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치아 GRAZIA Korea 2015.4-2 - 52호
그라치아 코리아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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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비 최고의 잡지로 부록뿐만 아니라 내용도 알차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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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ney Christmas Storybook Collection (School & Library)
Disney Storybook Artists 지음 / Disney Pr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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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기 전에 읽고자요! 덕분에 영어공부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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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치아 GRAZIA Korea 2015.3-2 - 50호
그라치아 코리아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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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비 최고의 잡지로 부록뿐만 아니라 내용도 알차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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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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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오베라는 남자 ♡

 

 

 

 

 

『책에서 마주친 한 줄』

거실 바닥에는 오베의 '유용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상자가 하나 있었다. 그게 그들이 이 집 안의 물건들을 분류하는 방식이었다.​

​오베의 부인이 샀던 것은 모두 '사랑스러운' 혹은 '가정적인'것들이다. 오베가 산 물건은 모두 '유용한'것들이다.

그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는 커다랗고 둥근 바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고, 마치 그녀의 볼을 만지듯 좌우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보고 싶어." 그가 속삭였다.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제대로 해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나라 전체가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범속함을 거리낌 없이 찬양해댔다.

​죽기 전에 누굴 도와야 했는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때가 올 때까지는 늘 낙관적이다.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눌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묘한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로 눈앞에 닥친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널리 알려진 원칙주의자였던 오베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고나면 웃프기만(웃기고 슬프기만)하다.

그는 답답하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다. 이웃과도 친하지않고 말그대로 타인과 단절된 삶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원칙주의자니 당연히 삶의 패턴 또한 정해져있다.

그런 그에게는 아내인 소냐가 전부였는데 6개월 전 사고로 아내를 떠나보내게 되면서 자살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런데 이게 우연인지 필연인지 싶을 정도로 그의 자살계획들은 모조리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밧줄로 목을 매고 자살하려는 순간, 툭 끊어진 밧줄로 인해 실패, 차 안에서 질식사 하려는 순간, 이웃의 등장으로 실패, 저 멀리 달려오는 기차가 승강장에 들어서는 순간 뛰어내려 했지만 정신잃고 떨어진 사람때문에 실패, 약물자살하려는 순간 고양이와 이웃의 개 때문에 실패, ……실패, 실패!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한다. 그런데 이렇게 자살을 몇 번이고 시도한 오베에게는 무엇이 남았을까?

 

극도의 우울증? 계속된 자살계획? 아니다. 그에게는 결국 행복이 남았다.

무슨 뜻일까?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게 남은 것이 결국 행복이라니!

그의 자살시도를 번번이 실패하게 했던 방해물들이 그에게 행복을 알려준 장본인들이다.

어쩌다가 고양이를 보살펴주게 되었고, 이웃과 친해지게 되었고, 우정에 금 갔던 친구 루네와도 다시금 친해지게 되었다.

알고보면 그의 아내인 소냐의 소망이자 바램이었다.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 방해물들은 하늘에서 소냐가 보내준 것이 아닐까? 오베를 위해.

 

타인과의 관계, 요즘 세상에 타인과의 관계하면 '끈끈함' 또는 '친밀함'이라기보다 '단절'에 가깝다.

요즘은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이웃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다.

타인보다 자기중심적인 시대인데다, 현실적으로 보면 워낙 흉흉한 시대라 옆집 이웃이 위험한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집 옆집에 살던 어떤 아저씨가 있었는데 한번도 인사를 나눈 적이 없었지만 그 아저씨가 살고있다는 것은 알고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보이지 않았는데 몇 주 뒤, 뜬금없이 경찰아저씨 두명이 와서는 옆집에 살던 아저씨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였다.

자세한 죄목은 모르지만 도주중인 용의자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곤 정말 오-싹했다.)

그렇다고 이웃과의 관계를 단절하자는 말은 아니다. 잘 판단하여 이웃과의 친말한 교류를 유지하자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뒷부분을 보면서 내 뺨 위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오베의 아이러니하게 돌아가는 자살 계획을 보고있으면 웃음이 나와 책장을 빠르게 넘기며 읽었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천천히, 그리고 마음 한 구석 슬픔을 억누르며 읽었다.

그렇게 오베이야기는 웃음과 감동이 진득하게 묻어나는 이야기였다.

또한, 오베는 빈껍데기의 인간이 아니였다. 그것을 끄집어내지 못했을 뿐,​ 따뜻함이 속으로 꽉 찬 인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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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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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세로 가는 길

 

 

 

 

 

『책에서 마주친 한 줄』

 

「활짝 핀 꽃」이라는 시에서 헤세는 이렇게 노래했다.

복숭아나무 한가득 꽃이 흐드러졌지만 그 모두가 다 열매 맺지는 않는다고. 하루에도 수백 번씩 꽃처럼 많은 생각이 피어나지만 피는 대로 그저 두라고.

꽃처럼 제멋대로 피어오르는 생각들을 굳이 분석하여 수익성을 따지지 말고, 생각의 꽃이 피는 대로 그저 내버려두자.

 

누구의 시선에도 영향받지 않는 '혼자 있음'의 시간, 그 땐 발의 시점으로 보는 세상이 가장 진실함을 알기에.

 

조금 부족해도, 조금 엉뚱한 짓을 해도, 언제나 내 숨겨진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코 두렵지 않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 『데미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고, 대학교에 들어와서 『데미안』을 읽었다.

타이밍이 적절해서였을까? 두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정여울 작가의 『헤세로 가는 길』은 마치 작가와 함께 헤세의 흔적을 찾으러 여행 간 기분을 들게한다.

첫 장부터 여행의 시작이다.

칼프 역에서 내려 도시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작은 강을 건너야 한다.

나는 이 강이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가 낚시를 하며 행복해하던 그 강이 아닐까 상상해보았다.

그렇게 나는 눈을 감고 상상하게 된다.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강에서 한스가 낚시하는 모습을,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서일까? 대개 한두시간만 주어지면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게 책인데 나는 이 작품만큼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곤했다.
마음을 울리는 좋은 문장이 나오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가 다시 읽으며 곱씹었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내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속의 언듯 묘사된, 감성적인 문구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문구들은 나의 상상력을 더 자극하기에.

고개를 푹 숙이고 고민에 빠져 홀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당신을 본다면, 헤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고개를 높이 들어 하늘을 보라고. 눈부신 하늘, 아름드리나무 잎사귀들, 아장아장 걸어가는 강아지들, 떼 지어 노는 아이들, 여인의 머리카락,

그 모든 것을 높치지 말라고. 인생의 아름다움은 그런 자잘한 풍경들에 깃들어 있다고.

 

정여울 작가에게는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첫 경험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첫사랑, 방황, 슬픔의 기억과 함께.

앞서 말했듯이, 타이밍이 적절했던 나도 힘든 시기에 헤르만 헤세 작품을 읽게 되었다.

중학교 때 읽고, 고등학교 때 또 읽었던 『수레바퀴 아래서』는 주인공 한스의 이야기이다.

한스에게 기대치가 컸던 가족들은 한스가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자 한스에게 고개를 돌려버린다.

어렸던 한스는 그렇게 삶의 의욕을 계속해서 상실하게 되고 결국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지게 된다.

분명 나의 운명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고, 내가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한스는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았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물론, 부모님이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위해서라지만 그것을 잘 수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결말은 좋지않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꼭 그런 뉴스가 들려온다. 수능을 보기 전, 수능을 보고나서 몸을 던졌다는 가슴아프고 끔찍한 뉴스가 들려온다.

꼭 그들을 보면 한스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데미안에서 나오는 유명한 이 문구는 몇번이고 곱씹으며 되새김질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나'를 비로소 이겼을 때, 진정한 '나'가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나의 자아 또한 같이 성숙해지는 것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내면성숙은 '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반짝거리는 은색의 머리를 가진 어르신이 되었다고 해도, 그 때까지도 내면성숙을 거치지 못하는 이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나를 성숙시키는 것, 그것의 해답은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이야기로 돌아오면 헤세가 여행했던 수많은 장소가 그의 그림소재가 되곤했는데 만년의 헤세는 농부처럼 부지런히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그림그리기와 정원가꾸기는 마법의 피난처나 다름없다고 말하고있다. 그에게는 아마 그 두가지가 힐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였나보다.

 

나의 스트레스를 힐링시킬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독서? 피아노연주? 영화감상? 여행? 친구들만나기? 꽃꽂이하기? ……

 

헤세에 대해 아는 게 많아지니 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느꼈던 건, 아직 읽어보지 못한 헤세의 작품을 찬찬히 읽어보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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