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미니북 세트 - 전3권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 원화 그림,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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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은 어때요, 『빨강 머리 앤 미니북 세트』

 

 

 

 

『하나, 책과 마주하다』

 

​유치원 때, 동화책으로 된 '빨강 머리 앤'을 읽었고 초등학교 때, 약간의 그림과 글로 이루어진 '빨강 머리 앤'을 읽었다.
생각해보니 작년에 『에이번리의 앤』을 읽었는데 이번에도 새로 출간된 『빨강 머리 앤』을 또 읽게 되었다.
TV로 봤던 애니메이션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 더 친근하게 와닿았다.
아직 리뷰는 안 썼지만 지난 달에 양장본으로 읽었는데 이번에는 휴대하기 편하게 미니북으로 출간되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보고 책으로도 족히 열 번은 넘게 읽은 『빨강 머리 앤』은 가장 좋아하는 동화 중 하나이다.
양갈래로 땋은 새빨간 머리, 불그스름한 뺨 위에 주근깨까지! 앤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인 소녀이다.

 

캐나다 한 시골 마을 에이번리에 한 여자아이가 입양된다.

매슈와 마릴라 남매는 본래 남자아이를 입양하려 했었는데 어쩌다 여자아이가 오게되어 난감함에 빠진다.

더군다나 매슈는 마릴라와 린드 부인 외에는 모든 여자가 무서웠기에 처음 만난 앤을 무심코 지나쳤다.

역장에게 남자아이를 데리러 왔다고 말하지만 역장은 스펜서 부인이 저 아이를 맡기고 갔다고 말한다.

 

"초록 지붕 집의 매슈 커스버트 아저씨 맞으시죠?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뻐요. 절 데리러 오시지 않을까 봐 막 걱정이 되려고 해서, 아저씨가 못 오시는 온갖 이유를 상상하고 있었어요. 아저씨가 오늘 밤까지 절 데리러 오시지 않으면 커다란 벚나무가 있는 모퉁이까지 기찻길을 따라 내려갈 생각이었어요. 그 나무에 올라가서 밤을 보내려고 마음먹었거든요. 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하얀 벚꽃이 활짝 핀 나무 위에서 달빛을 받으며 잔다니, 굉장히 멋질 거 같지 않으세요? 대리석으로 된 넓은 방에 있다고 상상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아저씨가 오늘 밤에 못 오셔도 내일 아침에는 꼭 오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새빨간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양 볼에 주근깨가 콕콕 박힌 앤은 입이 쉬는 법이 없다.

그렇게 매슈에게, 마릴라에게 애원을 해서 같이 살게 된 앤은 마을에서 정말 많은 일을 겪게 된다.

브로치 사건으로 오해받을 때에 동화책에다 외쳤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 '앤이 훔친 게 아니야!'라고.

 

분명 우리가 보기에는 앤이 불쌍할 수도 있는데 앤은 항상 자신의 행복을 위해 굴하는 법이 없다.

마음 속 깊은 곳에 분명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버려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허나 행복으로 꽉 꽉 채우려는 앤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어쩌면 어렸을 때 읽었던 앤의 그런 부분들을 고스란히 닮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어도 굴하지않고 행복으로 꽉 꽉 채우려는 점을.

겉으로도 속으로도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게 생각하며 행동하지만 때로는 힘들 때도 많다.

뭐랄까, 솔직히 발버둥친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내 슬픔 하나 제대로 어루만져 주지도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니깐.

잠깐이었지만 이전의 인연이었던 그는 나에게 '키다리 아저씨'같은 사람이었는데 참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다.

"행복한 삶으로 꽉 채우고 싶으면 너무 착하게 살지마. 그리고 남이 아닌 너에게 더 집중했으면 좋겠어."

"난 별로 착하지 않아."

"아니야. 너무 착해서 바보같이 상처받고 뒤에서 흘리는 눈물이 많잖아. 난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지 알지?"

그 때 그 말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인간의 삶이란 매순간 그리 유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쁨이 오면 슬픔이 오고, 슬픔이 오면 기쁨이 오는 순환의 과정을 거치듯이 우리는 넘어가는 과정에서 잘 버텨내면 된다.

우리도 앤과 같이 평평하지 않은, 굴곡진 삶 속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 굴곡진 그 순간이 다가오면 이를 인정하는 것도 말이다.

 

미래가 제 앞에 쭉 뻗은 곧은길인 줄 알았는데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이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모르죠. 하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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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빼기의 기술
이우경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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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가 걸린 듯한 머릿속 생각들을 덜어낼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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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그리고 독후감

 

글쓰기 노트가 꽉 찬 것 같아 바인더에서 빼내어 박스에 넣다가 파일 하나가 눈에 띄었다.
파일을 열어보니 독후감 대회에 제출했던 원고지들부터 독후감노트가 가득하다.
그 중 눈에 띈 게 맨 앞쪽에 있던 초등학교 1학년 때 쓴 독후감과 상장이었다.
원고지는 살짝 바래졌는데 같이 있던 상장은 아직 새하얗다.
XX초등학교 1학년 1반 2번 그리고 이름까지 꾹 꾹 정자로 눌러쓴 글씨.
책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한 두 세줄을 시작으로 간단한 줄거리 그리고 길게 쓴 느낀 점은 딱 독후감의 정석이었다.
줄거리는 그렇다치고 느낀 점은 딱 애어른인 것 같아 내가 어렸을 때도 참 생각이 많았나싶어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아가겠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되돌아 간다는 것,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지만 그리 행복하거나 유쾌하지 못하다는 것을 이미 알기에 그래서 대답할 수 없다.
누군가는 미래를 중시하고 누군가는 현재가 중시한다.
드물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재도 미래도 아닌 과거를 더 소중히 여기는 이들도 있다.
미래를 위해 내달리는 나의 모습을 보면 미래를 중시하는 것도 같고
미래는 그저 미래일 뿐, 지금의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려는 모습을 보면 현재를 중시하는 것도 같다.
과거는.. 모르겠다.. 이상하다..

생각정리가 안 되서 주절주절 말이 많아진 느낌이다.
원고지 용지에 글자 한 자 한 자 꾹 꾹 눌러썼던 8살, 그 때는 아무 걱정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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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위해, 그를 위해 준비한 꽃

 

꽃집 앞에서 꽃을 사려는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꽃집 안에서 꽃을 고르는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나도 그에게 줄 꽃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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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문지 에크리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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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생각하는 다양한 면의 사랑,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사랑의 기쁨을 만끽하기에 인간의 삶은 너무 길고,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기에 인간의 삶은 너무 짧은 것 같았다.

 

그런 때가 있다. 매번 지나갔던 길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이후 그 길을 다시 걸을 때의 그 기억.

기억의 잔상들이 오래 남아있음을 피부로 느끼곤 하는데 그럴 때면 문장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분출되어 나온다.

그래서일까. 책도 꾸준히 읽고는 있지만 요새 나는 글을 '읽는' 것보다 '쓰는' 것에 더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사랑에 관련된 글을 쓰다보니 우연히 보게 된 '문지 에크리' 시리즈를 보고선 먼저 손이 간 책이 바로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이다.

덧붙여, 김소연 작가님의 전작이었던 평범했던 일상을 특별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나를 뺀 세상의 전부』를 읽고선 꽤 좋았던 기억이 있기도했고.

 

사람들은 로맨스 서사의 판타지로 배워온 사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하는 사랑은 이토록 구질구질한데 영화 속 사랑은 감미롭기만 하니, 번번이 내가 어딘가 잘못된 사람처럼만 느껴진다. 사랑은 어딘가에 따로 있는 것만 같고, 내가 하고 있는 이것은 어떤 실수이거나 고행이거나 투쟁처럼만 느껴진다. _p.57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사랑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다른 것들로 인해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의 충만함과는 별개로 고독해질 수 있다는 것. 오래된 연인이 함께해온 많은 방식을 어느 한쪽은 익숙해져 안온해하는 반면, 어느 한쪽은 지루해져서 변화와 모험을 욕망할 수도 있다는 것. 다른 사랑을 추억하고 상상할 수도 있다는 것. 사랑받는 자의 천성적인 그릇이 작아서 어떤 경우는 너무 넘쳐 받아내다 지칠 수도 있다는 것. 예민하던 사랑이 둔감해져가는 자연스러운 사실에 대하여 한 사람은 생활이 되어간다며 안도감을 느끼지만 한 사람은 상실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모르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어쩔 수 없는 모습 앞에서,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_p.75

 

귀는 언제나 입에게 경고한다. 쉽게 말하지 말라고. 입은 언제나 귀에게 애원한다. 함부로 내뱉는 말을 잊어 달라고. 친구든 연인이든, 칭찬이든 악담이든, 교감을 위한 것이었든 단지 푸념이었든, 그 어느 쪽이 되었든, 대화는 잊는 편이 좋았다. _p.89-90

 

시스템 속으로 진출하는 일과 안정적인 입지를 욕망하는 일과 그럼으로써 더 큰 불안의 수렁 속을 헤매는 일을 그만두는 일.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입성하여 불안의 출렁임을 함께 즐길 용기를 내어주는 일. 경력보다는 경험을, 사회적 입지보다는 세계에 대한 태도를, 안정보다는 표류를 함께 도모하는 일. 삶에 관하여 영원히 딜레탕트로 남는 일. 불안에 관하여 가장 전문적이고 능란해지는 일. 이런 일을 함께할 사람을 곁에 두는 생을 그녀는 사랑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_p.156

단 하나의 사랑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그녀는 알고 싶었다.

 

저자는 사랑을 단순히 사랑이라 하지 않는다. 다양한 면에서 그녀는 사랑이라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있다

그녀를 적어내린 사랑의 정의들을 읽다보면 섬세하고 여린 느낌이 드는 기분이다.

사랑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어렵기에 점점 쉽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와 그녀만의 사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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