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책 DIGEST

9월의 두 번째 주, 책이 전한 성찰과 위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스며드는 계절,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마음이 더 깊어지는 듯합니다.

이번 주는 인간 존재를 묻는 고전부터 상처와 치유를 담은 소설, 삶을 단단히 붙잡아주는 심리학 책들을 만났습니다.

몸은 여전히 병원과 약에 의지하며 버티고 있지만 한 주의 책들이 용기와 위로를 한껏 보내주었습니다.

아래는 이번 주 함께한 독서의 기록입니다.





■ 이번 주 <간밤에읽은책> 돌아보기


월요일 |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이방인』은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부조리 철학이 집약된 소설입니다.

부조리한 세계와 무심한 인간 그리고 삶의 본질을 묻는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입니다.


KEYWORD ▶ 이방인 독후감 | 알베르 카뮈 소설 리뷰 | 프랑스 고전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99234377



화요일 | 『아몬드』 - 손원평


청소년 필독서 중 하나인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공감과 이해의 힘을 깨우칠 수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감정의 본질과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습니다.


KEYWORD ▶ 아몬드 독후감 | 손원평 소설 리뷰 | 한국 소설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00553884



수요일 | 『총 균 쇠』 - 재레드 다이아몬드


인류 불평등의 근원을 밝히는 『총 균 쇠』는 문명의 흥망을 총·균·쇠라는 틀로 풀어냈습니다.

저자는 인류 문명의 격차를 개인의 능력이나 민족적 차이가 아닌 환경, 지리, 자원의 분포 같은 우연의 힘이 문명의 차이를 낳았다고 설명합니다.


KEYWORD ▶ 총 균 쇠 독후감 | 재레드 다이아몬드 책 리뷰 | 세계사 교양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01987218



목요일 | 『자존감 수업』 - 윤홍균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구체적 훈련법을 제시하는 심리학 책입니다.

저자는 자존감을 하나의 능력으로 다루며 삶의 태도와 습관을 통해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줍니다.


KEYWORD ▶ 자존감 수업 독후감 | 윤홍균 심리학 책 리뷰 | 자존감 훈련법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03381611



금요일 |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체로 풀어낸 대화 형식의 책으로 【모든 불행은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명제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용기를 건네는 철학 심리서입니다.


KEYWORD ▶ 미움받을 용기 독후감 | 아들러 심리학 책 리뷰 | 자기계발 심리학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04704216

































■ 이번 주 <모든도서리뷰> 돌아보기


목요일 |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전주홍


질병과 의학의 역사를 통해 사회와 문명의 균열을 살펴보는 책으로 인간과 질병, 문명의 긴밀한 관계를 탐구합니다.

저자는 역사적 순간들을 통해 의학이 단순한 치료 기술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전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KEYWORD ▶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독후감 | 의학 역사 리뷰 | 인문학 책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04690355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는 길의 의미를 담은 시로 인생의 고달픔마저 여행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따뜻한 시입니다.


KEYWORD ▶ 나태주 시 독후감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감상 | 짧은 시 추천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4002646084




이번 주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와 성장, 문명의 역사와 심리학까지 다채로운 독서 여정을 함께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한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채롭게 소개하고자 한 주, 한 주 다양하게 선별하며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여러분의 마음을 가장 오래 붙잡은 책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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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저자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2023-11-27

원제 : Small Things Like These

소설 > 아일랜드소설




작은 친절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




■ 끌림의 이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1980년대 아일랜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빌 펄롱은 석탄 장사를 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평범한 인물이지만 어느 날 사회가 애써 외면하던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책에서는 작은 선택이 결국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문학만이 품을 수 있는 윤리와 용기의 힘을 보여줍니다.



■ 간밤의 단상


성탄절을 앞둔 혹독한 겨울, 석탄 상인 빌 펄롱은 평소처럼 석탄을 배달하던 중에 지역 수도원의 마그달렌 수용소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 갇혀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가난하게 태어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와 겹쳐진 느낌을 받은 빌은 깊은 내적 갈등에 시달립니다.

이 사회가 은폐하고 방관해온 불의를 외면할지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최소한의 인간적 연대를 선택할지.

결국 그는 두려움 속에서도 한 여성을 조용히 구해내며 거대한 변화를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인간적 용기와 연민의 가치를 드러냅니다.


나는 과연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일까?

여러분은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인가요?


소설 속 빌은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부유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었죠.

하지만 그는 뜻하지 않게 마주친 진실 앞에서 두 가지 선택의 길목에 서게 됩니다.

모른 척하고 지나갈 것인가 아니면 작은 행동이라도 옳은 일을 감행할 것인가.

세상은 거창한 결단보다 사소한 순간의 선택들로 빚어집니다.

그리고 그 선택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할 수도 있지요.

우리는 종종 자신이 뭘 할 수 있겠냐며 나서기를 주저하지만 소설에서는 작은 손길 하나, 짧은 말 한마디, 사소한 친절과 같은 작고 평범한 행동이 사회와 삶을 흔드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오늘 제 하루에도 작은 용기를 남기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행동이 책에서 말하는 사소하지만 큰 울림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건넴의 대상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소설을 찾는 분에게

일상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돌아보고 싶은 분에게




KEYWORD ▶ 이처럼 사소한 것들 독후감 | 클레어 키건 소설 리뷰 | 아일랜드 현대문학 | 짧은 소설 추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평범한 인물이 마주한 작은 선택을 통해 용기와 윤리의 의미를 탐구하는 소설입니다.

사소한 친절이 삶을 바꾸는 힘을 지닌다는 사실을 깊이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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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20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저자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인플루엔셜(주)

2022-12-28

원제 : 嫌われる勇氣 (2013년)

인문학 > 심리학 > 교양 심리학




인생의 가장 큰 용기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끌림의 이유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대화 형식의 책입니다.

【모든 불행은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명제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를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가, 자유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 간밤의 단상


아들러는 말합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그리고 그 순간, 삶은 달라진다."


책장 정리를 하다 손에 잡혀 오랜만에 꺼내 읽었습니다.

새벽녘, 책을 덮으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생각은 '나는 얼마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는가?'였습니다.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누군가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억누르며 살아왔던 순간들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찻잔을 한참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반은 마셨지만 티백이 더 우러나 색은 더 짙어지고 향은 더 그윽해졌습니다.

그리고 멈춰섰던 질문들을 천천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책 속에서 철학자는 청년에게 묻습니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면 당신의 삶은 무가치한 것인가?"

관계 속에서 사랑받는 것은 소중하지만 모든 선택을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 순간 나의 삶은 사라집니다.

진짜 용기란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는 것이며 그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고 책은 강조합니다.

저는 제 마음속에도 여전히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어린 청년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뚫고 나아가려는 작은 용기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 이렇게 다짐해봅니다.

조금은 미움받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거야.



■ 건넴의 대상


타인의 시선 때문에 불안한 분

아들러 심리학을 통해 삶의 태도를 바꾸고 싶은 분




KEYWORD ▶ 미움받을 용기 독후감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책 리뷰 | 아들러 심리학 | 인간관계와 자유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을 담아낸 베스트셀러로 행복과 자유를 방해하는 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날 용기를 이야기합니다.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은 분, 관계 속 불안을 내려놓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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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의학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온 질병 관점의 대전환과 인류의 미래 묻고 답하다 7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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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저자 전주홍

지상의책(갈매나무)

2025-08-30

과학 > 의학

과학 > 생명과학





■ 책 소개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역사를 비추는 거울로서 질병을 바라보고 전염병이 사회를 어떻게 흔들고 재편했는지를 살펴봅니다.

흑사병이 중세 유럽의 질서를 뒤흔들었고 천연두가 아메리카 대륙의 운명을 갈라놓았으며 최근의 코로나19가 전 지구적 패러다임을 바꿔버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요.

저자는 이런 역사적 순간들을 통해 의학이 단순한 치료 기술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전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조직을 잘 유지하려면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규율과 신념을 공유해야 합니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이고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이 중요하겠지요. 인류는 뇌가 발달했고 음성 언어를 사용했기에 머릿속 상상이나 추상적인 주제도 어렵지 않게 개념화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스토리텔링 능력까지 갖추었기에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공유할 수도 있었지요. 언어와 스토리텔링이라는 도구가 인류의 생존과 번식에 아주 큰 기여를 한 것입니다.



과학이 발전하더라도 개인이 과학적 세계관을 내면화하기란 상당한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과학 지식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질병의 의미를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과학적 사고방식을 습득하고 체화하려면 지속적인 학습과 훈련이 필수입니다. 더욱이 과학적 설명은 객관적 사실만 제공할 뿐, 개인의 주관적 고통이나 불안을 해소해주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신화적 혹은 종교적 질병관은 과학의 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속합니다. 따라서 질병에 대한 과학적 접근 못지않게 환자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정서적 접근이 굉장히 중요해 보입니다.



질병을 뜻하는 영어 단어 ‘disease’에 체액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질병으로 본 관점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disease’는 균형의 뜻을 담은 ‘ease’와 부정 접두어 ‘dis’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편안함을 느끼고 유지할 수 있다는 관점이 엿보이지요. 히포크라테스 의학 체계에서는 체액의 흐름이 곧 생명이고, 체액은 신체의 각 부위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인체와 세계를 연결하기 때문에 체액의 질서와 균형을 갖추는 일이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합니다.



17세기에 접어들면서 해부학은 인체 기능 연구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1628년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는 《동물의 심장과 혈액의 운동에 관하여》에서 1,500년 동안 의심의 여지가 없던 갈레노스의 이론을 반박했습니다. 갈레노스는 마치 대지가 빗물을 받아들여 생명을 싹틔우고 유지하듯, 혈액은 순환하지 않고 동맥과 정맥을 따라 말초조직으로 이동한 뒤 소모된다고 여겼습니다. 하비는 혈관 구조에 관한 해부학 지식을 바탕으로 혈액량을 수학적으로 추산하고 여러 실험을 동원하여 인체의 혈액이 말초 부위로 이동해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측정은 의학에 두 가지 중요한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첫째, 수량적 방법의 도입으로 숫자가 진단 기준을 설정하고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둘째, 측정의 범위가 분자 수준까지 확장되면서 질병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현실로 정착했습니다. 이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것과 치료하지 않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큰 해악인지를 계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되었고, 약물의 효과 역시 정교하게 분석할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유전자를 암호에 빗대어 설명하는 방식은 유전자가 생명과 질병현상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과학에서 은유가 단순히 이해를 돕는 수단을 넘어 과학 이론을 구성하고 개념을 확장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가 느껴지지요. 더욱 흥미로운 점은 유전자의 기능을 설명하는 데 암호라는 용어를 처음 도입한 인물이 의학인 생명과학이 아닌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유전 정보의 개인별 차이와 질병 발생의 위험성 사이의 관계를 토대로 개인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을 구현하고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HGP로 인해 개인의 유전 정보, 즉 DNA 염기서열을 싸고 빠르게 분석하게 되자 질병을 정보 관리나 처리, 제어의 결함이나 오류로 인식하는 틀이 자리 잡았고, 이러한 정보적 관점은 질병을 예측·치료·예방하는 데 이론적 틀을 제공했습니다. 나아가 질병 발생 위험에 대한 개인별 차이를 분석할 기술적 토대도 마련되었습니다.





■ 책 속 메시지


이 책은 인류가 질병 앞에서 늘 같은 질문을 던져왔음을 알려줍니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더 오래 살 것인가?

역사는 이 질문에 과학적 답을 찾아온 과정이자 정치, 사회적 해석의 산물이었습니다.

저자는 질병과 의학을 역사와 나란히 읽어야 인간 사회의 선택과 한계를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의학은 단순한 과학이 아닌 인간의 삶과 공동체 전체를 비추는 렌즈가 됩니다.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의학의 역사를 다섯 가지 관점으로 대전환시켜 바라봅니다.

과거 인류는 전염병이 돌면 마을 하나가 초토화되었을 정도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수혈은 물론이고 마취도 몰라 환자의 팔, 다리를 꽉 묶어놓고 외과적인 수술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즉, 이런 상황이었는데 관점의 전환을 통해 의학이 크게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책은 신의 노여움으로서의 질병, 자연적 원인에 따른 질병, 특정 장소에 놓이게 된 질병, 분자가 좌우하는 질병, 정보가 말해주는 질병으로 크게 나누어 바라봅니다.

신의 노여움으로서의 질병만 잠깐 살펴볼까요?


토템은 고대 사회에서 사회적 결속을 다지는 가장 좋은 방식 중 하나였습니다.

그들은 계절의 변화, 천재지변의 원인 그리고 몸이 왜 아픈 것인지 상상력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현상이나 질병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초자연적 존재를 창조해냅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신화나 종교에 모든 것을 기대게 됩니다.

물론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습니다.

그러나 비합리적인 관점이라 해도 사회 구성원들이 윤리적 규범을 따르고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선한 기능이 있었으며 안정적인 사회를 유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아폴론은 의학의 신이기도 하지만 질병의 신이기도 합니다. 즉, 양면적이죠.



■ 하나의 감상


책을 덮고 나니 질병이 단순히 개인의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질병은 사회의 균열을 드러내는 가장 민감한 징후입니다.

사회의 약한 고리를 드러내고 불평등을 확대하기도 하며 때로는 역사적 변화를 가속화합니다.

의학은 늘 인간을 구하기 위해 존재했지만 동시에 권력과 이익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떠올렸습니다.

코로나19를 지나온 지금, 우리는 질병을 단지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볼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질병을 단순한 위기나 사건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을 통해 한 사회가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었는지, 어떤 균열을 안고 있었는지를 드러내는 거울로 보여줍니다.

개인의 경험으로도 겹쳐서 생각해보세요.

병원에 드나들며 느끼는 불안과 막막함이 결코 나 자신만의 일이 아니었음을, 인류 전체가 오래도록 마주해온 공통의 문제임을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과거를 돌아보게 하지만 동시에 오늘을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같은 책입니다.

역사적 사건과 의학적 사례가 교차하며 마치 이야기처럼 술술 읽히는 매력이 있으니 꼭 읽어보세요.



참고로 역사와 과학의 만남을 다룬 이 책이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간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출간 알림까지 신청해놓은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186427810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592518977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770334352



■ 건넴의 대상


역사를 의학의 눈으로 새롭게 읽고 싶은 분

질병과 사회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사유하고 싶은 분



KEYWORD ▶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리뷰 | 전주홍 책 독후감 | 질병과 사회 | 의학 역사 인문학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질병이 단순한 의학적 사건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를 비추는 렌즈임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역사와 의학의 교차점에서 인간과 공동체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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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태주의 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인생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 없고

인생이 무엇인가

정말로 알고 인생을 사는 사람 없다


어쩌면 인생은 무정의용어 같은 것

무작정 살아보아야 하는 것

옛날 사람들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래 그래야 할 것


사람들 인생이 고달프다 지쳤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은 화가 나서

내다 버리고 싶다고까지 불평을 한다


그렇지만 말이다

비록 그러한 인생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조금쯤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닐까


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밭길일 거냐


너도 부디 나와 함께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지구 여행 잘 마치고 지구를 떠나자꾸나.




■ 해설 및 주제 분석


나태주 시인 특유의 맑은 언어로 인생을 재정의하는 시입니다.

많은 이들이 인생을 고행이라 말하지만 시인은 그 단어를 여행으로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인생이 고단하고 힘들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것은 곧 즐겁고 아름다운 여정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시의 핵심은 시선의 전환입니다.

힘겨움 속에서도 여행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그 순간은 고통이 아니라 의미가 됩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으며 제게 가장 크게 다가온 건 고행을 여행으로 바꾸는 한 끗 차이였습니다.

어쩌면 삶을 지탱하는 건 거대한 성공이나 완벽한 행복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하는 하루하루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겐 지치고 포기하고 싶어지는 날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순간에도 곁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우리는 여전히 여행 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아무리 인생이 힘들어도 사랑과 동행이 있을 때 우리는 살아볼 만하다!

오늘 이 시를 통해 당신에게도 함께 걷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르길 바랍니다.




KEYWORD ▶ 나태주 시 독후감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감상 | 짧은 시 추천 | 동행과 사랑의 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에 수록된 시로, 인생을 고행이 아닌 여행으로 바라보게 하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힘든 삶조차 의미 있는 여정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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