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자화상」을 읽어보려 합니다.
「자화상」은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가장 정직하고도 아픈 시선이 담긴 시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장면은 결국 자기 마음을 마주하는 한 인간의 내면 풍경이 됩니다.
자화상 _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해설 및 주제 분석
「자화상」은 윤동주 시 세계에서 자기 성찰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입니다.
이 시에서 우물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비추는 정직한 거울입니다.
우물 속에는 자연의 풍경과 함께 한 사나이가 등장하는데 이는 시인이 바라본 자기 자신 혹은 인간 존재 그 자체를 나타냅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정의 흐름입니다.
미워졌다가 가엾어지고 다시 미워졌다가 끝내 그리워지죠.
이 반복은 인간이 스스로를 바라볼 때 느끼는 혐오, 연민, 거리감, 그리움이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의 궤적을 보여줍니다.
윤동주는 자신을 미화하지도, 단죄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가만히 들여다보고 돌아서고 다시 돌아옵니다.
그 태도 자체가 이 시의 가장 큰 진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일은 늘 불편하고 복잡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연민하고 그리워하죠.
그 모든 감정의 반복 속에서 비로소 '나'라는 존재가 남게 되는 것입니다.
「자화상」은 말합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워하고 돌아섰다가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을 때면 우물 앞에 선 사람은 윤동주 시인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어떤 날에는 우물 속의 사나이가 못마땅하고 어떤 날에는 괜히 마음이 쓰이고 어떤 날에는 다시 보고 싶어지죠.
삶을 살다 보면 가장 견디기 어려운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돌아와 들여다봅니다.
그 사람이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요.
「자화상」은 자기를 미워해본 사람만이 끝내 자기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월요일의 아침은 늘 조금 낯설고 무겁습니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우물 앞에 서서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게 되죠.
윤동주의 「자화상」처럼, 미워졌다가 가엾어지고 다시 그리워지는 마음을 안고서요.
그래도 괜찮다고, 오늘도 그대로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 주를 시작해도 된다고 이 시는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가끔은 멈춰 서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천천히 걸어가 보세요.
한 주도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