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인문학 필독서 50

저자 여르미

센시오

2024-10-14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문학 > 인문 에세이





『행복의 정복』에서 러셀이 말하는 근원적인 행복은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온다. 이는 사랑의 일종이다. 행복을 가져오는 사랑은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 좋아하고, 개개인의 특성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랑이다. 만나는 사람들을 지배하려거나 이들에게 열광적인 찬사를 받아내려고 하는 대신 그들의 관심과 기쁨의 폭을 넓혀주려고 하는 사랑이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소명이란 우리가 인생에서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우리에게서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소명은 흔히 사랑이라는 형태로 찾아온다. 자기의 배우자, 아이, 이웃, 그리고 신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소명의 부름을 받을 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온전한 깊이, 인생의 전모를 알게 된다. 진정한 자신만의 삶을 살게 된다.



『두 번째 산』은 특히 삶의 위기를 겪는 중년에게 좋은 책이다. 많은 이들이 첫 번째 산을 오르다 실패와 좌절을 겪는다. 문득 첫 번째 산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혹은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 예기치 않게 옆길로 빠지기도 한다. 부모의 죽음이나 암 투병, 혹은 퇴사처럼 인생을 바꾸어 놓는 비극이 찾아오기도 한다. 보통 이런 드라마 같은 일은 젊을 때보다는 중년이라는 시기에 펼쳐진다.



이렇듯 자신을 극복하는 것, 운명과 외부 상황에 굴하지 않는 것, 자신을 온전히 믿고 살아가는 것이 자기 신뢰다. 결국 우리는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늘 불안하고 불행한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기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한국 사회는 우리를 속인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우울증은 이러한 긍정성 과잉에 시달리는 사회의 질병으로,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을 잘 보여준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착취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다. 시간 제한도 없다.



삶의 내면을 가장 충실하게 들여다보았던 사람. 그가 전하는 지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희망의 메시지로 남는다. 삶의 나락으로 추락한다고 해도 웃을 수 있는 자유, 우리에게 이런 몽테뉴는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가 아니라 ‘자유의 전도사’이자 ‘영혼의 치유자’이다.



시대가 변했다. 그리고 세상엔 다양한 고전이 있다. 한 가지 사상만 편애할 것이 아니라 각각 취할 부분만 취하고 버릴 부분은 버리는 게 현명하다. 모든 내용을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히 읽을 필요도 없고 기억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렇게 가볍게 『논어』를 읽다 보면, 언젠가는 공자가 위대한 성인이 아니라 입담 좋은 동네 할아버지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어쩐지 하는 일마다 족족 실패하게 되는 날들이 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나는 왜 남들처럼 잘하지 못할까’하고 나의 정체성마저 부정하고 싶은 그런 날. 그냥 일진이 사나워서 그렇다고, 때를 못 만나서 그런 거라고 가볍게 툴툴 털어내고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그의 짧은 조언들은 특히 이런 날 힘이 된다.



정보가 점점 과포화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창조적인 능력은 어쩌면 ‘인간의 고유한 편집력’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수한 정보들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관점을 갖고 지식을 편집해 나갈 것인가? 『에디톨로지』는 바로 그 의문을 해소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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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저자 데이비드 이글먼

알에이치코리아(RHK)

2024-11-22

원제 : Incognito (2011년)

과학 > 뇌과학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인지심리학





거울 속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라. 멋지고 잘생긴 모습 뒤에,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기계가 숨은 우주처럼 움직이고 있다. 정교하게 맞물린 뼈대, 튼튼한 근육망, 상당량의 특수한 액체, 서로 협업하는 내부 기관들로 이루어진 그 기계는 어둠 속에서 칙칙폭폭 열심히 움직이며 우리 생명을 유지해준다. 자가 치유 능력을 갖춘 하이테크 감각 소재로 이루어진 막, 즉 우리가 피부라고 부르는 막이 이 기계를 매끈하게 덮어 보기 좋은 모양을 연출한다.



뇌는 뉴런이라고 불리는 세포와 교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포들이 수천억 개나 된다. 이 세포들은 각각 도시 하나만큼 복잡하며, 그 안에 인간의 게놈 전체를 품고 있다. 수십억 개의 분자들을 복잡하고 효율적으로 교환하는 역할도 한다. 각각의 세포는 초당 최대 수백 번 다른 세포에 전기 펄스를 보낸다. 뇌에서 오가는 이 수많은 펄스들을 각각 광자로 표시한다면, 눈이 보시다 못해 멀 것 같은 광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두개골 안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발견한 사실은 인류의 지성이 이룩한 가장 의미 있는 발전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가 하는 행동, 생각, 경험의 수없이 다양한 측면들이 광대하고 촉촉하며 화학물질과 전기로 움직이는 네트워크, 즉 신경계와 불가분의 관계로 묶여 있다는 사실. 이 기계는 우리에게 낯설기 그지없지만, 어쨌든 이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목소리가 물리적인 존재라는 말이 놀라울 수밖에 없다.

공기 중의 분자에 가해지는 아주 미세한 압력까지 감지할 만큼 예민한 기계를 만든다면, 밀도의 변화를 포착해서 나중에 제한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기계를 마이크로폰이라고 부른다.



생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각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무게가 나가는 물건 같지는 않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덧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생각에 형태나 냄새 같은 물리적인 성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생각도 일종의 엄청난 마법처럼 보인다.

그러나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생각도 물리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 자신의 뇌 회로를 공부하면서 우리는 가장 먼저 간단한 교훈 하나를 얻는다. 행동과 생각과 느낌 대부분을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뉴런으로 이루어진 광대한 정글이 알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식을 지닌 나, 아침에 눈을 뜰 때 깜박거리며 살아나는 '나'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가장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뇌의 기능에 기대어 내면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뇌는 스스로 쇼를 진행한다. 뇌가 수행하는 작전의 대부분은 우리 의식이 지닌 보안등급을 넘어선다. '나'에게는 그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는 뜻이다.



뇌는 정보를 수집해서 행동 방향을 적절하게 조종하는 기능을 한다. 의사결정에 의식이 관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의식은 관여하지 않는다.


뇌는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그것이 곧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은 아니다. 자연선택을 거치면서 우리의 신경회로는 조상들이 진화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조성되었다. 뇌도 비장이나 눈과 똑같이 진화의 압박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우리 의식도 마찬가지다. 의식이 발달한 것은 그편이 이롭기 때문인데, 그 이로움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뇌를 점점 이해하게 되면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우리가 모든 활동의 중심이라는 직감에서 더 정교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감탄하는 시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수십 가지 유형이 있는 공감각은 개인이 보는 주관적인 세계가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해준다. 각자의 뇌가 스스로 무엇을 지각할지, 또는 무엇을 지각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는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역할도 한다. 이 사실이 여기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을 다시 불러낸다. 즉, 현실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주관적이라는 사실. 뇌는 수동적으로 현실을 기록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현실을 구축한다.



우주가 이렇게 광대할 줄을 우리가 결코 상상하지 못했듯이, 우리 자신이 이렇게 대단할 줄을 직관과 성찰로 알아내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내면 우주의 광대함을 처음으로 언뜻 목격하는 중이다. 우리 내부에 숨어 있는 우주는 자기만의 목표, 책임, 논리를 갖고 있다. 뇌는 우리에게 외계의 것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기관이지만, 그 세세한 회로 패턴이 우리의 내면생활을 조각해낸다. 뇌는 얼마나 당혹스러운 걸작인지. 그리고 이 뇌에 주의를 돌릴 수 있는 의지와 기술이 있는 시대에 살게 된 우리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우리가 우주에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것. 그것이 뇌이고, 그것이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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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 - 개를 키울 자격에 대하여
강형욱 지음 / 혜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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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

저자 강형욱

혜다

2025-01-15

취미 > 반려동물





-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묻는 책

- 사랑만으로 부족한 반려의 책임과 태도를 깊이 고민하게 하는 책





반려견을 키우시나요? 아니면 반려견을 키우려고 하시나요?

『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는 반려견을 키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전하는 따뜻한 안내서입니다.

개를 키우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책임지는 일임을 책에서는 강조하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선 어떤 점들을 알아야 할까요?





자신이 키우는 개가 위험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는 산책과 운동이 필요한데, 자신은 같이 운동할 힘도 그럴 여유도 없으니 너 혼자 놀다 오라면서 그냥 개를 풀어놓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다른 개나 사람을 공격한다면 이후엔 절대로 풀어놓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어린 강아지들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놀지 않습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기질이 약한 개들만 모였다면 서로를 배려하며 놀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그중에서도 누가 더 강하고 약한지 금세 드러나게 되고, 결국 조금이라도 더 힘이 센 개가 리더가 되어 자기 맘대로 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린 강아지들끼리만 놀 경우엔 보호자들이 꼭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개가 다른 개를 보면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꼭 인사를 시키려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사를 한다는 말은 참 듣기 좋습니다. 인사를 한다는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 중 누구도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낯선 이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겁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은 마냥 따뜻하고 평온하지 않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 나온 여러 사례를 보면, 개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한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와 책임이 필요한 일임을 강조합니다.

작은 실수가 반려견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간혹 입마개를 하지 않은 개들에 의해 작은 강아지 혹은 사람이 크게 다치는 일들을 뉴스에서 접하곤 합니다.

그럴 때 보면 주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안이한 생각과 행동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태도들을 지적하며 반려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되짚어줍니다.




반려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좋은 상상만 합니다. 막연히 반려견을 키우는 내내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있을 거라고, 사랑만 해 주면 아무 문제 없이 잘 클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를 키우면 자신 또한 행복해질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자라고 생각한다면, 나 자신보다는 내게 온 반려견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려견은 어쩔 수 없이 동물입니다. 그들에게 생존은 최우선 과제이기에 때로는 이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자신이 보호자에게 이쁨을 받으면 그만이지, 저쪽에 혼자 외롭게 누워 있는 다른 반려견까지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

반려견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면 상황에 맞게 다른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또한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규율이 있어야 하고, 보호자 자신부터 그 규율을 잘 지켜야 합니다.



반려견의 배변 실수는 버릇없고 나쁜 습관이라기보다, 뭔가 잘못된 상황에 노출되어 벌어진 사고와 같습니다. 규칙적이지 않고 균형이 깨진 삶을 사는 반려견일수록 아무 데나 배변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모든 반려견들이 야외 배변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하루에 최소 4번은 집 밖으로 나가 소변만이라도 보고 들어오길 바랍니다. 물론 이 소망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장담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야외 배변을 하다 보면 반려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이 없어질 거라는 점입니다.



반려견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여전히 대충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않았으면서 교육된 아이의 모습을 바라고,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면 끝내 방치하고 버리기도 합니다.

금쪽이라는 프로그램처럼 반려견의 행동은 보호자의 태도에서 대부분 비롯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반려견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특히 저자는 일관성을 강조하는데, 보호자가 순간의 감정에 따라 행동하면 개는 혼란을 느끼고 문제 행동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죠.

즉, 반려견에게 안정감을 주려면 보호자가 먼저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한 소유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반려견을 키울 생각이라면 올바른 양육 방식이 무엇인지 깊이있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개를 입양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개를 여러 마리 키운다고 해서 개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유기견을 입양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남들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개를 잘 키우려면 당연히 개를 좋아해야 하지만, 결코 마음만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놓인 현실적인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개부터 입양해서 데리고 오는 사람에게 저는 할 수 있다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그런 무책임한 말은 절대 해줄 수 없습니다.



반려견은 자신의 보호자를 좋아합니다. 단지 좋아하는 것을 넘어 보호자와 한 몸, 한마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평생 보호자 옆에 살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해 주고 싶어 합니다. 진짜냐고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려견을 보세요. 뭘 하고 있나요? 아마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시죠? 그때 반려견을 보세요. 뭘 하고 있나요? 아마도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씻고 옷을 입고 외출할 준비를 할 때는요? 이번에도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반려견은 하루 종일 보호자만 쳐다보고 보호자 생각만 합니다. 반려견은 당신의 발걸음만 따라다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 또한 하루 종일 따라다닙니다.



반려견은 보호자를 닮습니다. 보호자가 평소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반려견의 생각과 기분 그리고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이 침착하게 행동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세상이라 그런지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바쁜 걸음을 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반려견만은 침착하게 행동하길 바랍니다.

반려견 교육에 관심이 많은 보호자 중에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교육 내용을 압축해서 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저는 반려견 교육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설명하면서 어쩌면 지금부터 받는 교육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고 미리 경고를 합니다.



좋은 보호자는 뭐든지 주는 사람이 아니라, 주고 싶은 마음을 잘 참아 내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좋은 보호자가 되는 출발점입니다.



개를 키운다고 해서 모두가 반려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귀여워서, 예뻐서 입양했다면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들의 본능과 습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반려견이 아닌 내 욕심으로 키우고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진정한 반려인의 자세는 무엇일까요?

바로 반려견을 온전히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입니다.




압박만 하는 훈련법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의 무책임한 태도는 더 좋지 않습니다.

반려견을 어떻게 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가 어떤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무척 중요합니다.

내가 개를 키워도 되는 사람인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인지, 적절한 환경이 갖춰졌는지 등등을 전부 고려해 봐야 하는 겁니다.

사랑만 해 주면 개가 한없이 착해지고 심지어 사람이 될 걸로 착각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개는 절대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개는 개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개는 자신을 개로 생각하고 돌봐 주는 보호자를 만나야 잘 살 수 있습니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반려견 옆엔 예뻐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보호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반려견을 잘 키우려면 노력도 하고 정성도 들여야 합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자신의 반려견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개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사랑만 해 주면 개가 한없이 착해지고 심지어 사람이 될 걸로 착각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개를 사람처럼 대하면 진짜 사람이 될까요? 아뇨, 그렇게 하면 그 개는 결국 개도 사람도 아닌 이상한 동물이 되고 맙니다. 개는 절대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개는 개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개는 자신을 개로 생각하고 돌봐 주는 보호자를 만나야 잘 살 수 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고민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완벽한 반려인은 없지만, 노력하는 반려인은 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며 반려견을 키운다는 것은 끝없는 배움과 고민의 연속과도 같음을 강조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반려견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입니다.





어린 시절, 아빠 친구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 기르던 개를 계속 기를 수 없어 고민하던 차에 저희 외할머니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털이 복실복실해 복실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며칠 저희집에서 지내다 방학이 되자마자 외할머니집으로 향했습니다.

보내질 당시에도 성견이었지만,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에서 생활한 복실이는 18년을 더 살다 암에 걸려 죽었습니다.

1년에 두어 번 보는데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겨주었던 복실이!

갈 때면, 개껌과 소세지를 사들고 갔었는데 짧게 아프다 갔으니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당시 집에서도 키울 수 있었겠지만 부모님도 맞벌이시고 저랑 제 동생들도 학교-학원 생활인지라 집에 홀로 있게 할 순 없었지요.

지금은 잠시 재택 근무를 하고 있지만, 언제 또 나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반려견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아지, 고양이를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키우는 것은 책임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동물농장에서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안 좋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들을 유기하고 있어서요.

그래서 반려견을 키울 때 꼭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반려견 양육서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다루고 있어 반려견과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더 나은 반려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반려견을 키운다는 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한 생명의 모든 순간을 책임지는 일입니다.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진짜 사랑은 깊은 이해와 책임에서 온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을 꿈꾼다면 따뜻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이 책을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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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진 2025-02-12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려동물은 사랑입니다 ^^

하나의책장 2025-02-12 22:43   좋아요 0 | URL
🐶❤️
 




악마와 함께 춤을

저자 크리스타 K. 토마슨

흐름출판

2024-12-16

원제 : Dancing with the Devil (2024년)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당신에게 정원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곳은 푸르르며 아름다운 꽃으로 무성하다. 하지만 늘 관리를 해줘야 한다. 당신은 매일 정원으로 향하며 성실하게 할 일을 한다. 그럼에도 그곳에는 늘 녀석이 있다. 바로 ‘잡초’ 말이다. 가끔은 이 녀석들을 뽑아내는 데 성공할 때도 있지만, 그 자리엔 항상 새로운 잡초가 나타난다. 녀석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철에는 며칠 관리가 소홀해진다. 그러다 다시 정원으로 나가 보면 잡초는 더 무성해져 있다. 잡초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녀석들은 정원을 점령하고 망친다.

이 정원이 당신의 삶이며 분노와 시기, 양심, 경멸과 같은 나쁜 감정이 잡초다. 최고의 정원은 잡초가 없는 정원이고, 최고의 삶은 나쁜 감정이 없는 삶이다. 이것이 바로 나쁜 감정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철학자들은 사유를 시작한 이래로 쭉 감정에 대해 생각해 왔고, 따라서 감정에 대한 이론을 많이 개발했다. 이론은 감정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명료화하고 체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론은 감정이 무엇인지 말해 주는 반면 감정과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의 질문을 살펴볼 것이다. "좋은 삶과 나쁜 감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감정이 제기하는 '실천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 문제처럼)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다.



감정은 일종의 육감과 같아서 우리는 감정을 통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 우리가 미처 뭔가를 깨닫기도 전에 감정이 먼저 그걸 깨달을 때로 있다.

… 또한 우리는 중요하거나 신경이 쓰이는 것에 감정을 쏟곤 한다.



삶에서 감정을 분명 중요한 일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와 감정의 관계가 항상 수월한 것은 아니다. 감정은 명확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까닭은 우리가 감정의 일부는 통제할 수 있고 일부는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느끼고 싶은 감정이나, 느낄 거라고 예상하는 감정을 항상 느끼진 않는다.



이성은 감정을 포함하고 감정도 이성을 포함한다. 그런데 '머리 대 가슴'은 때로 감정이 반사작용에 가깝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동공이 확장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감정이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작동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감정의 '지향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감정의 합리성 문제는 나중에 다시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보통 부정적인 감정은 언제나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는 머리 대 가슴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머리가 어디서 끝나고 가슴이 어디서 시작되는지가 항상 분명한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머리와 가슴은 한 사람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



나쁜 감정은 자기애의 표현이며, 그건 우리가 자신의 삶과 자신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웃의 아름다운 집을 부러워하는 건 나도 그런 집을 갖고 싶기 때문이며, 그것은 성공을 정의하는 한 방법이다. 제일 싫어하는 동료의 비아냥에 화를 내는 건 내가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경멸한다면, 그건 내가 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거나 그 사람에게는 시간이나 관심을 쏟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능력을 의심하거나 나를 쥐고 흔들려는 사람에게 앙심을 품는다.


자아는 뚱뚱하고 집요한 존재가 아니다. 연약하고 불안정한 존재다. 자아를 사랑한다는 건 항상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존재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사랑하는 법은 알기 어렵다. 우리가 직면한 진정한 도전은 그런 존재를 솔직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변명하지도 옹호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우리는 불완전하고 위태로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자기애야말로 나쁜 감정과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한 열쇠다.


나쁜 감정이 우리 삶에 존재하는 건 우리가 나쁜 감정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며 그건 당연한 일이다. 나쁜 감정을 없애려 하거나 밀어내려 하는 건 실수다. 우리에겐 나쁜 감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삶이 의미 있는 건 삶 속에 나쁜 감정이 함께해서다. 삶에 대한 애착은 정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는데 그건 바로 흙이다. 흙이 충분히 기름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좋은 흙에는 지렁이가 가득하다.



분노는 견디기 힘든 나쁜 감정 중 하나다. (…) 분노를 솔직하게 대한다는 건 반드시 바람직한 종류의 분노만 느껴야 한다거나 분노에 항상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좋은 분노도 나쁜 분노도 없다. 그저 분노가 있을 뿐이다. 분노를 억제하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거나 분노를 길들여서 분노가 항상 얌전히 굴도록 만들 필요는 없다. 우리는 분노를 불의에 맞서 싸우는 도구나 적을 파괴하는 무기로 만들 수도 있고 그냥 분노를 느끼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다른 나쁜 감정과 마찬가지로 질투는 고통스럽고 솔직하게 경험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특별한 관심을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긴 어렵고, 나의 특별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내가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나는 과연 내가 바라는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앙심을 품게 되는 건 내 골방에 누군가가 불쑥 들어오려고 할 때다. 물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현명한 일이고 나도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고 싶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내게 고개를 가로젓기 시작하면 나는 정반대의 선택을 할 것이다. 단지 그 선택이 정말로 내 것임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현명한 행동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는 것이 내겐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고 내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건 나 자신임을 주장하는 한 방식이 앙심이다.



정의로운 경멸은 인격의 기본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원칙이 없는 사람들을 향한 것이다. 줏대 없는 아첨꾼, 무자비한 기회주의자 그리고 가식적인 사기꾼은 모두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경멸의 정당한 표적이 된다. 비열한 자는 경멸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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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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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저자 신하영

딥앤와이드(Deep&WIde)

2025-01-06

에세이 > 한국에세이





- 견뎌온 순간들이 모여 나를 단단하게 해주는 따뜻한 책

- 흔들리는 순간에도 나를 지키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





우리는 살면서 인생의 위기를 여러 번 마주하게 됩니다.

간혹 그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을 넘어서기도 하죠.

더군다나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기준치가 달라,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이는 결국 극복하지만 어떤 이는 쉽사리 극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버틴다는 것은, 어쩌면 참 힘든 일입니다.


이 책은 삶의 힘겨운 순간을 지나온 저자가 들려주는 위로와 공감의 기록입니다.

버티는 것조차 힘겨운 그 순간,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이 무엇인지 단단한 문장으로 우리에게 전합니다.



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친구야, 나는 가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살고 싶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게 아니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토마토를 베어 물고, 어딘가에 누워 하늘을 보고 싶어. 조금 쉰다고 해서 조급함을 느끼거나 해야 할 일을 의무적으로 떠올리기도 싫어. 그냥, 가지고 있는 돈과 내가 가진 시간을 소모하며 적당히 하루를 살아가는 거지. 분명 여백이 가득할 거야. 나를 괴롭히던 강박에서 벗어났으니 말이야.



친구야, 나는 경험을 추앙하려고 해. 경험에는 실패가 없잖아. 조금 지루하지만, 온전히 세상을 음미할 수 있다면 그런 것쯤이야. 알고리즘 따위에 취향을 넘겨주지 않고 직접 선택하며 살아가고 싶어.



나는 우리가 더는 단면적으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세상은 넓고 마음속에 일말의 순수함이 남아 있으니 말이야. 너무나 빠른 세상에 뒤처지는 것 같다고 한탄하기보단 떠날 수 있음에도 떠나지 못한 내 나약함을 탓하자. 사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우리에게 기회는 다시 올 거야. 그땐 더는 고민하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해.


우린 아직 뭐든지 할 수 있어.



괜찮지 않은 내가 묻는 안부는 가림막에 불과하다. 이 부정을 절대 전염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면서도 아등바등 사는 나를 누가 좀 알아봐 주고 다독여줬으면 싶다. 모순에 모순이 더해져 망가진 감정 상태가 무르익으면 내가 경멸스러워 코가 시릴 정도다. 그때 알았다. 예민함의 끝에 도달하면 그냥 눈물이 나오는구나. 너무 나약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구나.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잡념에 빠지다 늦은 새벽에 겨우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 표독스러운 피로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더 이상의 방도는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점심을 먹고 일하다 허공을 응시하면 빨리 감기를 하듯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 책상에 있는 노트에서 예전에 적어놓은 한 명언을 발견한다.


"예민한 마음은 상처받기 쉬우나,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기도 하다."



멀쩡했던 사람이 꼴 보기 싫어지면 당신은 지친 상태다. 그 사람이 미울 리 없는데 자꾸 날이 서면 당신은 나약해진 상태다. 고요한 곳에서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가볍게 목을 축여라. 편안한 곳에 앉아 부풀어오는 폐를 느끼며 호흡하는 거다. 자연이라면 더 좋다. 인간이 아닌 무해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정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리고 내가 뱉은 말을 후회하자.


모두가 그대로였다. 당신만 아주 잠시 변했을 뿐.



잃어버린 궤도를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하려고 했던 운동, 옷 정리, 창문 열고 청소기 밀기, 읽고 싶었던 책 프롤로그를 읽거나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고 화분에 물을 주는 일 등. 하나라도 나를 위한 일을 하면 우울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소하다고 미루지 말길. 그 작은 행동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시간을 견뎌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버틴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살아간다면 결국 그 시간이 우리를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작은 씨앗에서 숲이 만들어지듯 다정함도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글쎄, 또 어떠한 불행을 겪으면 염세주의자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당신에게 안부를 묻고, 양보를 하고, 진심을 다해 위로를 해준 기억이 나를 다시 깨끗이 정화해 줄 것이다.

다정함은 나를 정수하게 하는 가장 좋은 행위이자 구원,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온기를 지켜내고 싶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나.



내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고, 그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의무도 없다는 걸 안다. 허나 그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니 나는 이기적인 것보다 희생적인 사람임이 분명하다. 내가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 건 일부 당신의 몫도 있다. 그러니 무자비한 내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주었으면 한다. 서로의 행복이 내내 이어지는 나날을 고대하는 건 위태로우면서도 참 행복한 일이다.


오늘도 존재함에 감사하며.



사랑받을 사람은 요란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다. 아무런 첨가물도 없는 순수한 음식처럼,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는 흰색 도화지처럼 여백이 많아진다면 그 안에서도 충분히 당신이 원하는 사랑을 그려낼 수 있다.



때때로 외롭고 지쳐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사랑과 응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삶이 힘들고 버겁다면, 더더욱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천성적으로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조언을 받고선 달라지고 있답니다.

몇 주 전, 친구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집에 가는 길에 카톡을 주고받다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자체가 네게 괜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게 서툴렀다고 하니 곧장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친구란 이런 게 아니겠니? 너도 나 힘들면 들어줄 거잖아.]

그 순간,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가 제게 있음에 마음이 뭉클했었습니다.

주변의 사랑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요.

우리는 간혹 아무렇지않게 스스로를 과소평가합니다.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존재 자체로도 소중하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질기고 억세게



돌이켜보면 불행이 행복을 만들었다. 심지어 그 둘을 쌍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우리의 불행에 아무 관심도 없으니 자기 연민에 빠져 혼자 서러워하지 말고 다가온 모든 운명을 끌어안아라. 그것이 체념보다 낫다. 이왕 힘들어할 거 격식 있고 우아하게 불행하는 거다. 그것이 내가 가진 잎을 다 떨어트릴지언정 뿌리만 뽑히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나를 괴롭히던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때가 온다. 태풍이 지나가고 찾아온 맑음을 두 눈으로 확인하면 굳었던 몸을 펴고 크게 기지개를 켜라. 불행의 총량이 가득 찼으니 이제 깨끗한 행운이 찾아올 테다.



무엇보다 멈춰있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전하는 당신이 얼마나 멋진가. 사실, 그것만으로 된 거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믿음에 대해 용기를 가지면 지금보다 백배 살맛 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빛이 난다.



삶이란 예측할 수 없는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티고 나아가야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은 내면의 강함에 차곡차곡 축적될 것입니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경험담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는 그 시간이 결국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주었으며 버티는 것이 삶이라 하지만, 버티는 것이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과정임을 덧붙입니다.

이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오롯이 버텨온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나를 지켜온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

사실 아무리 힘들고 슬퍼도 그간 버텨내왔던 시간들이 결국 나의 힘이라는 것을 우리는 간혹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타인의 인정과 위로를 바라지만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건 내 안의 힘입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 시간들이 쌓여 결국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가 될테니깐요.

살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은 끊임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럴 때면, 마음속으로 외쳐보세요.

"무너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책을 덮고나니, 그간의 견뎌온 순간들이 일련의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위기들이 다가오겠지만 결국 그 모든 시간들이 쌓여 '나'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보듬으며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용기만 있다면, 분명 그것이 내일을 살게 할 것입니다.


버틴다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저 하루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차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것과도 같죠.

그때는 몰랐어도 지나고 나면 알게 됩니다.

그 시간들이 곧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라는 것을.


오늘 정말 힘들었다면,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격려해주세요.

지금 버티고 있는 그 순간도 분명 의미가 있을 거야.

네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면 돼.

나는 네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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