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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추기경
평화방송 엮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평점 :
♡ 참된 분이셨던, 『그 사람 추기경』 ♡
『하나, 책과 마주하다』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과 작별하였을 때, 종교를 막론하고 각 종교인들, 정치인들, 온 국민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였다.
그리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었다. "그 분은 참된 인간이였다"라고…….
단순히 종교인으로서 청렴함이 아니였다. 그 자체로도 정말 어진 분이셨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다독했던 나이지만 종교와 관련된 책은 읽어본게 손꼽을 정도로 잘 읽지는 않는다.
1-2권 정도 읽었는데 너무 주관적인 내용들로만 가득해서 그 이후로 읽어본 적이 없다.
꼭 이 책은 종교와 관련된 책은 아니다. 난 오롯이 인물에만 초점을 맞춰서 읽었다.
정말 어진 분이셨고 배울 점 또한 많았다.
그와 가까웠던 분들의 인터뷰를 다룬 내용인데 그분이 어떤 분이셨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제가 제일 기뻤던 것은, 추기경님이 물리치료하고 당신 방으로 가시다가 제 병실에 들리셨어요.
그래서 제가 인사로, '오늘은 좋아 보이신다, 혜화동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냐' 그런 질문 드린 것 같아요.
그러면 '내가 사는 게 아니야, 호흡도 곤란하고 힘들다' 이렇게 말씀하셔도 되거든요.
제가 수도자고 같은 환자니까요. 그런데 그런 푸념과 불만, 부정적인 말보다는 '나는 지금 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지' 이러셨어요.
제 마음이 얼마나 짠했는지 몰라요. 추기경님 그런 모습이 항상 배울 점이었어요.
세상이 다 알 만큼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나라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유머이긴 했지만 참 슬펐어요.
당신이 혜화동 다시 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이해인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