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푸어 소담 한국 현대 소설 5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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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 푸어 ♡

 

 

 

 

 

 

『책에서 마주친 한 줄』

 

 차라리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 어둠과 고요였다.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고,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얇디얇은 손전등 불빛에 비치는 건 오로지 끝도 없이 연결돼 있는 쇳덩어리와 정신없이 흩날리는 먼지들뿐이었다.


'더 행복한 삶, 완벽을 추구하는 유토피아팰리스.' …… 101동 벽면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휘황찬란한 글자들이 휙휙 지나갔다.

더 행복한 삶, 완벽을 추구하는 유토피아팰리스. 내 시선은 행복이라는 단어에 꽂혔다.


"정말 좋았어. 네가 택시에서 내려서 나만 보고 걸어왔을 때, 정말, 정말 좋았어. 그리고 이렇게 또 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나도 미안해."




『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을 읽는내내 좀비영화가 생각났다. 유일하게 본 좀비영화가 월드워Z라서 그런지 딱 그 영화가 계속해서 연상되었다.

영화보다 책이 무한정으로 상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있어서 그런지 무섭게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저멀리 떼거지로 몰려오는 좀비떼들, 상상만해도 무섭다.

한문장으로 이 책을 요약하라면 딱 이거다. "좀비세상 가운데서의 러브스토리"

바이러스, 전염병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요소들 중 하나는 정부의 묵묵부답이다.

시민들은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일단 괜찮다는 말만, 비타민만 잘 챙겨먹으라는 이야기만 해줄 뿐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은 뉴스매체들이다. 잊을만 하면 새로운 바이러스 이야기로 시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며 불안에 떨게한다.

소설의 배경도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이다. 비타민 섭취는 기본이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필수 휴대품이 되어버렸다.


​비타민만 잘 먹어도 괜찮다는 정부의 이야기에 비타민 주사는 가격이 오를대로 올라 이상한 루머까지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들이닥친 정체불명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사람들이 속속들이 목숨을 잃기 시작한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이 바이러스는 '강북'지역에만 들이닥쳤다는 것이다. 강북 지역에만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 바이러스에 완벽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은 최고급아파트인 유토피아팰리스뿐이다.

여기에 들어가게 되면 일단 바이러스로부터 목숨을 지킬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양심따위 버리고 가진 사람들끼리만 놀며 이기적이고 영악하게 변하고만다.

주인공인 다영이는 백신을 줄 수 있는 강남남자 이성욱과 함께 좀비와 맞서싸운 강북남자 우현에서 줄다리기를 타고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일단 몸이 선택하는 남자는 이성욱이다.

그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은 없지만 그는 권력을 갖고있기에 그를 택하면 일단 안정된 생활은 보장된다.

반대로 마음이 택한 남자는 우현이다. 그를 택하면 좀비와 매일 싸우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나가야하지만 마음만큼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책 속에서 현실을 빗대어 말하자면 결혼이다. 요즘은 사랑갖고 결혼할 수 없다고 한다.

그저 사랑하기에, 사랑하니깐 무턱대고 결혼한다고 하면 모두가 입을 모아 바보라고 할 것이다.

현실은 냉정하고 녹록치않다. 사랑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지금은 결혼의 필수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경제적 여유이다.

경제적여유가 없는 결혼은 생각해서도 안 되고 한다 할지라도 실패로 끝난다는 생각이 자리잡을 정도로 전제조건이 되어버렸다.

어째서 남자와 여자의 사랑과 결혼사이에도 '돈과 권력'이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가면 갈수록 현실은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 다영이는 이성욱을 택했을까? 우현을 택했을까?

(스포하면 재미없으니깐! 확인은 책 맨 뒷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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