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 우주 불평등 시대를 항해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긴박한 질문들
최은정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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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 최은정

장르 : 과학 · 천문학 · 우주과학

출판사 : 갈매나무 (2025.11.28)

키워드 : 우주 궤도, 우주불평등,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안보, 우주개발의 미래, 우주 패러다임 전환




우주의 크기는 경이롭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질서는 때로 잔혹할 만큼 현실적이다.






■ 끌림의 이유


지구를 중심으로 운용되는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은 모두 일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궤도 공간이 그 자체로 제한된 인프라인 셈이다.

인공위성이 떠다니는 우주는 공기도 없고 중력도 거의 없는 초청정 환경으로 인공위성에 유리한 점만 있을 것 같지만, 지구와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 탓에 지상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하는 비용이 급감하면서 우주로 나가는 진입장벽이 낮아져 현재는 민간기업에서도 위성을 발사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다만 제어 불능한 위성부터 폐기된 위성까지 관리되지 않은 채 궤도를 떠돌기 시작하면서 우주환경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주 폐기물이 빠르게 늘어나자 각 물체를 정확히 식별하고 추적하는 일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죠.

이 흐름이 지속되면 우주물체 구도 예측에 오차가 증가하고 실시간 회피가 어려워져 충돌 위험 또한 증가하게 됩니다.

충돌이 일어나면 추가로 생겨나는 많은 파편들 때문에 연쇄반응이 일어날테니 계속해서 악화될 것입니다.

지구 궤도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우주의 미래입니다.

인류 문명의 필수 기반이지요.

이 궤도가 계속해서 위험에 노출된다면 결국 인류 공동재산 영역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즉, 지구 궤도를 지키는 일이 우주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저자 최은정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센터장입니다.

지속 가능한 우주개발을 꿈꾸는 우주과학자로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추락과 충돌, 소행성 충돌 등 우주로부터의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낭만 속에 감추어둔 우주 불평등과 우주 군비 경쟁, 국제 제도 공백의 현실을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관측해온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전작인 『우주 쓰레기가 온다』가 위험을 알리는 경보였다면 이번 책은 우주의 권력 구조를 해독하는 지도에 더 가깝습니다.

생각해보면 우주는 더 이상 평등한 공간이라는 이상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미 선진국들이 궤도를 독점했고 후발국은 진입조차 쉽지 않은 구조 속에서 우주 개발은 국가와 민간 기업 간의 거대한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으니깐요.

이 책은 그 현실을 차갑게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우주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습니다.



■ 간밤의 단상


뼛속까지 문과인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유일하게 사랑하는 분야가 바로 천문학입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 댁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쏟아지는 별들 앞에서 늘 설명할 수 없는 떨림이 일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주를 다룬 책들은 언제나 저를 가장 멀리 또 가장 깊이 데려가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전작인 『우주 쓰레기가 온다』는 제가 사랑해온 우주의 뒤편, 그늘이 드리운 부분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마주하게 한 책이었는데 그녀의 신작 소식을 듣곤 한달음에 펼쳐보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지요.

우주를 멀리서 볼 때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그 속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침묵이 아니라 경보음이라는 사실을 책은 말해줍니다.

우주 선진국들이 점유한 궤도, GPS, 위성, 정보 독점 등이 만들어내는 비가시적인 권력, 국제기구조차 해결하지 못한 제도적 공백 그리고 군사적 선언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우주 탐사가 더 이상 로맨틱한 모험이 아니라 지구와 맞닿아 있는 현실의 안보, 기술, 경제, 패권의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우주 전쟁은 총성이 아니라 경보음으로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로켓 발사에만 관심있을 뿐 수천 개의 우주물체의 움직임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이 우주물체가 아주 조금씩 이동하는 그 순간, 국가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죠.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이런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합니다.

속도보다 방향을, 소유보다 상호운용을, 독점보다 신뢰를 택해야 비로소 모두의 우주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합니다.

지속 가능성이란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삶, 산업, 사회를 운영하는 것이죠.

이제 지속 가능 발전은 지구에서뿐만 아니라 지구 밖 우주에서도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입니다.


지구 궤도는 이미 보이지 않는 전쟁터가 되었고 정지궤도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책에서는 달 궤도의 감시 공백, 화성으로 향하는 최적 경로, 소행성 자원 쟁탈전, 화성 궤도 안정성 등 우주 거점 확장 전략의 실제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 쓰레기, 우주군 창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우주전 양상 등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주 패권 경쟁의 실제 모습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공식 기록에 남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와 미국 우주군기지 훈련 현장의 오프 더 레코드 기록도 포함되어 있으니 우주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책을 덮고 난 새벽녘, 마당으로 나가니 깨끗한 하늘 위에 조그마한 달 하나가 저멀리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아름답지만 그 빛을 지켜낼 책임 또한 우리의 몫임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은 마음 한쪽에 이 문장을 품어 봅니다.

"우주는 꿈의 공간이기 전에 우리가 어떤 질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 건넴의 대상


우주를 사랑하지만 그 이면도 알고 싶은 분

뉴스페이스 시대의 흐름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우주개발, 우주정책, 우주안보에 관심 있는 분




KEYWORD ▶ 우주불평등 | 뉴스페이스 시대 | 우주안보 | 우주전쟁 | 우주개발의 미래 | 천문학 교양서 | 최은정 | 한국천문연구원 | 우주정책 | 우주패권 경쟁 | 우주산업 전망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우주를 더 사랑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문처럼 현실의 우주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별을, 우주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펼쳐보세요.

공감이 닿는 문장이 있었다면 댓글로 당신의 우주를 나눠주세요.

당신의 사유가 이 공간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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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책 DIGEST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작은 온기를 붙드는 마음의 여정




12월 둘째주인데 11월 마지막 주의 책탑을 올리지 못해 급하게 올려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다니는 병원도 한 번밖에 못 갈 정도로 근 2주 동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보니 초안은 써놨었는데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지요;

그래서인지 고요한 새벽녘에 읽는 책 한 권이 제게는 하루를 가만히 붙들어주는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11월의 마지막 주는 가을이 겨울로 기울어가는 조용한 길목 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주의 독서는 자연스럽게 마음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관계가 남기는 흔적, 상실 뒤에 찾아오는 성찰, 철학이 비추는 일상의 태도, 끝까지 간직하고 싶은 마음들.

책장 위에 놓인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는 듯했던 한 주였습니다.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이 기록이 작은 숨결이 되길 바랍니다.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나의 폴라 일지』 – 김금희


『나의 폴라 일지』는 문명과 멀리 떨어진 세계에서 작가가 약 한 달간 세종기지에서 경험한 일상의 조각들, 그 조각들이 마음속에서 어떤 울림으로 번져갔는지를 따라가는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바라본 남극은 흰색의 대지가 아니라 빛이 미세하게 일렁이고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마음의 흔적이 새겨지는 곳이었습니다.

남극은 멀고 낯선 공간이지만 오히려 삶의 본질이 가장 정확하게 드러나는 곳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KEYWORD ▶ 나의폴라일지 독후감 | 김금희 에세이 리뷰 | 에세이 추천 | 남극 탐방기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5816104



화요일 | 『리버보이』 - 팀 보울러


『리버보이』는 소년과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정을 강물 위에 고요하게 펼쳐냅니다.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을 곁에서 지키는 소녀 제스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과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죽음을 둘러싼 두려움과 슬픔이 잔잔한 물살처럼 번져가죠.

세상이 멈춘 듯 느껴지던 순간, 누군가를 잃는다는 일 앞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KEYWORD ▶ 리버보이 독후감 | 팀보울러 책 리뷰 | 성장소설 | 청소년문학 추천 | 소설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7001814



수요일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짧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사유의 책입니다.

가난한 구두장이와 부부 그리고 땅에 떨어진 천사, 저자는 인간의 내면을 잇는 선함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오래된 고전소설 중 하나입니다.


KEYWORD ▶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독후감 | 톨스토이 책 리뷰 | 러시아 고전 추천 | 러시아 소설 | 삶의 의미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9145059



목요일 | 『철학의 쓸모』 - 로랑스 드빌레르


요즘처럼 불안이 일상이 되고 어디에도 답을 찾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럴 때면 꼭 꺼내드는 게 있으니 바로 철학입니다.

철학은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쉽지만 이 책은 오히려 철학이 일상의 중심 가까이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감정의 방향을 살피고 관계에서 흔들리는 이유를 되묻고 삶의 태도를 가다듬는 방법을 다루며 철학이 결국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술임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철학의 쓸모』를 읽다 보면 삶의 복잡함이 사라지진 않지만 그 복잡함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씩 변합니다.

고통을 끌어안는 법, 후회를 흘려보내는 법, 불안에 무너지지 않는 법 모두 철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다시 정돈됩니다.

이렇듯 철학은 삶을 가르치지 않지만 삶을 조금 덜 아프게 만드는 기술을 알려줍니다.


KEYWORD ▶ 철학의쓸모 독후감 | 로랑스드빌레르 책 리뷰 | 철학 입문 추천 | 인문학책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89485358



금요일 |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매번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옮기다 보니 그 여운이 참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은 읽는 것만으로도 따뜻하지만 손으로 써 내려갈 때 비로소 마음 속 문장이 완성되는 시집입니다.

필사라는 고요한 행위를 통해 문장이 제 마음에 가까이 자리 잡는 순간, 그 어떤 시보다 오래 남게 됩니다.


KEYWORD ▶ 끝까지남겨두는그마음 독후감 | 나태주 시집 | 시집 추천 | 필사시집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0681381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나태주 | 『안부』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매번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옮기다 보니 그 여운이 참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짧은 시 한 편이지만 마음의 온도를 바꾸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안부라는 단어에 담긴 다정한 감정이 나태주 시인의 필터를 거치니 더욱 다정하게 번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볍고 짧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충분히 지탱해줄 따뜻한 시입니다.


KEYWORD ▶ 나태주 안부 | 감성 시 추천 | 짧은 시 감상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90999295




11월 마지막 주의 독서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건너가는 조용한 여정이었습니다.

소설, 에세이, 철학, 필사 시집까지 서로의 물결을 이어가며 결국 두 가지 질문 앞에 멈춰 서게 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끝까지 남겨두는 마음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지쳤어도 책이 건넨 작은 위로들이 하루의 빛이 되어주던 한 주였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어느 문장에 오래 머물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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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 - 조인숙

장르 : 여행에세이 · 유럽여행

출판사 : 버튼티 (2016)

키워드 : 파리여행기, 프랑스 여행 에세이, 뤽상부르 공원, 아이와 파리여행, 파리 감성 에세이




파리의 여름은 화려함보다 일상 속의 작은 결들이 더 오래 남습니다.




■ 끌림의 이유


한해의 끝을 향해 달려가서 그런지 요새는 여행서가 먼저 손에 잡힙니다.

따뜻하게 내린 커피 한잔을 두고 가만히 앉아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다른 나라의 빛과 공기가 마음 한구석에서 조용히 마음을 다독여주죠.


『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다시 펼친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문득 파리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예전에 이 책을 붙잡고 한동안 머물던 그 계절이 생각났습니다.

저자는 두 딸인 민소와 민유와 함께 파리에서 여름을 지냅니다.

학원이 일상이 된 도시가 아닌 그림을 그리고 천천히 걷고, 공원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파리의 삶!

그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숨이 길어지고 마음이 부드럽게 풀립니다.

특히 뤽상부르 공원 근처에서 보낸 일상은 여행이라기보다 삶이 잠시 달라지는 순간에 가깝습니다.

아침 햇빛 아래 펼쳐지는 커다란 창, 삐거덕거리는 낡은 마루, 세탁해 말린 린넨 냄새, 창틀에 스치는 바람의 결.

그 모든 풍경이 너무도 작고도 단단하게 마음을 눌러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파리의 화려한 랜드마크보다 아이들의 눈을 통과해 다시 태어난 파리가 담겨 있습니다.

책방, 카페, 공원, 언덕, 화방 등 어디든 천천히 보고 잠시 앉아 머물고 느린 걸음으로 감상할 수 있죠.

책을 읽다보면, 여행의 속도가 느려질 때 비로소 도시의 표정이 보인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 간밤의 단상


여름은 지치게 만드는 계절 중 하나죠.

입맛도 없고 마음도 눅눅해지고 몸과 생각이 동시에 늘어지게 만드니깐요.

그래서 책 속 파리로 떠나는 여행은 늘 여름의 안식처럼 다가왔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책 중 하나였는데 근래 파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겨울인데도 이 책이 퍼뜩 생각이 나 펼쳐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오래 머문 장면은 저자와 아이들이 매일 아침 뤽상부르 공원으로 출근하듯 걸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여유지만 파리에서는 그저 평범한 하루의 한 장면일 뿐이죠.

아이들은 가방에 물감과 간식을 챙기고 엄마는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이건 마치 도시가 아니라 시간이 여행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 나탈리 레떼의 만남입니다.

"사물과 감정의 관찰자가 되세요.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행복해집니다."

그녀의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문장이죠.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을 향한 저자의 애정 또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부분입니다.

파리 여행자의 버킷리스트가 관광지가 아닌 서점이라는 사실이 더욱 좋았습니다.


문득 여행이란 결국 장소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다른 결로 재배치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파리는 그 일을 참 자연스럽게 해내는 도시라는 점도요.

날은 춥지만 읽는 내내 여름의 기운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문장을 마음에 담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하니다.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 나는 파리의 속도로 걸어봅니다."



■ 건넴의 대상


파리를 사랑하거나 언젠가 파리를 꿈꾸는 분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을 고민 중인 분




KEYWORD ▶ 파리여행기 | 프랑스여름 | 파리에세이 | 뤽상부르공원 | 셰익스피어앤컴퍼니 | 여행책추천 | 유럽여행에세이 | 조인숙 작가 | 파리 감성

『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은 무거운 숨 사이로 파리의 바람을 살짝 들여놓는 책입니다.

당신의 계절에도 이 아름다운 느림이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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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건축지식 편집부

장르 : 여행 · 테마여행 / 건축

출판사 : 현익출판 (2024)

키워드 : 일본 독립서점, 책방 여행, 서점 디자인, 공간 기획, 로컬 서점, 일본 여행 가이드




책방은 책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속도를 회복시키는 가장 조용한 문화 공간이다.




■ 끌림의 이유


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작은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게 될 것입니다.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은 일본 곳곳의 로컬 서점 40곳을 디자인의 눈으로 들여다본 책입니다.

도쿄, 교토, 오사카, 후쿠오카까지! 각 지역의 책방이 가진 개성과 철학, 그 공간을 이루는 배치, 조도, 동선까지 설계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고객을 위한 서점을 만드는 공간에 대한 지식, 책이 돋보일 수 있는 서점의 모든 것 그리고 책의 크기와 무게 같은 알아 두면 좋은 기초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일본의 책방들을 둘러보는 것 같아도 서점에 대한 공간적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서점을 꿈꾸는 분들에게 딱인 책이지 않나요?!


서점은 이제 단순히 책만을 사고파는 곳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지역의 정체성을 담는 로컬 문화의 핵심 공간이 되기도 하지요.

작은 지하 공간에 책장과 매대만이 있는 기치조지에 위치한 북맨션은 월정액제로 점주가 책장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중입니다.

최대 150명의 점주자 책장을 빌릴 수 있는데 다양한 판매자들이 뜻밖의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독립출판 서적이 가득한 레티시아 책방은 재건축한 주택에 위치한 곳입니다.

평수는 작아도 손님의 동선을 의식해 설계했기 때문에 구경하는데 지장이 없죠.

서점은 결국 그 도시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 간밤의 단상


왜 어떤 동네는 시간이 지나도 살아 있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그 답은 책과 사람, 이야기가 모이는 작은 책방에 있습니다.


동생은 제 방에 올 때마다 신기해합니다.

애써 3-400권밖에 없다고 우겼지만 서재 벽면 한편이 전부 책장인데다 침실과 창고까지 가득하니 솔직히 그 두 배(세 배?)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출판사에서 보내주는 종이책 외에 읽고 싶은 책은 가급적 이북을 이용하고 있긴 합니다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들은 아주 조금씩 구매하는 중입니다.

며칠 전, 친구와 톡을 하다가 문득 수백 권의 책들을 어떻게 보관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훗날 제가 조그마한 책방 컨셉의 카페를 차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면서 이 책이 오랜만에 퍼뜩 생각나 꺼내든 책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서점들의 공통점은 화려함이 아닌 개성 있는 기획과 흔들리지 않는 취향으로 책방을 만들어냈습니다.

천장까지 가득한 책장, 커뮤니티를 품은 다다미방, 지역의 색을 그대로 담은 굿즈, 방문하는 사람의 시선을 어떻게 흘러가게 할지 계산한 동선 설계, 낮은 조도 속에서 책의 결을 살려내는 조명의 선택까지 책방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필요한 것은 결국 좋은 물건을 파는 기술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을 머물게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책은 읽을 때마다 오래된 서점에 천천히 걸어가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창문으로 기울어진 오후 햇빛이 책 사이사이에 스며들자 조금씩 배어 있던 종이 냄새가 진해지는 것만 같은 감각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곤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사람이 다시 서점으로 향하는 이유는 책 때문이 아니라 책이 만들어낸 공간의 온도 때문이라는 것을.


오늘은 이 문장을 조용히 마음에 새기며 하루를 정리해 봅니다.

"책방은 책보다 먼저 사람을 머물게 하는 마음으로 지어진다."



■ 건넴의 대상


서점을 사랑하는 분

일본 독립서점에 관심 있는 분

공간 기획, 디자인에 영감을 얻고 싶은 분




KEYWORD ▶ 일본 독립서점 | 책방 여행 | 일본 여행 코스 | 서점 인테리어 | 공간 디자인 | 일본 감성여행 | 교토 서점 | 도쿄 서점 | 로컬 문화 공간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은 서점이 지역의 문화와 사람의 마음을 묶어주는 조용한 중심임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책과 공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건네고 싶은 책입니다.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더해질 때 이 공간은 한층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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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골목 여행 - 송은정

장르 : 여행 · 일본여행

출판사 : 꿈의지도 (2025)

키워드 : 교토여행, 일본 감성여행, 교토 골목, 취향여행, 산책여행




길을 잃은 마음에게 필요한 건 먼 곳이 아니라 천천히 걸어야 보이는 작은 골목 하나입니다.




■ 끌림의 이유


가고 싶은 여행지를 몇 군데 꼽으라 하면 꼭 빠지지 않는 곳이 교토입니다.

일본 여행을 떠올리면 도심의 화려한 풍경보다 골목 골목 스치는 바람이 떠오르거든요.

그래서인지 책제목을 보는 순간 마음이 먼저 느릿하게 가라앉았습니다.


『교토 골목 여행』은 빠르게 훑어내는 여행이 아니라 걸음의 속도를 낮추는 여행법을 안내합니다.

교토는 오래된 도시지만 결코 낡지 않은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구덕후라면 꼭 들러야 할 큐쿄도 매장처럼요.

교토에서 약재상으로 창업해 이후 향, 문방구 판매로 전환한 큐쿄도는 교토에 본점을 두고 도쿄 긴자본점도 운영합니다. 

작고 오래된 공간들은 그 자체로 교토의 숨결이자 취향을 배우는 장소가 됩니다.


저자는 교토를 말하면서도 사람의 속도를 회복시키는 장소들을 보여줍니다.

천천히 걷고 조용히 머물고 작은 물건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요.

이 책이 전하려는 것은 결국 교토라는 도시가 주는 마음의 온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 간밤의 단상


여행의 의미는 멀리 가는 데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평소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마음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을 걷는 데 있습니다.

뭐랄까, 교토 골목은 오래 머물수록 낯설기보단 익숙함으로 안아주는 곳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종종 너무 빠르게 움직이며 놓쳐버린 마음의 결을 나중에서야 뒤늦게 깨닫곤 합니다.

그러나 교토의 골목은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요새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펼쳐보았는데 책 읽은 것만으로도 교토 골목 사이사이의 숨결을 느낀 것만 같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확신하게 됩니다.

여행이란 풍경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을요.

천천히 걸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길 때 우리는 비로소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깨닫게 되니깐요.


오늘은 이 문장을 품고 하루를 열어봅니다.

"천천히 걸을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다."



■ 건넴의 대상


교토 골목 여행을 꿈꾸는 분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분

빠르지 않은 여행의 의미를 다시 배우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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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골목 여행』은 오래된 도시의 숨결 속에서 스스로의 속도를 회복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여행을 사랑하는 분들 혹은 여행이 그리운 분들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습니다.

사유가 닿는 문장이 있었다면 공감과 댓글로 함께 나누어주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더해질 때 이 공간은 더욱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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