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 읽는 인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책에서 마주친 한 줄』

 

이 책에 쓰여 있는 대로 살아가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두 갈래라면 나도 이 책의 주인공이 선택한 길을 가자, 그렇게 결심했지요. 제가 처음 그런 책을 일겍 된 것은 아홉 살 때입니다. …… 아홉 살에서 열세 살까지 오 년간은, 완전히 그 첫 책의 영향 아래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소설이었는데, 나카무라 다메지가 번역한 이와나미문고의 책이었습니다.

 

그다음 제 인생의 결정적인 책을 만난 건 열여섯 살 때였습니다. …… 이와나미신서에서 나온 책인데 지금은 이와나미문고에서 <<프랑스 르네상스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증보판이 나와 있어요.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 헌책방에서 이와나미신서판 <<프랑스 르네상스 단장>>을 발견하면 사두시기를 권합니다.

 

책을 읽는 데 유용하다고 느꼈던 점들 중 하나는, '재독, 즉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전신운동이 된다'라는 메시지입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저자의 인생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프랑스 르네상스 단장』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나는 톰 소여의 모험과 함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어렸을 때 이미 읽었지만,​ 프랑스 르네상스 단장은 아직 읽지 못했는데 궁금하긴 하다.

작가 유년기 시절에 영향을 미쳤다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십대아이들의 모험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톰 소여의 모험의 후편 혹은 속편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문학적으로 평가받는 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더 높다고 들었다.

어쨌든, 주인공의 삶처럼 살자고 포부를 밝힌 저자가 이 책으로 유년기를 보냈다고 하니 그의 앞으로의 포부가 짐짓 짐작이 된다.

​책을 읽다가 길을 잃었을 때, 혹 미로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방향을 찾아나서야 하는데 이 때 저자는 재독을 강조한다.

번역본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렇다.

한 권의 번역본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에 각각 빨강과 파랑, 두 종류의 색연필로

선을 긋거나, 약간 긴 구절이라면 선으로 상자를 만드는 것이 제 방법입니다. 선을 그을 연필의 색이 적어도 두 종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 색은 감탄한 부분, 매우 흥미로운 부분에 선을 긋은 긍정적인 행위를 위함입니다. 아울러 외우고 싶은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특별히 선을 굵게

그어두는 게 좋습니다. 또 하나는,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싶은, 다소 부정적으로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 오히려 그와 반대로, 진정 훌륭한 언어, 훌륭한 표현이다 싶어 기억해두고자 하는 부분은 붉은색으로 칸을 쳐둡니다.

 

가끔씩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쌓고 쌓일텐데 책의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느냐'고 종종 물어본다.

나의 뇌 용량은 무제한이 아니다. 책 뿐만이 아니라 공부하면서 터득한 정보들도 꾸역꾸역 넣는데 어떻게 일일이 기억할 수 있을까.

한 달에 기본평균 10권 이상은 읽고 나아가 1년동안 최소 20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중요한 건 그 책이 나에게 어떤 것을 주었는지는 확실히 기억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읽은 책 제목을 읊어주면 등장인물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 책이 나에게 어떤 것을 주었는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다보면 줄거리도 기억나고 등장인물들도 어렴풋이 기억나곤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래왔기에, 나의 독서방식은 늘 변함이 없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다시읽기'를 매우 좋아한다. 책 결산에는 따로 넣지않지만 한 달에 한 권씩 이미 읽었던 책 한 권씩 꼭 읽곤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닌 책을 읽음으로써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인간이 생각한다는 건 그 정신이 어떻게 작용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렇듯보면 저자는 단순한 글을 읽는 책 읽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저자의 인생습관이 된 독서의 기본 원리는 어떻게 될까? 그는 '배우기, 외우기, 나아가 깨닫기'를 하고있다.

습득하고, 타인에 의해 새로운 것을 알게되고, 스스로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 그것이 바로 깨닫기인 것이다.

나의 독서방법도 배우기-외우기-깨닫기인데,  외우기는 정말 마음 속 깊은 곳을 '띵'하고 울렸을 때만 하기에 다르다면 다른 점인 것 같다.

 

한 달에 최소 한 권은 읽어야 하는 게 책인 것 같다. 많이들 읽는다고 하지만 오히려 놓고 있는 게 책인 것 같다.

모두가 책을 통해 많은 것을 터득하고 얻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책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가 소설가로서 해온 작업은, 경험을 한 당사자인 저로서도 매번 적극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그것이 저의 인생입니다. ……

"어쩔 수 없어! 나는 나의 상상력과 추억을 묻어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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