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저자 센딜 멀레이너선, 엘다 샤퍼

빌리버튼

2025-03-27

경제경영 > 경제학




결핍은 단순한 부족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바꾸는 힘이다.




■ 끌림의 이유


인간은 결핍 속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게 될까요?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는 빈곤, 시간 부족, 관계의 결핍이 우리의 인지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과 사례로 풀어냅니다.

특히 가난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결핍이 사고의 틀을 바꿔버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책을 읽으면서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경제학과 심리학은 물론 행동과학이 맞닿아 있는 책이라 현실적인 문제를 이해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 간밤의 단상


문득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력 부족이나 의지 박약이라는 말이 사실은 결핍이 만들어낸 환경적 산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가난한 사람에게 '저축해라.', '멀리 봐라.'라고 말하는 건 결핍의 터널 안에 있는 이들에게는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에게는 미룰 수 없는 선택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의 생존을 위해 돈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에 치여 사는 사람에게 '여유를 가져라.'라는 조언은 오히려 잔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결핍은 그들의 사고를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죠.


책을 읽고 나니, 삶 속의 작은 결핍들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게 되면 더 쉽게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과도하게 반응합니다.

돈이나 시간, 관계의 결핍도 결국은 같은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죠.

예전에 복권에 당첨된 후기를 하나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당첨자의 후기에도 같은 맥락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첨된 복권으로 빚을 다 청산하고 집을 산 후 나머지는 저축해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지만, 달라진 게 딱 하나 있다면 마음의 여유라고 하였습니다.

지인들이 밝아졌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까지 올라갔음을 느꼈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두가 일확천금의 순간을 마주할 순 없습니다.

다만, 결핍이란 게 단순히 없는 것이 아니라 내 사고를 재구성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분명했습니다.

그것을 이해하는 순간, 결핍 속에서조차 스스로를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겠다는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경제·심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늘 시간에 쫓기며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분




혹시 오늘 당신도 어떤 결핍 속에 살고 있나요?

그 결핍을 탓하기 전에, 그것이 당신의 사고와 감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먼저 바라보세요.

그 시선의 전환이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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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시인의 대표작 「접동새」, 이 애절한 노래가 오늘 마음을 오래 머물게 했습니다.

오늘은 김소월의 「접동새」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접동새 -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해설 및 주제 분석


「접동새」는 형제애와 애틋한 그리움, 삶의 비극을 담아낸 김소월의 대표적인 서정시, 자유시입니다.

애상적, 민요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설화를 배경삼아 그려진 시는 의성어를 통해 혈육에 대한 정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김소월 시인 특유의 구어적 리듬과 반복적 운율로 인해 읽는 이의 가슴에 오래 머무는 슬픔을 남깁니다.



■ 하나의 감상


고등학교 때, 문학 선생님께서 읽을 때마다 가슴이 아파오는 시 중 하나라고 말하셨던 게 생각납니다.

그때는 크게 와닿지 못했었는데 이제야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만 같습니다.

시는 묻습니다.

우리가 정말 잊지 못하는 것은 누구인가요?


이 시의 중심에는 억울하게 죽은 누이가 있습니다.

계모의 시샘으로 세상을 떠난 누이는 접동새로 환생해 어린 동생들을 잊지 못해 밤마다 울고 다니죠.

접동새의 울음은 억눌린 삶과 꺾여버린 존재의 목소리입니다.

동시에 남겨진 동생들을 향한 그리움의 울부짖음이기도 합니다.

김소월의 「접동새」는 누나의 슬픈 이야기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기억일 수도, 이미 떠나보낸 누군가로 다가올 수도 있지요.

그리움이 너무 커서 새의 울음소리에 겹쳐 들릴 만큼, 사랑의 감정은 죽음조차 끊어내지 못합니다.

오랜만에 시집을 펼쳐 이 시를 읽고나니 슬픔이 노래가 되는 순간을 느꼈습니다.

자연스레 노래들도 몇 곡 연상되네요.


울음은 소멸하지 않고 언어가 되고 언어는 다시 삶을 붙드는 힘이 됩니다.

오늘 하루, 우리 안의 접동새는 어떤 기억과 사랑을 부르고 있을까요?




이 시가 당신에게 떠오르는 누군가를 불러주었다면, 그 이름을 가만히 마음속에 불러보세요.

시가 건네는 그리움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위로가 되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는 나태주의 시 한 편을 준비해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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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사람들

저자 랄리타 수글라니

알에이치코리아(RHK)

2025-07-25

원제 : High-Functioning Anxiety

자기계발 > 인간관계

인문학 > 심리학 > 교양 심리학




당신이 붙들고 있는 불안은 때때로 보이지 않는 연료이기도 하다.




■ 책 속 밑줄


언젠가는 이렇게 불안을 숨긴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지겨워질 것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외롭고 지치기 쉽다. 결국 불안의 원인을 살펴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깨닫고, 언젠가는 그 원인이 바로 우리가 도망쳤던 이유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우리는 높은 기준을 정해두었고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방법에 관해서도 엄격한 기대와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왜 그럴까?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완벽주의는 불안의 한 증상이다. 실패나 거부에 대한 두려움에 뿌리를 둔 경우가 많으며, 그런 두려움과 불안이 행동의 동기가 된다. 하지만 문제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서 발생한다.



책임감이 과한 사람은 다른 이들을 잘 신뢰하지 못하고 본인이 직접 책임지는 것을 선호한다. 안 해도 될 일인데 타인을 위해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짊어지는 경우도 많다. 거부당하는 게 두려워서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자기 책임이 아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느낀다. 자신이 이런 문제를 모두 처리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모두가 ‘괜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에게 부담을 주거나 ‘버거운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부모님이 원하는 길에서 벗어나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이런 패턴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면서 상호 의존성이 생겼다. 나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썼는데 왜 그들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를 바라보거나 사랑해주지 않는 건지 궁금했다.



남의 비위를 맞추는 행동은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그가 행복해지길 바라서 하는 게 아니다. 거부를 당하거나 미움을 받거나 자신을 싫어하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어서 하는 행동이다. 우리는 ‘거절’이라는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거나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비위를 맞추면서 일생을 보낸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포용하면 그게 결함이 아니라 캔버스에 독특하고 놀라운 색채를 더하는 붓놀림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완벽하다는 환상을 뛰어넘고 두려움에 맞서면서 HFA를 잘 헤쳐 나가야 한다. 그러면 탁월함과 회복력이 근사하게 어우러진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끌림의 이유


이 책은 제목부터 제 마음을 단번에 붙잡았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사람들!

마치 제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듯한 문장이었죠.

저자는 잘 지내 보이지만 늘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하이 퍼포머형 불안이라 부릅니다.

불안을 단순한 결함이라 보지 않고 때로는 동력이 되기도 하는 양가적인 모습을 짚어줍니다.

특히 불안을 없애는 대신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안내한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간밤의 단상


불안을 숨기기 위해 더 완벽하려 애쓰고 잠깐 멈추면 괜스레 초조해지는 경험들이 있으신가요?

어떤 분들은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였구나!


저자, 랄리타 수글라니는 고기능성 불안 장애(HFA)를 처음 세상에 알린 화제의 심리학자입니다.

오랫동안 내담자들을 상담해오며 얻었던 지혜와 통찰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그렇다보니 문장마다 이해와 공감이 배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불안을 무조건 없애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참고로 몇 달 전에 「완벽주의자의 조용한 우울」을 읽어서 리뷰를 올린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도 이에 대해 비슷하게 언급하였습니다.

즉, 불안은 내 안의 경고음이기도 하지만 성장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소리에 압도되지 않고 나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도록 다루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완벽주의자의 조용한 우울」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57365941


마음 속 불안을 방치해두면 결국 불안장애로 이어집니다.

우울증까지 겹쳐 오면 자신에게 엄청난 해가 되기 때문에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릅니다.

방치하지 마세요.

저는 꼭 약의 도움으로 온전히 치료하지 않고 매일매일 책을 보며 노력합니다.

불안에 마주했을 때 무조건 없애려 하지 말고 스스로 나의 불안을 인정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그리고 내 마음을 계속해서 단련시켜야 하는 것이죠.

오늘 하루도 불안이 찾아오면 억누르기보다 '그래, 네가 또 왔구나!'하고 가볍게 맞이해 보세요.

불안은 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일지도 모른다고요.



■ 건넴의 대상


완벽을 추구하다 스스로 지쳐버린 분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속으로 늘 불안한 분

불안을 단점이 아니라 다른 이름의 힘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




혹시 여러분도 오늘, 열심히 사는데도 불안하다는 마음이 드나요?

그렇다면 이 책이 건네는 다정한 사유 속에서 작은 숨 고르기를 얻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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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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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저자 홍자성

리텍콘텐츠

2025-08-25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책 소개


『채근담』은 명대 사상가였던 홍자성이 남긴 잠언집입니다.

삶의 태도와 인간관계의 지혜를 간결한 문장 속에 담아내었지요.

오늘 소개할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은 지금의 우리가 일상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채근담의 구절을 새롭게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은 크게 번잡한 세상에서 마음을 지키는 법과 인간관계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자는 풀뿌리를 씹으며 고난을 견디는 이에게만 세상을 다스릴 힘이 생긴다고 말하며 고난의 시간을 단련의 기회로 삼으라고 권하며 오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생활 철학으로 풀어냅니다.

빠른 속도의 현대 사회 속에서 방향을 잃고 흔들릴 때, 책은 우리에게 다시 단단한 뿌리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순간의 외로움에 굴복하지 않고, 긴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삶의 진정한 무게는 겉이 아니라 내면에서 드러나는 법입니다.



복잡한 세상일수록 바깥을 단절하는 것보다 내면을 다스리는 일이 더 어렵고 중요합니다. 외부로부터 자신을 막는 깨끗함보다 안에서 지키는 고요한 절제가 더 깊은 품격을 드러냅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온화한 마음과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화창한 날을 바라는 것처럼 마음의 날씨 또한 우리가 가꿔야 할 중요한 풍경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는 절망 속에서 자신을 정제하고, 어둠 속에서 빛날 준비를 합니다.

그러니 오늘이 힘겹고 초라해 보여도, 그 속에 이미 내일의 가능성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빛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 태어납니다.



처음과 끝이 흐트러지지 않는 길, 그것이 곧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하는 길이며, 오래도록 존중받는 삶의 기준이 됩니다.



세상과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 고요의 자리로 들어가야 합니다. 고요함은 비움이 아니라, 가장 충만한 성찰의 시작입니다.



겸손과 이해는 인간관계를 맑게 하고,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줍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감정을 제어하는 태도는 진정한 성숙과 평화로 가는 길이 됩니다.





■ 책 속 메시지


『채근담』은 세상과 고립된 은둔의 철학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을 말해줍니다.

명예와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중심을 지켜내는 지혜, 그것이 바로 고요함 속의 단단함이 아닐까요.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세상을 버리지 말되, 세상에 휘둘리지 말라!

이 균형을 잡는 과정이 바로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 하나의 감상


책장을 덮고 난 뒤 가장 오래 머문 생각은 균형이었습니다.

은둔과 참여.

고요함과 번잡함.

단단함과 유연함.

서로 상반되는 듯한 가치들이 사실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오늘의 우리는 종종 속도와 성과 속에서 더, 더를 외치며 달려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왜 이렇게 지치기만 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채근담』의 문장은 조용히 속삭입니다.


"고요히 앉아 마음을 지켜라. 세상은 네가 흔들리지 않을 때 비로소 널 알아볼 것이다."


이 말이 제게는 커다란 위로이자 다짐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고요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가장 멀리, 가장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 건넴의 대상


복잡한 일상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찾고 싶은 분

관계 속에서 단단한 태도를 잃지 않고 싶은 분

동양 고전의 지혜를 오늘의 삶에 적용하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한마디가 더해질 때, 이 공간은 조금 더 깊어지고 단단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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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현대지성

2018-04-02

원제 : Ta eis heauton

인문학 > 서양철학 > 고대철학

고전 > 서양고전문학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영혼을 어떻게 다스리는가에 달려 있다.




■ 책 속 밑줄


내 조부 베루스에게서는 선량하다는 것과 온유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내 아버지에 대한 평판과 기억으로부터는 겸손함과 남자다움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내 어머니에게서는 신을 공경하며 살아가는 경건한 삶, 사람들에게 후히 베푸는 삶, 잘못된 일을 실제로 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런 일을 생각하는 것조차 하지 않는 삶, 부자들과는 거리가 먼 검소한 삶을 보았다.



수사학자였던 알렉산드로스로부터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않는 것, 무례하거나 어처구니없거나 황당한 말을 해도 중간에 말을 잘라버리거나 핀잔을 주지 않고, 도리어 그 사람이 사용한 표현 자체가 아니라 내용을 함께 생각하고 토론해 보거나 그 밖의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재치 있게 깨우쳐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플라톤학파의 철학자인 알렉산드로스로부터는 누구에게 말하거나 편지를 쓸 때 "내가 너무 바쁘다"라는 말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자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생겨나는 의무들을 바쁘다는 핑계로 자꾸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카툴루스로부터는 친구가 근거 없이 질책하고 비판하더라도 무시해 버리지 않고 도리어 그 친구가 평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해주려고 애써야 한다는 것, 도미티우스와 아테노도토스에 대해 기록한 글들이 보여주듯이 스승들을 아낌없이 칭송하고 자녀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막시무스에게서는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절제하는 것, 한 번 결심을 했으면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것, 병을 앓을 때나 그 밖의 다른 그 어떤 나쁜 상황에서도 쾌활함을 잃지 않는 것을 보았고, 온유함과 위엄이 잘 조화되어 있는 성품의 모범을 보았으며,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아무런 불평 없이 해내는 것을 보았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죽을 수도 있는 사람처럼 모든 것을 행하고 말하고 생각하라. 신들이 존재한다면, 인간 세상을 떠나는 것은 두려워해야 할 일이 아니다. 설마 신들이 너를 불행 속으로 밀어넣겠느냐. 만일 신들이 존재하지 않거나 인간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신들도 존재하지 않고 섭리도 존재하지 않는 우주 속에서 더 이상 살아간들, 그것이 네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하지만 신들은 존재하고, 인간사에도 관여하며, 인간에게 그들에게 진정으로 해로운 것들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최고의 복수는 너의 대적과 똑같이 하지 않는 것이다.



매일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는 듯이 살아가면서도, 거기에 초조해하는 것이나 자포자기해서 무기력한 것이나 가식이 없다면, 그것이 인격의 완성이다.



■ 끌림의 이유


『명상록』은 로마 제국의 철학자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을 단련하고 다잡기 위해 남긴 사유의 기록입니다.

그는 전쟁과 정치, 삶과 죽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자 했습니다.

국가를 이끌던 지도자의 고백이긴 하지만 사실은 평범한 인간이 매일 마주하는 감정과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분노하지 말라"

"허영에 빠지지 말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책을 펼치면 알 수 있듯이, 그는 권력자였음에도 늘 스스로를 경계했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화려한 말은 없고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고백과 독백이 이어집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삶의 고통 앞에서 흔들리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그 목소리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 간밤의 단상


제게 있어서 철학은 삶을 견디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흔들리는 요즘, 오랜만에 『명상록』을 펼쳐보았습니다.


《행복은 외부가 아니라 영혼의 상태에 달려 있다.》


우리는 흔히 타인의 평가나 상황의 좋고 나쁨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곤 합니다.

그러나 아우렐리우스는 그 모든 외부의 요인들을 잠시 멈추고 오직 내 마음을 바로잡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병상에 누워 있든, 일상에 지쳐 있든 결국 삶의 무게를 버텨내는 힘은 내 안에서 길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단순한 진실이 제 자신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작은 지팡이 같았습니다.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말하라. 사람들은 무례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나와 같은 인간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없이 상처 받고 타인의 말과 행동에 쉽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아우렐리우스는 그 순간마다 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그는 세상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내 태도와 관점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즉, 외부의 거친 바람을 막을 순 없어도 나의 영혼까지 흔들리게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요.

이 단순한 사실이 얼마나 큰 자유인가요.

아우렐리우스의 목소리는 오늘도 제게 침묵의 용기를 건네줍니다.


『명상록』은 하버드·옥스포드 대학교에서도 필독 고전으로 꼽힐 만큼 지금의 우리에게 도움 되는 말이 많습니다.

조만간 스토아 철학까지 곁들인 긴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건넴의 대상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찾고 싶은 분

외부의 조건이 아닌 내면의 힘으로 살아가고 싶은 분

고전의 문장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얻고 싶은 분




오늘은 당신의 마음을 향해 조용히 묻습니다.

지금 내 영혼은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

『명상록』은 그 질문을 품고 우리를 더 깊고 단단한 내면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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