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말고 커피
데이브 에거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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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마시는 커피의 역사에 대해 알고싶지 않나요, 『전쟁 말고 커피』


 

[사진수정중]​

 

 

『하나, 책과 마주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하기 전 주방으로 향해 원두가 가득한 파란 뚜껑을 연다.
은은한 원두향이 잠이 덜 깬 뇌를 자극시키며 일어나라고 속삭이는 기분이다.
곱게 갈려진 원두를 필터에 넣고 커피메이커를 작동시킨다.
샤워를 마치고 준비를 다 끝내면 온 집안이 커피향으로 가득해진다.
그렇게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을 깨기 위해, 지친 몸을 깨우기 위해, 식후 디저트를 위해, 피곤함을 씻기기 위해, 누군가를 만날 때면 우리는 항상 커피를 마신다.
대학교 때부터 마시게 된 커피, 이제는 좋아한 원두가 따로 있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다.
한 두달 전에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하게 되면서 한 두시간씩 대기하는 줄이 뉴스에서 나올 정도로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만큼 커피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바로 커피의 역사와 관련된 책이었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청년이 블루보틀의 파트너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책이었는데 '커피'라는 소재로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놓고선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목타르 알칸샬리는 샌프란시스코 빈민가에서 살고있지만 예멘 출신이다.
어느 날 예멘이 커피 수출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난 이후 커피 수입상이 되어 예멘의 커피 농부들이 정당한 이윤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그렇게 꼭 만들어야겠다는 큰 꿈을 품게 된다.
허나 당시 예멘 커피는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였다. 커피의 품질이 일정치 않았고 무엇보다 예멘의 상황이 불안정했기에 다시 살리기에는 불안해보였다.
하지만 목타르는 좌절하지 않았다. 단순히 예멘 커피가 아닌 예멘의 명품 커피를 팔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내전이 한창중인 예멘으로 무작정 떠나게 된다. 목타르는 과연 그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예멘의 커피를 과연 세계적인 커피로 만들 수 있을까? 그 과정과 답은 이 책 한 권에 담겨있다.
향과 맛을 음미하며 커피만 마셔봤지 커피의 역사에 대해선 잘 몰랐던 것 같다.
최초로 커피를 재배하고 오늘날 우리가 즐겨먹는 형태로 만들어 수출하는 곳, 예멘이 그 시작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커피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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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 - 독서 인생 12년차 윤 지의 공부, 법, 세상 이야기
윤지 지음 / 나무의철학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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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주는 위로와 격려 그리고 응원, 『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작가의 이력이 실로 대단하다.

민사고를 졸업한 뒤 듀크대학교에서 1년 조기졸업한 후 현재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다.

민사고의 하루를 쭉 보니 철창없는 감옥이란 말이 살짝 떠올랐다. 규율과 규칙대로 움직이며 절대로 흐트러져서는 안 될 것만 같은 분위기가 있다.

 

민사고 졸업, 하버드 로스쿨생이란 말만 들어도 엘리트의 발자취를 밟고 있는 저자가 다들 부럽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불안과 우울을 앓았으며 남들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 저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넨 것은 바로 '책'이었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통해 법과 정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앨리스 워커의 「더 컬러 퍼플」을 통해 사회에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민사고는 도서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책을 빌려 읽기에 좋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도 중, 고등학교 때 도서관을 잘 이용하긴 했지만 (분야별로 다양하지 않아서) 중고서점을 더 이용했던 것 같다.

몇 년 전 저자의 후배가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동문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던 소식이 저자의 귀에까지 들렸고 한동안 먹먹함에 잠겨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누구나 질식해 죽을 것만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 순간이 단 한 번이거나 찾아오지 않는다면 행운이겠지만 대부분 한 번 혹은 두 번 혹은 열 번 이상일 수도 있다.

내가 주변 사람들의 평안과 행복을 바란다고 매 순간 따스한 감정만 가지고 사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여서 더 절실하게 지인의 행복을 바라는 게 아닐까.

우리 다 같이 늪에 빠지지 말자는, 이 축축하고 싶은 곳에 갇혀 울면서 허송세월하지 말자는, 나를 밟고서라도 올라가서 햇빛을 보라는, 네가 먼저 올라가서 나에게 밧줄을 내려달라는, 네가 올라갈 때까지 나는 더 기다리겠다는 이런 이타적인 마음을, 후배가 괴로워하고 있을 때도 갖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순간에 '그냥 잊어버려라.', '뭘 그런 걸 가지고 신경을 쓰냐.', '그런 거에 자꾸 신경쓰지 말아라.' 등의 말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공감은 나중이고 일단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들어준 후에 아무 말 않고 고개만 끄덕여줘도 힘이 된다.

 

어려움에 부딪힐 때면 저자는 문학작품을 읽는다고 한다.

한창 길을 잃고 헤매던 그녀에게 마음의 지도가 되어준 책이 있다면 바로 김영하 작가님의 「오직 두 사람」이다.

김연수 작가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불신 가득한 세상에서 누굴 의지하며 살아야할지 고민하던 저자의 걱정을 해소시켜 주었다.

친구와의 애정결핍, 불균형한 관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느꼈을 때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

 

저자가 위로를 받았던 북토크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을 것 같다. 당인리책발전소에서 열렸던 북토크는 우연히 응모한 사연이 당첨되어 가게 되었다고 한다. 사연이 당첨되어 가게 된 북토크지만 그녀에게 충분한 만족스러움을 가져다주었다.

그 날은 마음 한 켠에서 솟아온 용기 덕에 자신의 사연을 당당히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렇게 북토크를 마치고 사인을 받았는데 김소영 작가님이 '충분히 멋져요. 지금!'이라는 구절을 써준 것을 보고 위로받았다고 한다.

 

걱정해본 사람이 걱정하고 있는 사람을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며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질식할 것만 같은 순간들이 찾아올 때면 나는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했기에 싫어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나를 힘들게 한 이들을 싫어하면 되는데 그걸 못해서 나 자신을 미워했던 것 같다.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인데 말이다.

그 때마다 손에 꼭 쥔 것이 바로 책이었다. 책을 통해 나 자신을 위로하고 더 사랑하려 노력했다.

저자 또한 그렇지 않은가! 역시 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힘은 실로 대단하구나를 다시금 느낀다.

 

며칠 전, 친구가 평소 내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알고 북모임을 가지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이렇게라도 한 달에 한 번씩 가지게 되면 일 년에 열 두권은 거뜬히 채우는 것이니깐. 꾸준히 독서하려는 친구가 대견하고 멋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를 위해 알짜배기 책들을 선정하여 한 달에 한 권씩 제대로 채워주려고 한다.

독서는 물론 꾸준히 하면 좋지만 책 한 권이라도 읽어보려는 마음가짐에 의의를 두는 편이다. 그래서 친구들이 책에 관해 도움을 청하면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주곤 한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이들이 내가 책에서 읽으며 얻었던 위안, 격려 그리고 감정들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세상에 언젠가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끄적거리는 것도 굳이 분류하자면 '독서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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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루만져 주지 않는 상처는 결국 곪는다

 

상처가 생겼다.
언젠가 낫겠지하는 마음으로 그냥 놔두었다.

 

그런데
어루만져줘야 할 상처와 어루만져주지 않아도 될 상처가 있다.
어루만져주지 않아도 될 상처는 시간이 지나 저절로 치유될 수도 있지만
어루만져줘야 할 상처는 시간이 지나 곪게 된다.

 

애초에 상처가 안 생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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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을 보다 - 신용권의 역사기행
신용권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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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도, 영월 그리고 제주도, 『역사의 이면을 보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역사의 이면을 보다! 말그대로 역사의 다른 면을 보는 것이다.

책은 크게 '경계의 땅, 대마도를 찾아서', '영월의 역사기행', '제주 4·3을 말하다'로 나뉘어지는데, 세 파트를 쭉 읽고나면 대마도로, 영월로, 제주도로 찾아가 역사공부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세 군데의 지역에 대한 역사를 세세하게 다루어주어서 역사에 대해 깊이감을 느껴야만 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같다.

실상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너무 단편적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면 분명 열에 하나는 '일본'이라 답할 것이다. 한일 관계를 일컬을 때 쓰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대마도에 더 맞춤인 말인 것 같다고 한다.

실제 대마도는 거리상으로만 봐도 일보보다 부산에서 훨씬 더 가깝다. 대마도는 지리적으로도 한국과 가까운 만큼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가깝다.

예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가르는 '경계의 땅'이었던 대마도는 오랫동안 침략과 정벌을 거듭하는 곳이자 반대로 교류와 친선의 공간이기도 했다.

대마도는 조선 영토였으나 일본의 근대 국가 재편 과정에서 영토로 공식 편입되었다고 한다.

 

"칼같은 산들은 얽히고설켜 있고, 비단결 같은 냇물은 맑고 잔잔한 영월(寧越)" _고려 후기의 학자 정추

영월에 가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 대목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영월에는 어라연과 동강이 있고 단종과 김삿갓의 역사가 있으며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정선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과 더불어 5대 적멸보궁이라는 사자산 법흥사가 있고 별빛만큼 노을이 아름다운 천문대도 있다. 그윽한 풍류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정자가 있고 박물관도 있다.

영월에 가게 되면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가 있다. 저자는 그곳이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다고 한다.

단종이 묻힌 장릉도 있지만 경관이 빼어남에 있어서는 청령포에 못 미친다고 한다.

단종을 생각할 때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처연함이라면, 그 처연함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곳은 바로 청령포이다.

 

수학여행의 인기여행지는 단연 제주도이다. 나 또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왔는데 당시 날씨가 너무 좋아서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은 시간이었다.

제주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땅, 정열의 땅으로, 지금으로부터 150만 년 전에 용암의 붓질로 태어난 우리의 귀한 땅이라고 한다.

용처럼 튀어 오르고 불꽃처럼 분출하는 화산의 흔적이 있으며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이 많고 땅에는 용 비늘처럼 새겨진 자국들이 있으며 용트림한 자국은 제주에서 귀양살이했던 추사 김정희의 역동적인 글씨인 추사체와 많이 닮았다고 한다.

어렸을 때 제주에 관련된 전래동화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제주의 옛 이름은 탐라국이며 깊고 먼 바다의 섬나라라는 뜻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도 아픔은 있다. 바로 '제주 4·3 사건'이다.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의 몇 줄이 고작이여서 그렇게만 알고있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다룬 다큐를 보고선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무 충격이었다.

강제적으로 입 다물게 하였다. 모두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제주 4·3 사건'이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도 지켜야 할 문화 유산이 굉장히 많다.

실제 우리나라는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세계 기록 유산을 보유한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도는 전혀 높은 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된 기록물들이 한문으로 이루어진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은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여 좀 더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나라 유산에 대해 더 깊게, 자세하게 알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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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순간에는 마음껏 기뻐하고 슬플 때는 더 힘 있게 자신을 안아주고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틈틈이 몸과 마음을 쉬게 해 주기.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고 따뜻한 감정을 많이 느끼게 해주면서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이런 시간을 통해 내 가치를 만들어 나가자.
너무 오랫동안 세상을, 남을 살피며 살아왔으니 이제는 눈을 감고 내 안을 들여다보자.
_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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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때가 있다. 외부에 의해 강제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순간이.
몸도 마음도 어지럽고 복잡한, 정리 안 된 이 순간에 힘든 일이

자꾸 겹쳐지면 그저 맥이 풀릴 수밖에 없다.

그럴 때면 이 또한 지나갈 거라고, 언제나처럼 힘내보자고

마음속으로 속삭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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