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그리고 독후감

 

글쓰기 노트가 꽉 찬 것 같아 바인더에서 빼내어 박스에 넣다가 파일 하나가 눈에 띄었다.
파일을 열어보니 독후감 대회에 제출했던 원고지들부터 독후감노트가 가득하다.
그 중 눈에 띈 게 맨 앞쪽에 있던 초등학교 1학년 때 쓴 독후감과 상장이었다.
원고지는 살짝 바래졌는데 같이 있던 상장은 아직 새하얗다.
XX초등학교 1학년 1반 2번 그리고 이름까지 꾹 꾹 정자로 눌러쓴 글씨.
책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한 두 세줄을 시작으로 간단한 줄거리 그리고 길게 쓴 느낀 점은 딱 독후감의 정석이었다.
줄거리는 그렇다치고 느낀 점은 딱 애어른인 것 같아 내가 어렸을 때도 참 생각이 많았나싶어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아가겠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되돌아 간다는 것,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지만 그리 행복하거나 유쾌하지 못하다는 것을 이미 알기에 그래서 대답할 수 없다.
누군가는 미래를 중시하고 누군가는 현재가 중시한다.
드물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재도 미래도 아닌 과거를 더 소중히 여기는 이들도 있다.
미래를 위해 내달리는 나의 모습을 보면 미래를 중시하는 것도 같고
미래는 그저 미래일 뿐, 지금의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려는 모습을 보면 현재를 중시하는 것도 같다.
과거는.. 모르겠다.. 이상하다..

생각정리가 안 되서 주절주절 말이 많아진 느낌이다.
원고지 용지에 글자 한 자 한 자 꾹 꾹 눌러썼던 8살, 그 때는 아무 걱정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