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3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림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이런 저런 전시도 몇 번 다녀왔다. 그런데도 클림트에 관한 궁금증은 더 많아지고, 더 알아보고 싶고, 그의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미술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교양 서적이 많이 도움이 된다. 알고 보면 다르게 보인다는 말은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인 듯하다.

작년에 도쿄도미술관에서 했던 뭉크전을 보고 이곳에서 다시 클림트전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꼭 보러 가야지 했는데 벌써 그 때가 다가오고 있다. 그거 보러 도쿄까지 가냐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항공권을 미리 특가로 구입해놓았기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가서 전시를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다.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공연전시가 수도권에서 이루어지므로 지방 사람인 나는 서울 가나 일본 가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클림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지만, 전시 관람을 앞두고 한 권 더 읽기로 마음 먹었다. 아르떼에서 나온 클래식클라우드 '뭉크'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 시리즈로 골랐다. 오스트리아 빈, 아터 호수, 이탈리아 라벤나에 이르는 클림트를 따라가는 여행이다.

 

클림트는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화가로서의 나를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가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남긴 그림과 그의 활동,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 화가로서의 클림트, 인간으로서의 클림트에 관해 우리는 이야기할 수 있다.

저자는 클림트의 삶에서 ‘세기말’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빈’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화가들과 달리 클림트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고 평생을 빈에서 보냈다. 예술 사조가 변하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던 시기였지만 빈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빈 최고의 역사화가인 한스 마카르트가 사망한 후 클림트와 에른스트, 프란츠 마치가 함께 설립한 예술가 컴퍼니에 기회가 오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들이 그린 부르크 극장의 천장에는 세 사람이 관객으로 등장한다. 나는 화가들이 가끔 그림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사실적이고 정확한'그림을 그려야 했기 때문에 모델이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모델이 많지도 않아서 자신들이 각각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역사화로 젊은 나이에 유명해진 클림트는 성공이 보장된 삶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외치며 빈 분리파를 결성한 것이다. 빈 분리파는 클림트가 회장을 맡았다. 그들은 빈의 역사주의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예술의 바람을 빈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가하면 이때 쯤 빈 대학의 천장화를 의뢰받게 되는데, 의학, 법학, 철학을 맡게 되었다. 클림트는 빈대학이 원했던 그림이 아닌 자신만의 철학과 사상이 담긴 그림 스케치를 내놓는다. 결국 빈 대학의 천장화는 그려지지 못했고, 스케치는 흑백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저자를 따라 클림트의 흔적을 따라가다보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게 된다. 자신을 드러내거나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존재감은 작지 않았던 듯하다. 끊임없이 예술적 변화를 시도하는 그의 옆에는 에밀리가 있었다. 클림트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부른 사람도 에밀리라고 하니 비록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하지만 않았지만(클림트의 사생아가 열 네명이나 된다고 한다) 가장 사랑했던 연인이었음에 틀림없다.

클림트하면 생각나는 그림이 황금빛이 화려한 '키스'이다. 빈 국제공항의 벽면에도 클림트의 '키스'이미지가 있다고 하니 빈을 대표하는 화가라고 증명하는 듯하다. 나는 '키스'도 좋아하지만 그가 그린 '생명의 나무'도 좋아한다. 이 그림이 식당의 벽면장식화였다는 것은 부끄럽게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그린 초상화들을 본다. 유난히 화려하게 느껴졌었는데, 그러고보니 그 초상화의 모델보다 주변의 것들이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클림트의 그림 전시를 보러 가기전에 클림트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훑어보기 위한 책이었다. 작품 소개도 어렵지 않고, 그 작품을 그리던 당시의 이야기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클림트라는 화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알고 싶다면 읽어볼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