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くて素敵なクラシック レコ-ドたち (Hardcover)
무라카미 하루키 / 文藝春秋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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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아주 오랜만에 읽었다. 한때(90년대 중후반) 일본 작가의 책을 많이 읽었는데, 하루키는 나의 취향이 아닌 편이었다. 나는 시마다 마사히코, 무라카미 류, 아사다 지로의 책을 더 읽었고, 그리고 온다 리쿠의 소설을 계속해서 읽기도 했다. 오히려 하루키의 책은 '노르웨이의 숲' 이후로 그다지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이 책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신간이 아니다보니 여기저기 있는 리뷰를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다지 좋은 평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과감하게 원서를 사버렸다.


그냥 간만에 일본어 공부한다 생각하고 원서를 산 것이다. ㅎㅎㅎ 다행스러운 점은 문장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고, 안타까운 건 음악 용어는 한글로 봐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어쨌든, 한 곡당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라 공부하면서 읽을만 했다.

이 책을 클래식 입문서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잘 버무려 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번역판 표지보다 원서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앨범 재킷은 그것 그대로 하나의 작품이다.


僕はいちおう物書きだが、 本にはなぜかそれほどの執着はない。 しかしレコードに関しては、 認めるのはどうも気恥ずかしいのだが、それなりの執着があるみたいだ。 (「なぜアナログ・レコードなのか」 p.10)


나는 일단 글을 쓰지만, 책에는 왠지 그만한 집착이 없다. 그러나 레코드에 관해서는 인정하긴 민망하지만그 나름의 집착이 있는 것 같다.([왜 아날로그 레코드인가] p.10)


나는 책 쓰는 사람도 아닌데 왜 책에 집착을 하는지(ㅎㅎ) 하루키는 소설가지만 책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레코드에 집착한다고. 어떻게 보면, 글을 쓰는 것과 음악을 듣는 것은 그리 괴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음악이란 어떤 것과도 어울리는 존재니까. 나는 하루키가 음악 아니 레코드에 대해 쓴 글에서 전문성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이 책이 의미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왜 선택했는지 그 목적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오랜만에 하는 일본어 공부에 딱 좋았다고 할까? 하루키의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의 문장이 군더더기가 없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건조하고 약간은 메마른... 음반을 소개하는 글에서도 그런 느낌이 강하다.


하루키는 중고 레코드가게에 가서 좋아하는 재즈 음반을 찾아보고 그 다음에는 클래식 음반을 살펴본다고 한다. 레코드를 모을 때도 최애와 차애가 있는 법이다. 나 역시 서점에 갈 땐(아니 서점에서 검색할 때) 새로 나온 책 중에서 좋아하는 분야를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나서 다른 분야로 옮겨간다. 결국 활자 중독인 최애가 아니면 차애라도 구입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내가 만약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면 책이 아닌 다른 것을 사다 모았을까?


100개의 클래식 곡을 소개하면서 486장의 레코드를 소개한다. 하루키를 음악평론가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이 책에서 그런 걸 기대하지는 말자. 소설가 혹은 글쓰는 사람이 자기가 애써 모은 보물을 자랑스레 펼쳐보여주는 책이다. 딱 그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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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8 2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약간의 수집벽은 다 있는것 같아요. 이곳의 서재인들은 모두 책을 모으고, 어떤 사람은 그릇을 모으고 하루키는 음반을 모으겠죠. 그럼 뭐 당연히 자랑하고 싶어지잖아요. 작가는 좋겠다 싶을 때가 요럴 때, 자기가 자랑하고 싶은거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거 보면요. ^^

하양물감 2022-11-19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 맞아요. 애지중지 모은거 자랑하고싶지요. 어떤건가 궁금하면 들여다보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