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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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도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젊을 때는 젊으니까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예쁘게 보였던 때가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것은, 그때처럼 앞만 보고 저지를 용기도, 지금 가진 돈을 다 쓰더라도 내일이면 또 벌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나는 점점 위축되어간다. 혼자일 때는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위한 물건을 구입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나를 위한 그 무엇 하나 쉽게 가질 수 없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똑똑하게 노후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고,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노후 걱정 없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떠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100세 시대에 버려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인지, 100세 시대를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1부 100세 시대란 이런 거야.

황혼이혼, 가족관계의 단절, 빈곤, 치매 등과 같은 것들이 나와는 먼 이야기들일까? 나는 황혼이혼 뿐만 아니라 젊다하더라도 이혼을 할 만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처럼 공적연금의 불리함때문에 황혼이혼조차도 안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얼마 되지 않는 공적연금-나에게는 국민연금때문에 죽기 보다 싫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연금수령액이 아니라 내가 과연 인간답게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부 100세 시대 남자로 산다는 것, 여자로 산다는 것

3부 넘쳐도 모자라도 문제, 사랑은 아무나 하나


나는 이 책이 남성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노년에 남성 여성이 따로 있을 리 만무하건만 전체적으로 볼 때 책의 내용이 노년의 남성을 위한 내용이 많다. 특히 2부에서는 남자와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남자로 사는 것에 치우쳐 있다. 여자는 갱년기도 스스로 풀어나가고, 집안일과 혼자 생활이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한다. 물론 여자들은 혼자가 되어서도 잘 살아간다. 저자는 그런 이유를 여자들이 각종 변화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만, 나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 여자, 남자가 따로 있나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즉, 남자들이 집에서 밥을 해 먹지도 못하고, 친구관계도 소원해지고 하는 것들을 노인이라서!! 가 아니라 그들의 청장년기에 남자일 여자일을 구분하고 살아 온 탓이라고 말하고 싶다. 노년에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살림을 못해서가 아니라 혼자라는 외로움과 경제적인 능력에 의한 것이 더 크다. 이는 남자든 여자든 둘 다 고민해야 할 일이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부모님들에게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그 돈으로 생활하라고 말씀드렸다가 크게 욕을 먹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그 집을 쥐고 앉아서 자식들의 효를 시험해보기도 한다. 책에서는 노후를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한 부모를 협박하는 자식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부모 세대가 그것을 쥐고 자식들을 밀고 당기는 분들도 많다. 그러한 마음에서 먼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부모가 스스로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고 자식과 자신들을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는.


게다가 사랑에 대해서도 그렇다. 아내를 간병하는 순정남이 많다고 하면서 굳이 저 인간 수발을 왜 드냐는 여자를 대비시킨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자의 변화대처능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남자들은 아내가 병이 들면 지극정성으로 간병을 하는데 여자들은 왜 그렇지 않은가라니...


얼마 전에 보험상담을 하면서, 꼭 간병인 비용이 나오는 걸 들라는 조언을 받았다. 왜 그런가하니.. 남자가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면 부인들은 다니던 회사도 쉬면서 간병을 하지만, 여자가 아파서 입원을 하면 남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더 그러하고, 혹시라도 사별이라도 하면 그때 누가 간병을 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였다. 40대 중반의 사회인이자 여자사람인 나는 이런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나의 실생활에서 느끼는 것들과는 괴리가 있어서 아쉬웠다.


4부 우리가 꿈꾸는 100세 시대, 세상을 바꾸자

그렇다면 100세 시대,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저자는 골목공동체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힘들면 도와달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권한다. 자기성찰을 통한 능동적인 삶을 요구하기도 한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보태고 싶다. 적어도 그들의 의식주가 보장되는 복지사회가 되기를 말이다. 노년을 능동적으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죽는 날까지 여유롭게 살다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그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살아 있는 동안 의식주를 해결하기에도 부족한 돈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잊지 않았으면 한다.


* 이 책은 샘터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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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3-02 0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맘에 듭니다. ^^
저도 근사하게 나이 먹고 싶어요. 어릴 땐 나이들면 점점 철이 많이 들고 훌륭해지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사회에 나와서 알았어요. 자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하양물감 2015-03-02 17:57   좋아요 0 | URL
제목에 비해 내용은 아쉬움이 많은 책입니다.

2015-03-02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샘터 2015.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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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3월호를 읽는다.

2월 한달 동안 회사에서는 1년을 돌아보는 정기총회를 준비하였고, 주변의 아는 이들은 입학과 졸업을 하였다. 3월을 코앞에 두고 잠깐 숨고르기를 한다. 또다른 하루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얼마 전 나는 '기적의 손편지'라는 책을 읽었고, 그 책을 쓴 저자로부터 직접 쓴 편지를 받았다. 어렸을 때 주고 받던 편지들이 생각나면서, 추억에 잠깐 접어보기도 하였다. 샘터 3월호에서 60년 간 받은 200통의 편지를 책으로 남긴다는 최정호 교수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파리에 있다는 위인들의 편지를 파는 가게가 있다는 말에 솔깃해졌다. 아, 그렇구나. 내가 편지를 주고받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언젠가는 다시 재조명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고, 내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나는 오랫동안 모아 온 편지들을 없애버린 것을 아쉬워하며 글을 마저 읽었다. 마지막 문장 "지금 세대는 부모님 편지 한 장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겁니다"라는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정리의 달인은 이번엔 책정리에 대해서 글을 남겼다. 책정리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오랜 숙제와도 같은 일이다. 책꽂이서비스(내 책을 무료로 보관해주는 대신 내가 맡긴 책을 남에게 빌려주는 도서공유서비스)는 한번쯤 이용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래도 꺼려지는 건 내 책이 누군가의 손에 갔다가 어찌 될 지를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고소장과 팀장이라는 글을 읽으면서는 최근에 나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떠올랐다. 팀장으로서 처음 내 밑에 직원을 두고 일을 했는데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해야할까? 하여간 그러한 일을 겪으면서 사람을 믿지 않게 되어버렸다. 단 두어달 사이에. 팀장이라는 직책이 주는 중압감, 그에 못지않게 내 마음을 몰라주는 팀원. 이제는 적절한 선을 긋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3월호 샘터는 가벼운 듯 무거운 주제들이 고루 있는 것 같다. 내가 직면한 문제와 비슷한 글들이 올라와서이기도 하다. 내일이면 3월이다. 1월에 계획한 것들이 작심삼일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 다시 시작하면 좋을 3월이다. 지금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리고 있다. 다시,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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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2-28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꽂이 서비스 저는 신문에서 읽었는데 회원제로 등록하면 원하는 도서를 빌려 읽을 수 있더라구요 ㅋ 비록 제 책은 못 맡길 용기는 없지만 빌릴 수 있다는 말에 호감이 ㅋㅡㅋ,,

cyrus 2015-03-01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버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직접 쓰신 편지를 보관하고 있어요. 저도 받은 편지는 절대로 버리지 않고 보관합니다.
 
기적의 손편지 -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
윤성희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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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쓰기가 책으로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예전에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던 손편지였기에. 사실 손편지라는 이름도 낯설다. 손편지는 그냥 편지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쪽지나 메신저 같은 소통을 위한 도구들이 편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편지가 아니고, 내게는 손으로 쓴 편지만이 '편지'이다.​ 편지지나 엽서에 필기구를 이용해 직접 쓴 편지가 너무나 귀해진 요즘 진짜 '편지'는 '손편지'라는 이름을 따로 얻은 듯하다.


나는 어렸을 때 정말 많은 편지를 썼다. 초등학생때는 우체부 아저씨가 거의 매일 우리집에 와서 편지를 주고 갔을만큼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도 수많은 편지를 썼다. 아쉽게도 그때의 편지들은 내게 남아있지 않지만. 지금은 편지의 영역을 이메일이 대신하고 있지만, 그때만큼 사적인 영역에서 쓰여지는 편지는 드문 듯하다. 우편함에 고지서와 광고지를 제외하고 다른 편지가 오지 않듯이, 이메일함에도 고지서와 광고를 제외하고 개인적인 편지는 거의 오지 않는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라면 편지가 아니어도 편리한 수단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손편지인가?

이 책에는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손편지를 통해 소원했던 관계를 다지거나,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거나, 이웃간의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통한다는 것이다. 화면에 글을 썼다가 수시로 수정하고 다듬을 수 있는 이메일과 달리, 손으로 쓴 편지는 수정이 어렵다. 그래서 편지를 쓸 때는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어떤 말을 할 지 생각하고 다듬은 다음, 편지지에 한자 한자 써내려가는 것이다. 지금 바로!가 아니라 이틀이나 사흥은 지나야 받을 수 있는 편지이기에 써서 우체통에 넣고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지. 그 마음을 알기에 누군가 내게 손으로 쓴 편지를 준다면, 보낸 이의 마음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받은 손편지는 딸아이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제 3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부탁을 할 때, 자신이 요구하는 바를 전달할 때 편지를 써서 주는 편이다. 며칠 전에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담임선생님께 편지를 써서 가지고 갔다. 2학년을 마치면서 담임선생님께 편지를 쓴 것이다. 무슨 내용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빽빽하게 적어내려간 것을 보니 할 말이 많았나 보다.


편지란,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할 말이 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쓸 수 있다. 게다가 편지 또한 글쓰기이니 글쓰기 규칙을 따를 필요도 있다. 저자는 거기에 더해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7:3 법칙을 소개하고 있다.


"7:3의 법칙이란 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70% 쓰고, 내 이야기를 30% 쓰는 것을 말한다." (p.75)

"내가 아닌 상대방에 대해서 편지지의 70%를 채우려면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 (p.77)


이러한 편지일 때, 그 편지는 관계를 새롭게 이어주는 편지일 수 있다. 약간 소원해졌던 사람과의 관계나 가족, 친구 사이에도 이러한 편지는 유용하지만, 업무상 필요에 의한 관계에서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이만큼의 노력을 기울인 편지라면 상대방을 마음을 움직이는데 도움을 줄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손으로 정성들여 쓴 편지라면 말해 무엇하리.


저자는 다양한 손편지 쓰기에 대해 예를 들어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안부, 감사, 축하, 칭찬, 부탁, 응원, 위로에 이르기까지. 편지를 써보고 싶은데, 업두가 나질 않는다면, 저자의 손편지 기술을 응용해봄직하다. 편지쓰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전해주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좋겠다. 편지를 쓰는 것도 모두 원활하고 따뜻한 사람 사는 세상 같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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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2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지인은 설날에 직접 쓴 새해 인사를 사진으로 찍어 카톡으로 보냈어요. 새해 인사를 손편지로 전하는 방식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 친구처럼 저도 손편지로 새해 인사나 축하 인사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

하양물감 2015-02-23 20:02   좋아요 0 | URL
요즘 같은 때는 아무래도 직접 쓴 편지를 받기가 어려우니까 특별한 즐거움이 될 것 같아요.
캘리그라피가 유행하는 것도 그래서일까요?

서니데이 2015-02-2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씨를 잘 쓰지 못해서, 손글씨로 편지를 보내면 못읽을거라는 소리를 자주 듣다보니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안나요, 손편지를 잘 쓸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책이 있다는 건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하양물감님도 명절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하양물감 2015-02-23 20:03   좋아요 0 | URL
손편지 잘 쓰는 법이긴 하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편지글 잘 쓰는 법이에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연휴 잘 보내셨지요?

희망찬샘 2015-02-22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손편지를 받는 담임선생님은 행복하실거예요. 희망이랑 찬이도 올해는 스스로 편지를 써 가더라고요. 저도 해마다 마치는 날 한두통 받아요! 감격스런 순간이지요!

하양물감 2015-02-23 20:03   좋아요 0 | URL
한솔이 선생님도 그러셨으리라 믿어요^^

숲노래 2015-02-2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3이 아닌, 내 이야기만 가득 적어도
손편지이면
모두 사랑스럽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즐거운 사랑이 되리라 느껴요 ^^;;;

하양물감 2015-02-23 20:03   좋아요 0 | URL
네 그럴 수도 있겠어요^^
워낙 직접 쓴 편지를 받을 일이 없다보니... 하하하...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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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이​라는 관형사가 붙은 단어에는 각각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긴다. 첫사랑이 그렇고, 첫만남이 그렇다. 그렇다면 첫차는? 나는 첫차를 처음에는 인생에 있어서 첫차 - 취업, 결혼 등과 같은-라고 이해했다.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책을 읽다 만난 첫차는 정말 처음 출발하는 첫차였는데, 남보다 일찍 시작하는 하루의 첫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어였다.


그럴수도 있구나. 매일 첫차로 출근한다는 목표를 세운 스기모토 씨는 그렇게해서 얻은 시간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투자하였다. 한동안 유행했던 아침형 인간의 표준이랄까? 누구나 이 사람처럼 아침 첫차를 탈 필요는 없다. 다만, 스기모토 씨가 그러했듯이 자기 자신을 위해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는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여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 내가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사실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는데,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그런데,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다면서도 그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굳이 아침형 인간일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시간관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당신의 생활을 바꾸시오 하고 지적하는 책은 아니다. 사람들의 일화를 통해 인생을 좀더 풍요롭고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다시 계획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오늘은 모처럼 나에게도 여유로운 휴일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그동안 다른 일에 밀려 있던 글쓰기를 하는 중이다. 눈앞에 쌓여있는 일, 직장에서, 가정에서의 일이 내 자신을 위한 일보다 우선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일들은 책임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나를 위한 1시간의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휴일이 되면, 제일 먼저 그 시간을 갖고 싶어진다.


이러한 시간을 갖지 못한다면, 나는 늙어죽을 때까지 남이 시킨 일만 하다가 끝날지도 모른다.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일은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내 나이도 벌써 40대 중반이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날보다 분명 더 많이 살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요즘이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읽는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될 터이고, 나처럼 인생의 중반을 살아버린 사람들이 읽는다면, 남은 생을 위한 조언으로 들릴 것이다. 어찌되었건, 나의 인생은 내가 만든대로 된다. 남의 평가는 '남'의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다. 내 인생을 '남'에게 맡길 것인가, '내'가 제대로 경영할 것인가, 그 몫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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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락시아 2015-02-21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한동안 7시에 회사 도착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사무실에 혼자 조용히 있는 느낌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지금은 회사하고 더 가까워졌는데, 일찍 가기가 더 힘드네요.^^

숲노래 2015-02-2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이 붙는 말이 참 많아요.
나중에 한번 사전을 보셔요.
첫머리, 첫걸음, 첫말, 첫이레,
이런 말들을 보면
`첫`이 붙는 말은 우리 삶에서
커다란 몸짓이로구나 하고 느낄 만해요.

첫손을 잡는 이웃이라면
아주 아름다우리라 하고 느껴요.
 
[사계절 해독밥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계절 해독밥상 - 가족이 건강해지는
양향자 지음, 김수범 한의학자료 / 길벗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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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의 나이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안아픈 곳이 없다. 아프다는 것이 눈에 띄게 표나는 아픔이 아니라, 남들은 모르는, 하지만 나만 느끼는 그런 아픔이다. 동갑내기인 남편도 그런 증상이 있는 것 같고, 이제 3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눈에 띄게 체중이 불고 있다.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흔히들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을 보면 문제가 없는 집이 없다고들 한다. 가까운 지인은, 한끼를 먹어도 몸에 좋은 음식을 찾고, 육식보다는 채식을, 인스턴트보다는 자연식을 즐긴다.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이 그리 건강해보이지는 않는다. 그가 말하길 몸이 건강하지 못하니 챙겨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한끼 식사가 그저 때가 오면 의례 하는 습관적인 일일 뿐인 나는 끼니 거르는 일도 자주 한다. 그런 나에게 언제나 지청구를 두는 건, 시어머니다.


시어머니는 자연식을 즐겨하신다. 의도해서가 아니라 평소 먹어 온 음식이 그런 종류였을 뿐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음식의 힘이 시어머니가 정년퇴직을 하고도 십년째 건강하게 일을 하고 있는 근본이 된다고 믿는다. 그런데, 남이 차려 주는 밥이라면 그런 것도 먹겠는데, 내가 직접 해서 먹으려니 슬 귀찮음이 도진다.


이 책은 알라딘 서재 블로거들이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여 신간평가단으로 받게 된 책이다. 집에서 식사준비를 위해 쓰는 시간이 가장 아깝다고 여겨 온 나이다. 그래서 미루다 미루다 읽는다. 계절별로 나눠서 제철 재료를 소개하고 그에 맞는 요리법을 설명해놓았다. 스르륵 훑어보니 꽤 많은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요리책을 무슨 소설책 읽듯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일단은 다가오는 봄철 요리를 살펴본다.


봄철에 걸리기 쉬운 질병으로는 춘곤증(음,,,이걸 질변이라고 부르자니 좀 그렇다만), 환절기 감기, 독감, 마른기침, 중풍, 알레르기질환 등이다. 의외인 것은 중풍. 추운 날씨에 많이 걸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봄에도 그런가 하고 살펴보니 온몸이 긴장되었다가 갑자기 이완되고 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인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이 온다고 한다.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만,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를 조심해야 한다는데 어째 모두 다 내 건강검전표에 적혀 있던 것들이다. 조심해야지..암만...


다음으로는 봄철 해독에 좋은 재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봄이 되면 나오는 달래, 냉이는 물론이고 율무나 도라지 같은 것도 보인다. 내가 보기와는 다르게 편식을 많이 하는 터라 그나마 이 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살펴보니 양배추쌈밥, 아스파라거스마키, 죽순잡채, 대합마늘버터구이, 쑥튀김, 파김치나 나물등이다. 아스파라거스마키는 일본에 잠깐 있을 때 자주 해먹었던 거라서 지금도 금방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각 계절 재료와 요리법을 설명한 다음 이렇게 식단까지 짜 주니, 실천하기에 용이할 것 같다. 그런데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생선을 빼놓고 보니 식탁이 참 헐~빈하다. 역시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제철 재료라고 해서 모두 다 챙겨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자기에게 맞는 재료와 음식을 골라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서두에는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는 테스트가 있다. 사상체질과 함께 우리 가족 맞춤 밥상을 차리기 위한 팁이 있다. 일단은, 아이에게 맞춰보려고 한다. 사실 나를 위해 어떤 음식을 차려 먹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지난 일주일간 독감으로 학교에 가지 않은 아이가 이제서야 입맛이 돌기 시작한다. 어떤 걸 해주면 좋을까 즐거운 고민이 시작된다. 밥은 입이 즐거운 약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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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2-16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채 챙겨먹기 참 어렵네요.
아스파라거스, 죽순, 쑥, 냉이, 달래, 도라지. 생각만으로도 건강식인데 현실은 ㅜㅜ

하양물감 2015-02-17 06:2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역시 현실은 냉혹하다니까요...

아무래도 재래시장이 근처에 없고, 인근 슈퍼에서 장을 보다보니 이런 재료를 구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일부러 시장을 찾아가야하니까요....

아기오소리 2015-02-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사보고싶네요

하양물감 2015-02-17 06:23   좋아요 0 | URL
건강식에 관심이 있다면 아주 괜찮은 책입니다.

2015-02-17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7 0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