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삶에 관한, 조금은 다른 이야기
저자 이두형
갈매나무
2024-10-28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심리치료
자기계발 > 힐링
당신은 완벽한가?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질 수 있는가?
수용은 억지로 받아들이기, 인정하기가 아니다. 우리가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삶에는 기쁨과 즐거움뿐 아니라 노여움과 슬픔도 존재한다. 내 삶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 어찌할 수 없는 슬픔과 좌절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깨닫는 것'이 수용이다.
잘 풀리지 않는 인생이 힘겨울 때마다 과거 탓, 남 탓, 세상 탓 푸념으로 넘기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삶의 모든 것이 자신에게 달리지는 않았으므로, 삶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당신의 잘못으로만 해석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세상은 늘 나를 평가하고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우리는 늘 '나름대로'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니 삶의 험난한 그 모든 것이 나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이해해보기를, 그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말기를 권한다.
말은 힘이 세다. 언어의 함정에 빠진 인간은 언어로 삶을 이해하는 것으로 모자라 스스로 떠올린 문장을 마치 진리처럼 믿고, 심지어는 그 문장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언어와 현시링 융합되어버린다.
탈융합은 나를 가두는 언어의 감옥인 융합에서 탈출해 자유로워지는 것을 뜻한다. 나도 모르게 생각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로 스스로와 삶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음을 느껴보는 것이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고 이해하고 또 안아주기 시작하면, '어찌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불안이 멈춰야 비로소 행복의 여지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불행이 일상처럼 함께하더라도, 그래도 생은 살아볼 만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작은 의미들을 모으는 것이 우리에게 허락된 행복의 원리다.
우리의 본능은 행복을 추구하는 대신 두렵고 버거운 것들을 회피하거나 해결해 생존의 위기에 대응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늘 우리의 마음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이미 지나버려 어찌할 수 없는 과거 혹은 다가올까 봐 두려운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대비하도록 한다.
꾸준히 지금 내가 행하고 있는 일, 보내고 있는 순간에 착지하고 머무르는 것. 후회되는 과거나 두려운 미래가 아닌 '지금을 사는' 것. 그것이 현재와의 접촉이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후회. 늘 애써, 아프게 눌러왔던 생각과 감정. 그러한 생각과 감정이 터져 나온 순간들은 아마도 당신이 살아오며 가장 아프고 힘들었던 그때의 기억과 닿아 있을 것이다.
'알고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라는 인식조차 지금 피어난 찰나의 현상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라는 어떠한 고정된 것, 정의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이 당신이라고 믿는 모든 것은 우주와 같은 당신의 일부일 뿐이며, '당신이라는 그릇에 현재 일시적으로 고인 현상'이다.
전념은 삶의 고됨을 기꺼이 감수하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행위다. 당신이 오늘, 지금 여기에서 전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한 번뿐인 나의 삶, 하루, 지금 이 순간을 가장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 당신은 그 행동들의 총체다.
살다 보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괜찮은 순간이 있다. 그러한 느낌은 어떻게 주어지는가. 그 속에 내포된, 당신에게 소중하게 다가오는 의미는 무엇이었는가. 당신의 삶을 당신답게 만들어주는 것, 한 번뿐인 삶이 지금의 삶이라도 아쉽지 않게 해주는 것, 바라는 삶을 위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정표, 그러한 소중함과 의미가 있는 것이 가치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명망이 높으며 얼마나 부자인지 같은 '형태'가 아닌, 당신이 오늘 누구와 함께이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하는 '의미'.
당신의 삶에 목마름이 지속되낟면, 그 의미의 샘물이 메말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의미의 물줄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삶의 허무로 인한 목마름을 달래줄지도 모른다.