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쓰는 법 - 내가 보고 듣고 맡고 먹고 느낀 것의 가치를 전하는 비평의 기본기
가와사키 쇼헤이 지음, 박숙경 옮김 / 유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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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비평이란 내가 보고 듣고 맡고 먹고 느낀 것의 가치를 전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제목만 보고서 '리뷰'쓰는 실용서라고 생각을 했는데, 첫 장부터 '비평'이라는 단어와 마주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이 책의 원제가 初めての批評 이라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원제 그대로의 제목이었다면 책을 구입하는데 망설였을 것 같다. 이 책은 비평이라는 것을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라고 하면 되겠다. 
   
가치를 전달하는 글, 비평이 필요한 이유는 현대 사회의 대상들이 세분화되고 다양화된 점을 들 수 있다. 소비자의 기대에 맞춰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소비자는 수많은 상품들 중에서 어떤걸 골라야 좋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그때 이 상품의 특징은 이것이고, 이런 부분이 특별한 점이라고 알려준다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비단 상품에 국한하지 않고 다룰 수 있는 모든 대상이 그러하다. 이런 다양성의 시대에 가치를 전달하는 글(비평)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가치를 전달하는 글의 목적은 상대를 움직이는 것이다. 가치를 전달하는 글에는 쓰는 사람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글을 읽는 사람에게 행동을 촉구하거나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새로운 사고가 싹트도록 호소하는 것이다. 그것이 상품 리뷰라면 그 물건을 구입하거나 구입하지 않게 할 수도 있고, 상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비평의 목적은 가치를 전달하여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데 있다.

리뷰 또는 서평이라는 이름 아래 글을 자주 쓰게 되는데, 그동안 내가 써 온 글이 단순 감상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블로그나 인터넷서점에 쓰는 글들이 비평의 목적에 들어맞게 쓴 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물론 나는 그런 글들도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평이라는 의식을 하지 않고 쓴 글이라도 구매와 비구매의 행동을 촉발시키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 책은 비평을 쓰기 위한 준비에서붜 실제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도움되는 정보들을 담고 있다. 책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글쓰기 자체에 대한 내용이 더 많기는 하지만. 그리고 실제 예로 든 문장들이 일본의 문학작품이거나, 일본 사회 현상을 빗대어 나온 단어들이 많기 때문에 책 자체가 나에게 아주 도움 되는 책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그래도 비평이 무엇인지, 글은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비평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리뷰나 상품평이나 서평이나 이런 글들을 읽을 때 이것이 상품의 정보만을 나열한 것인지, 그렇지 않고 그 상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글인지 정도는 구분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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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독서법 - 세계 최고 엘리트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이자영 옮김 / 가나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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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내는 1%의 비즈니스맨들의 상식을 띄어넘는 독서법
책 좀 읽는다고 하는 사람들에겐 남의 독서법이 그다지 흥미를 끌 요소는 아니다. 그래도 가끔 독서법과 관련 있는 책을 읽는 이유는,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이다. 아마도 독서법을 주제로 글을 쓰는 사람들도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일단 이 책은 비즈니스 독서법이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 중 하나가 독서경영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독서법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평소 내가 읽는 책은 비즈니스와는 관련이 없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 육아를 위한 독서, 교육을 위한 독서였다면 이 책은 직장인들을 위한 독서법이다.

하버드식 독서법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내 과제에 직결되는 책 10권을 고른다.
→ 10권을 책상 위에 둔다.
→ 필요할 때마다 참고한다.

1장 책을 많이 읽는데도 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가 일본사람이기 때문에 내용은 미국과 일본을 비교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학생들의 독서실태 비교에서 일본의 대학생은 4년간 책을 100권밖에 읽지 않지만 미국의 대학생은 400권을 읽으며, 하버드대학교나 예익대학교에서는 1,000권은 읽는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실제로 느낀 바에 의하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동급생들은 그렇게 책을 읽는 다독가가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사례연구를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물론 양국 학생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독서량'의 차이가 아니라 '책 이용법'의 차이다. (p.29) 

일본과 미국은 독서감상문을 쓰는데서도 차이가 난다. 일본은 요약과 감상으로 나누어 독서감상문을 쓰는데 반해 미국은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나는 어떻게 행동하기로 했는가에 대해 쓴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와도 다른 차이이다. 제대로 된 비즈니스독서법이란 책을 읽고 이해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실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은 다음 '이 책에 쓰여 있는 이론을 지금 내 생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보고, 자신이 떠올린 다음 단계와 자기 나름의 결론을 적어둔다. (p.46)

2장 세계 최고 엘리트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하버드식 독서기법의 효과는 첫째 확실이 집중할 수 있다, 둘째 늘 떠올릴 수 있다. 셋째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하버드식 독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게 직면한 과제, 지금 나의 상황과 흥미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런 책을 고를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하는 내게 맞는 책을 고르는 법은 다음과 같다.
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훑어본다.
② 교수가 쓴 책을 고른다.
③ 주목하는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을 고른다.
④ 사회인을 위한 공개강의에서 추천하는 도서를 고른다.
⑤ 도표나 그림이 많은 책을 고른다.
⑥ 서점 순위를 활용한다. (p.71)

또한 저자는 반드시 끝까지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 것도 괜찮다. 비즈니스 책읽기에는 빨리 읽기보다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이 부분은 학생들의 독서법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3장 성과를 내는 1% 비즈니스맨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책 이용법
1. 눈에 띄는 곳에 둔다.
2. 공감대 형성에 활용한다.
3. 질문을 찾아낸다.
4. 어떤 책이든 얻을 것이 있다.

저자가 정리한 책 이용법은 위의 4가지이다. 비즈니스 책읽기에도 도움이 되지만, 평소 인간관계와 소통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활용가능한 이용법이기도 하다.

4장 나는 이렇게 읽는다!<실천편>
저자가 제시하는 비즈니스 책읽기의 실천편이다. 첫째는 기본을 다져야 한다. 고전을 읽되 '내 과제를 해결해줄 페이지', '내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페이지'를 골라 읽는 것도 괜찮다. 둘째는 책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익힌다. 셋째는 비즈니스영어를 마스터한다. 넷째는 전체적인 상을 파악한다. 다섯째와 여섯째는 비전을 만들고 리더십을 기른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바는 비즈니스 독서법이라 함은 과재를 해결하기 위한 독서가 되어야 하고 실천적인 독서가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빨리 읽어서 다독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내게 필요한 자료를 찾고, 다음 단계를 실천하기 위한 내용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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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 행운, 그리고 실력주의라는 신화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정태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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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머리말에서 자신이 펼칠 주장을 이렇게 정리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에 있어서 행운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모든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여러 공공투자에 대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거슬리지 않는 공공정책을 펼치면 이 공공 투자의 부족분을 메우고도 남을 충분한 자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9)

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운도 따라주었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붙을 놈은 붙고 뭘해도 안되는 놈은 안된다는 운명론에 동의하진 않지만, 같은 노력을 했음에도 운이 따라 준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겠다 생각한 이유가 여기 있다. 나의 이 막연한 생각을 정확하게 정의내려줄 것 같아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물론 재능과 노력이라는 요소 없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회적 경쟁에서 최고의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행운이 뒤따라야한다. 이는 재능도 있고 노력도 끊임없이 하지만 충분한 물질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설명이 가능해진다.

사소해보이는 우연한 사건, 초기의 사소한 차이가 최종결과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오직 재능과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이 성취한 부의 정당성을 강화하기도 하고, 수많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현실적으로 성공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쟁의 장에 무작정 뛰어들도록 사람들을 부추기는 결과" 또는 "성공한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사람이 물질적으로 성공하도록 돕는 사회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꺼리도록 만들 수도 있다" (p.40)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이 엄청난 행운이며, 이 행운은 여러 사회가 노력을 통해 만들수 있다. 높은 수준의 공공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여러 사회에서는 이런 노력을 꺼린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선택이 '준거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사소해보이는 우연한 사건들이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한다. 그렇다고 해서 성공이 재능이나 노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즉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행운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않지만 행운이 와도 거머쥐쥐못하는 사람들은 재능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실력주의를 맹신하지않지만 그렇다고 행운이 전부라고 말하지않는다. 다만 사회 전체가 공공투자를 통해 함께 누릴수 있는 기회를 나눌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금이 많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도 내가 낸 세금으로 남 좋은 일 시킨다며 반대하는 공공사업들이 많다. 성공한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지 않으려는 것은 내가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이다. 물질적 부는 상대적인 것이어서 그에 상응하는 준거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면 그런 우려는 줄어들 수 있다.

저자는 행운, 그리고 공공투자를 통한 환경적 행운을 증가시킴으로써 성공사회를 건설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소비누진세를 통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사실 과세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하고 해서 어렵게 여겨졌지만, 실력주의뿐만 아니라 행운의 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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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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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타케 신스케의 위트와 상상력이 빛나는 '있으려나서점'. 인스타에서 잠깐 보고 재밌겠다싶어서 구입. 그림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작가이름만 보고 처음엔 어린이 그림책이라 생각했다가, 이런저런 소개글을 읽다보니 내가 봐도 될 것 같았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별별 책들 이야기. 그리고 그 책을 파는 서점 이야기이다.  

               

'책과 관련된 책' 전문점 '있으려나서점'에는 어떤 책을 팔까? 있으려나서점에서는 주인아저씨가 웬만한 책은 다 찾아준다. 예를 들면, '조금 희귀한 책'이나 '책과 관련된 도구', '책과 관련된 일', '책과 관련된 이벤트', '책과 관련된 명소', '책 그 자체', '도서관, 서점'에 대한 책 말이다

작가의 나무를 키우는 책에서는 '날마다 다양한 책을 읽어주며 소중히 키우'라거나, '손이 많이 가지만 제대로 잘 돌봐주면 좋은 책이 된'다고 안내를 한다. 주의할 점은 '다른 책을 칭찬하면 토라져서 열매를 맺지 않는'다. 작가를 키우거나 아이를 키우거나 키우는 방법은 어찌 보면 똑같다.

책과 관련된 도구 중에는 [독서 보조 로봇]이 있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귀를 막아주고, 독서를 격려하고, 어두운데서 읽으면 야단치고, 잠을 자면 깨워준다. 게다가 감상도 들어주는 친절한 로봇이다. 슈퍼우먼 엄마들의 역할을 이 로봇이 대신 해주니 엄마들한테 인기 있을 것 같다.

책과 관련된 명소로 소개된 '책이 내리는 마을'이나, '독서초', '무덤 속 책장' '수중도서관' 중에서는 개인 적으로 무덤 속 책장이나 수중도서관에 확 끌린다. 1년에 한 권 읽는다면 신중하게 책을 고를 것이고, 지금이 아니면 읽을 수 없는 책을 읽는 희열 또한 아주 크기 때문이다. 

작가의 온갖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에서는 작가들의 염원도 함께 보여준다. 그래도 혹시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지 몰라....하는. 없는 게 없을 것 같은 이 서점에도 딱 하나 없는 책이 있으니 그건 바로 '확실한 베스트셀러 만드는 법'이다.

잠깐 시간 내어 후다닥 읽어보았는데 꽤 재미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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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외투 동화는 내 친구 87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 지음, 이유림 옮김, 칼 헌터.클레어 헤니 사진 / 논장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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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년쯤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꺼냈다. 아이가 학교에서 아침자습시간에 읽을 책을 하나 골라달라고 하여 이 책을 꺼내주었다. 다시 꺼낸 김에 읽어보았다. 이 이야기의 화자인 줄리는 초등학교 학년 여름에 같이 공부하게 되었던 칭기즈와 네르구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계속 나온다. 계속해서 폴라로이드를 찍던 칭기즈가 남긴 사진일까? 

               

칭기즈와 네르구이는 몽골에서 온 아이들이다. 칭기즈는 선생님의 말이나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르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만 움직인다.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줄리는, 칭기즈와 네르구이의 길잡이가 되면서 그들의 나라에 대해서 조사를 해본다. 칭기즈와 네르구이는 늘 함께 다니고, 악마가 사람들을 사라지게 한다며 늘 경계를 한다. 줄리는 그들의 집에 가보고 싶어하지만, 언제나 다른 길로 돌아가는 칭기즈와 네르구이를 놓치기 일쑤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길거리 곳곳에서, 혹은 살고 있는 곳 근처에서 외국인들을 만나는 것이 낯설지 않다. 학교에서도 외국인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칭기즈와 네르구이가 신비주즤적으로 그려져 있기는 하지만, 학급에서 반 아이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상황 같은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줄리가 몽골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를 하고, 반 아이들도 몽골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런 일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일관하는 것은 오히려 칭기즈와 네르구이이다.

늘 사진을 찍는 칭기즈와 네르구이가 사라진 날, 줄리는 칭기즈의 사진을 쫓아 그들이 있을거라고 예상되는 곳으로 찾아간다. 줄리는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들의 아파트로 데려다주었을 때 아이들은 줄리에게 화를 낸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들이 몽골로 추방당했음을 알게 된다.

줄리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불법체류자의 삶이었을 것이다. 칭기즈와 네르구이가 사람들이 사라진다고 했던 말도, 늘 주변을 경계하며 다녔던 이유도 드러난다. 줄리는 그들을 이 나라에서 쫓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가 있는 집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쫓겨나게 만들었다.

이 일은 어린 줄리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른 뒤 어른이 된 줄리가 학교 분실물 상자 속에서 그들의 외투를 찾게 된다. 이 외투를 돌려줄 수 있을까? 줄리는 웹페이지를 뒤져가며 칭기즈를 찾아보지만 쉽지 않다. 칭기즈는 줄리를 어떻게 기억할까? 자신들을 일러바쳐서 쫓겨나게 만든 사람으로 기억할까? 그러던 어느날 줄리에게 SNS를 통해 칭기즈가 친구신청을 해온다. 외투를 돌려줄 수 있게 된 줄리. 칭기즈와 네르구이는 줄리를 좋은 길잡이로 기억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어른들이 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것 같다. 불법체류를 하면서 늘 불안에 떨어야 했음에도, 길잡이인 줄리 덕분에 영국 아이들의 삶, 학교생활 등을 알게 되었다. 다시 자신들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영국을 떠나야했지만, 그것이 줄리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줄리는 그것에 대해 알지 못했음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

국경이란 것이 무엇인지, 법이란 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사람들에게 정착한 나라에서의 삶은 또 얼마나 불안한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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