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짧은 시 「해바라기 얼굴」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소박한 언어로 쓰였지만 하루의 시작과 끝, 누군가의 삶을 묵묵히 비추는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해바라기 얼굴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 해설 및 주제 분석


「해바라기 얼굴」은 윤동주 시 가운데서도 특히 생활의 풍경과 인간의 얼굴을 담담하게 그려낸 시입니다.

시인은 화려한 수사나 복잡한 감정을 덧붙이지 않고 '해가 뜨자 나가는 얼굴'과 '해가 지며 돌아오는 얼굴'을 나란히 놓습니다.


해바라기 얼굴은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드는 꽃처럼 하루의 생계를 향해 묵묵히 움직이는 삶의 얼굴을 상징합니다.

아침의 얼굴은 밝고 단정하지만 저녁의 얼굴은 하루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고 숙어들죠.

시 속의 누나는 특정 인물을 넘어 가족이자 노동하는 사람, 우리 삶을 지탱해온 얼굴들의 총체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는 노동의 숭고함이나 희생의 비장함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바라보고 이름을 붙이고 기억하는 것이죠.

그 절제된 시선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남깁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얼굴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삶이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의 노동은 늘 조용히 이루어지기에, 그래서 더 쉽게 잊혀지곤 하죠.

윤동주는 이 짧은 시를 통해 사랑이란 거창한 표현이 아니라 가만히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즉,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위대한 말이 아니라 매일 같은 시간에 오가는 얼굴이 아닐까 싶습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고나니 문득 아무 말 없이 집을 나서고 아무 말 없이 돌아오던 얼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얼굴들은 늘 그 자리에 있었기에, 우리는 그 무게를 쉽게 잊고 지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바라기 얼굴이라는 표현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햇빛을 향해 고개를 들고 하루를 살아내는 얼굴, 해가 지면 말없이 숙어드는 얼굴.

그 반복 속에 삶이 있고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는 게 아닐까요?

오늘 이 시는 누군가의 하루를 떠올리게 하고 그 얼굴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만듭니다.

아무 말 없이도 충분히 고마운 얼굴을요.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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