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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근육의 해부학에서 피트니스까지, 삶을 지탱하는 근육의 모든 것
로이 밀스 지음, 고현석 옮김 / 해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저자 로이 밀스
해나무
2024-11-30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원제 : Muscle: The Gripping Story of Strength and Movement (2023년)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근육입니다.
걷고 뛰는 것 뿐만 아니라 호흡하고 소화하고 심지어 혈액을 운반하는 과정도 근육이 관여하기 때문이죠.
또한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슬슬 근육에 관한 궁금증이 생겨나기 시작하시죠?
오늘은 근육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정형외과 의사가 들려주는 근육에 대한 강의로 인체 해부학의 기원부터 근력운동에 관한 내용까지 근육의 모든 것을 담아내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의학 분야는 해부학입니다.
인도 사람들이 의학의 아버지라 부르는 수슈루타는 히포크라테스보다 400년 먼저 살았던 인물로, 당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체를 해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시신을 신성하게 여기던 때라 매장을 준비할 때만 만질 수 있는 게 암묵적 규칙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슈루타가 고안해낸 방법이 시신을 고리버들 바구니에 넣어 흐르는 시냇물에 담그는 것이었습니다.
시냇물에 잠겨 분해되어 가는 시신을 며칠 후에 꺼내 빗자루로 쓸어 해부학적 지식을 얻는 것이었죠.
과정 자체도 역겨울 뿐더러 쓸모있는 지식을 얻기란 불가능 그 자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대 중국과 고대 이집트에서도 근육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은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이집트의 경우, 7000만 구의 시신이 방부 처리되었어도 당시 사제가 매장 준비를 하면서 구멍을 통해 내부 장기를 하나씩 제거해 해부학과 병리학을 연구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해부학적 관찰은 알레산드리아에서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투스가 최초로 체계적인 인체 해부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원전 150년경, 로마에서 머물던 그리스인 의사인 갈레노스가 등장합니다.
외과의이자 영향력 있는 의학 저술가지만,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동물을 해부해서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지식을 보완하려고 했죠.
1000년이 지난 이후 의사들과 해부학자들은 갈레노스의 의학 지식을 매우 높이 평가합니다.
직접 관찰한 것과 갈레노스의 진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무조건 갈레노스의 생각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컨대 중세 해부학자들이 가슴뼈의 수가 갈레노스가 기록한 것보다 적다는 사실을 발견해도 고대 영웅들의 가슴은 더 견고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더 가슴뼈 수가 많았을 것이다라는 추론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립된 생각은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예술과 해부학의 결합은 르네상스 시대에 절정을 이루었고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공헌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해부학 및 외과의학 교수로 임용도어 6년 뒤 「사람 몸의 구조」라는 책을 출간하게 됩니다.
당시 가톨릭교회는 인체 해부를 강력히 금지했지만 사형수의 시신은 예외였습니다.
베살리우스는 해부한 시체의 부분들을 그 시체가 살아 있을 때 취했을 자세로 배열하였습니다.
주로 숫자를 이용해 근육을 구분했죠.
그는 르네상스 최고의 해부학자였으며 자신이 해부한 결과물을 예술가적 감각으로 묘사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미술과 해부학의 진정한 화합을 보여준 사람이 있으니,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지난 번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수많은 분야를 연구했던 다 빈치는 특히 인체해부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가 남긴 스케치와 그림, 설명은 인간의 근골격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며 그의 작업 방식은 여타 방식과 달리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해부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연구 결과들이 사후에 공개된데다 일부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발견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 빈치는 근육들이 뼈, 특히 어깨 주변의 뼈에 붙어 뼈와 함께 지렛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즉, 어떤 해부학적 구조가 어떻게 움직임을 일으키는지 완벽하게 이해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연구 결과는 500년이 지나 발명된 컴퓨터단층촬영 CT 기법과 자기공명영상 MRI 기법을 통해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술과 해부학은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초기 이슬람 문헌 때 인체 구조를 모호하게 그려낸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최신 시각 기술을 이용해 인체 안팎을 보여주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죠.
해부학은 인간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인체를 그리고 쓰고 보고 읽는 것을 통해 인간의 구조를 이해하며 때로는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죠.
즉, 해부학을 안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알고 이해하는 것과 같음을 의미합니다.
올해는 특히 마음껏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밤마다 책으로 풀었던 한 해였습니다.
대학원에 대한 고민도 깊었고.. 아마 올해가 근 5년 동안 제일 책을 많이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업로드에 대한 귀차니즘과 부담감을 떨치지 못해 조용했지만, 간밤에 그리고 새벽에 과학/역사/인문 분야의 신간을 거의 두루두루 접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해부학에 대한 책을 읽고 나니 문득 인체 내 근육에 관해 궁금증이 생겨나기 시작해 읽어보게 되었는데 근육이 이렇게나 많은 비밀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근육은 건강과도 직결되어 있어 읽고나면 의외의 부분에서 많은 지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뼛속까지 문과지만 요즘은 과학이 너무나도 흥미롭게 느껴져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해부학과 관련된 책을 한 권 더 읽었으나 크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 다른 책을 찾아보다 『인체 해부학 대백과』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연말까지 읽어야 할 책들이 계획되어 있어 아마 연초에 읽게 될 것 같은데 기대중입니다.
혹시 인체의 신비전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국내에서도 인체의 신비전이 열린 적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교에서 본 기억이 선명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보았다면 충격이 더 컸겠지만 오히려 어려서 그랬는지 신기함 반, 충격 반으로 관람했었습니다.
잠깐 덧붙이자면,
독일의 군터 폰 하겐스 박사는 1977년 반응성 플라스틱주입을 통한 인체표본을 만드는 기초 기술을 개발합니다.
플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란 장기 및 인체 조직에 있는 물과 지방을 모두 제거해 실리콘 등과 같은 화학 성분을 채워 넣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동물의 장기 및 인체를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됩니다.
하겐스 박사는 200여 점의 표본을 확보해 일본에서 최초로 인체의 신비전을 열게 됩니다.
진짜 사람의 몸을 화학 처리해 표본으로 만들어 전시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약 3년 동안 열린 전시회에 25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요.
이후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그리고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열게 됩니다.
지금까지 몇 천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인 문제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유명 아나운서가 실종된 후 인체의 신비전 표본으로 발견되었다는 구설수도 지금까지 화제입니다.
관람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체에 대한 지식은 만화 형식의 책을 통해 알았던 것이 전부였는데 선생님께서 지금 보는 전시회 표본이 모두 실제라는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아직까지 생생할 정도로요.
특히 여러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인체 내 근육은 잊혀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해부학의 발견부터 스트레칭, 피트니스 그리고 건강과 직결된 문제까지 근육에 대한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