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시 「차」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풍경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조용히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차 - 나태주
차는 혼자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마시는 것이다
차는 혼자서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둘이서 마시더라도 가장 좋은 사람과
마주 앉아서 마시고
나누어 가지더라도 가장 좋은 사람과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차를 나누어 가지면서
우리의 마음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좋고
사랑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차를 아끼고 묵히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마음을 아끼고 혼자서만 간직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겨울 지나고 봄이 오기만 하면
새롭고도 향기로운 차 새로 나오기 마련이고
시간이 지나고 날이 가면 내 앞에 있던 좋은 사람도
떠나가 빈자리 될 것을 미리 알기에 더욱 그렇다.
■ 해설 및 주제 분석
「차」는 나태주 시 특유의 일상적 소재와 직설적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차라는 소박한 사물을 통해 시인은 결국 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차는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마시는 것이라는 반복은 관계의 가치와 공유의 의미를 강조합니다.
또한 [가장 좋은 사람과]라는 표현은 우리가 마음을 나눌 때 얼마나 신중해지는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시의 후반부에서 [차를 묵히는 일은 어리석다]는 말은 사랑과 마음도 미루지 말라는 메시지로 확장됩니다.
이 시는 단순히 차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의 시간은 미루지 말라는 삶의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좋은 것은 나눌 때 더 깊어지죠.
즉, 마음은 아껴둘수록 식어가고 나눌수록 따뜻해지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시간은 계속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나태주는 말합니다.
차도, 사랑도, 마음도 지금 나누지 않으면 어느새 식어버릴 수 있다고.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으며 문득 누군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어제도 퇴근 시간에 맞춰 소중한 친구들과 저녁 맛있게 먹고 티타임을 가지며 설날 선물을 들려주었지요.
알차게 보낸 3시간이 참 소중했답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오가지 않아도 따뜻한 김이 오르는 컵 사이로 마음도 천천히 따뜻해진 순간이었습니다.
이 시를 읽을 때면 [마음을 아끼고 혼자 간직하는 것은 더 어리석다]는 구절이 오래 남습니다.
상처받을까 봐, 어색해질까 봐, 하고 싶은 말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아침에 이 시를 읽는다는 건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차 한 잔 건네듯, 가벼운 안부 한마디라도 나눌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