는 각종 쓰레기들과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은 그 자체로 생명의 근원이며 다른 자원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지만 2030년이라는 가까운 미래에 40퍼센트가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엄청난 부피를 가진 바닷물이 있는데도 물이 부족한 것은 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문순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2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답은 바다에 있다. 해수담수화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이 외에도 바다는 식량, 에너지, 자원의 보고이다. 약 30만 종에 이르는 해양생물과 석유, 천연가스, 망간, 구리 등과 같은 천연자원, 해양관광산업, 물류 등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히 크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은 '바다'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바다'라는 자원을 이용해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바다'는 때로는 인간을 향해 사납게 어르렁거리지만, 한없이 넓고 포근한 가슴으로 안아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바다는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후에 다시 심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후 조절자'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함께 증가된 해수의 온도는 어마어마한 열을 품고 있으며, 그 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해수가 지닌 특성과 순환에 대해 잘 모른다. 해류는 한쪽에 있던 해수를 다른쪽으로 수송하고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해수가 만나 열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해표면에서는 대기와 상호작용을 하며 열을 교환한다. 해양이 이렇게 '기후조절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해양관측망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엔에서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를 해양과학 10년으로 선언하였다. 그만큼 바다의 중요성과 재원 투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해양과학 10년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깨끗한 바다, 건강하고 회복력이 강한 생태계로서의 바다, 예측 가능한 바다, 안전한 바다, 지속 가능한 생산적인 바다, 투명하고 접근 가능한 바다이다.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지진,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어떻게 지켜야 할까? 육지와 하늘(우주)에 대한 인간의 관심이 이제는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위기의 지구를 지켜 줄 마지막 보고는 바로 '바다'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플라스틱 쓰레기섬을 찾아보았다. 그 섬을 이루고 있는 쓰레기들을 보니 인간의 욕심이 지구를 또다른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를 위기에서 구해줄 수 있는 '희망'인 '바다'. 그 바다를 이제는 우리가 지키고 연구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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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계 -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미래예측
제이슨 솅커 지음, 박성현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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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코로나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딸아이가 올해 들어 첫 등교를 이번 주에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곳이 학교이다. 그래서 사실 등교를 시키면서도 약간의 불안함이 있다. 아이들이 개인 방역 수칙을 잘 따라주기를 바라지만, 애나 어른이나 안 지키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코로나로 우리 삶이 많이 바뀔 모양이다. 잠깐일 줄 알았던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고,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은 일상이 되었다. 주말 여가활동도 줄어들고 여행은 먼 옛날의 일이 되어버린 듯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될 즈음,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다들 우리의 삶이 엄청 많이 달라질 것이라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 중에 코로나 이후의 삶을 조명하는 책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자신들의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많은 부분 새로운 주장이라기보다 조금 멀리 내다봤던 미래예측을 앞당긴 듯하다. 이 책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읽으면서도 그렇게 느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대면 서비스 직업은 대체로 위태로우며, 이 직업들은 사라질 것이다. 이와 반대로 언택트(비대면) 직업과 공급망과 관련된 직업은 좀 더 생겨날 텐데 이러한 과정은 일정 기간 계속될 것이다. 또다른 긍정적인 변화는 사람들이 비즈니스 기술의 발전과 혁신 덕분에 원격으로 업무를 볼 수 있게 된 점이다."(p.17)

저자는 의료분야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의료 서비스는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한 재택 근무 직업이 늘어날 것이다. 미래의 전문직은 원격업무를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교육 의 미래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원격 수업, 비대면 강좌 등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는 초중고대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실시해봄으로써 의미 있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었을 것이다. PCR검사의 데이터 축적 만큼이나 의미있는 데이터이다.

앞으로의 교육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지 궁금해진다. 교육의 문턱이 낮아지고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목적에 맞추어보자면 온라인 수업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물론 네트워킹이라는 잠재적 목적을 놓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저자는 기술 지원으로 교육 비용은 낮아지고 사람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교육에 IT기술이 접목된 에듀테크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재택 근무의 증가로 에너지 가격을 떨어뜨리며 기후변화나 지구 환경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의 세계는 재택근무나 원격 업무 처리 방식이 당연히 증가할 것이다. 상업공간이나 사무공간은 줄어들 것이고 대신 주택시장은 커질 것이다.

최근 지인들과 대화를 하던 중에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필요한 것들을 언급했던 적이 있다. 우선 재택 근무와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컴퓨터(또는 해당 기기)와 인터넷. 이것은 일단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망이 있으니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이 바로 각자의 공간이다. 즉, 재택근무 중인 어른의 공간과, 각자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의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자면 방이 여러 개인 주거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이 책의 저자도 그 부분을 이야기한다. 더군다나 출퇴근이나 등하교를 하지 않으니 도심에 몰려 있을 이유도 없다.

미국 사람이 쓴 책이라서 미국의 상황에 많은 부분 맞춰져 있지만, 우리가 새겨 들어야 할 내용도 많다. 식량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공급망에 대한 이야기도 무시할 수 없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사재기 현상은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저자는 이 외에도 코로나 19로 인해 국가안보와 정치적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필수품, 직업, 정보, 시스템, 외부요인(국제관계, 군사, 공급망, 무역) 등을 들고 있다. 한국이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모범국가로 칭찬받는 이면에는 바로 이러한 요소들을 잘 관리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사태의 끝은 언제쯤일까?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고, 이미 그렇게 달라지고 있다. 나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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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 - 구글맵도 찾지 못하는 우리 몸 구조
가이도 다케루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서혜영 옮김 / 니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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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기 시작한 건 지금부터 2년 전이다. 직장인 건강검진과 국가암검진을 받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병에 걸렸다고 했다. 생각보다 나는 담담했고, 수술을 했고, 이어진 치료를 잘 받았으며, 지금은 꼬박꼬박 약을 챙겨먹으며 관리 중이다.

내 나이가 벌써 50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도 이제야 실감하는 중이다. 늘어난 수명 덕분에 아직은 인생을 정리할 시기는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노화의 징조가 보인다. 그동안 정말 내 몸에는 무관심하게 살아왔구나 싶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를 읽게 되었다.

의학박사이자 작가인 가이도 다케루의 글에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이 곁들여진 책이다. 일본의 자기계발서나 교양서들이 그러하듯 슬슬 책장을 넘기며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제목도 인체과학서라는 느낌보다는 어린이용 교양과학서적같은 느낌.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내가 얼마나 내 몸에 관해 모르고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나는 내 몸에 관한 관심과 더불어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이 더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인체를 다룬 과학책이니 아무리 가볍게 내용을 다룬다고 하여도 어렵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에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간단한 그림이 있어서 이해를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위트와 유머(정말 요시트케 신스케의 그림책에서 볼 수 있었던 바로 그런)를 보여주는 그림과 글이 있다.

우리 몸은 아파트와 닮아있고, 문을 통해 바깥과 소통한다. 아파트의 외벽, 내벽처럼 내 몸의 표피는 피부와 점막으로 구성된다. 아파트의 출입문은 내 몸의 조직과 모세혈관이다. 그것을 통해 산소, 영양소, 물이 드나든다. 몸의 벽이 파손되면 출혈이 일어나고, 아파트 유지를 위해 전선과 수도관이 있는 것처럼 몸의 유지를 위해서는 혈관과 신경이 있다. 이러한 비유는 몸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저자는 몸을 부위별(눈에 보이는 위치), 기능별(뼈와 근육, 내장기관)로 나누어 설명을 한다. 그림저자인 요시타케 신스케는 여기에 자신만의 구분법도 그려놓았는데,보여도 좋은 부분, 조금 부끄러운 부분, 굉장히 부끄러운 부분 등으로 나누거나 손이 직접 닿지 않는 부분과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으로 나누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총론이다. 몸을 아파트에 비유하여 몸의 구조를 설명하였다. 이어지는 각론에서는 몸의 구조에서 각각의 장기를 떼어내어 설명한 후 다시 정확한 자기 위치로 되돌려 놓는 작업을 한다. 뇌과학의 영역을 다룬 책을 워낙 많이 읽었기 때문에 뇌의 영역과 이름, 그리고 하는 일에 대해서는 제법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막상 그림으로 그리려니 쉽지 않다. 심장, 혈관, 허파, 식도, 위, 소장, 간..... 각각의 위치, 역할, 기능을 읽어가는 동안 중고등학생 때 배운 생물을 내가 참 싫어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무조건 외워야 했던 우울한 기억이. 지금이야 이것을 읽으면서 아, 그거구나, 그렇구나 하면 되지, 굳이 외울 필요가 없으니 술술 잘 읽히는 것이다.

의학개론에서는 죽음에 대해, 그리고 AI에 대해 언급을 한다. 이 책이 처음 나왔던 10년 전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구체적인 예를 들고 있지는 않지만, 그다지 변한 것은 없는 듯하다. 신형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의 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화 뿐만 아니라 온갖 신형 바이러스로부터도 우리 몸을 지켜야 하는 시대니까 말이다.


**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을 좋아하는 분이나 인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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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 - 마이 페이보릿 시퀀스
이민주(무궁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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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에세이.

요즘은 책 제목이 길어진데다가 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바로 드러내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러하다. 나에게는 "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이 언제였을까? 오래 된 앨범을 펼쳐 본다. 지금처럼 쉽게 찍은 사진이 아닌데다 고르고 골라서 인화한 사진들이라 그런지 한 장 한 장이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민주의 이 책은 영화를 보고, 기록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우리의 일상이 영화 같다는 생각과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은 영화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한다.

나는, 영화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이 책에서 소개한 26개의 영화 중에서 딱 한 편, <원더>만 보았다. 책을 펼쳐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그렇지만 영화를 소재로 끌어왔다고 해서 영화를 위한 글은 아니었다.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

"나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전혀 외롭지 않은데, 너무나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내게는 솔로로 살아갈 권리가 있는데, 왜 타인에 의해 멋대로 재단돼야 하나."(p.48)

결혼도 '나의 선택'일 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고, 내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나는 그렇게 이야기 해 줄 것이다. 외롭기 때문에 결혼을 한다는 것, 행복하기 위해 결혼해야 한다는 법이 그 어디에 있는가? 그것도 네가 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이야. 단, 그 선택에 의한 결과는 네 자신이 책임을 져야해.

"그럼 언제 놀아? 연오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연오가 또 때리고.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 (p.84)

'우리들'이라는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영화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이 장면을 보았었다.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하고, 이길 때까지 대립하면서 살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은가? '관계'를 짓고, 만들고, 얽고, 풀어가는 것. 왜 그리 어려울까? 우리 그냥 놀자고!!

"사랑뿐 아니라 타인과 인연을 맺는 모든 관계에서 우리는 상대방이 내게 오롯이 집중해주길 바란다."(p.192)

사실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고 집중해주는 상대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면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 어느 순간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오롯이 나만을 바라봐주기를 바랄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끝나버린 인연의 마지막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어떻게 보면,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특별한 순간이기도 하지만, 가장 보통의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이 바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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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할 것 - 남다른 성공을 만드는 ‘내성적인 사람들’의 경쟁력
탄윈페이 지음, 하은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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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성공을 만드는 '내향적인 사람들'의 경쟁력

아인슈타인, 워런 버핏, 빌 게이츠... 성공하고 싶다면 내향적 성격을 계발하라!


평소 자신이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한번쯤은 읽어 볼만한 책이다. 또는 자신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난 후 자신의 성격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을 외향과 내향으로 딱 반 자를 수는 없지만, 자신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를 알면 자기계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왜 "당신이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일까? 그것은 바로 치열한 경쟁과 협력을 강조하는 외향형 주도의 사회에서 수많은 내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외향적으로 바꾸기를 알게 모르게 강요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내향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꿀 것이 아니라 내향적 성격의 장점을 더 계발하고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1920년대, 스위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 '내향형-외향형 인격 유형'의 학설을 제시하면서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의 개념을 정의하고 해석했다. 그는 사람들 중에는 외부로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외부 세계를 인식하고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내면으로 생명력을 발산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인식하고 바꾸는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p.19~20)


내향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은 어느 것이 우월하거나 나은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다. 개인의 성격은 상당 부분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며 대뇌와 신경계통의 영향을 받는다.(p.31) 그러므로 성격을 바꾸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굳이 내향적인 성격을 꼭 외향적으로 바꿔야 할까? 


일반적으로 심리학에서 내향적인 성격은 사교형, 근심형, 자제형, 사색형으로 나뉘며, 이 중 하나에 해당하거나 몇 가지가합쳐진 복합적인 유형에 속하기도 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보이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에너지를 내면 세계에 저장하기 때문에 남에게 잘 이해받지 못한다.

- 사색에 잘 잠긴다.

- 말하기 전에 함참을 망설인다.

- 사람이 붐비는 곳은 피하고 조용한 곳을 찾는다.

-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 다른 사람과의 교제에 매우 신중하며 일부 활동에만 선택적으로 참석한다.

- 자신의 의견을 합무로 얘기하지 않으며 누군가가 물어보면 그제야 얘기한다.

- 혼자 있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생각할 시간이 적으면 불안감을 느낀다.

-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 표정이나 반응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다. (p.46~47)


많은 부분, 나의 성격에 해당하는 것이 많아서 집중해서 책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저자는, 수전 케인의 말을 빌어 내향성을 외향성으로 바꾸어야 할 심리적 문제나 성격적 결함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오히려 내향적인 사람들이 성공의 자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깊이 있게 생각하고 인지하는 능력을 지녔으며, 감정 표현이 겸손하여 인간관계에 존재하는 대립과 충돌을 완화하고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p.67) 따라서 이러한 성격을 잘 활용하면 누구라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격의 장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 하는 점이다. 대부분의 내향적인 사람들이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잘 알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향적 성격 중 장점을 확대하라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심리적 약점에 대비하는 법, 부족한 자신감 끌어올리는 법, 갈등에서 회피하지 않는 법,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법 등을 소개한다.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가정에서 학교, 직장에서 손해본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자신의 성격을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았는가?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도 자신의 성격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성공한 사람들의 비범한 성격적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내향적인 사람들이 모두 어떤 방면의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리더의 조건을 타고 났다.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당신도 성공할 수 있다!! 


** 이 책은 국일미디어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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