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저자 에쿠니 가오리

(주)태일소담출판사

2024-12-09

소설 > 일본문학





고개를 돌리자 콘센트에 마냥 꼽혀 있는 집 전화의 플러그에 쌓인 먼지가 보였다. 평소 웬만큼은 청소를 하고 있다 여겼는데,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소파 밑에서도 얇게 쌓인 먼지가 눈에 들어왔다.



세이케 리에는 다미코의 대학 시절 친구다. 외국 금융회사에서 일하느라 영국에서 오래 생활했다. 한 달 전, 일을 그만두고 귀국할 텐데 살 곳이 정해질 때까지 당분간 너희 집에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와서, 다미코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 집에는 남편과 아이가 있지만,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다미코는 그 어느 쪽도 없다. 게다가 어머니와 리에는 옛날부터 신기하게 죽이 잘 맞아, 학창 시절에는 다미코가 집에 없을 때도(다미코는 강의가 있어 학교에 갔는데, 리에는 강의를 잘 빼먹었다는 뜻이다) 집에 놀러 오곤 했다.

리에는 전에도 간간이 귀국한 적이 있다. 그런 때면 늘 친가에서 지냈는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지금 친가에는 남동생 부부가 살고 있다.

"나, 집 없는 아이가 되었어."

본인은 그렇게 말하지만, 일찍부터 재테크에 열심이었던 리에가 도쿄 도내에 아파트를 몇 채나 갖고 있다는 사실을 다미코는 알고 있다.



시스템을 알지 못하면 다룰 수도 없을 것 같아 사러 나가 봐야 가게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혼란스러울 게 뻔하니까, 결국은 주저하게 된다. 이런 게 나이를 먹는다는 거겠지, 하고 다미코는 생각한다. 예전 같으면 새로운 것이라도 바로 사러 갔을 것이다.



눈앞에 있는 세 사람이 반가웠던 게 아니라, 세 사람을 통해 환기되는 그 옛날의 자신이 반가웠다. 부모님과 같이 살았고, 남편도 아들도 없어 홀가분했던 자신이다.



그런데도 언젠가 자신에게도 그런 남자들과 다른 상대가 나타나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했으니, 지금 돌이켜 보면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어느 시기부터는 그런 남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허탈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안도감이 컸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에이, 뭐야, 그런 거였어. 자욱하던 안개가 걷혀 시야가 깨끗해진 듯한, 그런 안도감이었다.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계속 놀라면서 다미코는 옛 사진들을 바라본다. 셋 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간 같은데, 리에는 틀림없는 리에이고, 사키 역시 고집스러우리만큼 사키이고, 자신도 보나 마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자, 왠지 으스스 소름이 끼쳤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여자의 연애담 따위는. 남편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하고 사키는 생각한다. 오십 대쯤 되면 가정에 안주하고 있든지, 그렇지 않으면 일에 매진하며 남녀관계와는 무관한 생활을 하고 있든지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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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저자 이호

웅진지식하우스

2024-12-23

인문학 > 인문 에세이





아침 9시, 지하 부검실에 들어선다. 어제 늦은 오후 갑작스럽게 부검이 잡힌 40대 남성의 시신이 부검 테이블에 누워 있다. '갑작스럽게'라고 표현했지만 적절치 못한 것 같다. 어떤 죽음인들 갑작스럽지 않을까. 부검 시작에 앞서 담당 경찰관과 검시관으로부터 사건에 대한 간략한 브리핑을 듣는다. 이번 시신은 물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됐고, 한시라도 빨리 사인을 밝혀야 해 부검팀원들과 서둘러 준비를 시작한다.



죽은 자는 말을 할 수 없으므로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경위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의 애달픈 사연을 굽이굽이 알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가 자신의 몸을 통해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죽은 사람은 이제 자신의 몸을 의사에게 보여줄 기회는 마지막 단 한 번뿐이 남지 않았기에 더욱 절실하다. 삶의 마지막 순간 침상에 누운 그들을 내려다봐줄 의사가 되어주는 것, 법정에서 그들을 대신하여 억울함을 밝혀줄 증언자가 되는 것, 그것이 법의학자의 역할이다.



법의학자는 의사이자 고인의 대변자이며, 철저한 과학적 증거로 사실만을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랬듯 모든 법의학자는 직업 선택의 십계를 따른 사람들이다. 월급이 적은 곳,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고, 오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황무지 같은 곳, 부모나 아내가 결사반대하는 곳으로 기꺼이 걸어온 사람들이다.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한 사람들,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을 택한 사람들이다.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던 박종철 열사의 사인이 고문 치사였음을 목숨을 걸고 밝힌 사람도 사실은 법의학자 황적준 선생님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격변의 시기에 법의학자가 국가 권력의 편에 섰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권력과 자본에 양심을 속이려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이 길을 선택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기에 안전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정당하고 완전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죽음은 바로 그 당사자에게 원인이 있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불의의 사고나 혹은 범죄로 누군가가 사망했다면 가장 먼저 그 사람의 부주의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그가 부주의했기 때문에, 혹은 그 옆의 누군가가 부도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뿐, 완전하고 주의 깊은 우리는 안전하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래야 나는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서 불안을 다스릴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사실 얼마나 위험에 가까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조금 이르거나 느리거나 방법이 다를 뿐 인간이 죽는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니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겼지?'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의 답을 찾으려고 평생을 바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부조리의 답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겠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한 의미를 찾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무한한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먼지 같은 존재인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저항이다.



통상 하나의 사건으로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라고 한다. 화재, 폭발, 붕괴, 추락, 침몰, 자연재해 등의 원인으로 수십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들을 말한다. 대형 참사가 벌어지면 사람들은 흔히 구조대원, 의료진, 소방, 경찰, 군인 등이 현장에 뛰어드는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또 한 축의 인력이 바로 법의학자다. 시신을 찾고 해당 시신의 신원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나 폭발, 건물 붕괴,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는 시신의 외형이 훼손된 경우가 많아 육안으로는 신원을 파악할 수 없기에 법의학자의 역할이 절실해진다. 그래서 법의학자는 평시에는 '사인(死因)을 찾는 사람'이지만, 이때만큼은 '사람을 찾는 사람'이 된다. 정식 법의학자가 되기 전 경험을 쌓기 위한 파견 근무 형식이었지만, 그렇게 삼풍백화점은 나의 첫 법의학 현장이 되었다.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법의학자로 일하며 어림잡아 4천여 건의 부검을 진행했다. 화재로 사망한 사람, 물 속에서 부패된 사람, 교통사고로 처참하게 부서진 사람, 다투다 칼에 찔려 죽은 사람, 너무 많이 맞아서 숨진 사람…. 갖가지 이유로 허망하게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을 보았다. 그러나 그런 참혹한 손상들은 내게 전혀 트라우마가 아니다. 진짜 트라우마는,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나의 트라우마는, 오히려 몸 어디에도 아무런 손상이 없었던 시신이다. 30여 년간 시체를 보아온 나조차도 충격에 말을 이을 수 없었던 그날의 시신들, 가장 깨끗했던 299구의 시신들이다. 세월호에서 인양된 시신들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놀란 것은 모든 희생자가 빠짐없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만 보더라도 비난의 화살이 한 개인을 향했다. 처음에는 배를 몰았던 이준석 선장에게로 비난이 집중되었고, 수사가 진행되면서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회장에게 과녁이 옮겨갔다. 마치 이준석 선장만 아니었다면, 유병언 회장만 없었더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듯이 상황이 흘러갔다. 물론 그들에게는 명백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참사 원인의 전부일까? 건강한 사회라면 유병언 같은 사람이 100명쯤 있다 해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혹은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수백 명의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결과에는 이르지 않도록, 사전에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더욱 탄탄히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단 하나의 요건으로 구멍이 뻥 뚤리는 사회는 분명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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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룰루 밀러

곰출판

2021-12-17

원제 : Why Fish Don't Exist

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에세이 > 외국에세이

에세이 > 자연에세이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혼돈은 우리의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 우리의 꿈, 우리의 의도, 우리의 가장 고결한 행동도. 절대 잊지 마라."



데이비드는 물고기의 해부학적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의 진짜 창조 이야기, 인간을 만드는 데 어떤 생명의 실험들이 필요한지를 알아내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가 하는 일은 다른 생물들의 우연한 실수와 성공들 속에 쓰여 있는, 잠재적으로 인류가 더욱더 진보하도록 도와줄 실마리들을 찾는 것이었다.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어떤 분류학자가 어떤 물고기 위로 걸어가다가 그 물고기를 집어 들고 "물고기"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물고기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름이 있든 없든 물고기는 여전히 물고기인데….



그는 물고기의 뼈와 내부기관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었다. 어느 생물이 어느 생물을 낳았는지에 관한 실마리, 생명이 흘러가는 방향에 관한 실마리, 인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실험에 관한 실마리, 그리고 어쩌면 사람들을 개선하기 위한 비결에 관한 실마리를.



우리는 세상이 기본적으로 냉담한 곳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고, 수십만 명을 상대로 경쟁해야 하며, 자연 앞에서 무방비 상태이고,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이 결국에는 파괴될 것임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거짓말 하나가 그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낼 수도 있고, 인생의 시련 속에서 계속 밀고 나아가도록 도와줄 수도 있으며, 그 시련 속에서 가끔 우리는 우연한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내야 할 잡초로 여겨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 있는 약초로 여겨지기도 한다.



다윈이 나타나 신의 계획이라는 관념이 허상임을 폭로했을 때, 데이비드는 지구의 피조물들이 우연히 생겨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완벽함의 계층구조에 관한 관념을 유지하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려 애썼다.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생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신이 아니라 시간이라고. 천천히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시간이 더 적합하고, 더 지적이며, 도덕적으로 더 진화된 생명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우리가 어류에 대해 해온 일이 바로 이와 똑같다. 수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어류"라는 하나의 단어 아래 몰아넣은 것이다.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나는, 마침내, 내가 줄곧 찾고 있었던 것을 얻었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내가 그 좋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얻으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산사태처럼 닥쳐오는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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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내란으로 인해 나라도 어수선한데 무안항공에서 벌어진 참사로 인해 한 해의 마지막이 무겁습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우연히 tv를 보고 있던 중이었고 이번 무안공항 사고 또한 우연히 tv를 보고 있던 중이어서 곧장 속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전원 구조했다는 소식에 안도했지만 이내 오보라는 소식과 함께 수많은 희생자들이 나와 한동안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보여주질 않지만 사고가 터졌다는 첫 속보부터 지켜봤기에, 반복해서 나오는 폭발장면이 지금도 눈만 감으면 어른거려 눈물만 납니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만 쏟아지는데, 남은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찢기는 심정일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내년에는 평안하고 행복한 나날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오후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준비한 음식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모두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뿐인 부모님, 자식처럼 키운 동생들, 제부와 내 자식처럼 아낌없이 사랑 쏟고 있는 조카까지, 함께 잔 부딪히며 덕담을 나누는 이 순간은 그야말로 행복으로 꽉 채운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유독 다사다난했지만 한 해의 마지막은 행복으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평안하고 행복한 날들이 가득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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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되찾는 집중의 기술 - 도둑맞은 시간을 다스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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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되찾는 집중의 기술

저자 샘 혼

갈매나무

2024-12-20

원제 : ConZentrate

자기계발 > 성공학

자기계발 > 시간관리





원할 때마다 원하는 대로 집중할 수 있으신가요?

최근 ADHD를 진단받은 성인이 5배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집중력 문제를 앓고 있는 현대인들이 큰 폭으로 급증하다 보니 훗날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성인ADHD를 앓지 않아도 여러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 성인들도 많습니다.

단순히 디지털 디톡스만으론 치료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자신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체크해봐야 합니다.

오늘은 흐트러진 마음을 정돈시키는 즉,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집중


1. 집중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다

2. 집중은 행동으로 나타나는 관심이다

3. 집중은 복종하는 마음이다

4. 집중은 버티는 능력이다

5. 집중은 T.I.M.E. 관리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집중에 대한 다섯 가지 정의는 이렇습니다.

참고로 여기서의 정의는 사전적 의미와 새로운 접근 모두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집중의 개념을 정의하고 보면, 시간 개념을 재정립해야 인생에서 경주를 벌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대신 지금 이 순간에 누리는 시간을 깨우쳐보는 것이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경험입니다.

즉,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바로 우리 인생이죠.

의미 있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다 보면 의미 있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의미 없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다 보면 의미 없고 부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삶의 질은 누구에 그리고 무엇에 T.I.M.E.을 쏟을 것인지 달려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T.I.M.E.이란 생각(Thoughts), 관심(Interest), 순간(Moments), 감정(Emotions)을 의미합니다.)






몰입


농구선수인 마이클 조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느낌이 오면 그저 감사하면 된다. 자기 자신을 벗어난 것 같은 느낌, 리듬을 타는 느낌이다.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힘이다."


여러분도 무언가와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몰입이란 하는 일에 푹 빠져 그 일과 하나가 되고 결국 무엇을 하는지조차 잊어버리는 마음 상태를 말합니다.

몰입은 강제적으로 만들지 못해도 유도될 순 있습니다. 예컨대 예술, 스포츠 활동이나 창의적 활동을 할 때 말이죠.

앞서 말했듯이 몰입은 강제적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다만 유도할 수 있게 기술을 쓰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생각과 행동, 해야 할 생각과 행동을 써서 책상 앞에 붙여두고 시행해보는 것입니다.


▶ 하지 말아야 할 생각과 행동

· 머릿속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기

· 주변을 인식하기

· 현실 인식

· 불완전한 경험


▶ 해야 할 생각과 행동

· 불필요한 생각을 벗어던지기

· 주변 인식 못 하기

· 몽상 상태

· 최고의 경험



전념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입하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 것은 연습입니다.

신발 끈 매는 방법을 배우듯이 주의 집중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도 꼭 배워야 합니다.

여러 단계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저절로 실행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반항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연습해야 하는 것이죠.

2주 동안 매일 밤 하루 5분 두뇌 훈련을 해보는 것입니다.

특히 수많은 집중수행 워크숍 참가자와 함께 검증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1단계 조용한 장소 찾기

2단계 마음에 주는 지시문 정하기

3단계 지시문 되뇌기

4단계 잡생각 막기

5단계 계속하기


(단계별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해주세요.)

저는 벌써 6일째 실천중입니다.

3단계까지는 무난한데 4단계가 조금 힘에 부치긴 하지만 2주 뒤의 효과를 기대하며 열심히 실천해보고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전혀 효과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효과가 미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으니깐요.

그러나 우리의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내/외부적인 요소를 탓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순간 몰입을 잘해 시간만 주어지면 달달달 외우는 것도 일이 아니었는데 고민 즉, 잡생각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집중력은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5분 훈련을 6일째 실천해보니 5분 동안 온전히 생각을 모으는 것이 이렇게 힘들었던 것인가라는 생각과 동시에 나의 몰입을 다시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몰입도를 방해하는 생각을 차단할 방법이 있으니, 만약 무언가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면 꼭 훈련해보세요.





생각과 싸우지 않는 법부터 관심을 관리하는 법, 순간을 장악하는 법, 감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책 내용을 다 담고 싶을 정도로 집중에 도움되는 전략이 가득했습니다.

세상이 무너져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집중력입니다.


우리가 찾는 행복한 삶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온 마음을 쏟고 경험해보는 것이지요.

블레즈 파스칼은 "삶의 악은 필요한 때 가만히 방에 앉아 있지 못한 탓에 생겨나곤 한다."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외부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진짜 행복은 외부에서 찾을 순 없습니다.

서둘지 말고 지금의 행복에 집중해야 나 자신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뜬 속보를 보고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지금은 해당 장면을 보여주진 않지만, 아침에 비행기가 충돌하며 폭파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던 영상이 하루종일 머리에서 지워지질 않았습니다.

사고로 희생당한 분들의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찢기는 심정이실지.. 그저 참담하기만 합니다.

대부분 크리스마스에 여행가신 분들이라 가족 단위로 움직이셨다는데 유가족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이런 참담한 뉴스를 접하고 나면 진짜 행복은 외부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더더욱 실감하게 합니다.

연말은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의치 않다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마음이라도 꼭 전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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